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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별 전체글ll조회 889l 1

 

 

 

 

 

 

 

 

 

"자네 이 연(緣)의 수도인 개성에서 궁말고 그 다음으로 제일 화려하고 아름다운 곳이 어디인지 아는가?"

"내 막 시골에서 올라온 촌놈이라 모르겠는데 친히 알려주지 않겠나?"

"어허 이사람아 어찌 그곳을 모를수 있나 이 연에서 자네만 모를걸세 그 천하고 무식한 노비들도 이곳은 알고있단 말일세"

"그래서 그곳이 어디란 말인가? 궁금해서 애간장 타게 만들지 말고 어여 알려주게나"

"그곳은 기루 해어화(解語花)일세"

-시골에서 올라온 벗과의 대화 中-

 

 

 

 

 

 

 

[iKON] 꽃멀미 : 해어화(解語花) 01 | 인스티즈

 

 

 

꽃멀미 : 꽃의 아름다움이나 향기에 취하여 일어나는 어지러운 증세.

 

해어화(解語花) : '말을 이해하는 꽃', 기생

 

 

W. 잔별

 

 

 

 

 

 

꽃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 푸르른 잔디 위, 사뿐사뿐 거니는 맨발이 일정한 간격으로 돌자 붉은색의 치맛자락이 하늘하늘 휘날리며 그녀의 몸을 감싸안는다. 몸을 회전하고 움직일때마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얇은 허리의 태, 매끄러운 흰색의 저고리 그 옷의 길을 따라 손끝으로 향하면 살랑살랑 마음을 흔들어놓는 손짓, 애타게 애틋한 그녀의 춤은 사람의 마음을 어지러이 흐틀어트리고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강렬하게 흔들어놓고 시선을 뗼수 없게 만들었다.

 

춤만으로도 사람을 그리 흔들어놓았건만 그녀의 얼굴로 시선이 향하는 순간 숨을 쉴수 없는듯하게 매혹적이고 아름다웠다. 입술은 붉게 물들어 붉은꽃을 입에 문듯하였고 춤을 추고 있는 그녀의 두눈은 영롱하게 빛났다. 그녀의 표정은 춤과 함께 너무 애틋해 보여 곧 눈물을 흘릴듯하였다.

 

맨발로 잔디위를 사뿐사뿐 거닐고 빙글빙글 몸을 회전하기도 하며 아련한 손짓을 내보이며 춤을 추던 그녀는 이내 춤이 끝났는지 몸짓을 멈추었다. 그녀는 정원 한구석에 꽃이 그 주위를 감싸 안고있는 정자에 사뿐사뿐 다가가 정자에 올라선다. 그녀는 정자에 앉아 품엔 칼을 안고 춤을 추고있는 그녀를 부드러이 쳐다보고있던 검은도포를 입은 사내에게 다가가 그의 옆에 앉아 몸을 기대었다.

 

 

 

"한빈"

"왜"

 

다른사람이 들었으면 무뚝뚝하다고 느꼈을 그의 한마디지만 그녀는 그 안의 자신을 향한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나 맨발로 잔디위에서 오랫동안 춤춰서 발이 다 까져버렸는데 나좀 업어주라"

 

그녀가 귀엽게 웃으며 말하자 한숨을 내쉬며 등을 내주며 한쪽에 벗어놓았던 그녀의 신을 챙겨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익숙해보였다.

 

"업혀"

"고마워 한빈"

 

그녀는 그의 등에 업혀 다리를 달랑달랑 흔들며 그의 듬직하고 포근한 넓은 등을 느꼈다.

그녀는 선천적인 재능과 함께 매일같이 손과 발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나도록 열심히 악가무를 연습하여 그 노력에 그녀는 기생중 시, 서, 가, 무, 악, 창에 모두 능해야하는 여악이 되었으며 그중에서도 최고 으뜸인 여악장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그런 여악장인 그녀는 후에 기생역사에 이름을 길이 남을 월하(月下)였다.

 

 

 

 

[iKON] 꽃멀미 : 해어화(解語花) 01 | 인스티즈

 

 

 


 

해어화 안 약방

 

 

"진환 오라버니 월하가 왔습니다"

"어찌 이리 매일같이 약방엘 오게되는것이냐 연습도 연습이지만 몸을 아끼라 그리 일렀거늘"

 

월하가 한빈의 등에 업혀 밝게 웃음지으며 들어오자 진환이 걱정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이내 마루에 앉아있는 월하에게 다가가 상처투성이인 월하의 발에 약을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주었다.

 

"오라버니가 이리 보살펴주는데요 뭘 그리고 이때 아니면 공연으로 바뻐 오라버니를 보러오지 못하는데 이런 시간에 실컷 보아야지요"

 

월하가 애교있게 웃자 걱정스런표정을 짓던 진환이 이내 어쩔수 없다는듯이 피식 웃었다.

 

"아 오라버니 단아는 어디갔습니까?"

 

단아는 기루 안의 약방에서 일하는 약방기생으로 월하와 나이가 같아 마치 자매처럼 지내는 사이이다.

