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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월 12일|





찬) 아 배고파. 슬슬 밥먹으러 갈까?
원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가자.



변신술 모임은 딱히 도서관에 갈 일이 없었지만, 오늘은 볼 책이 있다며 도서관을 찾은 찬이었다. 자연스레 여주와 원우가 있는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던 찬은 흐른 시간을 보며 말했다. 책을 덮고 일어난 셋이 식당으로 향했고, 마침 천문학 실에서 나오던 지훈과 순영, 정한을 마주쳤다.



원우) 어디가?
지훈) 밥 먹으러.
정한) 찬이는 뭐야?
찬) 아 나도 도서관에 있었어. 뭐 볼 게 있어서.
순영) 승관이랑 한솔이는?
찬) 몰라. 걔네도 슬슬 오고 있을 걸. 형 근데 넥타이 새 거야? 왜이렇게 빳빳해 보여?
순영) 넌 꼭 집어도 그걸 집어서 말하냐?
찬) 엉?
지훈) 권순영이 잃어버려서 어제 새로 산거야.
순영) 야 새거 쓰니까 기분 좋지? 기분 전환 되고 얼마나 좋니?
지훈) 니 입은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갈텐데.
순영) ............



원우) 밥 먹고 뭐할거야?
여주) ...정원 가서 책 읽으려구요. 저번에 정원 가봤는데 되게 예뻐서..
원우) 정원 예쁘긴 해. 숲 사이에 새로운 정원이 인기가 많아서 그렇지, 구 정원도 예쁘지.
찬) 밀리부인이 관리를 잘해주셔서 그래. 새로 생긴 정원 말고도 엄청 신경 써주시잖아.
여주) 밀리부인이 누구,
찬) 아. 보건교사신데, 그 분이 정원까지 관리해주시거든.
여주) 아... 숲 속에 새 정원도 예뻐요?
원우) 응. 근데 들어가려면 좀 걸려서 난 한 번 밖에 안가봤어.




수다 아닌 수다를 떨며 아이들은 식당에 들어섰고, 식당과 거리가 가까웠던 승관과 한솔이 먼저 와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자연스레 아이들이 합석하자 역시나 깃펜과 메뉴판이 날라왔고, 정한의 앞에 있던 깃펜은 아이들의 주문을 다 받곤 어느덧 여주의 앞에 섰다.




여주) ..초코케이크 두조각이랑 우유 한 잔이요.
지훈) ???
원우) ....?
순영) ?????




여주의 작은 목소리를 들은 주변 아이들의 시선이 여주에게 향하고, 주문을 다 받은 깃펜이 휙 사라지자 순영의 목소리가 커졌다.




순영) 야! 뭐해! 후식 말고 본식을 시켜야지!!!!
여주) 아ㄴ,
지훈) 뭐야 방금? 너 먼저 와서 밥 먹었어?
원우) ....뭘 시킨거야? 후식 시킨거야? 본식먼저 시켜야 해
찬) 왜? 왜그래? 뭐 잘못시켰어?
승관) 뭐해? 뭔 얘기 하는거야?
순영) 아니 여주가 본식을 안시키고 후식을 시켰어!
정한) 왜? 먼저 밥 먹었어?



쏟아지는 질문에 여주가 정신을 못차리며 어버버 할 때 즈음 접시가 날라와 각자 앞에 놓여졌다. 그제서야 아이들의 질문이 멈추고, 여주는 입을 열었다.



여주) 그냥 오늘 케이크가 먹고싶어서 케이크 시킨건데..
지훈) 그러면 밥을 먹고 광장에 케이크 먹으러 가자고 하면 되잖아. 그거 가지고 돼?
여주) 밥 먹으면 케이크 못먹잖아요, 배불러서.
승관) 예? 아니 식사 배 따로 후식 배 따로 있는건데 무슨 말씀이신지?
순영) 아니 케이크를 한판 먹는 것도 아니고 그 조각케이크 두개 먹으면서 배부르다고?
여주) ..한조각은 모자를 것 같아서 두조각 시킨건데.. 두조각이면 배불러요
승관) ..우리가 여자애 양을 몰라서 그러는거야?
순영) 그런가?
한솔) 아냐 내 여동생도 밥 먹고 후식으로 케이크 두조각은 기본으로 먹어.
순영) 그치? 식사를 케이크 두조각으로 하는게 양이 적은거지?
한솔) 응. 너무 적게 먹는다.
순영) 그래~ 너 저번부터 밥도 엄청 적게 먹더만!
여주) 앉아서 책만 읽다보니까 양이 좀 줄어서 그래요.
정한) 공부도 체력싸움이야~ 너 나중에 우리랑 운동 좀 해야겠다


야 일단 먹어


정한의 말로 아이들이 고개를 저으며 숟가락을 들었고 여주는 포크를 들었다. 그리고 곧 각자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정한) 산술학은 할만 해? 저번년도엔 곡소리 냈었잖아.
한솔) 이번엔 할만 해. 저번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확률 했었거든.
정한) 확률이나 다른거나.. 난 수학이면 질색이다.
한솔) 그래도 올핸 미적분이라서 좋아. 재밌어.



승관) 그래서 걔가 오늘 그 여자애한테 같이 밥먹자고~! 얘기를 했다는거야~!
찬) 헐 그래? 근데 내가 그 여자애랑 아는 사인데, 걘 걔 싫어하던데?
승관) 그래서 거절당했댘ㅋㅋㅋ 사교모임 옮길까 고민하더랔ㅋㅋㅋㅋ
찬) ㅋㅋㅋㅋㅋ어떡해 창피해서 사교모임 어떻게 가냐



지훈) 너 오늘 해야할 거 다했어?
순영) 아직 다 안했어 가서 할거야 왜!
지훈) 그냥 물어본거야. 왜 승질이야?
순영) ...하기 싫어서 그래. 이해 좀.
지훈) 어차피 능력쓰면 금방 하잖아. 그렇게 할 거면서.
순영) 그러게, 내가 왜 진작 안썼나 몰라. 괜히 양심에 찔려서는.
지훈) 뭐가. 다른 애들 안써서?
순영) 아니, 그런 양심 말고.
지훈) 그럼?
순영) 있어, 다른 양심.



원우) 벌써 두권 다 읽었어?
여주) 네. 그래서 오늘 저번에 말해준 책 빌렸어요.
원우) 빠르네. 읽을 때 좀 빨라?
여주) 아뇨, 읽는 건 느린데.. 하루 종일 할 일이 없다보니까 계속 책만 읽게 되더라구요.
원우) 그치 그건 맞아. 뭐 17월까진 시간이 많으니까 하고싶은 거 다 해놔야해. 학기 중은 많이 바빠서.
여주) ..좀 긴장 되네요.
원우) 뭐가?
여주) 못할까봐요. 학기 되면... 배우던게 너무 다르니까 원래 능력인으로 살던 친구보다 너무 못할까 걱정이에요.
원우) 금방 익숙해 질거야. 같은 학년 애들끼리 수업 들으니까 승관이랑 찬이랑 한솔이랑 있으면 잘 할 수 있어. 모르면 우리한테 물어봐도 좋고.
여주) .........



원우의 말에 여주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고, 소소히 대화를 이어나갔다. 밥을 다 먹은 아이들은 식당을 나와 하나 둘 다시금 자신이 가야 할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복도에서 다 같이 걷던 아이들이 어느덧 여주 홀로 남았고, 여주는 저번에 순영과 마주쳤던 구 정원에 가려다가 멈칫하더니 숲 속으로 방향을 돌렸다.















































원우의 말대로 숲에 들어와서도 꽤 걸어야 했던 여주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시시식-, 사삭-.


여주) .........



한참 걸어 들어왔을까 여주의 발소리 말곤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숲에서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그와 동시의 여주는 걸음을 멈췄다. 품에 든 책을 꼭 안은 채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찰나에 다시 한 번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여주를 향했다.


여주) .........


여주가 한 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천천히 소리가 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발짝 두 발짝 다가가자 바닥엔 어느새 물이 흐르고 있었고, 여주는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안으로 들어갔다. 물 흐르는 소리가 더 강하게 들려올 때, 여주의 발걸음은 무언갈 보고 자연스레 멈춰졌다.




여주) ..........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순록의 그림자를 보던 여주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눈빛에 눈을 맞췄다. 여주는 물이 닿지 않은 나무 옆에 제 책을 살며시 내려놓더니 천천히 순록을 향해 걸었다.




여주) ...........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원우의 말대로 숲에 들어와서도 꽤 걸어야 했던 여주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시시식-, 사삭-.


여주) .........



한참 걸어 들어왔을까 여주의 발소리 말곤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숲에서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그와 동시의 여주는 걸음을 멈췄다. 품에 든 책을 꼭 안은 채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찰나에 다시 한 번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여주를 향했다.


여주) .........


여주가 한 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천천히 소리가 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발짝 두 발짝 다가가자 바닥엔 어느새 물이 흐르고 있었고, 여주는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안으로 들어갔다. 물 흐르는 소리가 더 강하게 들려올 때, 여주의 발걸음은 무언갈 보고 자연스레 멈춰졌다.




