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도 날씨가 좋았던 날이있었다
하늘아래 그 모든 무언가가 뭘하든
아름다움이란 단어하나로 모든것을 덮어버리고 지워버릴수있을것만같은
아주 날씨가 좋았던 날이 있었다
어지간히도 날씨가 좋았다
오늘같은날에 학교에 있다면 무조건 학교에 있는 이시간을 아까워하며 지내는게 맞다고
생각이들정도로 쨋든 날씨가 정말 좋은 그런날이다
점심도 먹었겠다 바람도 솔솔불고,
커튼에 가려져 딱 따뜻할정도의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쪽의 내자리는 잠자기에 참 탁월한 자리였다
평소에 말한마디 해본적없던 짝꿍도 턱을괴고서는 꾸벅꾸벅졸았다
읽지도 않을 교과서를 대충 펴놓고는 고개를 창가쪽으로 돌린채 엎드려 잘준비를 했다
노곤노곤해진몸과 점점 감겨오는 눈꺼풀에 졸음이 밀려왔다
나만 그런게 아닌듯 선풍기가 돌아가는소리와 선생님의 교과서 넘어가는소리만이 교실을 채웠다
간간히 선풍기가 회전하다 덜컹대는 소리도 들려왔다
중3 막 봄을 넘긴 초여름
평화로운 시기였다
3년간 나를 봐오던 선생님들은 이젠 아예 나를 신경도 쓰지 않으셨다
그만큼 나도 한몫했고 선생님들과 잘지내고싶다는 생각도 들지않았다
그냥 어찌됬든 아무도 내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좋았고 굳이 화내고 짜증내는데 힘쓰지 않아 좋았다
그렇게 3년을 채울줄알았다
남은 반개월도 그렇게 좋을줄로만 알았다
"임수아!!!야 일어나!! 나가자 쉬는시간 다끝난다 일어나!일어나!!!"
몇시간을 자다 시끄러운소리에 겨우 눈이 떠졌다
보나마나 부승관
워낙 한번자면 깊게자는 나를 목소리하나로 깨울수 있는건 부승관밖에없다
짜증내기도 귀찮아 그냥 계속 자는척을했다
"와나씨... 존나 안일어나네 아진짜 최한솔!! 그러게 얘좀진작깨우고있으라니까"
"미친놈아 내가깨운다고 얘가 일어나냐 어? 적어도 내가 깨우려면 목숨내놓고 뺨 몇대쳐야일어나는애야 얘는"
.....저개새끼
"으아...아진짜 등신새끼들... 어우.. 뭐 왜 뭐, 왜깨우는데 시발 존나 잘자고있었는데..."
"워 존나 못생김 얼굴가려라 진심"
"ㅇㅇ...제발 그얼굴로 어디돌아다닐생각하지마라진짜 니얼굴맨날보는 니짝이 고생이다많다 진짜"
"와...오자마자 시비야 왜 뭐또 어디가자고 나잘건데"
"헐 야맞다 지금몇분ㅇ 아 미친 야지금 나가야돼 폰챙겨 "
"아 뭐 어디가는데에"
"아 쉬는시간끝나가잖아 좀 빨리 나오기나해 망할년아"
"와 저 쓰레기 알았음 나감 니네는 좀 나가서기다려 보채지말고"
결국 평소처럼 가봤자 우리가 어딜 더 가겠어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교과서를 아무데나 더 펴놓고는 폰을 챙기고 나왔다
이런식으로 학기초에도 몇번 수업을 빼먹곤 했었는데 워낙 선생님들 사이에서 안좋은 얘기들만 돌다보니
내가 있든 없는 신경도 쓰시지않고 그냥 넘어가셨다 그 후로는 우린 틈만나면 학교밖으로 나돌았고
길거리만 방황하다 피씨방에 가거나 집에 돌아가곤했다
"야 그래서 어디간다고"
"그냥 나온거지 오늘 날도 좋은데 누가 교실에서 찌들어있어ㅋㅋ그리고 우리같이 학교에서 놓은애들은 좀 나가있는게 도움주는거임
"올ㅋㅋㅋ 부승관 오랜만에 똑똑해보였어ㅋㅋ"
"학교에서놓은애들이래ㅋㅋㅋ 아 부정하고 싶은데 양심이 있어서 차마...."
