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연으로 시작된 인연
"아우 머리야...나 어제 대체 얼마나 마신..."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어제의 기억
"헐...ㅇㅇ...니가 미쳤구나..어..미쳤네 그래..
술 먹고 그 놈한테 전화를 하다니...아 진짜!!으아아!"
얼마전 노래가 좋아서 모닝콜로 해놓은 방탄소년단의 이불킥이
적절하게 BGM으로 깔렸다.
"하...나가 죽어라.김ㅇㅇ..."
내가 제일 진상이라고 생각했던게 술 취해서
헤어진 애인한테 전화하는거 였는데...
아 정말 눈에서 땀이 나네?...
"문자라도 할...됐어! 문자해서 뭐해. 어휴 미팅 준비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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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속은 괜찮아?"
수정이가 날 머리부터 발 끝까지 변신 시켜주겠다며 우리 집에 왔다.
"속?..술로 인한 속은 괜찮은데 내 손가락으로 인한 속은 안 괜찮다.."
"뭐래는거야 얘가...됐고! 너 제발 좀 꾸미고 다녀.
봐, 꾸미면 이렇게 예쁜데"
"그럼 내가 평소엔 못생겼다는 소리야?"
"음...꾸미면 진짜 예뻐!"
수정아 왜 내 눈을 피하는거니?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ㄱ
나 뭐래니..? 어휴 정신차리자 김ㅇㅇ!
"자~이제 벤츠 잡으러 가볼까? 가자 김ㅇㅇ!"
정말 똥차 가고 벤츠가 올까? 더 똥차가 오면 어떡하지...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수정이와 카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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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다 모였는데 자기소개부터 할까요?"
"그럼 저부터 할께요. 안녕하세요~패디과 ㅇㅇ학번 김지윤입니다.
취미는..."
아 떨려. 다음이 내 차례인데 뭐라고 하지? 헝헝ㅠㅠ
"어...저는...패디과 ㅇㅇ학번 김ㅇㅇ이구요.
똥차 대신 벤츠 잡으러 왔어요!!"
아 망했다
"하하..되게 패기 있으신 분이네~여기서 꼭 벤츠 잡으셨으면 좋겠네요.
자 그럼 다음분!"
키도 크고 눈도 크고 우리 학교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할 정도로
잘생긴 사람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진행을 했다.
벤츠는 무슨 어헝엉유ㅠㅠㅜ망했어 망했다고!!
"드디어 제 차례네요. 저는 경영학과 ㅇㅇ학번 박찬열이구요.
이렇게 예쁘신 분들이랑 미팅이라니 정말 영광입니다 하하!"
그 다음은 되게 순하게 생긴..뭐라고 해야 되지?
멍뭉이? 강아지처럼 생긴 사람이였다.
근데 저 남자 왜 아까부터 자꾸 째려보지?
자기소개 할 때부터 나 쳐다보는 것 같던데...내가 뭐 잘못했나?ㅠㅠ
"ㅇㅇ학번 변백현. 사실 오늘 나오기 싫었는데
안 나왔으면 후회할 뻔 했네요. 정말로"
뭐야 왜 자꾸 나 째려봐ㅠㅠ생긴건 강아지처럼 생겨가지고 무섭게ㅠㅠ
"변백현이 왠일이래? 원래 미팅같은거 안하는 앤데..
야 근데 너 쟤 알아?아까부터 너 쳐다보던데"
수정이가 귓속말로 물었다. 역시 너도 느껴지지? 저 시선
"몰라.처음 보는 사람이야..근데 목소리는 어디서 들은것 같기도 하고?"
진짜 어디서 들은 목소린데...어디서 들었지?
"이제 짝을 결정하고 각자의 시간을 가질껀데 혹시 자신있게
나는 이 사람이아니면 안된다! 먼저 얘기하겠다! 하시는 ㅂ.."
"나"
"어?...변백현? 니가?"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왜 이래 불안하게ㅠㅠ
"김ㅇㅇ. 너 나 기억안나?"
"ㅇ...에? 저요?"
변백현에게 가있던 시선이 내게로 몰려들었다.
아 나 시선집중하면 볼 빨게지는데!
아니 그보다 내가 너를 어떻게 아나요ㅠㅠ
"저는 오늘 처음 본..."
"개놈의 자식. 꺼져줄게 잘 살아. 이래도?"
"헐...."
설마...어제 내가 통화한게...
내가 놀람+경악 표정을 하자 그 남자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해줄께. 니 벤츠"
12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12편을 넘을것 같은 이 기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