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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잊자는 네 말과 달리 너가 진 자리에 물망초의 꽃이 피었다. 

너는 알고 있을까 

물망초의 꽃말을. 

 

“나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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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아이의 죽음을 3번째 보는 해였다. 

우리의 사랑은 용서될 수 없는 사랑이라 기록되었다. 역사에서 분명 길이 남을 운명적인 사랑, 그러나 이뤄질 수 없는 잔인한 사랑이라 기록되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패배자인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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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수많은 전장을 누비며 나라를 지킨 자라 해도 신의 눈엔 그저 신이 만든 생명체를 죽인 살인범과 다를 것이 없었다.  

 

 

 

유치하고 얄궂은 신은 남자에게 벌을 내릴 준비를 하게 된다. 

 

 

 

한양에서 제일 잘 나가는 행단의 둘째 며느리이자 젊은 나이의 과부가 된 윤드림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신은 그렇게 주장한다. 

내가 너희를 벌 주기 위해 엮었으니 너희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라. 

그러나 그들은 콧방귀를 뀐다. 

당신이 이 만남을 성사 시켰을 순 있지만 이 사랑은 온전히 자신들이 해낸 것이라고.  

 

 

 

 

어린 나이에 시집 온 드림이는 시아버지이자 이 지역 최고 상단의 주인인 김행수의 일을 도우며 조금은 집안에서의 입지가 좋아졌다 한들 드림이는 남편 잡아먹은 과부일 뿐이었다. 

 

그렇게 상단의 일을 도우던 드림이 지훈을 만나게 된 것은 좀 시간이 지나서였다. 명에서 오는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기방을 잡아놓고 준비하면서 누군가와 부딪힌다.  

 

 

 

“죄송합니다” 

 

 

[주지훈] 물망초_0화 | 인스티즈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지훈은 조용히 방에 들어간다. 팔척귀신이 저렇게 생겼을까 윤드림이는 생각한다. 큰 풍채와 서늘한 눈빛이 강렬하게 뇌리에 박힌 얼굴은 쉬이 머릿속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명에서 온 손님은 소문대로 고약한 취향을 갖고 있었다. 음식을 제 손으로 먹는 법이 없었고 오직 여인들의 입으로 받아 먹으려 들었다. 또 과부라는 이야길 들은 손님이 더더욱이 드림이한테 관심을 두려했다. 

이번 거래는 무조건 성사시켜야 하는 중대한 일이기에 드림이는 살풋 웃었다.  

 

 

 

”영감님, 저와 놀이를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영감의 눈이 살짝 빛났다. 늙은 구렁이 같은 눈이었다. 한순간 놀이에 흥미를 가진 영감은 어디 계속 이야기 해보란 표정을 지으며 드림을 바라본다. 

 

 

 

”가락지찾기놀이라고 아시는지요. 저희 여인들이 영감을 둘러싸 앉은 다음 여기 이 제 옥가락지를 숨길 것입니다. 이 가락지를 숨긴 여인과 가락지를 찾아내시면 손에 넣으시면 영감의 승리이십니다. 

 

 

 

만약 영감이 이기신다면 영감이 원하시는 가격에 얼마든지 맞춰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긴다면 저의 청을 들어주십시오.” 

 

 

 

여인으로서 꽤나 당찬 드림이의 모습에 김행수는 기가 막혔다. 이번 거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면서 누구 마음대로 가격을 정한단 말인가. 무어라 한 마디 하려는 순간 드림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드림이 웃었다. 

그 모습을 본 김행수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이내 지켜보기로 했다. 

 

 

 

눈을 가린 영감을 둘러싼 드림을 포함한 여인들이 드림이의 옥가락지를 돌리다가 이내 다시 드림이의 손에 들어온다. 드림이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제 옆자리에 있는 기녀에게 귓속말을 한다.  

기녀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드림이의 두번째 귓속말에 살풋 웃는다.  

 

 

“자 이제 놀이를 시작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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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너무해용 여기서 끝내는 거 어디있어용 ㅠㅠ 다음편도 보고 싶네요 처음인데 너무 술술 잘 읽혔어요 기대가 됩니다
3년 전
독자3
팬픽아니고 드라마로 써도 될 필력이시다,,,
3년 전
독자4
와 ㅠㅠㅠ 먼가 빠져든다 여기서 끊지 마시구 더 해주세요 ㅠㅠㅠㅠ
3년 전
독자5
우아아... 완전 몰입도 최고에요! 작가님 오래오래 연재 부탁드립니다🧡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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