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야, 일어나야지."
작게 너징 방문에 노크하는 소리가 두어번 들리더니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와.
그리곤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로 너를 깨우고
너징 머리 끝까지 덮힌 이불을 걷어내.
"아 진짜 5분만."
떠지지도 않는 눈을 억지로 뜨며
이불을 찾고자 허공에 허우적 거리는 너징 손을
익숙하게 잡아서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주고는
씁-. 하며 등을 쓸어주는 경수야.
"얼른 일어나. 아침 먹어야지."
착하지. 하며 머리를 빗어주는 손길에
너징이 다시 노곤해 지려는 걸 애써 참아내고 있으면
"우리 막내! 일어났어? 내가 깨워야지."
"경수가 깨우러 갔어. 나올 거니까 앉-."
"징어야!"
"..저 새끼가."
밖이 좀 소란스럽다 하더니
이내 방문이 벌컥 열리고 들어오는 찬열이가 보여.
"막내, 잘 잤어?"
방 문턱은 절대 넘지 않고 앞에 서서
환하게 웃는 찬열이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여.
아침에 너징을 깨우거나 급한 일이 아닌 이상
멤버들은 여자인 너징의 방 문턱을 절대로 넘는 일이 없어.
이건 암묵적인 규칙 같은 거였어.
배려 이기도 하고.
너징 손을 잡고 이끄는 경수를 따라 밖으로 나가
식탁에 앉으면
"누나, 잘 잤어요?"
"징어 물 마셔야지."
"막내 잘 잤어?"
세훈이, 준면이, 백현이 순서로 아침인사를 건내고
너징은 꾸벅이는 건지 끄덕이는 건지 모르게
인사를 받아주고 준면이가 주는 물을 받아 마셔.
너징이 물 마시는 걸 빤히 보던 종인이가 몸을 돌려
경수에게 말해.
"경수형, 누나 홍삼."
"응, 알아."
눈도 못 뜨던 너징이 '홍삼' 소리에 번쩍 눈을 뜨고
괜히 핑계를 대고 화장실로 가려고 하면.
"막내, 앉아."
조용히 웃으며 말하는 준면이야.
"아,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너무 맛 없어."
커피도 못 마시는 너징이 홍삼을 먹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근데 워낙 면역력이 약하고 빈혈도 심한 너징이라
멤버들이 꼭 챙겨 먹이려 그래.
짜증을 부리듯 입을 쭉 내밀고 몸을 흔드는 너징에
찬열이는 홍삼이고 나발이고 내 새끼가 싫다는데! 를 입에 올리려다
그래도 건강을 생각하며 먹어야 하는 걸 알아서 입 다물고 있을 뿐이야.
"누나가 애야. 얼른 먹어요."
단호한 얼굴로 경수가 준 홍삼을
컵에 따라 내미는 종인이를 노려보다
컵을 들고는 숨을 참은뒤 한 번에 쭉 마셔.
그런 너징을 준면은 아빠 미소로
경수는 엄마 미소로 쳐다보며 웃어.
인상을 잔뜩 쓰며 입맛을 다시는 너징에게
얼른 젓가락으로 계란말이 하나를 집어 입에 넣어주는 백현이를 보고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선사하고는 너징은 밥을 먹기 시작해.
물론 백현이는 입이 아주 찢어질 지경이었고.
이렇게 EXO의 홍일점인 너징의 하루는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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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마냥 써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글을
처음 써보네요
재미있게 봐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