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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오래 전 마지막으로 썼던 단편입니다 | 인스티즈

 

 



 

 

 

 

너는 너무나 아름답고도 밝아서 나는 더 이상 그 순수한 존재를 건드릴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너의 맑은 눈동자 안에 비치는 나의 겁먹은 모습에 용기가 나지 않아서 

 

 

나는 항상 두렵다. 

 

" 한, 루한." 

너는 오늘도 아침을 깨우는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곤히 눈을 감고 있다. 약간의 소음 때문인지 길고 말려 올라간 속눈썹이 떨린 것 빼곤 꽤나 평온하게. 매일 밤 너와 살을 부비며 잠을 드는 순간순간이 익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설다. 어둡던 밤을 지나 세상 만물을 따스히 비추는 아침 햇살을 맞이할 때면 더욱 그렇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너와 나의 모습. 태초적인 모습으로 새근새근 사랑스럽게 잠든 네 얼굴을 바라보면 내 마음 한 구석이 이유 모를 아픔으로 가득 찬다. 창문을 열어 놓지 않았지만 조금은 찬 기운이 도는 방 안에서 나는 마치 엄마 품을 찾는 아이처럼 네 양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넣어 끌어안는다. 왼쪽 가슴 아래 깊숙히서 둥둥- 울리는, 너의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거가 날뛰고 있다. 감사하고 고마웠다. 저 하늘에게, 또 여기 있는 나의 하늘에게. 너에게 두른 팔로 온 힘을 가했다. 이대로 네 품에 갇혀서 영영 나오고 싶지 않다는 바보같은 생각까지 미치고 나서야 나는 네 눈이 떠져 있단 걸 알게 되었다. 수면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듯 나른하게 눈을 깜빡이며 날 내려다 보는 너의 그 시선이, 

 

어느새 나와 같이 이 작은 몸뚱아리를 안고 있는 너의 지독히도 따뜻한 그 눈빛이 

예뻤다. 

 

네 등에 둘렀던 한 팔을 풀어 그 하얀 뺨으로 손을 올렸다. 매우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인형을 닮았다. 큰 눈망울에 예쁜 입술. 사실 네게 뭐 하나 안 예쁜 구석이 있으려마는. 쪽- 네 콧망울에 입을 맞추고 나니 기분이 좋은지 실룩 웃음을 내보인다. 아아, 그 모습 또한 미치도록 아름다운 나의 천사.  

 

"이제 일어나야지, 한아." 

금방까지는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더니 금세 푹 쳐지는 모양새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아까의 나와 같이 조금 더 힘을 주어선 나를 끌어 안는다. 내 정수리에 턱을 괴며 앙탈을 부리는 건지 계속해서 멈추지 않는 고갯짓에 양 손을 든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주말의 나른함을 더 느끼기로 결정했다. 자연스레 내게도 웃음 꽃이 피어 소리내 웃으니 너는 몸을 조금 떼어선 내 얼굴을 감상하듯 바라본다. 아마 모를 거다. 네 짙은 눈빛은 날 물렁하게 녹인다는 걸. 심하게 녹아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질척해진 마음은 온전히 너를 향해 흐르고 있다. 우리라는 강의 수심이 깊어져 한 공간을 가득 채운다면, 그 쯤의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늘 그래왔던 것처럼 봄이면 벚꽃이 핀 길을 걸으며 몽글몽글 예쁘게 부풀은 분홍색 솜사탕을 먹고 여름이면 가까운 계곡의 바위에 앉아 발을 담구며 네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아 숲 속에 울려퍼지는 새 소리를 듣고 가을이면 길가에 넘치는 코스모스 한 송이를 꺾어 방문에 붙여 놓기도 하며 겨울이면 추워서 바들바들 떨지라도 서로를 닮은 작은 눈사람을 만들 수 있겠지. 그렇겠지. 네 맨 등을 쓰다듬다가 거친 살결 위에서 반사적으로 손이 멈추었다. 흉이 크게 진 건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른다할지라도 생경할 것이다. 어울리지 않았다. 매 번 네 뒷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면 탄탄하고 매끈한 등에 걸리는 이 흉터가 이질적이었다. 피를 과하게 흘리며 고통에 사무치는 너를 데리고 병원에 갔었지. 거짓말을 했었다. 조카가 칼을 들고 다니다가 일어난 사고였다고. 이미 너는 아픔에 잠식되어 기절을 한 것인지 에너지 소비를 너무 한 탓인지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조차도 내겐 아름답게 보였다. 찢어졌던 입가가, 내 웃음에 의해 한 번 더 크게 벌려져 피가 흐르던 그 순간에도 나는 네 예쁜 얼굴 때문에 입가의 호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사랑해." 

나의 천사는 내 고백을 듣고 무어라 말 할 듯 입을 벙끗거린다. 들리지 않아도 알아. 네가 날 사랑한다는 사실을. 너의 눈만 보고도 마음을 읽는 게 가능했다. 벌써 이만큼이나 우리가 지내 온 세월은 길었고 뜨거웠다. 이마며 콧등이며 볼, 입술 등 가리지 않고 보이는 데로 쪽쪽이는 너의 귀여운 행동은 나를 깨운다. 번쩍이는 사랑스러움이 내 마음을 뒤흔들고 나면 이내 곧 바람이 살랑이며 얼굴을 지나는 것처럼 기분 좋은 안락함이 든다. 응, 그래. 사랑해. 사랑해, 한아.  

 

 

 

너의 밑에서 한참을 뽀뽀 받으며 웃고 나니 잊고 지냈던 입가의 흉터가 저릿해지는 걸 느꼈다. 나는 너의, 너는 나의 모든 상처까지 안고 살아가야한다. 이토록 사랑하기에 우리는 오늘의 아침도 행복함이 피어오른다. 내 위로 그늘을 만들어 놓은 이 존재가 입을 멍하니 벌린 채 내 동공이 타버릴 것만 같은 열을 뿜으며 살아있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존재인 너. 

 

 

"...밥 먹자."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랑스러운 너. 

서로를 끝까지 안고 살아갈 우리의 존재는 과분하게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이 곳에서 동거인이란 글을 썼던 수꾸입니다. 

여매지 못했던 글의 종점을 이렇게나마 찍겠습니다. 

더 이상 루민의 글은 쓰지 않을 것이고,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뵐 날이 오면 좋겠네요.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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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제가많이사랑해요♡ㅠㅠ
8년 전
독자2
가끔 작가님 처럼 절필하셨던 분께서 이야기를 남기고 가시면 좋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네요.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항상
8년 전
독자3
감사합니다 그동안 수고 하셨어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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