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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바새 전체글ll조회 1067l

  

  

  

햇빛이 강렬한 여름이었다. 


“아, 더워. 올해는 태풍도 안 오네. 작년엔 학교 쉬고 그래서 좋았는데.” 


와이셔츠 자락을 펄럭이며 말하는 너에 나는 그저 웃었다. 햇빛이 닿아 더 하얗게 빛나는 살갗을 매만지며 너는 “다 타겠네. 썬크림 안 바르길 잘 했다.”하고 중얼거렸다. 타기는커녕 벌겋게 익어버리기만 하는 제 피부를 뻔히 알고 있음에도 너는 그렇게,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진한 구릿빛 피부를 숭배하듯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너의 하얀 피부를, 나는 꽤나 좋아한다는 것 또한 너는 알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곁에 있을 때만 하얘서 짜증난다는 둥 김종인처럼 까맸으면 좋겠다는 둥 말을 지껄이는 것일 테지. 나는 알면서도 또다시 툴툴거리며 네게 아주 미약한, 소유욕을 드러낸다. 


“왜, 넌 하얀 게 어울려. 김종인은 오바지 않냐? 시꺼매갖고. 흑인도 아니고.” 

“야. 남자는 구릿빛 피부지. 여자들이 그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난 하얀 게 좋은데.” 

“그거랑 내가 뭔 상관?” 


킥킥, 네가 웃는다. 나도 따라 웃었다. 장난처럼 진심을 흘려보내는 것은 한두 번의 일이 아니었기에 정말 장난을 쳤던 것 마냥 개구지게 웃을 수 있었다. 적어도 네가 당황하는 걸 보는 것보다야 이렇게 농담하듯 슬며시 마음을 비추는 게 편했다. 비록 너는 끝까지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할 테지만. 


“아, 땀 나. 찝찝하다. 샤워 좀 하고 가도 되냐?” 

“뭘 새삼 묻냐? 자고는 안 가?” 

“라면 끓여주면 생각해 보고.” 

“생각해 보긴 무슨. 집에나 가, 인마.” 

“박찬열 개쪼잔해…….” 


그 순한 얼굴을 굳힌답시고 선한 눈매에 잔뜩 힘을 줘 날 보는 너. 전혀 무섭지도 않고 그저 귀엽기만 한 모습에 나는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인다. 그에 너는 금세 반짝이는 눈망울로 강아지처럼 나를 올려다보며 “라면은?”하고 묻는다. 그것도 끓여줄게, 하자 아싸! 하며 나보다 더 익숙한 발걸음으로 내 집으로 달려가는 네 모습은 항상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동시에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저 등에는 나와 비슷한 감정은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까. 넘어질까 너를 걱정하면서도 차마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야! 내 집이지 네 집이냐!” 


하며 앞서나가 있던 너를 몇 발자국 만에 쫓아가 네 팔을 잡아채 내 옆에 세우고, 또다시 튀어나가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는 나는 계속해서 네게 말을 건다. 달려가지 않도록, 내게서 멀어지지 않도록. 나를 지나쳐 달려가는 널 볼 때마다 언젠가는 저 뒷모습마저 못 보게 되는 미래가 선연하게 그려지는 것만 같아서, 항상 반 발짝 앞서 걷는 나를 아마 너는 모를 거다. 


“근데 무슨 라면이야?” 

“너 좋아하는 거. 삼양.” 

“밥도 말아줄 거지?” 

“그만 좀 먹어라. 키도 안 크면서.” 

“야! 나 꽤 컸거든?” 

“어련하시겠어.” 


정작 나보다 키가 작은 널 볼 때마다 귀엽다고 생각하는 주제 하는 말은 우습지도 않았다.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기분을, 너는 알까. 

  

*** 

  

네 집에서 라면을 얻어먹고 게임을 조금 한 뒤 내일 또 늦잠자지 말라며 타박하는 네 말에, 네 방에 네 이불을 깔고 네 베개 위에 누웠다. 금세 잠이 들었는지 고른 너의 숨소리를 들으며, 몸을 뒤척였다. 오늘도 나는, 자고 간다며 허세 부렸던 나를 후회한다. 네 집에서 자는 날마다 늦잠을 자는 나를 너는 늦잠쟁이로 알 테지만, 이건 잠이 많아서가 아니라 네 옆에서 자기 때문이었다. 


