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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원ll조회 1088l 1

9. 30. 노래 수정








'키스'라는 걸 했다. 그건 아주 명확한 사실이었다.


키스라니? 내가 얘랑 키스라니!! 으아아악!! 아무나 붙잡고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이거야 말로 레알 '실제 상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특집편성이라도 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그것도 두 번째 사연이나 마지막 사연 정도는 되야 이 말로는 설명 못할 화제성이 더 구색을 갖출지 모른다.




자, 생각을 한 번 정리해보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멀리 출장 간 울 아빠보다, 취사병으로 군대 간 남동생 놈보다 마주 보고 산 세월로 따지자면 아마 더 길지도 모를 강영현 자식과 내가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지금껏 서로 맞춰본 거라곤 2학기 중간고사 정답이라던가 예술제에서 췄던 탭댄스 안무 두 마디 혹은 강의 시간표가 전부였던 우리가 세상에, 입술이란 걸 다 맞추고 도시 한복판에 서있다는 게.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고 지금. 정작 그 실존 인물 손에 딱 붙들리고도 의문은 계속해서 일었다. 생각 정리에 완전 실패했다.


마냥 꿈이라 여기기엔 초가을 날씨에 이제 막 발 담근 밤공기가 피부에 닿일 때마다 선선한 듯 추워 몸이 떨렸고, 그렇다고 그저 생시구나 인정하기엔 어두운 밤 은은한 달빛에 언뜻언뜻 보이는 강영현의 얼굴은 어쩐지 더 잘생겨 이러나저러나 영 현실감이 없었다.




기분 좋게 몸을 감싸는 현 온도와 습도, 나도 모르게 붉어진 뺨을 숨겨두기엔 딱 안성맞춤인 밤하늘의 밝기, 조형예술관 3층 A조형실에서나 봤던 55cm 짜리 석고 조각상처럼 잘생긴 남자 주인공 그리고 그 앞에 잠자코 헉헉 숨만 쉬고 서있는 나.


와. 그건 그렇고 진짜 더할 나위 없이 키스하기 딱 좋은 날씨네, 본의 아니게 내 멋대로 바꿔버린 말도 안 되는 명대사가 문득 머리를 스쳤다.




사실, 톡 까놓고 말해서 지난 10여 년간 강영현과의 이런 종류의 '만약'을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느냐? 라고 묻는 질문지에다 무족권 '완전 정말 완전 레알 그렇다' 10에다 동그라미 쳐서 제출했다간 아마 인적성 시험에서부터 보기 좋게 빠꾸 먹을지도 모른다. 기다, 아니다 대답하기 성가시고 귀찮다는 이유로(걔넨 하여튼 너무 집요했으니까) 애들한텐 죽어라 아니라고 발버둥 쳤었지만. 뭐, 이왕 이렇게 일 벌인 마당에 사실대로 털어놓자면 어느정도 일정 부분 상상은 했었다. 인정한다. 그러게,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지라.머리로 마음으로 이리저리 그림 그려본다고 해서 돈 드는 건 아니잖아?


근데 이게 웃긴게. 몇 번상상하다 보니까 요놈의 머릿속도 유튜브처럼 어떤 알 수 없는 알고리즘 같은 게 있는 건지, 어떤 날엔 이 자식이 덜컥 내 꿈에도 나왔다. 완전 노개런티 출연이었다. 뜬금없이 내 애인으로 등장해서 장미 꽃다발 쥐어 주고 간 적도 있었고, 것도 모자라 무지개빛 홀로그램으로 된 지문에 불쑥 키스신이 있었던 날도 있었다. '서로 손 마주 잡고 입을 쪽 맞춘다' 같은 파격적인 지령을 꿈 속 강영현은 개런티 한 푼 안 받고도 받아들였다. 굳이 성실한 자세로 임했다. 지금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그런 요상한 꿈 한 번 꿀 때마다 반 타의로 녀석과 입 맞추다 놀라서 벌떡 잠 깼던 날들이 참 수도 없이 많았는데,꿈이 아닌 진짜 레알 2020년 현실에서 마주한 강영현과의 키갈(키스를 '마구' 갈김) 타임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아니지. 생각 이상으로 훨씬 더 심각하게,




"……사랑해."

"……."

"……사랑해, 완아."




좋았다. 좋은 주제에 또 근사하고 근사한 걸 넘어 환상적이고 난리였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존나 미친 새끼였다.




