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쓰던 소꿉친구썰 완결도 못 내고 찾아온 파렴치한이여요...ㅎㅎ
날 매우 쳐요 그거 끝을 못 내겠더라 대충 쓰자면 원래는 어찌어찌해서 너탄 사정 알게 된 민윤기가 엄마한테 왜 다른 사람한테 그런 얘길 하느냐고 불같이 화내고 집 뛰쳐나와서 돌아다니다 사설 모의고사 보고 성적 안 나와서 쭈구리 되서 울고 있는 너탄 발견하고 스윽 다가가서 안아주면서 미안하다고, 근데 나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그러고 사탕 쥐어주는 엔딩이었는데 어쩌구저쩌구가 안 풀려서 포기했당!!! ㅎㅎ
난 죽지도 않고 돌아온 각설이니까 각설하고, 이번 썰에 집중합시다
센티넬버스 모르시는 분은 검색 ㄱㄱ 거의 기본 설정만 사용했으니까 어렵지 않을거에요
다만 내 썰에서는 가이드 숫자가 센티넬 숫자보다 현격히 적기 때문에 보통 한 가이드 당 4~5명 정도의 센티넬을 한 조로 묶어서 사용하게 됩니다
센티넬을 많이 가진 나라가 국력이 세게 되니까 정부 측?에서는 가이드랑 센티넬을 어릴 때부터 선별해서 데려다 키움 (애니 학원 앨리스 마냥 학교 따로 만들어서 외부랑 차단하는 뭐 그런) 하지만 당연히 가이드랑 센티넬을 정부가 소유하는? 걸 반대하는 가이드랑 센티넬들이 있겠지 그래서 정부 눈에 걸리기 전의 가이드랑 센티넬들을 납치해서 지들이 키우거나 학교를 급습하거나 밖에 나돌아다니는 애들을 잡아가거나 하여튼 그런 애들이 있음
너탄은 가이드인데 정부가 알아채는 게 좀 늦었음
왜냐면 너탄 부모님이 너탄이 가이드인 거 일찍이 알아채고 숨긴 거. 정부에 들키면 떨어져야 하니까. 근데 너탄 동네에도 어린 센티넬이 한 명 있었던 거임. 당연히 어린 센티넬이라도 센티넬은 센티넬이니까 너탄이랑 같이 있는 게 좋고 편하겠지. 만날 붙어있다보니까 자연스레 엄청 친한 친구가 됨. 하지만 센티넬 능력 발현은 원체 숨기기가 어렵고 어린 센티넬의 경우엔 컨트롤도 안 되니까 더 숨기기가 어려워서 정부 측에 끌려 감. 이렇게 너탄은 사랑하는 사람을 한번 잃음. (멀쩡히 살아있지만 애기 생각엔 눈에 안 보이면 사라진 거지 뭐) 이게 너탄 6살 때
어린 센티넬을 제외하면 친구가 별로 없었던 너탄이 유치원에서 왕따 당하면서 애가 점점 의기소침해짐. 근데 이게 막 우울하고 이런 느낌으로 의기소침해진 게 아니라 자세히보지 않으면 겉으로 보기엔 차분하고 어른스러워진? 것 뿐이라 부모님도 잘 알아채지를 못함
그렇게 2년이 지나고 8살이 됐는데 8년이나 지났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WW2가 방심해서 일어났다는 걸 모르셨던 듯) 너탄 데리고 시내 동물원에 놀러갔던 부모님. 거기서 스치듯 지나간 센티넬이 너탄 가이드인 거 알아채는데 하필 얘가 반정부측? 애였던 거. 지들 후방지원군에 몰래 연락해서 사람 모으고는 너탄네 가족 뒤 밟아서 집까지 따라감. 가서 너탄네 가족이 잠에 들려고 할 때 문을 빵 차고 들어가서 너탄 납치 시도. 너탄네 아빠가 능력 써서 (번개라고 하자) 한 두엇 죽이고 너탄네 엄마 시켜서 너탄 데리고 튀어!!라고 하지만 워낙 쪽수가 많은데다 은퇴한 센티넬이 어떻게 현역을 이기겠음. 너탄 아빠 죽고 기를 써서 달리던 너탄 엄마도 죽음. 너탄 두려운 눈으로 뒷걸음질 치는데 그 때 삐용삐용하고 헬기가 뙇! 정부측 센티넬들이 뙇! 이 부근에서 능력 사용이 갑자기 엄청 크게 감지돼서 뭔가 하고 와본 거.
이미 아빠 상대하느라 지친 반정부측 센티넬들 칙쇼-, 하면서 도망가고 너탄은 정부측 헬기에 달랑 들려 학교로 들어가게 됨.