여주) ..........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순록의 그림자를 보던 여주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눈빛에 눈을 맞췄다. 여주는 물이 닿지 않은 나무 옆에 제 책을 살며시 내려놓더니 천천히 순록을 향해 걸었다.




여주) ...........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원우의 말대로 숲에 들어와서도 꽤 걸어야 했던 여주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시시식-, 사삭-.


여주) .........



한참 걸어 들어왔을까 여주의 발소리 말곤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숲에서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그와 동시의 여주는 걸음을 멈췄다. 품에 든 책을 꼭 안은 채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찰나에 다시 한 번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여주를 향했다.


여주) .........


여주가 한 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천천히 소리가 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발짝 두 발짝 다가가자 바닥엔 어느새 물이 흐르고 있었고, 여주는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안으로 들어갔다. 물 흐르는 소리가 더 강하게 들려올 때, 여주의 발걸음은 무언갈 보고 자연스레 멈춰졌다.




여주) ..........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순록의 그림자를 보던 여주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눈빛에 눈을 맞췄다. 여주는 물이 닿지 않은 나무 옆에 제 책을 살며시 내려놓더니 천천히 순록을 향해 걸었다.




여주) ...........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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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페이트였다.




























































순영) 광장에 레스토랑을 가야했는데...
승관) 나 페이트 나타났을 때 레스토랑에서 파티했다니까?
여주) ...그렇게까지는..
정한) 페이트 나타난 거 엄청 큰 일인데, 커피로 끝내긴 아쉽긴 하다.




페이트를 마주하고 정원을 들리지 못한 채 돌아나오던 여주는 도서관을 향하던 승관과 마주쳤고, 자신의 페이트가 나타났다는 말을 건네자 승관은 방방 뛰며 주머니에 구겨져있던 통스를 꺼냈다. 통스에 갯수를 급히 세던 승관은 하나가 모자르다며 인상을 팍 찌푸렸고, 당장이라도 광장에 갈 기세에 여주는 승관을 향해, ...지훈선배랑 순영선배랑 정한선배는 같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말하자 승관은 퍼뜩 눈을 떴다.


승관이 허공으로 통스를 던지고, 곧 메시지를 남겼다. 승관의 말이 끝나자 통스가 투명한 볼로 커지더니 아이들에게 있는 곳으로 날라갔다. 그리고 승관은 여주와 팔짱을 끼곤 모이기로 한 중앙 홀로 팔랑팔랑 뛰어갔다. 아이들이 다 모이자 광장 레스토랑을 가자며 소리를 모았지만, 당사자는 그냥 카페에서 커피 한 잔만 하면 된다며 만류했다. 승관은 그런 여주를 바라보며 그럼 최고의 카페를 가야한다며 광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페로 걸음을 옮겼다.



각자의 앞엔 서로의 취향대로 시켜진 음료수가 자리했고, 제일 가운데엔 여주가 먹고싶다고 한 블루베리 케이크가 놓여져 있었다.



정한) 근데 진짜 신기하지? 어쩜 이렇게 닮았어. 순록이라니.
승관) 그러게. 늘 놀랍다니까?
정한) 나중에 한 번 보고싶네.
여주) ...언제 나타나는데요?
정한) 그런건 딱히 없어. 동물 습성에 따라 달라서 각자 습성대로 지내다가 간간히 너 보러 오는거야.
승관) 맞아. 내 페이트인 센은 집토끼 쪽이라 기숙사에서 키우는 편! 근데 야생동물이 페이트면 자주 만나진 못해.
순영) 내가 아프면 페이트도 아파해. 우리가 몸 간수를 잘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가끔 영혼이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하는 애들은 드물어.
여주) 아..



지훈) 근데 여주는 대체적으로 입학생 중에서 빠른 편이네. 보통 17월에 능력이 발현되고 학기 초에 페이트 나타나기 마련인데.
승관) 그러게. 늦게 입학한 만큼의 보상인가!
한솔) 생각해보니까 그렇네, 나도 17월에 능력 발현되고 페이트 나타났었는데.
승관) 맞아 넌 페이트는 일찍 나타난 편이었지?
한솔) 응.


원우) 여주는 준비가 거진 다 끝났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우리 세계 역사도 다 읽어가고, 페이트도 능력도 다 있으니까.
여주) ...그러게요.
지훈) 축하해.
여주) 고맙습니다.
승관) 아익 여기서 건배사가 빠질 수 없지!



승관이 앞에 있던 감귤주스를 들곤 자리에서 일어났고, 옆에 앉아있던 한솔은 페이트 만난 건 ##여준데 왜 니가 일어나... 하고 승관을 올려다 봤지만 승관은 아랑곳 하지 않으며 여주를 바라보곤 입을 열었다.


승관) 온 지 한 달 만에 제법 능력인 티가 나는 걸?
여주) ..........
승관) 페이트 만난 거 축하한다! 앞으로도 우리랑 여기서 영원히! 잘 지내보자! 자 페이트~!
지훈) 이번엔 또 뭐야
원우) 건배사 맨날 바꿔하는게 승관이 버릇이야.
여주) ...아...
승관) 아 빨리 운 띄워!


페~


승관) 페이트 만난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승관) 이제 진짜 세렌디웰인 김여주다~!



트~

승관) 트루다 트루트루!!!!! 훠우!!!!



승관의 함성소리에 아이들의 함성이 합쳐지고 서로의 잔이 맞부딪혔다. 여주는 완전히 자신을 위한 이 자리가 낯설으면서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곤 조그맣게 웃었다.


주택 중 작은 편에 속하던 집에서 가장 작은 방에, 그리고 그 작은 방 안에 조그만 침대에, 그 작은 이불 속이 여주만을 위한 편한 세상이었다. 그 세상에서 작은 창문으로 뛰어나오던 여주는 어느새 이 넓은 세상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어머니, 여긴 제 방보다 넓네요. 어머니가 차려준 음식보다 더 다양하구요, 또.. 어머니가 사주신 일반 책보다 더 다양한 책이 있어요. 어머니, 여긴 사람이 많아요. 어머니와 저, 그리고 아버지뿐인 주택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날이 오네요. 

어머니, 밖에 나가는 걸 떼쓰면 안된다고 세뇌 시키셨죠. 그래서 전 나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머니, 전 창 밖을 내다보며 풀을 밟고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손에 들고가는 음식들도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고싶었습니다. 능력인 친구를 만날까 겁이 나서, 그래서 제 능력이 발현될까 두려워서 절 그렇게 가두신 어머니, 전 이제 어머니와 아버지를 원망합니다.

당신들께서만 단란하다고 이대로면 된다고 생각하셨던 겁니다. 전 나오고 싶었습니다. 매일을 억누르고 억눌러서 꿈에서만 잔디를 밟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요, 행복은요, 





이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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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1일|







승관)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지?
찬) 17월 1일 09시야.
승관) 하... 싫다~ 싫어~ 벌써 17월이라니~
여주) ...........
순영) 차라리 학기 중이 나아. 난 사교모임이 더 싫어!
승관) 별종이시네...
지훈) 당연히 학기 중이 더 좋겠지. 공부 잘하니까.
순영) 그거랑 상관 없거든~
찬) 엥? 형 변신술 F잖아.
지훈) 변신술만 F지.
승관) 헐?
정한) 나머지는 죄다 R이야. 꼴통짓으로 가려진 성적이지.
순영) 아 뭐래~! 뭔 꼴통~! 나 꼴통 아니거든~!!!




*R (remarkable; 뛰어난)
p (pass; 통과)
W (worst; 가장 못함)
F(fail; 낙제)





반복되는 일상, 어느덧 시간은 흘러 17월에 들어왔다. 여주와 원우가 도서관에 앉아있을 때, 처음으로 도서관에 온 건 천문학 아이들이었다. 학실에 없는 서적을 읽으러 온게 주 목적이었으며 책을 찾아 여주와 원우가 있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후에 들어온 건 한솔이었다. 풀리지 않는 난제가 있었는지 뒷머리는 잔뜩 헝클어져있었으며 머리나 식히러 왔다며 자신이 자주 읽던 책을 흔들어보였고, 테이블 마지막 한자리를 꿰차 앉았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복도에서 마주친 찬과 승관이었다. 승관은 글이 써지지 않아 소재를 찾으러, 찬이는 변신술에 관한 책을 보러 도서관에 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테이블 옆에 자리잡은 둘도 책을 펼치고, 찬이에게 날짜를 확인하더니 곡소리를 냈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다. 생각치도 못한 순영이의 성적에 승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순영을 바라봤다.


승관) 배신이야!
순영) 뭐가
승관) 형이 전부 R이라고!?!!? 어!!!!!??
순영) 야! 그게 왜 배신인데!!!!
승관) 난 R이 없으니까!!!! 학기 중에 놀면 나랑만 놀면서!!! 왜 말안했어 왜!!!!!
순영) 미쳤냐! 내가 내 성적을 왜 말해!
정한) 목소리 낮춰~ 너무 시끄럽다~
승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순영) 저자식 웃기네?
승관) 웃기는 건 형이야... 형이라고...