와, 이거 완전 너무 좋은 거였잖아. 역시 VR 360도 롤러코스터 아무리 좋아졌다 해도 에버랜드 티-익스프레스한테는 쨉이 안되는 거였어. 평생을 봐 온 강영현의 전혀 새로운 모습에 온몸이 전율했다. 이건 '감탄'이나 '경외'의 다른 말이었다. 거듭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이런 말 계속하면 다소 변태 같아 보일 수도 있다는 거 잘 알지만, 내 어휘력으론 어쩜 그렇게 밖에 표현이 안됐다.




근데 얜 이렇게나 키스를 잘하는데 왜 그동안 연애를 안 했던 걸까. 혹시 나 몰래 했었나? 아무렴 이 잘난 얼굴, 이 다정한 성격으로 분명 한 두명 정도는 있었겠지. 근데 혹시 그게 누구였는지는 내가 어떻게 좀 알 수 없으려나. 아니, 이제와서 내가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의도를 했든 하지 않았든, 친구 감투 홀랑 벗게 되자마자 상대방의 그간 연애사부터 캐고 싶어지는 건 모든 남녀간의 필연적 자동반사일까. 돈 주고도 못 살 10년짜리 친구 하나 잃는 줄도 모르고 문득 그딴 생각부터 든다. 나란 사람은 정말이지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런 엉뚱한 생각 하거나 말거나. 한 손은 내 허리에, 나머지 다른 한 손으로는 내 퍼석한 턱 언저리를 가만히 움켜쥔 강영현이 내 입술과 뺨에 연거푸 제 입술을 포갰다. 짱알짱알 옷 챙겨 입어라, 밥 거르지 마라, 늦게까지 술 먹지 마라, 따위의 지겨운 잔소리 아니면 칭얼칭얼 플스 무제한 타령만 할 줄 알던 그 말간 입술의 말캉 촉촉한 감촉. 죽마고우의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건 이토록 달콤 짜릿한 거였구나, 잡념을 곧바로 흐트러 놓을 만큼, 강영현은 쉴 새 없었다. 어쩐지 급했고 도무지 참질 못했다. 무언가 애가 타 안달난 사람처럼 거의 퍼붓다시피 내게 키스했다. 지가 말한 거적때기 대신 세상 예쁜 모습으로 남이나 만나러 돌아다닌다고, 그렁그렁 눈물 매달고 찡찡 울던 그 눈 그대로 다가와 쪽쪽 입을 맞췄다. 분위기 맞춰 눈을 감았다. 젖어있던 눈에 남아있던 눈물이 저 뺨을 타고 또르르 구르는 걸 봤다. 강영현은 눅눅히 속 끓는 목소리로 사랑한다는 말을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사랑해. 사랑해, 완아. 그러니까 자주, 무던히도 빈번하게. 마치 숨 쉬는 것마냥.




"……사랑해, 이완."

"……."

"사랑해."




아무래도 사랑한다는 말을 1분에 한 50번은 더 넘게 할 모양이었다. 그게 꼭 사랑해서 죽겠다는 소리로 들렸다. 너도 그러지 않으면 당장 쏴버릴 거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알겠다고, 알겠어. 덩달아 헐떡헐떡 숨이 찼다. 사랑해, 한숨에 가까운 그 음성이 곧 내 목덜미에 닿았다 떨어졌다. 간질간질. 나도 모르게 어깨 부근이 움츠러들었다 말았다 했다.으으, 간지러워. 기다렸다는 듯이 오소소 등줄기까지 소름이 끼쳤다.


오, 뭐지. 키스를 하면 원래 이렇게 한기가 들었었나?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기억이 안 나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아마추어답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눈두덩이에 화르르 열이 좀 오르는 것도 같고. 명치 부근이 뭔가 멍든 것처럼 욱신욱신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 선사한'떨림'은 곧 다양한 증상으로 발현되고 있었다. 이것참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영현 이 자식을 코앞에 두고 이 정도로 쿵쿵 떨게 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

"……."

"……너, 잠깐만."

"……?"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것이 올 스톱.


아주 동아문구 유성 네임펜 들고 본인 이름 열 번 쓸 기세로 내 얼굴에 키스 세례를 퍼붓던 강영현이 돌연 고개를 들었다. 모든 행동을 멈췄다. 별안간 내게 붙어있던 몸을 떼어내기까지 했다. 정 없다고 서운해 할 겨를도 없었다. 나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

"나 봐봐."

"……나 왜?"