아 학교라고 그러니까 헷갈린다 뭐라고 할까 능력자개발원? 줄여서 능개원ㅋㅋㅋㅋㅋㅋ 뭐야 이겈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능개원이라고 합시다
너탄 충격받아서 뭐가뭔지도 모르는 상태로 헬기에 앉아서 덜덜 떨고 있는데 그 때 같이 타고 있던 게 남준이(22세, S급, 화염&온도 조절). 살짝 옆에 앉아서 너탄 손 끌어다 잡고 따뜻하게 만들어주고는 부하 시켜서 코코아도 타다 줌. 손 덜덜 떨려서 제대로 못 먹으니까 호호 식혀서 먹여주기도 함. 좀 몸이 따끈해지니까 불가항력으로 잠이 오는 너탄 무릎베개도 해 줌.
살짝 끊고 싶지만 끊으면 이번에도 다시 오지 않을 각설이가 되어버릴 듯 하여 계속 간다. 후.
너탄이 잠에 들었다 일어나 보니 이상한 허연 방 안에 혼자 눕혀져 있음. 어리둥절해서 눈물이 날락말락한 상태로 앉아서 두리번대고 있으니 문이 달칵, 열리고 의사 가운 입은 남자가 활짝 웃으면서 들어옴. 일어났구나? 생전 처음보는 잘생긴 남자가 얼굴을 들이대니 콩알 만한 가슴이 쿵 내려앉아서 으 으, 으아앙, 하고 울어버리는 너탄에 익숙한 듯 차트 옆에 내려두고 허리 굽혀 앉아 눈 맞추고는 살짝 품에 안아 다독이는 석진이. (26세, 연구원)
괜찮아 괜찮아, 하고 한참 끌어안고 있다 너탄 진정된 듯 하자 일어나서 옆에 털썩 걸터앉아 이름이 뭐야? 어디 살았어? 나이는 몇 살이야? 하며 본격 호구조사 하는 김석진. 호구 조사 끝나니까 다 됐다! 우리 탄소 검사 몇 개 받아야 하는데 씩씩하게 받을 수 있지? 자, 이리 와! 해서는 손 꼭 잡고 검사실로 들어가는. 이것저것 이상한 기계들이 많으니 눈만 도록도록 굴리고 있자 하나도 안 무섭다~~ 하면서 눈앞에서 재롱떠는 석진이에 약간 긴장이 풀려 웃기도 함. 피 뽑으면서 또 울먹울먹하니까 다독여주고 기계 윙 돌아가는 거 무서워하니까 밖에서 마이크로 와 이게 뭐야아~~? 하면서 진정시켜주는 석진이 보고 싶다.
하튼 그래서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이게 웬걸. S급 가이드인 거. 가이드도 희소한데 S급이라 능개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젠장)이 난리가 남. 센티넬들이 소식 듣고 나였으면 좋겠다, 나였으면 좋겠다, 하면서 두근두근 하고 있는데 선택된 팀이 민윤기(24세, 얼음&염력). 정호석(23세, 순간이동&괴력). 박지민(20세, 번개&사이코메트리). 전정국(18세, 정신조종/독심술&바람) 팀. (죄다 S급) 원래 규정 상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팀을 배정하지 않지만 이 팀은 윤기와 호석이가 이미 나이가 너무 많고 현장에 갈 일이 많아 테라피로만 버틸 수가 없어 그냥 배정해버림. 물론 일정 정도 이상의 스킨십은 안 되죠... (난 애들 범죄자 만들고 싶지 않아.)
능개원에 며칠 있으면서 익숙해진 석진이가 웃으면서 보여줄 사람이 있다길래 쫄래쫄래 따라갔는데 이제 이 사람들이랑 사는 거야~~하는 청천벽력을 들은 너탄. 굳은 얼굴의 전정국을 비롯해서 보자마자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의 박지민, 안절부절하는 정호석에 인자하게 웃는 민윤기까지를 돌아 본 너탄이 석진이 가운을 쥔 손에 힘을 꽉 줘서 가운이 구겨져라 잡으며 석진이를 가만히 쳐다보다 무표정으로 손을 놓고 다시 애들을 쳐다 봄. 그러다 박지민이 못참겠다는 듯 너탄 앞에 쪼그려 앉아 안녕, 난 박지민이야. 지민 오빠라고 불러. 함.
인사 하고 수속 밟고 뭐하고 뭐하고 다 스킵스킵해서 애들이랑 산지 한 일 년쯤 된 너탄. 처음엔 아무리 그래도 남자 넷이서 애를 키울 수 있을까 했지만 거의 하루 종일 능개원 내 학교에 있고 잘 때만 집에 오는 수준이라 꽤 괜찮았음. 와중에 너탄 머리 묶어주느라 온갖 머리 묶는 방법에 도가 튼 정호석이 보고 싶네. 하여튼 일 년을 지내는데 너탄이 너무 어른스러운 거. 애들은 그게 고맙고 예쁘지만 가끔은 미안하고 불쌍하기도 함. 괜히 눈치보느라 저러나...하는 마음도 들고. 윤기가 학교 면담 가서도 담임이 만날 탄소는 정말 어른스러워요. 공부도 잘 따라 오고, 애들하고 놀 때는 양보를 얼마나 잘하는지... 따위의 말을 들으니 내 새끼 예쁘네 착하네 하는 마음과 측은함이 공존함.