"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임수아ㅋㅋㅋㅋ"
역시나 별 시덥잖은 대화를하며 학교를 빠져나오고있다
항상 나올때마다 거의 똑같은 레퍼토리지만 늘 새로운 마음이 든다
길을 걷다가 보면
우리는 아무리 처음보는 길로도 들어가보고 신기해해봐도 결국엔 동네안에서나 맴돌고 있다
내가봐도 참 한심해서 웃음이 나올만한 상황이었다
계속 걷기만 했더니 좀 쉬었다가 가고싶었다
마침 대낮이었지만 어두워보이는 골목이 보였다
우리는 서로 옆구리를 찌르고 눈빛을 주고받다 너나할것없이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님들 저 담배 기부좀여"
"싫은데여 저이거 겨우 구한건데여"
"아이잉 한솔오빠 저 담배 하나만여 하나ㅁ"
"아 미친 야 부승관 얘좀 치워봐 와....진심 현욕나옴 진짜 이건 때려도 용서안될듯"
"....어..그래 미안 그니까 담배좀....헿"
"아하하 이새끼 하하 죽여버리고싶네 하하핳"
어이가 없다는듯 기가 차다는듯 썩소를 짓돈 최한솔은 주위를 살피더니 마지못해 담배 한개비를 손에 쥐어주었다
"들키지 말고"
"아프지말고"
"펜잘큐 땡큐"
"ㅋㅋㅋㅋㅋㅋㅋㅋ개좋아ㅋㅋㅋㅋ"
"병신들...들키면 내이름 불지말고"
"아 그건좀 어렵겠다"
"제발.. 차라리 부승관을 팔자"
"아 그건좀 괜찮네"
"개새끼들.."
우리의 평소 습관이 되어 결국 하루의 일과를 차지하게된 담배
우린 하나둘 담배를 꺼내물곤 서로 불을 붙혀줬다
처음 같이 놀던 친구의 권유로 담배를 처음 맛보던날
담배를 왜피지 싶었었다
그러다 차츰 담배를 찾게되더니 지금은 심신의 안정을 찾기위해 담배를 핀다고 말할수 있을정도가 되었다
"아맞다 야근데 니네 이번에 징계위원회가? 나 이번에 또간다...어제 아빠가 나한테
너 뭐하는놈이냐고 전화왔는데 뒤에 엄마 울고 난리났더라.."
"와 그러게 그건좀 아니었다니까? 무슨애들 반을 죽여놨어"
"그니까 이야 한소리횽 괘무섭... 너이번에 특별교육아냐? 너한번만 더 까딱하면 퇴학임 님 수고염"
"ㅋㅋㅋㅋ와 벌써 퇴학이야... 니 성질좀 제발 죽이고살아..ㅋㅋ 니네오빠는 멀떵하다면서 넌 왜난리세요"
"참나 니네가 할소리는 아닌듯 참 기분더럽고 좋다"
"ㅋㅋㅋㅋㅋ야근데 그 지수형은 요즘 뭐한대? 한국올거라면서 무슨 연락하나없어"
"..근데 차라리 그게 나을듯... 왔는데 우리 이러고 다니는거보면 그오빠성격에 울지않을까"
"...? 나니? 우리가 무슨 양아치냐"
"답정너냐 누가 지금 이시간에 교복입고 담배피고 싸돌아다녀ㅋㅋㅋㅋㅋㅋ"
"내말이ㅋㅋㅋㅋ 우린 이미 글렀어....ㅎ 중학교 졸업하면 고등학교 다니지말까봐"
"응....그러고 넌 이제 세계최강의 중국집 배달원이 되는거지"
"ㅎㅎㅎ나정말 미래가 밝은걸"
"ㅎㅎㅎ부승관 노답"
"ㅇㅇ 내말이그말ㅎㅎ"
지금 누가 들어도 쎄보이고싶어 안달난듯한 중딩들의 대화를
혹시나 누가 들을까봐 싶어 속으로 내심 쪽팔린감도 없지 않아있었다
말하면서도 뭐라는거야 싶은 말들이 술술나왔다
내가하는말에 스스로가 비웃고 있는것같았다
나온건 둘째치고 우리의 대화내용이 딱 우리 수준을 말해주는것같았다
하지만 말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왜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미 이렇게 되버린 우리는 그냥 이렇게 살면될거라고 합리화를 시켜나갔다
아 그러고보니 지수오빠도 전에 곧 한국온다고 했는데....