"……."




이어지는 몇 초간의 정적. 보라 그래서 고개 슬쩍 들었더니 새삼스럽게 미간에다 줄무늬 두 개 만들고서 날 본다. 숨이 다 막히는 고요함 속에 퍼지는 일말의 한숨. 넌 진짜 세상 무너지면 그땐 어떤 표정을 지으려고 지금 그런 얼굴을 하는 거야, 갑자기 묻고 싶었다.




아니, 실은 이해가 잘 안 갔다. 끝내주는 키스 해가며 고공 비행기 태울 땐 언제고 뜬금없이 이 따위의 숨막히는 위협감을 조성하고 있는 게. 왜 그러냐 물어도 입술만 깨물뿐 별달리 말도 없다. 그게 화내는 것보다 몇 배는 더 무서운 걸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래서 그냥깜빡깜빡. 그저 또 깜빡깜빡. 정말이지 이렇게 말없이 눈만 깜빡이다간 진짜 김깜빡 아저씨라도 될 것만 같았다. 뭐야, 왜. 네 앞에서 떨고 있는 사람 처음 봐? 너라면 자주 봤을 거 같은데. 농담조로 가볍게 넘기려던 내 맘이 무색할 만큼 일순간 땅 밑까지 가라앉은 그의 두 눈. 내 시야 안으로 훅 하고 꽂혔다.




"아니, 왜……."

"……하, 넌 진짜."

"……?"




뭐지, 왜. 내가 뭐 잘못했어? 아, 아무래도 너무 키스를 못해서 그렇지. 미안. 너무 오랜만에 해봐서 그런가봐. 좀 자주 해보면 경험이 쌓여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라고말해봤자 어차피 쓸데없는 소리한다고 갖은 핀잔만 들었겠지만, 실상은 말해보기도 전에 입이 꾹 다물렸다.



"……이완."

"……."

"고개 들어봐."




왜냐고? 그야 전부 느닷없이 초상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서있는 내 앞의 저놈 때문이지, 뭐. 삽시간에 나라 잃은 것마냥 심각해진 사람 앞에 두고 나는 그저 아빠가 언젠가 사오셨던외국어 적힌 통에 든 왕사탕 같은 눈알만 드글드글 굴리고 서있었다. 너 대체 언제 표정 풀고 이 사탕 집어먹을 거야.이 사탕 보기보다 엄청 맛있는데.




"……왜애."

"완, 나 봐봐."

"그만……불러."

"……나 보라니까."



하도 심각한 얼굴 하길래 시킨대로 얌전히 고개 돌렸다. 안 그러면 정말이지 저렇게 죽상하고 있다가 별안간 땅 밑으로 훅 하고 꺼져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코앞에 놓인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얼굴이 잔뜩 울상이다. 그러고 한참동안 쳐다봤다.치, 그런다고 구멍 나지도 않을 것 같은데.




"……나 뭐 잘못했어?"




아무래도 혹시 향수 냄새나서 그러나?




"……아니야, 그런 거."

"그럼."




이러니까 꼭 혼나는 것 같잖아. 당황하면 횡설수설 아무 말이 배로 많아지는 나를 세워두고 그가 그 다음 한 일은, 땀에 섞여 제멋대로 튀어나온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다 문득 드러난 내 이마에다 가만히 지 손등 갖다 대어 보는 일이었다.


앗, 차거. 쓰다듬는손길이 어째 차서 조금 놀랐다. 덕분에 몸이 제멋대로 움찔했다. 이럴 거면 언제 오느냐고 전화라도 하지 바보처럼 밖에서 기다리긴 왜 기다리냐고. 나보다 넉넉잡아 여섯 배는 더 크고 깊은 걱정을 얼굴에 한 가득 담고 있는 사람을 바로 앞에 두고, 나는 그런 생각이나 했다.




"이리와."

"……."

"가만있어."




본의 아니게 뭔가 들킨 사람처럼 슬쩍 뒤로 물러나려던 나를 강영현은 다시금 제 앞으로 끌어당겼다. 세진 않지만 적당히 강한 힘으로. 손 꼭 붙들어 세워둔 나를 탐색하다문득 내 이마도, 붉어진 두 뺨도, 간지러운 목덜미도 몇 번씩 짚어낸다. 나는 공항검색대에 오른 것처럼 백기 들고 서서 합당한 처분이나 기다렸다. 남의 차가운 체온이 맨살에 닿아서인지 아니면 얘가 그새 열 오른 곳만 귀신같이 찾아내는 건지는 몰라도, 그 다정한 손짓 따라 뜨뜻미지근한 열 기운이 물감 번지듯 온몸에 번지는 느낌이었다. 열 기운 몰려있던 얼굴이 어쩐지 뭉근하니 더웠다. 계속 더웠다. 땀도 나는 것 같았다. 날도 선선한데 참 이상하네. 그러다 문득 생각 하나가 머리를 스쳤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까 나……,




"……너 지금 아프지."