하루는 윤기가 현장일이 빨리 끝나서 너탄 데리고 집에 가야겠다, 하고 너탄네 학교를 들린 거. 좀 일찍 와서 살짝 숨어서 너탄이 친구들이랑 노는 걸 아빠 미소 지으면서 바라보는 윤기. 그렇게 꽤 한참 쳐다보는데 뭔가 이상한 거임. 한 친구가 너탄이 가지고 있던 인형을 달라니까 양보를 하는 것까진 착하네, 하면서 봤는데 이게 몇 번이 반복됨. 아무리 그래도 9살짜리가 저럴 수 있나? 싶어서 그 때부터 주의깊게 관찰하는 윤기. 보니까 너탄은 '자기 것'에 대한 소유욕이랄까 그런 게 없고 '빼앗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김. 정신과 하는 친구한테 전화로 상담하니까 우울증도 좀 있는 것 같고 아마 어릴 때 애착을 가졌던 상대나 물건을 여러 번 빼앗긴 경험이 있어서 그럴 거라는 얘기를 듣고는 윤기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방에서 숨죽여서 막 우는 거 보고 싶다.
윤기가 너탄 자는 사이에 애들 모아놓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거. 그러고 보니까 지민이가 종종 하교할 때 데리러 가는데 자기가 다른 가이드 애기랑 놀고 있을 때마다 바로 안 나오고 가이드 애기가 가고 나서야 나타나던 너탄을 상기함. 센티넬들은 기본적으로 가이드에 대한 소유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잘 이해를 못해서 그 얘기를 들으면서도 설마, 설마, 그냥 우연이겠지, 함.
그러다 일이 터진 거. 정국이 독심술은 그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처럼 그 때 그 때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들이 그냥 마구잡이로 들리는 겁니다. 이 날은 어쩐일로 정국이가 너탄이 보고 싶어서 하교 시간 맞춰서 교문 앞에 서 있음. 처음 보는 훤칠한 오빠가 교문 앞에 서 있으니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하고 슬쩍 다가가서 말도 걸어보는 초등학생 가이드 애기들. 그러면 반도의 흔한 시발데레 남고생★ 정국이는 츤츤거리면서도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말도 받아주고 합니다. 느릿느릿 가방을 챙긴 너탄이 건물 밖으로 나오자 그 많은 생각 속에서도 머리를 울리듯 들리는 너탄의 목소리를 딱 잡아챈 정국이가 이제 나오네, 슬슬 가볼까, 하고 교문에 기댔던 몸을 들어 교복도 탁탁 털고 하면서 너탄이 오기를 기다림. 근데 순간 너탄 목소리가 뚝. 끊긴 거. 뭐지? 하고 당황한 표정 짓던 정국이에 다시 들리는 너탄 목소리. '아... 오빠도... 예쁜 애가 더 좋겠지...' 이거 실제로 들은 정국이가 순간 개빡쳐서 고개 홱홱 돌려 고개 숙이고 학교 뒤편으로 걸어가는 너탄 찾아내고는 손목 딱 끌어서 자기 쳐다보게 함.
(굳은 목소리로) "너 어디가."
"오, 오빠?"
너탄은 굳은 표정과 목소리가 의아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해서 금세 울망울망한 표정이 됨. 그래도 정국이는 표정이 안 풀림.
"너 어디가냐고. 오빠 저기 있는 거 못 봤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보긴, 봤는데..."
"근데."
"......"
"근데 어딜 가!"
(눈물을 툭 떨어 뜨리며) "오, 오빠...."
"너 바보야? 생각 못해? 오빠들이 뭘 하고 있든 간에 네가 말 걸고 네가 오는 거 피한 적 있어?"
(입 꽉 다물고 도리도리)
"근데. 근데! 내가 저기 있으면 와서 말 걸고, 딴 생각 하고 있으면 손이라도 잡아서 너 보게 해야겠다는 생각 못해?"
"......"
"왜 니 껄 못 챙겨. 왜!"
속상하기도 하고 내가 얠 생각하는 만큼 날 생각하지 않는 건가 하는 마음도 들고 화도 나고 해서 소리지르면서도 울 듯이 눈가가 벌개지는 정국이. 흥분하니까 정국이가 능력 컨트롤 못해서 바람이 막 불어서 학교 창문 깨고 먼지 날리고 난리 남. 그거 보고 무서워서 눈물 뚝뚝 흘리면서도 본능적으로 정국이 품에 뛰어들어 답싹 안기고는 품에 얼굴 파묻고 고개 도리도리하며 웅얼웅얼하는 너탄.
"잘못, 잘못했어여 으허엉"
"후..."
"엉엉. 오빠, 화내지 말아여. 무서워어... 으엉엉."
품에 너탄이 안겨 있으니 차차 진정된 정국이가 한숨 푹 쉬면서 팔 들어서 너탄 꽉 끌어안고는 오빠가 미안하다... 하는 거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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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 화내는 거 보고싶어서 쓴 건 안비밀. 아무래도 썰이라 압축해제 못한 데가 너무 많아서 아쉽다...ㅠㅠ 잘 봣으면 댓글 달고 포인트 회수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