여주) ...근데 F맞으면 어떻게 돼요?
원우) 재수강. 학년이 올라갈 수록 듣는 과목이 조금씩 바뀌는데, F받으면 무조건 재수강이야.
한솔) 들어야 할 과목이 늘어나는 셈이지.
여주) ..아.
정한) 근데 F받는 애들 많아. 난 없지만.
원우) 나도 없어.
지훈) 나 하나 있어.
승관) 헐 형 하나 있다고? 뭔데?
지훈) 역사학. 외우는 건 영 꽝이라 벌써 2년째 F야. 졸업 하기 전까지 F일듯.
승관) 미친 인간미 개쩔어. 누구랑은 다르네.
순영) 야! 나도 F 하나 있어~! 이지훈이랑 똑같은데 난 웨!!!!
승관) 형은 죄다 F여야 할 정도로 놀잖아!!! 지훈이 형은 F가 있는게 이상할 정도로 안놀고!
순영) 저쒜끼가!!



순영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승관에게 달려가자 승관이 발딱 일어나 책장 사이사이로 들어가버렸다. 순영이 그를 따라가자 정한이 나지막이 말했다. 소란 피우지 마라- 점수 깎이면 죽인다-. 그러자 뛰던 순영이 경보하듯 승관을 쫓았고, 책장과 책장 사이를 왔다 갔다 거리는 둘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듯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솔) 난 F는 없지만 R도 하난가 두개밖에 없어. 죄다 P
찬) 난 R도 없어~ 다 P야~
여주) ...F만 안받으면 되겠네.
한솔) 걱정 마. 넌 절대 받을 일 없어보여.
여주) 왜?
한솔) ....그냥 그래 보여. 성격도 지훈이 형이랑 닮고, 원우형이랑 닮은게.. 받을 일 없어.
찬) 내가 보기에도 뭐... 절대 받을 일 없을 듯?



몇마디 더 나누던 아이들은 다시금 책 장을 넘기고, 승관은 머리가 잔뜩 뻗친 채 제 자리에 앉았으며 순영은 손을 탈탈 털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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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밥을 먹고 각자 뿔뿔히 흩어졌다. 여주는 며칠 전 가지 못했던 숲 속 정원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고, 아이들에게 전해들었던 것 처럼 예쁜 정원에 여주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안쪽까지 둘러본 여주는 분수 앞 벤치에 앉아 책을 펼쳤다.



여주) .........



책 장이 한 장, 두 장 넘겨졌을까,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여주는 책 글자가 잘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해가 떨어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봤다. 여주는 나뭇잎 하나를 책 사이에 끼곤 자리에서 일어났고, 정원을 빠져나왔다.



여주) ...........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밖에 있어본 건 저번 페이트가 나타났을 때 아이들과 광장에 있던게 다였다. 혼자있는건 처음이고, 더군다나 숲에 있는 건 더더욱 처음이었다. 여주는 엄습해오는 초조함에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해는 정처없이 기울어졌다. 하늘의 주인이 달로 거진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주는 숲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여주의 목울대가 넘어가고, 파사삭! 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여주) ...........


아니다. 이건 완전히 나의 페이트 소리가 아니다.


여주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 무언가 이끌리는 느낌도 없었으니. 소리의 원천을 바라보다 여주는 획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사삭 파사삭 파사삿!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소리가 따랐다. 어떤 동물이었던 간에 사람보다 빠른 건 당연했다. 여주는 제 품에 있는 책을 품에 꼭 안고는 계속해서 걸었고, 그 걸음을 멈춘 건 소리의 주범이 눈 앞에 나타나고 나서였다. 사사삭!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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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는 여주의 앞에 서서 여주를 빤히 바라보고, 여주는 거친숨을 내쉬었다. 한발짝, 두발짝, 늑대가 천천히 여주에게 다가서자 여주는 겁먹은 듯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덩쿨에 걸려 그만 넘어지고,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뛰어, 일어나서 뛰어. 머릿속에서 같은 말이 맴돌았지만 덜덜 떨리는 손은 진흙같은 땅에 붙어 있을 뿐이었다. 늑대는 어느덧, 여주의 위에서 여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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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대는 눈을 감은 여주에게 제 얼굴을 내밀었고, 여주는 살며시 눈을 떠 침을 삼키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늑대를 쓰다듬었다. 눈을 감곤 손길을 즐기던 늑대는 번뜩 눈을 뜨더니 여주를 등지곤 주변을 향해 그르렁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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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늑대 무리 하나가 나타났고, 여주의 앞에 서있던 늑대는 그들을 보곤 한참 그르르 거렸다. 마치 자신의 주인을 보호하는 것 마냥. 그 기세에 눌린 늑대 무리가 사라지고, 여주의 앞에 있던 늑대는 뒤를 돌아 다시금 여주의 품 안에 누웠다. 밤이되자 꽤 서늘해진 숲은 늑대의 온기 덕에 따듯해질 수 있었다. 여주는 늑대의 시선을 맞추더니 누군가와 똑같은 눈동자색임을 알아차렸다.



여주) ....너,
............


작은 애교스러운 그릉거림이 여주를 향하고, 늑대는 여주의 품을 더 파고들었다. 덩치와 알맞지 않은 귀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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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뭐?
원우) 여주가 안돌아온 것 같아.
지훈) ..아까 숲 정원 간다그랬는데 아직 안왔다고?
순영) ...지금 19시야. 이 시간에 숲이면 위험할텐데.




도서관에 있던 원우가 도서관으로 오겠다던 여주가 오지 않자 천문학실로 향했고, 아이들은 놀라 몸을 일으켰다. 늦은 밤 숲이면 위험하다는 순영의 말에 원우가 입을 열었다.


원우) 숲에 가봐야될 것 같은데.
지훈) 지금갔다가 일 더 커지면 어쩌려그래.
원우) 여주 혼자 숲에서 못돌아오면 더 큰일이야.
정한) ..........
원우) 지금 교수님한테 말해봤자 괜히 점수만 깎일지도 몰라. 어떻게든 우리 선에서 해결하는게 나을 텐데.
정한) ...맞아. 근데 기숙사 점호 시간이 19시 반인데.. 숲으로 데리러 가면 우리도 점호 못해.
지훈) ..........






그럼 이렇게 하자.






가만히 생각하던 지훈은 아이들에게 넌지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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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여주가 눈을 살며시 떴을 땐 익숙한 기숙사 천장이 아닌, 나뭇잎과 햇빛이 여주를 반겼다. 그리고 따듯한 온기를 나누어준 늑대도 여전히 곁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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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자신을 보호해주기 위함이었다는 걸 여주도 모르지 않았다. 여주가 눈을 뜬 걸 본 늑대는 제 머리를 여주 목 언저리에 비비더니 곧 일어나 자취를 감췄다.


여주) ..........


늑대가 사라진 방향 쪽을 멍하니 바라보던 여주는 정신이 드는 듯 책을 들곤 급히 숲을 빠져나왔다. 머릿속엔 온통 어떡하지? 가 가득했고, 학교에 거진 다달았을 때 즈음 익숙한 얼굴들이 숲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여주를 발견한 아이들은 급히 뛰어 여주의 앞에 섰다.



정한)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지훈) 무슨 일 없었어?
승관) 야이씨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한솔) 멀쩡해 보여서 다행이다.
여주) ...죄송해요. 책 읽다가 해지는 줄 모르고.. 별 일은 없었어요.
정한) 새벽에 찾으러 가려고 그랬는데, 감시가 워낙 세서 못나갔어. 미안해.
여주) 아니에요! 괜찮았어요 정말로. 오셨으면 더 죄송했을 거예요..
순영) 다친 곳은 없는거지?
여주) 네. 없어요.



자연스레 다시금 뒤를 돌아 다같이 학교로 향하고, 여주는 점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가 찬이의 목소리로 인해 다시금 닫았다.


찬) 아 기숙사 점호는 걱정 마~! 입학생 점호는 좀 허술해서 내가 변신술로 갔었어.
원우) 입학생 애들은 별로 헛 짓 안하니까 점호가 좀 약하거든. 방 문 열어서 다 있나 확인하고 나가는게 다니까.
여주) ..고마워.
순영) 근데 어떻게 안다쳤어? 숲은 밤에 엄청 위험한데. 위험동물들이 많이 출몰하거든.
여주) ...운이 좋았어요.
지훈) 진짜 운 좋은거야. 다음부턴 그러지마.
여주) 네. ..근데 다 어디가고 있었어요?