"……엉?"




예상대로였다. 강영현의 날 향한 탐색은 당사자인 나보다 몇 배는 더 빨랐다. 영원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생각을 고스란히 스틸 당한 나는 그저 멍하니 강영현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블루투스 연결상태에 버퍼링이 된통 걸려 뱅글뱅글 돌기만 했다.




"아파, 너 지금."

"……아."




내가 생각해도 완전 바보 같다. '아'는 무슨.




"열 나잖아."

"……."

"가까이 와."




강영현이 내 키에 맞춰 몸을 수그렸다. 기다, 아니다 별다른 대답도 없이 멍하니 서있는 내 눈에 눈을 맞추고 섰다.나를 언제나 속속들이 꿰뚫고 마는 저 심각한 얼굴. 이미 다 닦여 날아가 버린 줄만 알았는데, 여전히 물기물기 어린 두 눈이 밤바람에 일렁였다.강영현은열 오른 뭉근한 내 뺨에 자꾸만 제 손등을 가져다 댔다. 나를 읽어내는 얼굴이 슬펐다가 곧 심각했다가 나중엔죽상이 됐다가 오락가락 했다.




"아침부터 계속 이랬어?"

"……."

"너는 말을 해야지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해. 약도 안 먹었을 거 아냐."




폭풍 키스 갈기느라고 말할 틈도 안 줬으면서요. 정말 그렇다고 말하면 화낼테니까 그냥 대답 대신 가방 언저리를 몇 번 만지작거렸다. 둔탁하고 딱딱한 감촉. 첨벙첨벙 액체 흔들리는 소리. 무겁니 어쩌니 별 요상한 다 이유 들어가며 던져 줬던 약 봉투가 아직 여기 안에 그대로 있었다. 그러게. 이거라도 먹었음 좀 괜찮았으려나.


나는 대체 무슨 거창한 오기를 부리겠다고 이걸 안 먹고 여태 버텼나 했는데,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일단 집에 가자."

"……,"

"춥지, 이거라도 위에 입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걸 어떻게,"




그냥 나 하나 때문에 60억 지구 다 무너질 것처럼 쩔쩔 매는 얘 앞에 두고 나 아프다고, 죽는다고 어리광이나 한 번 오지게 피워보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본인도 당장 상의라곤 지금 입고 있는 검은색 티셔츠 하나가 전부면서, 겉옷인 척 훌렁 벗어줄 기세로 까불고 있는 이 녀석한테 맘 편하게 땡깡이나 좀 부려 보고 싶은 유치한 마음에.


장난으로 하는 말인가 했는데 진짜 티셔츠 훌렁 벗으려고 아주 시동을 걸려는 걸 겨우 막아섰다.


야, 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춥고 아프다고 네 육체미를 남들한테까지 보여주고 싶진 않거든? 누구 좋으라고. 꽁꽁 숨겨두고 나만 꺼내 보고 싶은 이 유치한 마음도 이젠 자동반사인 거겠지, 아마.




"에이, 됐어. 나 이제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거야. 열이 이렇게 나는데."

"……."

"너 아파."




괜찮다, 괜찮다 염불 외는 목소리가 꽉 메여 형편없다는 사실을 정작 당사자인 나만 몰랐다. 강영현이 다시금 확인사살 시켜줬다. 어쩐지 빡친 얼굴로. 앞뒤 안 가리고 괜찮다고 말하고부터 보는 미련한 습관도 강영현 이 자식 앞에서 만큼은 이제 좀 고쳐봐도 되겠지.


호통에 보답하고자 조용히 내 얼굴 한번 슬쩍 쓸어봤다. 광파 오븐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온 자몽 같이 후끈 달아오른 내 두 볼.그러게, 어쩐지. 나는 뭔가에 홀린 것처럼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

"……맞어. 그랬네 나."




나한테서 나온 내 신경계가 얘한테 달려있는 것도 아닌데, 얘 잔소리 듣고서 겨우 깨달았다. 이제서야 납득이 갔다.