네 방. 네 이불. 네 베개. 내 옆 침대 위에는, 네가. 온통 너로 가득 찬 이곳에서 어떻게 내가 편히 잠들 수 있을까? 이럴 줄 알면서도 번번이 나는 네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객기를 부린다. 옆으로 누우면 이불에서 네 냄새가. 천장을 보고 누우면 곤히 잠들어 있는 네 숨소리가. 엎드리면 베개에서 너의 흔적이. 이렇게나 쿵쾅대는 가슴을 감히 무시한 채 잠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늘도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벽을 향하고 누워 있는 네 등을 바라본다. 버릇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항상 벽을 보고 잠이 들곤 했다. 이 집에서 잠을 잔 게 몇 번인데 어떻게 한 번을 날 안 보냐? 앞으로도 영원히 네가 날 볼 일을 없다고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했다. 당장이라도 네가 몸을 뒤척여 이쪽을 바라봐줬으면.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던 네가, 잠결이라도 내게 “좋아해.” 단 한마디만 해줬으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들떴다. 동시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서 잠옷으로 받은 너의 옷을 꼭 쥐었다 손에 힘을 풀었다. 소중한 네 옷을 꾸길 수야 없지. 


조심조심 무릎걸음으로 걸어 네 침대로 다가간다. 새액, 색. 네 숨소리가 더 잘 들렸다. 네 체취 또한, 더 잘 느껴진다. 평소라면 그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바라봤을 텐데,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단 생각에 초조하기라도 했는지 나는 손을 뻗어 가만가만 네 뒷머리를 만졌다. 초조해져 봤자 고백도 않고 끝낼 감정을 품고 있는 주제에. 우스웠지만 소리 내어 웃을 수가 없었다. 이런 대담한 행동을 하고 있는 와중에 네가 일어나기라도 할까 봐. 나는 겁쟁이였다. 구제불능. 


계속해서 네 뒷머리를 쓸다가, 조심조심 손가락을 내려 네 어깨를 건드렸다. 다행이 깨지 않는 너에 숨을 참은 채로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네 어깨에 글씨를 적는다. ‘박, 찬, 열’ 그저 네 이름만 썼을 뿐인데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자칫 잘못하면 네가 깨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이어서 쓰지 못하고 손가락을 뗀다. 너는 얄밉게도 잘 자고 있었다. 본래 잠귀가 어두운 녀석이었다, 너는. 


다시 무릎으로 걸어 자리로 돌아가 누웠다. 잠이 달아나기는커녕 더 심해진 심장 소리에, 오늘은 밤을 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아, 아니다. 이왕 안 잘 거라면 네 뒷모습이라도 조금 더 보는 게 좋겠다. 항상 날 버리고 갈 것처럼 반 발자국 앞서나가는 너 때문에, 내가 네 뒷모습을 볼 수 있을 때라고는 지금뿐이었으니까. 다시 사락, 이불을 들추고 일어났다. 


“박찬열, 뭐?” 


돌연 들린 네 목소리에 흠칫 몸을 굳혔다. 언제, 일어난 거지? 잔뜩 긴장한 채로 네 침대를 보니 어느새 일어나 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네가 보였다. 달빛에도 네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내 굳은 얼굴도 드러나지 않을 테니 다행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연다. 


“언제 일어났냐? 안 잘 거면 불 켜자.” 

“켜지 마. 박찬열, 하고 뭐 쓰려고 했어?” 


애써 말을 돌리려는 내 노력이 무색하게 너는 집요했다. 입술을 짓씹는다. 어쩌지, 여기서 친구인 너를 그대로 포기해야 하는 걸까? 네 뒷모습으로도 만족하는 나였지만 날 경멸스럽게 바라보는 너로도 만족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몇 번 입을 벌렸다 다물기를 반복하다가, 목소리가 떨리지 않기를 빌며 간신히 말을 꺼냈다. 


“박찬열, 바보라고.” 


내 마음도 모르는 너, 바보라고.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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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려언아아아려언
10년 전
독자2
다음화 씁시다 한번 써봅시다 제발
10년 전
독자3
우농안나ㅏ나ㅏ 잘봤어요
ㅊㅂㅎㅅ

10년 전
독자4
다음화가 시급합니다.정말 시급합니다.완전 시급합니다.다음화를 10년후에라도 써주시기만 한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오로러어어ㅓ어어어어류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다음화 없지않을거라믿어요... 여기서 끊기면 안된다는거 아시리라믿어요... 저한테 그런 슬픈 시려ㅑㄴ을 주지 않으시리라 미더여..ㅠㅠㅠㅠㅜ
10년 전
독자5
제가 영어를 몰라서여!!! end 가 계속된단 얘기져?? 네 고마워여!! 찬백이들 답답하고 삽질하다가 결국 잘되는거 써주실꺼져? 제가 영어를 모르는데 아마 계속 된단 뜻일듯~^^

아 그리고

고딩호모 좋다 고딩호모... 그냥 찬백 좋다 백현아 깔려라 (짝) 깔려라 (짝)
→이거 전 줄알았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6
럴 아 ㅠㅠㅠㅠㅠㅠ너무 아련해요ㅠㅠㅠㅠㅜ 어떡해ㅠㅠㅠㅠㅜ너무 아련해요 슬프다 ㅠㅠㅜ 다음편이 잇.. 없.. 흑흑 잘 보고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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