정한) 너 찾으러 숲 가려던 길이었지. 눈 뜨자마자 모였어.
순영) 야 우리 완전 무장 했잖냐. 망토까지 두르고 어?
승관) 마법학 있는 날 아니면 지팡이도 안챙기는데 ㅋㅋㅋㅋ 지팡이까지 챙기고
찬) 설마 무슨 일 있으면 다 공격하려고 ㅋㅋㅋㅋㅋ 난 어제 마법학 책까지 펼쳐서 연습 좀 하다 잤다니까?
정한) 나도 걱정돼서 못잤어. 잘 펼치지도 않았던 걸 계속 펼쳐보고 숲에 어떤게 제일 많이 출몰했는지 통계표도 확인하고.
승관) 무슨 걱정이야 마법학 R인 사람이 몇명인데!
순영) 에헴에헴! 어쨌든 싸웠어도 지진 않았을거야 맞지?
승관) 아 당연하재~!
여주) ..........



자신을 위해 눈을 뜬 채 밤을 보냈다는 것에, 자신을 위해 마법을 연습했다는 것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던 여주는 고개를 숙이곤 씁쓸히 웃었고, 옆에 있던 원우는 그런 여주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원우) 다 한 번 씩 실수해. 이정도면 실수도 아니고. 너무 미안해하지마.
승관) 그래~ 다 그런거야~ 지훈이 형이 능력 통제 못해서 깬 유리창이 몇갠데!
지훈) 너 그거 어떻게-,
승관) 순영이 형이 말해줬는데?
지훈) 권순영
순영) 야 뭐! 다~ 그런 사고 하나씩은 있는데 뭐! 부끄러워 마라~!






…으악! 미친 내려줘!!! 잘못했따아!!





지훈은 부끄러운 듯 귀가 빨개지고, 곧 순영의 몸이 높이 떠올랐다. 너 그러고 가. 낮은 지훈의 음성이 무심했고, 아이들은 순영을 보며 한참 웃어댔다. 무사히 돌아온 여주를 확인한 아이들은 다른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고, 여주의 옆으로 온 정한은 작게 여주를 불렀다. 여주야.



여주) 네?
정한) 이거 받아.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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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 광장에 레스토랑을 가야했는데...
승관) 나 페이트 나타났을 때 레스토랑에서 파티했다니까?
여주) ...그렇게까지는..
정한) 페이트 나타난 거 엄청 큰 일인데, 커피로 끝내긴 아쉽긴 하다.




페이트를 마주하고 정원을 들리지 못한 채 돌아나오던 여주는 도서관을 향하던 승관과 마주쳤고, 자신의 페이트가 나타났다는 말을 건네자 승관은 방방 뛰며 주머니에 구겨져있던 통스를 꺼냈다. 통스에 갯수를 급히 세던 승관은 하나가 모자르다며 인상을 팍 찌푸렸고, 당장이라도 광장에 갈 기세에 여주는 승관을 향해, ...지훈선배랑 순영선배랑 정한선배는 같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말하자 승관은 퍼뜩 눈을 떴다.


승관이 허공으로 통스를 던지고, 곧 메시지를 남겼다. 승관의 말이 끝나자 통스가 투명한 볼로 커지더니 아이들에게 있는 곳으로 날라갔다. 그리고 승관은 여주와 팔짱을 끼곤 모이기로 한 중앙 홀로 팔랑팔랑 뛰어갔다. 아이들이 다 모이자 광장 레스토랑을 가자며 소리를 모았지만, 당사자는 그냥 카페에서 커피 한 잔만 하면 된다며 만류했다. 승관은 그런 여주를 바라보며 그럼 최고의 카페를 가야한다며 광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페로 걸음을 옮겼다.



각자의 앞엔 서로의 취향대로 시켜진 음료수가 자리했고, 제일 가운데엔 여주가 먹고싶다고 한 블루베리 케이크가 놓여져 있었다.



정한) 근데 진짜 신기하지? 어쩜 이렇게 닮았어. 순록이라니.
승관) 그러게. 늘 놀랍다니까?
정한) 나중에 한 번 보고싶네.
여주) ...언제 나타나는데요?
정한) 그런건 딱히 없어. 동물 습성에 따라 달라서 각자 습성대로 지내다가 간간히 너 보러 오는거야.
승관) 맞아. 내 페이트인 센은 집토끼 쪽이라 기숙사에서 키우는 편! 근데 야생동물이 페이트면 자주 만나진 못해.
순영) 내가 아프면 페이트도 아파해. 우리가 몸 간수를 잘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가끔 영혼이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하는 애들은 드물어.
여주) 아..



지훈) 근데 여주는 대체적으로 입학생 중에서 빠른 편이네. 보통 17월에 능력이 발현되고 학기 초에 페이트 나타나기 마련인데.
승관) 그러게. 늦게 입학한 만큼의 보상인가!
한솔) 생각해보니까 그렇네, 나도 17월에 능력 발현되고 페이트 나타났었는데.
승관) 맞아 넌 페이트는 일찍 나타난 편이었지?
한솔) 응.


원우) 여주는 준비가 거진 다 끝났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우리 세계 역사도 다 읽어가고, 페이트도 능력도 다 있으니까.
여주) ...그러게요.
지훈) 축하해.
여주) 고맙습니다.
승관) 아익 여기서 건배사가 빠질 수 없지!



승관이 앞에 있던 감귤주스를 들곤 자리에서 일어났고, 옆에 앉아있던 한솔은 페이트 만난 건 ##여준데 왜 니가 일어나... 하고 승관을 올려다 봤지만 승관은 아랑곳 하지 않으며 여주를 바라보곤 입을 열었다.


승관) 온 지 한 달 만에 제법 능력인 티가 나는 걸?
여주) ..........
승관) 페이트 만난 거 축하한다! 앞으로도 우리랑 여기서 영원히! 잘 지내보자! 자 페이트~!
지훈) 이번엔 또 뭐야
원우) 건배사 맨날 바꿔하는게 승관이 버릇이야.
여주) ...아...
승관) 아 빨리 운 띄워!


페~


승관) 페이트 만난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승관) 이제 진짜 세렌디웰인 김여주다~!



트~

승관) 트루다 트루트루!!!!! 훠우!!!!



승관의 함성소리에 아이들의 함성이 합쳐지고 서로의 잔이 맞부딪혔다. 여주는 완전히 자신을 위한 이 자리가 낯설으면서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곤 조그맣게 웃었다.


주택 중 작은 편에 속하던 집에서 가장 작은 방에, 그리고 그 작은 방 안에 조그만 침대에, 그 작은 이불 속이 여주만을 위한 편한 세상이었다. 그 세상에서 작은 창문으로 뛰어나오던 여주는 어느새 이 넓은 세상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어머니, 여긴 제 방보다 넓네요. 어머니가 차려준 음식보다 더 다양하구요, 또.. 어머니가 사주신 일반 책보다 더 다양한 책이 있어요. 어머니, 여긴 사람이 많아요. 어머니와 저, 그리고 아버지뿐인 주택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날이 오네요. 

어머니, 밖에 나가는 걸 떼쓰면 안된다고 세뇌 시키셨죠. 그래서 전 나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머니, 전 창 밖을 내다보며 풀을 밟고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손에 들고가는 음식들도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고싶었습니다. 능력인 친구를 만날까 겁이 나서, 그래서 제 능력이 발현될까 두려워서 절 그렇게 가두신 어머니, 전 이제 어머니와 아버지를 원망합니다.

당신들께서만 단란하다고 이대로면 된다고 생각하셨던 겁니다. 전 나오고 싶었습니다. 매일을 억누르고 억눌러서 꿈에서만 잔디를 밟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요, 행복은요, 





이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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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1일|







승관)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지?
찬) 17월 1일 09시야.
승관) 하... 싫다~ 싫어~ 벌써 17월이라니~
여주) ...........
순영) 차라리 학기 중이 나아. 난 사교모임이 더 싫어!
승관) 별종이시네...
지훈) 당연히 학기 중이 더 좋겠지. 공부 잘하니까.
순영) 그거랑 상관 없거든~
찬) 엥? 형 변신술 F잖아.
지훈) 변신술만 F지.
승관) 헐?
정한) 나머지는 죄다 R이야. 꼴통짓으로 가려진 성적이지.
순영) 아 뭐래~! 뭔 꼴통~! 나 꼴통 아니거든~!!!




*R (remarkable; 뛰어난)
p (pass; 통과)
W (worst; 가장 못함)
F(fail; 낙제)





반복되는 일상, 어느덧 시간은 흘러 17월에 들어왔다. 여주와 원우가 도서관에 앉아있을 때, 처음으로 도서관에 온 건 천문학 아이들이었다. 학실에 없는 서적을 읽으러 온게 주 목적이었으며 책을 찾아 여주와 원우가 있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후에 들어온 건 한솔이었다. 풀리지 않는 난제가 있었는지 뒷머리는 잔뜩 헝클어져있었으며 머리나 식히러 왔다며 자신이 자주 읽던 책을 흔들어보였고, 테이블 마지막 한자리를 꿰차 앉았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복도에서 마주친 찬과 승관이었다. 승관은 글이 써지지 않아 소재를 찾으러, 찬이는 변신술에 관한 책을 보러 도서관에 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테이블 옆에 자리잡은 둘도 책을 펼치고, 찬이에게 날짜를 확인하더니 곡소리를 냈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다. 생각치도 못한 순영이의 성적에 승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순영을 바라봤다.