맞어, 그러고 보니까 나 오늘 아팠어. 머리도 아프고 속도 울렁울렁. 입맛이 없어서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니까. 아무래도 나 하루종일 그랬던 것 같아. 음……그래도 괜찮아졌던 것 같은데, 너가 갑자기 그런 심각한 얼굴을 하고 나를 보니까 참 이상하게,




"영현아,"

"응."

"……나 아파."




어쩐지 지금도 계속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긴장이란 걸 죽기 살기로 두 손에 꽉 쥐고 있다 결국 기운 쭉 빠져 다 놓쳐 버린 기분.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제서야 이 모든 게 꼭 홀로그램 같이 흐릿하게 변한다. 그럼 내가 지금 강영현이랑 이러고 있는 게 전부 말짱 다 꿈인가? 그럴 수록 강영현이 내 손을 더 꽉 잡았다. 정신차려, 이거 꿈 아니야. 여기 VR 아니란 말이야. 티-익스프레스라고. 힘 꽉 들어간 눈이 왠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 모든 걸 반대로 말하면 그건, 강영현 덕분에 그 잠시간은 아팠다는 사실도 새하얗게 까먹을 수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








[데이식스/강영현] LMOLM (Love me Or Leave me) 5 | 인스티즈



LMOLM(Love me or Leave me)


5 Marble Love




이 순간만 기다렸다는 듯 나는 끙끙 열병을 앓았다. 꼭 '긴장 다 풀렸지? 어차피 키스할 것도 다 했잖아. 걱정해 줄 사람도 옆에 있는 거고? 그럼 너 작정하고 아프게 한다? 자, 셋 세면 시작이야. 셋, 둘, 하나!' 빌어먹을 바이오리듬이 그렇게 말하고 정말 셋을 외친 것 같았다. 아무리 내가 관종끼 만렙이라지만 이럴 것까진 없잖아요. 나는 메여서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욕하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고전 국어책에서나 한 두번 봤던 '사경을 헤매다'라는 문장은 이런 경우에 쓰는 거구나, 쓸데없는 사실을 기어이 깨달았을 정도였다. 물에 푹 절인 목화솜 꾸러미 네 개를 어깨에 지게도 없이 이고 진 느낌이었다. 두 눈알이 금방 데굴데굴 빠질 것 같았고, 소주 두병 다이렉트로 안주도 없이 빈속에다 꽂고 셔틀버스 맨 뒷자리에 탄 것처럼 위장은 계속해서 뒤틀렸다. 살면서 이렇게 아파본 적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제정신도 아닌 와중에 가만 생각해봤더니 그 소수의 순간들엔 항상 강영현이 내 옆에 있었다. 언제나 그게 꼭 지 습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완아."

"……."

"나 봐봐."




그저 맥박만 겨우 뛰는 시체 상태로 이불 속에 드러누워 있는 내 옆을 지키는 건 오늘도 강영현의 몫이었다. 강영현이 아랫 입술 깨물어가면서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식은 땀에 흠뻑 젖어 볼품없게 엉켜있는 내 머리칼을 말없이 귀 너머로 넘겨줘가면서, 끙끙 뒤척이는 바람에 내 몸 밖으로 벗어난 이불을 다시 목 밑까지 꼼꼼하게 정돈해주면서까지. 내가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 한 번 내뱉을 때마다 강영현의 한숨 소리가 두 번 들렸다. 말미엔 어쩐지 세 번 들린 것 같기도 했다.




결국 강영현은 침대 옆 불편한 나무 의자에 팔짱 끼고 앉아 쪽잠을 잤다. 모든 건 나 하나 때문이었다.


열 펄펄 끓는 내 머리 위를 수시로 만져보고 열 기운에 미지근해지기도 전에 금방 새걸로 또 갈아오기를 반복했다. 새벽 울렁거리는 속 퍽퍽 두드리다 결국 빈속 게워내러 몸 일으킨 나를 기어이 따라와 내 등판을 두드려주고 그새 얼음장 같아진 내 손을 가만히 주물러줬다. 내가 선잠이라도 들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해줬다.


백지장 같은 얼굴로 터덜터덜 입 헹구고 나온 내 손에 미지근한 물을 쥐여주는 것도 모자라 아주 약국을 죄다 털어와 내 앞에 늘어 놓기까지 했다.밥 안 먹고 먹어도 되는 걸로 다 달라고 했어. 소화제며 해열제 열 병 넘게 줄지어 앞에다 벌여 놓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덧붙이는 얼굴이 내 얼굴보다 어쩐지 더 창백한 복사용지 색깔을 띄고 있었다.


