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도착한 첫째 날 변백현을 만났고
둘째 날 변백현과 함께 런던을 돌아다녔고
오늘은 유럽에 온지 셋째 날
오늘은 또 무슨일이 생기려나
/
어제 저녁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그럼 내일도 나랑 다닐래?"
라는 말을 들었다.
오늘은 어딜 갈 지 함께 정하기로 했는데 변백현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다.
어제 피곤해서 그냥 내 방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몇 호에 있는지도 못 물어봤다.
그래서 그냥 식당에 내려가 기다리기로 했다.
단 걸 좋아하는 나는 코코아를 한 잔 뽑아 마시며 오늘 어딜 갈 지 미리 여행책을 보며 생각하고 있었다.
런던을 먼저 온 것은 유럽여행 하는 사람들이 보통 '런던 in'을 한다길래 그렇게 한 것 뿐이었다.
런던에 볼 만한 것들은 어제 대충 다 본 것 같고
나는 유럽에서만 할 수 있는 기차타고 다른 나라로 가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빨리 기차를 타고 영국을 떠나고 싶었다.
톡톡
누가 내 어깨를 두 번 찔렀다.
"잘 잤어?"
역시나 변백현이다.
"응 우리 오늘 다른나라로 갈래?"
"너 영국에 하루만 있었는데 괜찮아? 나야 하루 먼저와서 괜찮긴 한데."
"응 나 빨리 기차타고 다른 나라로 가고싶어."
"그럼 어디갈까? 프랑스 어때?"
"프랑스? 제일 가보고 싶었지. 에펠탑 진짜 꼭 보고 싶고 루브르 박물관 가서 모나리자도 보고싶고!!"
"그래 그럼 빨리 준비하고 나와. 11시 괜찮지?"
"응 있다봐"
프랑스에 가서 에펠탑도 보고 샹젤리제 거리도 걷고 오르세 미술관도 가고 루브르 박물관도 가고싶고 너무 들떴다.
짐 정리를 하다보니 11시가 조금 지났다.
"백현아 미안 많이 기다렸어?"
"다음부턴 나도 5분 늦게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장난이고 12시에 파리로 가는 기차있더라."
"음..일단 가서 표 끊고 대충 밥 먹자."
"그래 빨리 가자. 오늘도 기대된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엔 시간이 애매해서 기차에서 먹을 빵과 음료수를 샀다.
드디어 기차에 탔다.
큰 유리창과 좌석은 마주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너 멀미해?"
변백현이 물었다.
"응 조금"
"그럼 니가 저기 앉아. 내가 반대방향 앉을게"
변백현의 세심한 배려에 약간 감동을 받고 캐리어는 선반 위에 올릴 자신이 없어서 좌석 밑에 두었다.
자기 캐리어를 올리고는
"니 캐리어 어딨어? 줘 봐, 올려줄게"
난 이때 변백현이랑 끝까지 유럽여행을 같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배려심 넘치고 불편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잘생겼고
감동을 받는데 배가 고파서 말했다.
"야 이제 좀 먹자. 배고프다. 나 원래 아침 꼭 먹는데 여기와서 이틀째 아침 안 먹었어"
"그래그래"
빵이랑 주스를 꺼내 좀 빨리 먹었다. 배가 고파서.
"야 천천히 먹어. 사례 들릴라."
정말로 사례가 들려서 콜록콜록 거리고 있는데 재빨리 주스를 나에게 건네주는 변백현.
주스를 몇 모금 마시고 진정이 된 내가 말했다.
"야 너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줘?"
밖을 보던 변백현이 돌아보며 말했다.
"너랑 계속 같이 다니고 싶어서."
그리고 민망한지 나를 보며 강아지처럼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담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