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수 성종
소리 내서 웃는 날 보며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짓는 너에게 끝없는 웃음을 줄이며 동그란 머리통을 한 번 쓰다듬었다.
"우스워서"
내 말에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에 같이 씩 웃어 보였다. 너의 두 눈이 어쩐지 음울하게 보이는데도 그저 나는 미소만 지었다. 그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짓던 미소까지 한 번에 없애버린 녀석이 다시 얼굴을 차갑게 굳혔다.
"우습다고 말하면 우스워지니?"
씁쓸한 입안에서 그저 짧게 나는 인상을 쓰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내 모습에 바스라 질듯이 웃는 너를 보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기분에 가벼웠던 마음이 어느새 무겁게 가라앉는다.
"너는, 그래서 안되"
차갑게 내 귀를 때리는 너의 말들이 나에겐 상처가 되어 가슴 깊숙이 남아서 날 괴롭힌단 걸, 너는 알까, 너를 향해만 달리던 마음 한구석이 텅하고 비어버린 느낌에 또 웃었다. 웃어야지, 내가, 네 앞에서 웃는 것 많이 나에겐 길이니까, 무겁게 가라앉은 마음을 잡을 수가 없을 만큼 너는 나에게 많은 생채기를 남기고 또 많은 사랑을 건네주었기에, 그 마음 하나 덕에 지금까지도 나는 지칠 수가 없었다.
"내가, 싫어졌어?"
단단하고 냉소적인 네가 이렇게 한 번에 무너져버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너 때문에 비틀거리는 마음이 잘게 부서질 것만 같은 느낌에 나는 그저 너의 볼을 한 번 쓰다듬어준 뒤 고요히 너를 감싸 안는다. 아니야, 성종아- 고요하게 적시는 비처럼 자꾸 소리소문없이 너는 내 마음을 스며들고선 이렇게나 나를 흔든다.
"명수야"
무너져내리는 너의 목소리에 내 마음도 무너져내린다. 나는, 너만큼은 놓칠 못해 성종아- 내 마음이 너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맞잡은 두 손에 내 온기를 전해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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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ㅈ먹고 다시 돌아온 5월의 장미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