승관) 배신이야!
순영) 뭐가
승관) 형이 전부 R이라고!?!!? 어!!!!!??
순영) 야! 그게 왜 배신인데!!!!
승관) 난 R이 없으니까!!!! 학기 중에 놀면 나랑만 놀면서!!! 왜 말안했어 왜!!!!!
순영) 미쳤냐! 내가 내 성적을 왜 말해!
정한) 목소리 낮춰~ 너무 시끄럽다~
승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순영) 저자식 웃기네?
승관) 웃기는 건 형이야... 형이라고...



여주) ...근데 F맞으면 어떻게 돼요?
원우) 재수강. 학년이 올라갈 수록 듣는 과목이 조금씩 바뀌는데, F받으면 무조건 재수강이야.
한솔) 들어야 할 과목이 늘어나는 셈이지.
여주) ..아.
정한) 근데 F받는 애들 많아. 난 없지만.
원우) 나도 없어.
지훈) 나 하나 있어.
승관) 헐 형 하나 있다고? 뭔데?
지훈) 역사학. 외우는 건 영 꽝이라 벌써 2년째 F야. 졸업 하기 전까지 F일듯.
승관) 미친 인간미 개쩔어. 누구랑은 다르네.
순영) 야! 나도 F 하나 있어~! 이지훈이랑 똑같은데 난 웨!!!!
승관) 형은 죄다 F여야 할 정도로 놀잖아!!! 지훈이 형은 F가 있는게 이상할 정도로 안놀고!
순영) 저쒜끼가!!



순영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승관에게 달려가자 승관이 발딱 일어나 책장 사이사이로 들어가버렸다. 순영이 그를 따라가자 정한이 나지막이 말했다. 소란 피우지 마라- 점수 깎이면 죽인다-. 그러자 뛰던 순영이 경보하듯 승관을 쫓았고, 책장과 책장 사이를 왔다 갔다 거리는 둘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듯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솔) 난 F는 없지만 R도 하난가 두개밖에 없어. 죄다 P
찬) 난 R도 없어~ 다 P야~
여주) ...F만 안받으면 되겠네.
한솔) 걱정 마. 넌 절대 받을 일 없어보여.
여주) 왜?
한솔) ....그냥 그래 보여. 성격도 지훈이 형이랑 닮고, 원우형이랑 닮은게.. 받을 일 없어.
찬) 내가 보기에도 뭐... 절대 받을 일 없을 듯?



몇마디 더 나누던 아이들은 다시금 책 장을 넘기고, 승관은 머리가 잔뜩 뻗친 채 제 자리에 앉았으며 순영은 손을 탈탈 털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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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밥을 먹고 각자 뿔뿔히 흩어졌다. 여주는 며칠 전 가지 못했던 숲 속 정원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고, 아이들에게 전해들었던 것 처럼 예쁜 정원에 여주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안쪽까지 둘러본 여주는 분수 앞 벤치에 앉아 책을 펼쳤다.



여주) .........



책 장이 한 장, 두 장 넘겨졌을까,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여주는 책 글자가 잘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해가 떨어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봤다. 여주는 나뭇잎 하나를 책 사이에 끼곤 자리에서 일어났고, 정원을 빠져나왔다.



여주) ...........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밖에 있어본 건 저번 페이트가 나타났을 때 아이들과 광장에 있던게 다였다. 혼자있는건 처음이고, 더군다나 숲에 있는 건 더더욱 처음이었다. 여주는 엄습해오는 초조함에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해는 정처없이 기울어졌다. 하늘의 주인이 달로 거진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주는 숲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여주의 목울대가 넘어가고, 파사삭! 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여주) ...........


아니다. 이건 완전히 나의 페이트 소리가 아니다.


여주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 무언가 이끌리는 느낌도 없었으니. 소리의 원천을 바라보다 여주는 획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사삭 파사삭 파사삿!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소리가 따랐다. 어떤 동물이었던 간에 사람보다 빠른 건 당연했다. 여주는 제 품에 있는 책을 품에 꼭 안고는 계속해서 걸었고, 그 걸음을 멈춘 건 소리의 주범이 눈 앞에 나타나고 나서였다. 사사삭!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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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는 여주의 앞에 서서 여주를 빤히 바라보고, 여주는 거친숨을 내쉬었다. 한발짝, 두발짝, 늑대가 천천히 여주에게 다가서자 여주는 겁먹은 듯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덩쿨에 걸려 그만 넘어지고,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뛰어, 일어나서 뛰어. 머릿속에서 같은 말이 맴돌았지만 덜덜 떨리는 손은 진흙같은 땅에 붙어 있을 뿐이었다. 늑대는 어느덧, 여주의 위에서 여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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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대는 눈을 감은 여주에게 제 얼굴을 내밀었고, 여주는 살며시 눈을 떠 침을 삼키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늑대를 쓰다듬었다. 눈을 감곤 손길을 즐기던 늑대는 번뜩 눈을 뜨더니 여주를 등지곤 주변을 향해 그르렁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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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늑대 무리 하나가 나타났고, 여주의 앞에 서있던 늑대는 그들을 보곤 한참 그르르 거렸다. 마치 자신의 주인을 보호하는 것 마냥. 그 기세에 눌린 늑대 무리가 사라지고, 여주의 앞에 있던 늑대는 뒤를 돌아 다시금 여주의 품 안에 누웠다. 밤이되자 꽤 서늘해진 숲은 늑대의 온기 덕에 따듯해질 수 있었다. 여주는 늑대의 시선을 맞추더니 누군가와 똑같은 눈동자색임을 알아차렸다.



여주) ....너,
............


작은 애교스러운 그릉거림이 여주를 향하고, 늑대는 여주의 품을 더 파고들었다. 덩치와 알맞지 않은 귀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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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뭐?
원우) 여주가 안돌아온 것 같아.
지훈) ..아까 숲 정원 간다그랬는데 아직 안왔다고?
순영) ...지금 19시야. 이 시간에 숲이면 위험할텐데.




도서관에 있던 원우가 도서관으로 오겠다던 여주가 오지 않자 천문학실로 향했고, 아이들은 놀라 몸을 일으켰다. 늦은 밤 숲이면 위험하다는 순영의 말에 원우가 입을 열었다.


원우) 숲에 가봐야될 것 같은데.
지훈) 지금갔다가 일 더 커지면 어쩌려그래.
원우) 여주 혼자 숲에서 못돌아오면 더 큰일이야.
정한) ..........
원우) 지금 교수님한테 말해봤자 괜히 점수만 깎일지도 몰라. 어떻게든 우리 선에서 해결하는게 나을 텐데.
정한) ...맞아. 근데 기숙사 점호 시간이 19시 반인데.. 숲으로 데리러 가면 우리도 점호 못해.
지훈) ..........






그럼 이렇게 하자.






가만히 생각하던 지훈은 아이들에게 넌지시 말했다.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여주) ..........







여주가 눈을 살며시 떴을 땐 익숙한 기숙사 천장이 아닌, 나뭇잎과 햇빛이 여주를 반겼다. 그리고 따듯한 온기를 나누어준 늑대도 여전히 곁에 있었다. 




[세븐틴] <세렌디웰> | 03. 행복은요, 사랑은요, | 인스티즈




밤새 자신을 보호해주기 위함이었다는 걸 여주도 모르지 않았다. 여주가 눈을 뜬 걸 본 늑대는 제 머리를 여주 목 언저리에 비비더니 곧 일어나 자취를 감췄다.


여주) ..........


늑대가 사라진 방향 쪽을 멍하니 바라보던 여주는 정신이 드는 듯 책을 들곤 급히 숲을 빠져나왔다. 머릿속엔 온통 어떡하지? 가 가득했고, 학교에 거진 다달았을 때 즈음 익숙한 얼굴들이 숲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여주를 발견한 아이들은 급히 뛰어 여주의 앞에 섰다.



정한)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지훈) 무슨 일 없었어?
승관) 야이씨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한솔) 멀쩡해 보여서 다행이다.
여주) ...죄송해요. 책 읽다가 해지는 줄 모르고.. 별 일은 없었어요.
정한) 새벽에 찾으러 가려고 그랬는데, 감시가 워낙 세서 못나갔어. 미안해.
여주) 아니에요! 괜찮았어요 정말로. 오셨으면 더 죄송했을 거예요..
순영) 다친 곳은 없는거지?
여주) 네. 없어요.



자연스레 다시금 뒤를 돌아 다같이 학교로 향하고, 여주는 점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가 찬이의 목소리로 인해 다시금 닫았다.


찬) 아 기숙사 점호는 걱정 마~! 입학생 점호는 좀 허술해서 내가 변신술로 갔었어.
원우) 입학생 애들은 별로 헛 짓 안하니까 점호가 좀 약하거든. 방 문 열어서 다 있나 확인하고 나가는게 다니까.
여주) ..고마워.
순영) 근데 어떻게 안다쳤어? 숲은 밤에 엄청 위험한데. 위험동물들이 많이 출몰하거든.
여주) ...운이 좋았어요.
지훈) 진짜 운 좋은거야. 다음부턴 그러지마.
여주) 네. ..근데 다 어디가고 있었어요?