 

"단아가 요새 너가 바뻐 자주 보지 못해 보고싶다고 하였는데 지금은 잠시 떨어진 약이 있어 시장에 나갔구나"

"월하"

 

뒤에서 조용히 서있던 한빈이 나지막이 월하를 불렀다. 그에 뒤를 돌아본 월하는 벌써 해가 지고 있는것을 보고 오늘 연회 공연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곤 몸을 일으켰다.

 

"오라버니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오늘 연회 공연이 있어 채비를 하러 가야겠습니다"

"그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다루는 너의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

"오라버니도 참"

"하지만 너의 몸도 잘 챙기거라 그리고 너의 호위무사인 한빈을 이리 부려먹어서야 쓰겠니 계속 다른남정네의 등에 업혀다니면 나중에 시집도 못 갈테다"

"시집 못가면 어떻습니까 춤과 노래 악기와 결혼하면 되지요 아니면 한빈이랑 살림차리지요 뭐"

 

춤과노래 악기와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는 월하의 모습은 진정한 꽃이었다. 그 꽃의 향기는 매우 진하고 사람을 매혹시켜갔다.

 

"그래그래 어서가보거라 여악장이 이리 늦장부려서야 쓰겠느냐"

 

진환의 말에 월하는 상처투성이인 발을 신에 쑤셔넣고 발이 아픈줄도 모르게 뛰어갔다. 그 뒤로는 한빈이 천천히 가라고 말하며 성큼성큼 따라갔다. 그 뒷모습을 보는 진환은 아련하지만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여악장님!!"

 

채비를 하고 연회장을 가던 중 뒤에서 남악들이 다가와 월하를 불렀다.

 

"아 준회와 동혁이로구나"

"여 나도 있는데 나는 안보이는게야?"

 

월하가 준회와 동혁이만 챙기자 뒤에 같이 있던 윤형이 자신도 있다 월하의 앞으로 몸을 빼 알렸다.

 

"아아 너도 있었구나 몰랐네"

"그래그래 한빈아 얘가 또 귀찮게 안하디?"

 

월하가 몰랐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윤형은 그럼그렇지 하며 묵묵히 서있는 한빈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에 한빈은 그의 말에 그냥 고개로 끄덕이기만 했다.

월하 한빈 윤형 이셋은 어렸을때부터 함께 자라온 사이였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알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수있는 벗이다.

 

"내가 뭘 귀찮게 한다고.. 어서 연회장이나 가자꾸나"

 

 

 

 

연회장은 해어화의 중심인 화향관(花香館)에 위치해있다. 화향관은 그 곳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 피어있는 꽃의 향기가 사람을 매혹시킨다. 이차로 해어화 곧 기생 그들이 뛰어난 용모로 사람의 눈을 유혹하고 삼차로 악가무(악기,노래,춤)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니 화향관에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수 없는 곳이어라

 

 

화향관(花香館)의 한 누각

 

딩~

 

월하의 맑고 가녀린 여성적인 가야금의 소리를 시작으로 부드럽고 심금을 울리는 윤형의 단소 기둥같이 듬직하고 남성적인 거문고의 동혁과 준회 그리고 그 뒤로도 남악들과 여악들의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천상의 소리를 내었다. 몇몇의 여악과 남악들은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연회장 중심에서 함께 춤을 추었다. 또 한쌍의 여악과 남악은 노래를 하니 이들의 모습은 매우 매혹적이었다.

 

이리 멋과 흥(興) 한(恨)을 아는 이들이 어찌 기생, 천민이라 할수있을까

 

이들의 공연을 보고있는 귀족들은 그들의 유혹적인 향에 빠져들어 헤어나올수 없이 보였다.

달빛이 아스라히 떨어지는 밤 누각의 아래엔 누각의 기둥에 몸을 기대서 이 소리들을 묵묵히 눈을 감고 듣고있는 한빈이 있었다.

 

 

천민이지만 천민이 아닌, 높은 절개와 지조를 가지고 멋과 흥을 아는 자, 이것이 기생, '말을 이해하는 꽃' 해어화(解語花)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꽃멀미를 쓰게 된 작가 잔별이라고합니다!헿

음..사극물들이 많아 올릴까말까 고민도했지만 구상해본김에 올려보기로했습니다

꽃멀미는 시리즈로 기획을 해서 사극, 뱀파이어, 초능력 이렇게 세개로 구성을 해놓긴했습니다만..

(해어화도 완결을 할수있을지 의문입니다ㅠ)

비축본을 써놓으며 글을 쓰진 않아 연재가 느릴수 있으나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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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0.225
사극... 좋아하는데 기대됩니다. 작가님께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실지도 궁금하고요. 좋은 작품 읽고 가네요. 응원합니다, 작가님. 그리고 감사합니다.
혹시 암호닉을 받으신다면 [바람빈]으로 신청해도 될까요...?

8년 전
잔별
흐엉 제가 더 감사합니다ㅠ 네! 암호닉신청가능합니다 헿 님의 응원으로 더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8년 전
독자1
헐진짜 취향저격...탕탕 ㅇ <-< 끝까지 응원할테니 부담갖지말고 써주쉐영ㅠㅠㅠㅠ 신알신 하구 갑니당!!!!
8년 전
잔별
헤헿 고맙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힘이되네요! 얼른 써가지고 와야겠어요 총총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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