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
실장님의 부름으로 연습실에서 나와 회사 로비를 지나치고 있으면
어디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언니!"
뒤를 돌아보자 보이는 수정이의 모습에 빠르게 달려가 안기는 너징이야.
"Oh my god, my sweety. 못본사이 더 예뻐졌네."
더 예뻐지면 감당 안되는데.
눈을 흘기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수정이에 너징은
아아, 언니 제발 그런 말 좀 하지마요 하며 앙탈아닌 앙탈을 부리지.
"알았어, 알았어. 다른 애들은 어디 두고 징어 혼자?"
"아, 다들 연습하고 있어요. 나는 실장님이 부르셔서."
"실장님이? 왜? 징어 사고쳤어?"
깜짝 놀라 두 손을 동원해 손사레치는 너징의 모습에
짓궂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정이가 참 얄미워.
"아, 나 연습가야 되는데. 나중에 봐, 징어."
그렇게 그 자리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으면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한 수정이가 부랴 부랴 뛰어가고
너징도 옮기던 걸음을 재촉해.
"실장님, 저 왔어요."
"어, 징어야. 갑자기 불러서 놀랐지?"
"아니에요. 무슨 일이세요?"
"우리 쪽에서 결정할 수도 있었는데, 혹시나 해서."
단편적인 웹드라마가 하나 들어왔어.
"드라마요?"
"시나리오도, 배역도 나름 다 탄탄하더라고."
그 뒤로도 계속 설명을 덧붙이시는 실장님이지만 그게 귀에 들어올리 난무.
드라마라니, 내가 연기라니.
사실 가수의 꿈을 가지기 전 너징은 연기자의 꿈을 꾸고 있었어.
꽤나 오래 연기 수업을 받아오기도 했고 오디션도 보러다녔지.
그치만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끊긴 배우의 꿈이었거든.
"저 정말 연기해요?"
"그래, 정말이지."
와-. 하고 작게 탄성을 지르는 너징을 보던 실장님이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어가.
"상대 배우가 누군지 알면 더 놀랄 걸?"
"아-, 어떤 분이세요?"
"박서준."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곧 바로 들려온 실장님의 박서준 이라는 대답에 멍하니 있던 너징은
빠르게 인상을 쓰며 주위를 두리번 거려.
"아쉽게도 아니야."
"..저 잘 할 수 있을까요?"
박서준씨가 너무 멋있어서 아무 것도 못할 거 같아요.
입꼬리를 축 내리고 진심 어린 걱정을 하는 너징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은
실장님은 멤버들에게는 나중에 말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너징을 보내.
연습실로 향하면서 너징은 제 핸드폰의 갤러리에 무수히 차있는
박서준의 사진을 하나 하나 넘겨 봐.
언제더라, 아무 생각 없이 박서준의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해놨다가
멤버들에게 시달린 적이 있어서 조용히 갤러리에만 저장해놓고 있었거든.
"실물은..더 잘 생겼겠지?"
푸슬 푸슬 올라가는 입을 누가 볼까 손으로 얼른 가리며 조용히 웃고 있는데
"당연하지, 매일 보면서 그것도 몰라?"
"엄마!"
뒤에서 너징의 허리를 감아 오면서 어깨에 턱을 기대는 백현이가 있어.
"깜짝 놀랐잖아."
잔뜩 긴장했던 몸에 힘을 풀며 백현이의 손등을 찰싹 소리가 나게 때려.
"미안, 미안. 바보처럼 혼자 주변도 신경 안 쓰고 웃는데 괘씸해서."
"뭐라는 거야."
퉁명스레 말하는 너징을 보며 너징을 더 꼬옥 끌어안고 귀에 속삭여.
"매일 보잖아.,나. 실물이 더 잘생겼지?"
징어가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의 실물을 궁금해 할리가 없잖아 그치?
"..."
차마 거짓말은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눈치만 보는 너징을
빤히 보다 백현이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박서준씨가 그렇게 좋은 가봐? 우리 막내는?"
응? 오빠들 사진은 하나도 없으면서, 그치?
"..."
"..좋냐?"
"..아니 그게 아니라 오빠.."
"좋냐고"
"..아니요."
"잘못 했지?"
"..사실 나는 이게 왜 잘못인 지 모르겠-."
"잘못 했지?"
"응, 맞아."
만족스런 대답인지 고개를 끄덕인 백현이가 너징 손에서 핸드폰을 가져가서
자연스럽게 잠금을 풀어.
"야, 오빠. 잠깐 뭐냐 방금."
"뭐가."
"내 패턴 알아?"
"멤버들 다 아는데?"
별 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고는 빠르게 손가락을 이리 저리 움직이다
빠르게 핸드폰을 돌려줘.
"헐 그런 게 어디있어."
"여기있지. 혹시나 바꿀 생각하지마. 그거 알아내는데 20분도 안 걸려."
"뭐야, 왜."
"우리 막내가 너무 단순해서."
코를 찡긋하고는 자연스럽게 너징을 지나쳐가는 백현이야.
허허, 어이없어.
작게 웃고는 백현이 덕분에 끊긴 박서준 사진 감상을 하기위해
핸드폰을 다시 키면
화면을 가득 채운 백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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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
초록글 사랑하는 거 알죠?
헤헿 내일 제 생일이에여 기분 짱조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