정한) 너 찾으러 숲 가려던 길이었지. 눈 뜨자마자 모였어.
순영) 야 우리 완전 무장 했잖냐. 망토까지 두르고 어?
승관) 마법학 있는 날 아니면 지팡이도 안챙기는데 ㅋㅋㅋㅋ 지팡이까지 챙기고
찬) 설마 무슨 일 있으면 다 공격하려고 ㅋㅋㅋㅋㅋ 난 어제 마법학 책까지 펼쳐서 연습 좀 하다 잤다니까?
정한) 나도 걱정돼서 못잤어. 잘 펼치지도 않았던 걸 계속 펼쳐보고 숲에 어떤게 제일 많이 출몰했는지 통계표도 확인하고.
승관) 무슨 걱정이야 마법학 R인 사람이 몇명인데!
순영) 에헴에헴! 어쨌든 싸웠어도 지진 않았을거야 맞지?
승관) 아 당연하재~!
여주) ..........



자신을 위해 눈을 뜬 채 밤을 보냈다는 것에, 자신을 위해 마법을 연습했다는 것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던 여주는 고개를 숙이곤 씁쓸히 웃었고, 옆에 있던 원우는 그런 여주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원우) 다 한 번 씩 실수해. 이정도면 실수도 아니고. 너무 미안해하지마.
승관) 그래~ 다 그런거야~ 지훈이 형이 능력 통제 못해서 깬 유리창이 몇갠데!
지훈) 너 그거 어떻게-,
승관) 순영이 형이 말해줬는데?
지훈) 권순영
순영) 야 뭐! 다~ 그런 사고 하나씩은 있는데 뭐! 부끄러워 마라~!






…으악! 미친 내려줘!!! 잘못했따아!!





지훈은 부끄러운 듯 귀가 빨개지고, 곧 순영의 몸이 높이 떠올랐다. 너 그러고 가. 낮은 지훈의 음성이 무심했고, 아이들은 순영을 보며 한참 웃어댔다. 무사히 돌아온 여주를 확인한 아이들은 다른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고, 여주의 옆으로 온 정한은 작게 여주를 불렀다. 여주야.



여주) 네?
정한) 이거 받아.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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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 광장에 레스토랑을 가야했는데...
승관) 나 페이트 나타났을 때 레스토랑에서 파티했다니까?
여주) ...그렇게까지는..
정한) 페이트 나타난 거 엄청 큰 일인데, 커피로 끝내긴 아쉽긴 하다.




페이트를 마주하고 정원을 들리지 못한 채 돌아나오던 여주는 도서관을 향하던 승관과 마주쳤고, 자신의 페이트가 나타났다는 말을 건네자 승관은 방방 뛰며 주머니에 구겨져있던 통스를 꺼냈다. 통스에 갯수를 급히 세던 승관은 하나가 모자르다며 인상을 팍 찌푸렸고, 당장이라도 광장에 갈 기세에 여주는 승관을 향해, ...지훈선배랑 순영선배랑 정한선배는 같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말하자 승관은 퍼뜩 눈을 떴다.


승관이 허공으로 통스를 던지고, 곧 메시지를 남겼다. 승관의 말이 끝나자 통스가 투명한 볼로 커지더니 아이들에게 있는 곳으로 날라갔다. 그리고 승관은 여주와 팔짱을 끼곤 모이기로 한 중앙 홀로 팔랑팔랑 뛰어갔다. 아이들이 다 모이자 광장 레스토랑을 가자며 소리를 모았지만, 당사자는 그냥 카페에서 커피 한 잔만 하면 된다며 만류했다. 승관은 그런 여주를 바라보며 그럼 최고의 카페를 가야한다며 광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페로 걸음을 옮겼다.



각자의 앞엔 서로의 취향대로 시켜진 음료수가 자리했고, 제일 가운데엔 여주가 먹고싶다고 한 블루베리 케이크가 놓여져 있었다.



정한) 근데 진짜 신기하지? 어쩜 이렇게 닮았어. 순록이라니.
승관) 그러게. 늘 놀랍다니까?
정한) 나중에 한 번 보고싶네.
여주) ...언제 나타나는데요?
정한) 그런건 딱히 없어. 동물 습성에 따라 달라서 각자 습성대로 지내다가 간간히 너 보러 오는거야.
승관) 맞아. 내 페이트인 센은 집토끼 쪽이라 기숙사에서 키우는 편! 근데 야생동물이 페이트면 자주 만나진 못해.
순영) 내가 아프면 페이트도 아파해. 우리가 몸 간수를 잘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가끔 영혼이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하는 애들은 드물어.
여주) 아..



지훈) 근데 여주는 대체적으로 입학생 중에서 빠른 편이네. 보통 17월에 능력이 발현되고 학기 초에 페이트 나타나기 마련인데.
승관) 그러게. 늦게 입학한 만큼의 보상인가!
한솔) 생각해보니까 그렇네, 나도 17월에 능력 발현되고 페이트 나타났었는데.
승관) 맞아 넌 페이트는 일찍 나타난 편이었지?
한솔) 응.


원우) 여주는 준비가 거진 다 끝났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우리 세계 역사도 다 읽어가고, 페이트도 능력도 다 있으니까.
여주) ...그러게요.
지훈) 축하해.
여주) 고맙습니다.
승관) 아익 여기서 건배사가 빠질 수 없지!



승관이 앞에 있던 감귤주스를 들곤 자리에서 일어났고, 옆에 앉아있던 한솔은 페이트 만난 건 ##여준데 왜 니가 일어나... 하고 승관을 올려다 봤지만 승관은 아랑곳 하지 않으며 여주를 바라보곤 입을 열었다.


승관) 온 지 한 달 만에 제법 능력인 티가 나는 걸?
여주) ..........
승관) 페이트 만난 거 축하한다! 앞으로도 우리랑 여기서 영원히! 잘 지내보자! 자 페이트~!
지훈) 이번엔 또 뭐야
원우) 건배사 맨날 바꿔하는게 승관이 버릇이야.
여주) ...아...
승관) 아 빨리 운 띄워!


페~


승관) 페이트 만난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승관) 이제 진짜 세렌디웰인 김여주다~!



트~

승관) 트루다 트루트루!!!!! 훠우!!!!



승관의 함성소리에 아이들의 함성이 합쳐지고 서로의 잔이 맞부딪혔다. 여주는 완전히 자신을 위한 이 자리가 낯설으면서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곤 조그맣게 웃었다.


주택 중 작은 편에 속하던 집에서 가장 작은 방에, 그리고 그 작은 방 안에 조그만 침대에, 그 작은 이불 속이 여주만을 위한 편한 세상이었다. 그 세상에서 작은 창문으로 뛰어나오던 여주는 어느새 이 넓은 세상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어머니, 여긴 제 방보다 넓네요. 어머니가 차려준 음식보다 더 다양하구요, 또.. 어머니가 사주신 일반 책보다 더 다양한 책이 있어요. 어머니, 여긴 사람이 많아요. 어머니와 저, 그리고 아버지뿐인 주택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날이 오네요. 

어머니, 밖에 나가는 걸 떼쓰면 안된다고 세뇌 시키셨죠. 그래서 전 나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머니, 전 창 밖을 내다보며 풀을 밟고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손에 들고가는 음식들도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고싶었습니다. 능력인 친구를 만날까 겁이 나서, 그래서 제 능력이 발현될까 두려워서 절 그렇게 가두신 어머니, 전 이제 어머니와 아버지를 원망합니다.

당신들께서만 단란하다고 이대로면 된다고 생각하셨던 겁니다. 전 나오고 싶었습니다. 매일을 억누르고 억눌러서 꿈에서만 잔디를 밟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요, 행복은요, 





이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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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1일|







승관)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지?
찬) 17월 1일 09시야.
승관) 하... 싫다~ 싫어~ 벌써 17월이라니~
여주) ...........
순영) 차라리 학기 중이 나아. 난 사교모임이 더 싫어!
승관) 별종이시네...
지훈) 당연히 학기 중이 더 좋겠지. 공부 잘하니까.
순영) 그거랑 상관 없거든~
찬) 엥? 형 변신술 F잖아.
지훈) 변신술만 F지.
승관) 헐?
정한) 나머지는 죄다 R이야. 꼴통짓으로 가려진 성적이지.
순영) 아 뭐래~! 뭔 꼴통~! 나 꼴통 아니거든~!!!