그때랑 달라졌으니 오빠도 놀래겠지...아 근데뭐...우리가 오빠여친도아니고 뭔상관이야...
항상 지수오빠가 생각날땐 이런식으로 합리화를 시켰다
그래도 나름 나는 이들중에선 가장 조용한편이다
이 둘은 나보다도 화를 참지못하고 욱하는 성격이 쎄서 올해도 이미 학기초부터 이두명때문에 병원신세를 지게된 학생들이 꽤나 있었다
정말 나도 답이없는애긴하지만
최한솔같은경우는 정말 심했다
적어도 부승관은 말 다음이 손이었지만
얘는 그냥 일부러저러는건지뭔지...상도덕을 싹 다 갖다버린것마냥 지냈다
중학교 3년중 언제부턴가 무리지어 다니기 시작했을때부터
최한솔은 금품갈취정도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고
자주 선배들한테 밉보이는짓도 많이했다
대든다든가....대든다든가 대든다는거...
얘네 오빠는 쟤랑은 반대쪽면으로 학교에서 이름꽤나 날린다고하던데 얜 왜이렇게컸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언젠가부터 우리랑 같이 지내던 애들이 점점 우리를 대놓고 피해다니기 시작했고
점점 우리와 같이 다니기를 꺼려하는 애들이 늘기시작했다
근거없는 더러운 소문들이 나돌기도했는데
그 소문들의 출처는 걔네들이었다
그날 미친듯이 그애들을 싸잡아놓고 죽일기세로 달려들었다
아예 적이되버린 우리는 1 2 3학년 통틀어 그 무리에서 겉돌게 됬다
그게 작년에 있던일
어떤애들이 우리같은애들이랑 친구하자하겠냐 그냥 우리끼리 놀자 라는 부승관의 제안에 으리!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하지만 얼마 안가 같이 놀던 여자애들 두어명정도가 우릴 멀리하다 자연스레 우리의 적이되버린애들에게 붙었다
그 결과 우리셋은 똘똘 뭉치게 됬고
쓰레기짓하고다니고 양아치짓하고다니는 그애들을 욕하면서도
결국엔 그애들과 별반 다를게 없게된 우리셋이었다
"야 나배고파"
"난 피씨방"
"난 졸린데"
먼저 말을꺼낸 최한솔이 어이가 없는지 실소를 터뜨렸다
"우리좀 어디앉아있을데없냐...아..진짜 뭐라도 좀 해야되는거아님?언제까지 돌아다닐거야.."
"그럼 아무거나 할만한거좀 얘기해봐"
"임수아 때리기"
"콜"
"시발"
"ㅋㅋㅋㅋㅋ아그럼 영화라도 보든가ㅋㅋ"
"올!!좋아 영화보자영화1!"
순간 최한솔의 제안에 부승관과 나는 탄성을 질렀다
"....?진짜로? 나그냥 한소린데...ㅋ"
"응 넌 그냥 한솔이지"
"이열 부승관 라임보소 죽이고싶게진짜"
"....미안"
"영화뭐보게 나지금 공포영화 개삘"
"지랄노노해 한솔아"
"맞아 댓츠노노임 그건"
".....그럼 뭐보게.."
"음...아! 나!!나!!! 나그거!!! 암살!!!!전지현누나....ㅎ흐ㅏ..존나이쁘데 가자 지현누나보러가자!!!!"
"ㅋㅋㅋㅋㅋㅋㅋ그래ㅋㅋㅋㅋㅋ암살예매하셈 수아는 배터리 10퍼네염 헿 "
"넴넴 기둘ㄹ..ㅕ... 아 야빨리가자 30분남았대 팝콘사야됨"
드디어 목적지가 생긴 우리는 바삐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이날을 계기로 모든게 탈이났다
암호닉: 일공공사/지유/윤천사/여네/닭키우는순영/악마우/존/계란초밥/뿝뿌/안/존존존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
제가요즘 바쁩니다 (당당)
오늘은 시험도 봤구요.... 이젠 연습도하러가야되구요...(주저리주저리)
ㅠㅠㅠ항상관심가져주시는 여러분들을 내꺼ㅎ 내가 맨날 안쪽으로 밀고다닐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