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꽃은 쉽게 잠들지 않는다. ]
1994년 영화 '레옹'에 의해 영감 받아 의거 재해석 합니다.
#프롤로그
" 아저씨 어디에서 왔어요? "
" 이탈리아. "
" 어딘지 모르겠다, 근데 아저씨도 가난해서 온 거죠? "
" 아니. 일하러 왔어. "
" 무슨 일 하시는데요. "
" 멋진 일. "
소녀는 남자의 허리춤에 숨겨져 있는 총을 보고 코웃음을 흘렸다.
" 킬러? "
" ... "
" 멋지네요, 환상적이에요. "
다시 조용해진다. 남자와 소녀는 어색한 기색 하나 없이 벤치에 앉아 바쁘게 돌아가는 사람들은 본다.
" 담배 피지 마. "
" 왜요? "
" 건강에 안 좋아. "
" 안 좋아도 상관 없어요. 그때처럼 아저씨가 구해주면 되니까. "
소녀는 말과 반대로 곧 입에 물었던 담배를 버린다.
" 사는 게 원래 이렇게 힘든 거에요? 아님 학생일 때만 이래요? "
" 모두 힘들지. "
소녀는 남자를 쳐다보더니 일어선다. 남자는 소녀가 일어설 때 살랑거리는 교복 치마 끝자락에 눈이 간다.
*
소녀는 인생에 불만이 많다. 오늘도 그 불만을 가슴 속 깊이 얼싸 안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 잡아! "
외마디 비명들과 떼로 지어 어질어질한 거리 위에 사람들은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소녀는 곧 우람하고 큰 손에 머리카락이 휘어 잡혔다.
" 놔요! "
소녀의 외침은 무의미해졌다. 그대로 어디론가 끌려가나 싶던 소녀의 머리카락을 잡았던 손은 곧 길을 잃고 머리칼을 놔주었다.
" ... "
소녀가 본 것은 까맣고 긴 코트에 얼굴을 알 수 없게 선글라스를 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조용히 총을 거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소녀와 남자의 첫 만남이다.
*
" 1980년 5월 ... "
" 야 미친년아! "
소녀는 그렇게 잡힌 머리카락을 다시 한 번 휘어 잡힌다. 소녀는 주구장창 맞았다. 때린 사람은 소녀의 언니였다. 일기장을 몰래 읽다 들켜서 화가 난 모양이었다. 도망 치다가도 다시 잡힌 소녀는 또 다시 맞았다. 아물다 싶던 상처 위로 다시 상처가 덧붙어 올랐다.
" 누나.. "
" ... "
" 이거. "
17살 소녀는 작고 낡은 인형을 받았다. 소녀는 인형 대신에 남동생을 끌어 안았다. 소녀의 얼굴은 눈물로 반짝였다.
*
또 맞은 거니?
주택가 울타리 사이에 다리를 넣고 하늘을 보던 소녀는 눈알을 굴려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여전히 표정 변화가 없었다.
" 언니한테 맞았어요. "
" ... "
" 언니 좀 때려줘요, 아저씨 힘 쎄잖아요. "
" 그럴 수는 없어. "
" 왜요? 나쁜 사람은 다 죽인다면서요. "
" 여자하고 아이는 안 때려, 죽이지도 않아. "
표정하고는 다른 신사스러움이 묻어 나오는 멘트를 한다. 소녀는 수긍을 한 건지 울타리 사이로 뻗은 다리를 흔든다.
" 아저씨 이름은 뭐에요? "
" 알베르토. "
" 제 이름은 정상이에요. "
안녕하세요. 예쁜손이라고 합니다! 워낙에 레옹 골수팬이라... 주제 넘게 재해석하고 글까지 써버렸네요ㅜㅜ
이번편만 반응연재로, 독자님들과 함께하는 추억이 많았으면 좋겠슴당.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다시면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