*R (remarkable; 뛰어난)
p (pass; 통과)
W (worst; 가장 못함)
F(fail; 낙제)





반복되는 일상, 어느덧 시간은 흘러 17월에 들어왔다. 여주와 원우가 도서관에 앉아있을 때, 처음으로 도서관에 온 건 천문학 아이들이었다. 학실에 없는 서적을 읽으러 온게 주 목적이었으며 책을 찾아 여주와 원우가 있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후에 들어온 건 한솔이었다. 풀리지 않는 난제가 있었는지 뒷머리는 잔뜩 헝클어져있었으며 머리나 식히러 왔다며 자신이 자주 읽던 책을 흔들어보였고, 테이블 마지막 한자리를 꿰차 앉았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복도에서 마주친 찬과 승관이었다. 승관은 글이 써지지 않아 소재를 찾으러, 찬이는 변신술에 관한 책을 보러 도서관에 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테이블 옆에 자리잡은 둘도 책을 펼치고, 찬이에게 날짜를 확인하더니 곡소리를 냈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다. 생각치도 못한 순영이의 성적에 승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순영을 바라봤다.


승관) 배신이야!
순영) 뭐가
승관) 형이 전부 R이라고!?!!? 어!!!!!??
순영) 야! 그게 왜 배신인데!!!!
승관) 난 R이 없으니까!!!! 학기 중에 놀면 나랑만 놀면서!!! 왜 말안했어 왜!!!!!
순영) 미쳤냐! 내가 내 성적을 왜 말해!
정한) 목소리 낮춰~ 너무 시끄럽다~
승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순영) 저자식 웃기네?
승관) 웃기는 건 형이야... 형이라고...



여주) ...근데 F맞으면 어떻게 돼요?
원우) 재수강. 학년이 올라갈 수록 듣는 과목이 조금씩 바뀌는데, F받으면 무조건 재수강이야.
한솔) 들어야 할 과목이 늘어나는 셈이지.
여주) ..아.
정한) 근데 F받는 애들 많아. 난 없지만.
원우) 나도 없어.
지훈) 나 하나 있어.
승관) 헐 형 하나 있다고? 뭔데?
지훈) 역사학. 외우는 건 영 꽝이라 벌써 2년째 F야. 졸업 하기 전까지 F일듯.
승관) 미친 인간미 개쩔어. 누구랑은 다르네.
순영) 야! 나도 F 하나 있어~! 이지훈이랑 똑같은데 난 웨!!!!
승관) 형은 죄다 F여야 할 정도로 놀잖아!!! 지훈이 형은 F가 있는게 이상할 정도로 안놀고!
순영) 저쒜끼가!!



순영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승관에게 달려가자 승관이 발딱 일어나 책장 사이사이로 들어가버렸다. 순영이 그를 따라가자 정한이 나지막이 말했다. 소란 피우지 마라- 점수 깎이면 죽인다-. 그러자 뛰던 순영이 경보하듯 승관을 쫓았고, 책장과 책장 사이를 왔다 갔다 거리는 둘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듯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솔) 난 F는 없지만 R도 하난가 두개밖에 없어. 죄다 P
찬) 난 R도 없어~ 다 P야~
여주) ...F만 안받으면 되겠네.
한솔) 걱정 마. 넌 절대 받을 일 없어보여.
여주) 왜?
한솔) ....그냥 그래 보여. 성격도 지훈이 형이랑 닮고, 원우형이랑 닮은게.. 받을 일 없어.
찬) 내가 보기에도 뭐... 절대 받을 일 없을 듯?



몇마디 더 나누던 아이들은 다시금 책 장을 넘기고, 승관은 머리가 잔뜩 뻗친 채 제 자리에 앉았으며 순영은 손을 탈탈 털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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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밥을 먹고 각자 뿔뿔히 흩어졌다. 여주는 며칠 전 가지 못했던 숲 속 정원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고, 아이들에게 전해들었던 것 처럼 예쁜 정원에 여주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안쪽까지 둘러본 여주는 분수 앞 벤치에 앉아 책을 펼쳤다.



여주) .........



책 장이 한 장, 두 장 넘겨졌을까,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여주는 책 글자가 잘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해가 떨어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봤다. 여주는 나뭇잎 하나를 책 사이에 끼곤 자리에서 일어났고, 정원을 빠져나왔다.



여주) ...........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밖에 있어본 건 저번 페이트가 나타났을 때 아이들과 광장에 있던게 다였다. 혼자있는건 처음이고, 더군다나 숲에 있는 건 더더욱 처음이었다. 여주는 엄습해오는 초조함에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해는 정처없이 기울어졌다. 하늘의 주인이 달로 거진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주는 숲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여주의 목울대가 넘어가고, 파사삭! 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여주) ...........


아니다. 이건 완전히 나의 페이트 소리가 아니다.


여주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 무언가 이끌리는 느낌도 없었으니. 소리의 원천을 바라보다 여주는 획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사삭 파사삭 파사삿!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소리가 따랐다. 어떤 동물이었던 간에 사람보다 빠른 건 당연했다. 여주는 제 품에 있는 책을 품에 꼭 안고는 계속해서 걸었고, 그 걸음을 멈춘 건 소리의 주범이 눈 앞에 나타나고 나서였다. 사사삭!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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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는 여주의 앞에 서서 여주를 빤히 바라보고, 여주는 거친숨을 내쉬었다. 한발짝, 두발짝, 늑대가 천천히 여주에게 다가서자 여주는 겁먹은 듯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덩쿨에 걸려 그만 넘어지고,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뛰어, 일어나서 뛰어. 머릿속에서 같은 말이 맴돌았지만 덜덜 떨리는 손은 진흙같은 땅에 붙어 있을 뿐이었다. 늑대는 어느덧, 여주의 위에서 여주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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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대는 눈을 감은 여주에게 제 얼굴을 내밀었고, 여주는 살며시 눈을 떠 침을 삼키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늑대를 쓰다듬었다. 눈을 감곤 손길을 즐기던 늑대는 번뜩 눈을 뜨더니 여주를 등지곤 주변을 향해 그르렁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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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늑대 무리 하나가 나타났고, 여주의 앞에 서있던 늑대는 그들을 보곤 한참 그르르 거렸다. 마치 자신의 주인을 보호하는 것 마냥. 그 기세에 눌린 늑대 무리가 사라지고, 여주의 앞에 있던 늑대는 뒤를 돌아 다시금 여주의 품 안에 누웠다. 밤이되자 꽤 서늘해진 숲은 늑대의 온기 덕에 따듯해질 수 있었다. 여주는 늑대의 시선을 맞추더니 누군가와 똑같은 눈동자색임을 알아차렸다.



여주) ....너,
............


작은 애교스러운 그릉거림이 여주를 향하고, 늑대는 여주의 품을 더 파고들었다. 덩치와 알맞지 않은 귀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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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뭐?
원우) 여주가 안돌아온 것 같아.
지훈) ..아까 숲 정원 간다그랬는데 아직 안왔다고?
순영) ...지금 19시야. 이 시간에 숲이면 위험할텐데.




도서관에 있던 원우가 도서관으로 오겠다던 여주가 오지 않자 천문학실로 향했고, 아이들은 놀라 몸을 일으켰다. 늦은 밤 숲이면 위험하다는 순영의 말에 원우가 입을 열었다.


원우) 숲에 가봐야될 것 같은데.
지훈) 지금갔다가 일 더 커지면 어쩌려그래.
원우) 여주 혼자 숲에서 못돌아오면 더 큰일이야.
정한) ..........
원우) 지금 교수님한테 말해봤자 괜히 점수만 깎일지도 몰라. 어떻게든 우리 선에서 해결하는게 나을 텐데.
정한) ...맞아. 근데 기숙사 점호 시간이 19시 반인데.. 숲으로 데리러 가면 우리도 점호 못해.
지훈) ..........






그럼 이렇게 하자.






가만히 생각하던 지훈은 아이들에게 넌지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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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







여주가 눈을 살며시 떴을 땐 익숙한 기숙사 천장이 아닌, 나뭇잎과 햇빛이 여주를 반겼다. 그리고 따듯한 온기를 나누어준 늑대도 여전히 곁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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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자신을 보호해주기 위함이었다는 걸 여주도 모르지 않았다. 여주가 눈을 뜬 걸 본 늑대는 제 머리를 여주 목 언저리에 비비더니 곧 일어나 자취를 감췄다.


여주) ..........


늑대가 사라진 방향 쪽을 멍하니 바라보던 여주는 정신이 드는 듯 책을 들곤 급히 숲을 빠져나왔다. 머릿속엔 온통 어떡하지? 가 가득했고, 학교에 거진 다달았을 때 즈음 익숙한 얼굴들이 숲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여주를 발견한 아이들은 급히 뛰어 여주의 앞에 섰다.



정한)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지훈) 무슨 일 없었어?
승관) 야이씨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한솔) 멀쩡해 보여서 다행이다.
여주) ...죄송해요. 책 읽다가 해지는 줄 모르고.. 별 일은 없었어요.
정한) 새벽에 찾으러 가려고 그랬는데, 감시가 워낙 세서 못나갔어. 미안해.
여주) 아니에요! 괜찮았어요 정말로. 오셨으면 더 죄송했을 거예요..
순영) 다친 곳은 없는거지?
여주) 네. 없어요.



자연스레 다시금 뒤를 돌아 다같이 학교로 향하고, 여주는 점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가 찬이의 목소리로 인해 다시금 닫았다.


