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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급식 뭐래?"
"몰라, 근데 별로라는건 알겠어.
애들 다 무단외출함."
"어쩐지, 오늘 무단외출각이었는데."
김태형과 전정국의 대화에 끼지도 못한채 나는 체육복의 집업도 올리지 못하고 혼자 아등바등하고있었다.
뭔놈의 지퍼가 이렇게 안올라가는건지 1도 모르겠다.
"야, 근데 박지민 뭐하냐."
"아 존,나 귀여워.
지퍼도 못올려 박지민-."
미,친 박지민. 둘이 급식실이 떠나가라 웃어대는 바람에 내 얼굴도 따라서 붉어졌다. 안올라가는데 뭐 어떡하라고.
그 둘의 팔을 한번씩 꼬집고는 다시 지퍼에 매진했다. 역시나 올라가지 않는다.
"아이씨, 안해."
"방금 들었냐? 아이씨-. 이러는거?
나 귀여워서 뻗을뻔."
김태형이 엄청나게 다시 웃어제끼는 사이 전정국이 내 앞에 서서는 혀를 끌끌차며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내 지퍼를 끌어당겨 올려 턱까지 올려버렸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끄덕.
"아, 전정국.. 나 답답해!"
"야 김태형, 솔직히 오랜만에 나 잘했지."
"와, 이건 또 뭐냐 핵귀여워."
그들의 대화에 눈을 흘기며 다시 지퍼를 반쯤 내렸다. 그리고 전정국이 지퍼를 턱 끝까지 다시 올리고, 내가 다시 반쯤 내리고.
이번엔 김태형이 턱까지 올리고, 내가 다시 반쯤 내리고.
그 와중에도 뭐가 재밌는건지 둘이 끊임없이 큭큭 웃어댄다.
"아 왜자꾸 웃어! 그리고 이거 답답하다고!"
나름 목청을 높여 말한다고 말한건데 저 둘은 아랑곳하지않고 지퍼를 다시 턱 끝까지 올리더니 머리를 꾹 누르고는 뒤돌아서 식판을 집어 나에게 주었다.
답답하다니까아..
웅얼거리듯 혼자 중얼거리며 지퍼를 다시내리자 앞서 밥을 받고있던 전정국이 뒤를돌고 따라서 김태형도 뒤를 돌더니 나를 보고는
야, 저 씨.. 지퍼! 하며 지퍼를 다시 끝까지 여매고는 말을 덧붙힌다.
"넌 이게 더 귀엽다고! 이러고 좀 있어 진짜, 쪼끄만게."
그 소리가 너무 컸던건지 주위 여자애들의 비웃음은 내가 다 얻어갔다.
미워 죽겠다. 저 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