찬) 아 기숙사 점호는 걱정 마~! 입학생 점호는 좀 허술해서 내가 변신술로 갔었어.
원우) 입학생 애들은 별로 헛 짓 안하니까 점호가 좀 약하거든. 방 문 열어서 다 있나 확인하고 나가는게 다니까.
여주) ..고마워.
순영) 근데 어떻게 안다쳤어? 숲은 밤에 엄청 위험한데. 위험동물들이 많이 출몰하거든.
여주) ...운이 좋았어요.
지훈) 진짜 운 좋은거야. 다음부턴 그러지마.
여주) 네. ..근데 다 어디가고 있었어요?


정한) 너 찾으러 숲 가려던 길이었지. 눈 뜨자마자 모였어.
순영) 야 우리 완전 무장 했잖냐. 망토까지 두르고 어?
승관) 마법학 있는 날 아니면 지팡이도 안챙기는데 ㅋㅋㅋㅋ 지팡이까지 챙기고
찬) 설마 무슨 일 있으면 다 공격하려고 ㅋㅋㅋㅋㅋ 난 어제 마법학 책까지 펼쳐서 연습 좀 하다 잤다니까?
정한) 나도 걱정돼서 못잤어. 잘 펼치지도 않았던 걸 계속 펼쳐보고 숲에 어떤게 제일 많이 출몰했는지 통계표도 확인하고.
승관) 무슨 걱정이야 마법학 R인 사람이 몇명인데!
순영) 에헴에헴! 어쨌든 싸웠어도 지진 않았을거야 맞지?
승관) 아 당연하재~!
여주) ..........



자신을 위해 눈을 뜬 채 밤을 보냈다는 것에, 자신을 위해 마법을 연습했다는 것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던 여주는 고개를 숙이곤 씁쓸히 웃었고, 옆에 있던 원우는 그런 여주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원우) 다 한 번 씩 실수해. 이정도면 실수도 아니고. 너무 미안해하지마.
승관) 그래~ 다 그런거야~ 지훈이 형이 능력 통제 못해서 깬 유리창이 몇갠데!
지훈) 너 그거 어떻게-,
승관) 순영이 형이 말해줬는데?
지훈) 권순영
순영) 야 뭐! 다~ 그런 사고 하나씩은 있는데 뭐! 부끄러워 마라~!






…으악! 미친 내려줘!!! 잘못했따아!!





지훈은 부끄러운 듯 귀가 빨개지고, 곧 순영의 몸이 높이 떠올랐다. 너 그러고 가. 낮은 지훈의 음성이 무심했고, 아이들은 순영을 보며 한참 웃어댔다. 무사히 돌아온 여주를 확인한 아이들은 다른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고, 여주의 옆으로 온 정한은 작게 여주를 불렀다. 여주야.



여주) 네?
정한) 이거 받아.
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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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게 시계를 쥐어주자 여주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정한도 따라 멈추더니 여주를 향해 말했다.


정한) 시간, 잘 보면서 다녀.
여주) ...네.
정한) 어젠 정말 위험했는데 운이 좋았던 거야. 알지?
여주) 네. 고맙습니다.



뒤쳐졌던 여주와 정한이 다시금 무리에 섞이고, 여주는 어젯밤 늑대와 같은 눈동자 색을 가진 이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고마워요.
..뭐가?
어젯밤에요, 선배가 지켜주셨거든요.
..내가?
네.
...........
똑 닮았던데요.
...그런가.
네.
...........










고맙습니다.


































**
늑대를 페이트로 가진 친구는 아직 비밀이랍니다 흐핳💛









넉점반의 함박눈 같은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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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암호익 신청할게요 [짱구]
2년 전
독자2
첫 편에 다른 플랫폼 보자마자 딱 생각나서 검색했는데 바로 찾았어욯ㅎㅎㅎㅎ 전 언제 어디서나 다 볼 준비가 되어있고 늑대 페이트 친구가 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년 전
넉점반
헐 저 요즘 짱구 빠졌는데 엄청 반갑네옄ㅋㅋㅋㅋㅋ 헐 역시 아실 분은 아실 것 같았어요… 제 글 읽으러 와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ㅠㅠ 읽으시는 시간 아깝지 않도록 늘 좋은 글 쓰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늑대 페이트는 언젠가! 흐흫ㅎ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년 전
독자3
세봉해입니당!

아~ 작가님 신알신 오자마자 읽고 싶었는데 일이 안 끝나서ㅠㅠㅠ 빨리 읽고싶었는데ㅠㅠㅠ 그래도 이렇게 읽어서 정말 다행이에요...ㅎㅎ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읽은 건 안 비밀♡

여주.... 나랑 성격도 비슷하고 잘 통하는 줄 알았는데 케이크는 좀 실망이야... 본식 먹고 후식 두 조각 먹을 수 있는데....?? 물론 살이 걱정되어서 본식 안 먹고 케이크로만 대체할 수는 있지만! 배가 불러서 하나만 택일한다는 것은... 백 번 양보해도 이해가 안되네요...흠...ㅋㅋㅋㅋ

순록이 페이트라니! 너무 잘 어울려요!! 근데 그것보다 짤이 더 잘 어울려요!!! 진짜 찰떡인 짤이다!!! 하면서 봤어요!!! 순록도 순록인데 늑대도 진짜 찰떡... 그나저나 늑대는 누구일까요~~~? 궁금하넹~~~ 작가님 신알신오면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ㅎㅎㅎㅎ

2년 전
넉점반
앜ㅋㅋㅋㅋㅋ 어쩐지 전 독자님 기다리다 잠들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케이크,,, 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웃겨옄ㅋㅋㅋㅋ 논란의 여지가 될 것 같았어요 쓰면서도 ㅋㅋㅋㅋㅋㅋㅋㅋ
순록 잘어울리죠!!!! 아 진짜 솔직히 짤 찾는 고생은 인정해주셔야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열심히 찾기 때문에 모든 풍경 하나하나를,,,,
제가 이번 겨울에 열심히 신알신 울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불끈
오늘하루도 파이팅입니다~!💛💛

2년 전
비회원177.24
하.... 늑대 원우라고 예상해 봅니다ㅜㅜ 안녕하세요 처음 댓글 남기는 독자입니다! 망고스틴이라고 남기고 갈게요❤️ 혹시 다른 멤버들도 다 차근차근 나오나요 아니면 이 멤버들로만 가는 이야기인가요? 아 그리고 작가님 항상 감사합니다. 저 정말 작가님 글 보는 낙에 살아요. 비록 닉은 처음 남기지만... 앞으로난 매번 남길게요! 그 동안은 제가 세때홍클 볼 땐 항상 너무 뒤늦게 읽어서ㅠㅠㅠ
2년 전
넉점반
처음 댓글 남겨주신다니~ 새로운 설렘이 한조각~(?)💕 암호닉에 망고스틴 적어도 되나영? 잊지 않기 위해! 사실 안적어도 잊진 않아요 ㅋㅋㅋㅋㅋㅋ 세븐틴 멤버는 저기서 아마 끝일 것 같아요! 어유 아닙니다 읽어주셔서 제에가 더 훨씬 감사하죠! 매번 남겨주신다면 완전 고맙습니다! 댓글 읽는 맛으로 글을 쓰니까요 ㅎㅎㅎ
세때홍클도 함께했던 분이라니 더 애틋합니다!!
오늘 하루 파이팅 하시고 다음화에서 만나요~!❤️💛

2년 전
독자4
겸절미 정주행 끝내구 흔적 남기고 갑니둥! 늑대가 페이트,,,,, 엳시 너누겟죠...?
2년 전
넉점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당~! 아 글쎄여,,,보장은 못핮니댜…헣헣
2년 전
비회원79.72
늑대가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면 원우일 것 같아요!
2년 전
비회원63.249
암호닉 신청할게요! [와랄뢉]
2년 전
비회원63.249
세때홍클도 너무 재미있게봤어요ㅠㅠ 댓글은 처음 다는데 항상예쁜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담 글이 너무 예뻐요,., . 필력 대박..!
2년 전
독자5
늦은 인절미입니당
하늘의 주인이 달로 바뀔 때라는 표현 너무 좋아서 단어 하나하나 몇 번씩 곱씹어서 읽었어요🥺
진짜 행복이 뭔지 깨달아가는 여주네요-!
성장하는 여주처럼 저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소한 생각을 해봅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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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세븐틴/버논] 한솔이 얼굴만 보면 자동 망상 되는 N이라 죄송합니다…… chwewing 11.21 02:16
[우도환/정해인/이도현] 세 남자와 지독하게 엮여보고 싶어서 쓰는 썰 019 잇킷 11.20 23:12
[우도환/정해인/이도현] 세 남자와 지독하게 엮여보고 싶어서 쓰는 썰 006 잇킷 11.20 02:05
[주지훈] 내 짝남은 조폭!?_1838 1억 11.20 01:14
새작품 공지 (팬분들의 캐릭터 추천 받고싶어요)3 잇킷 11.19 05:25
세븐틴 [세븐틴/버논] 최한솔한테 깊게 빠져서 자동 망상 되는 n의 썰7 chwewing 11.19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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