이 모든 게 홀로그램 따위가 아니라 실재하는 현실이라는 게. '절망' 적힌 얼굴로 벅벅 마른 세수를 이었다.우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거의 467km나 건너 온 것과 다름없는데, 간신히 건너오자마자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는 내 모습이 고작 이딴 모습이라니, 난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미안."

"완아."

"……진짜…존ㄴㅏ……미안해."




몽롱한 정신으로 졸도하듯 자다 깨다만 반복한 탓에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말한다기 보다 거의 내뱉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존나'를 들었다면 맞게 들은 거 맞아. 제정신 아닐 때도 나는 그런 말을 해……. 비속어도 튀어나왔다. 그만큼 진심이었다.


미안해, 이런 모습 보여서. 난 진짜 망했어. 그걸 뱉는 음성조차도 술집 먹태마냥 쩍쩍 갈라져 형편 없었다.




강영현은 내 음성을 듣자마자 조간신문지처럼 금방 꾸깃 하고 인상을 썼다. 이토록 다양한 표정을 가진 사나이였다니 처음 안 사실이 하나 더 늘었다. 심기불편하다는 표 팍팍 내고 있는 저 얼굴을 나는 차마 모른 척했다. 어, 저런 게 우리 집에 있었던가. 눈도 제대로 안 떠지는 마당에 그런 거나 발견했다. 녀석의 한 손엔 집주인인 나보다 더 척척 알아서 찾아 적셔 갖고 온 손수건이 또 들려 있었다.




"그런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차라리 사랑한다고나 해. 그럼 다 용서해줄테니까."




두피까지 속속들이 열 받은 얼굴로 강영현은 이렇게 허리 간지럽히는 소릴 아무렇지도 않게 곧잘했다. 용서는 무슨. 이 녀석아, 시간이 이렇게나 늦었으니까 그렇지.



"됐고……너 얼른…집에 가……."

"이완."

"……내일 너……아홉 시에 수업 있잖,"

"완아."




강영현이 내 이름을 가만 부른다. 이거 살짝 빡쳤을 때 목소린데. 게이지 최고치까지 상승하는줄도 모르고 까불었다.




"나는 이제……정말 괜찮으니까,"




……읍.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 없이 지껄이는 내 입술이 단번에 가로막혔다. 덕분에 3초간은 숨 쉬는 방법도 까무룩 까먹었다. 눈 감고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젤리처럼 말캉 촉촉한 감촉. 와구와구 달달한 딸기 열 개 집어먹다 말미에 알싸한 멘솔 담배 하나 빨아 당긴 것 같은 달곰쌉쌀한 향기가 훅 하고 감돈다. 그건 강영현이 제 입 또 맞춰가면서까지 내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막아섰다는 뜻이었다.


얘는 내가 어쩌면 지금 지독한 독감일지도 모르는데 큰일 나려고. 요즘 감기 무서운 줄도 모르고 덤벼대는 꼴이 조금은 웃겼다.




"내가 그런 소리나 할 거면 키스나 하라고 했지."

"아니……너 내일 수업,"

"말했잖아. 그게 새벽 네 시였어도 아무데도 안 간다니까, 너 두고는."

"……야,"

"그러니까 얼른 낫기나 해. 너 열 떨어지기 전에 내 심장이 먼저 떨어지겠다."

"나 이제 괜찮다고,"

"조용."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쓸데없는 소리 나 한다고, 아주 입도 모자라 내 이마에도 살짝쿵, 열 오른뺨에도 슬쩍 입을 맞췄다. 완전 고강도의 혼쭐을 냈다. 정신 놓고 기절이라도 할까 봐 걱정되서 이러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쪽쪽거리는 소리라 귓가에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아득해려던 정신이 확 드는 기분이었다.




"대체 언제 나을 거야, 사람 피 마르게."

"……피가 말라?"

"내가 생각해봤는데, 군대 다시 갈래 너 아픈 거 보고 있을래 누가 물으면 그냥 군대 열 번 간다고 하고 싶어. 그 정도야 지금."




어이가 없었다.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강영현이 이토록 고삐 막 풀린 망아지처럼 저돌적으로 굴고 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이러니까 꼭 빨간 천은 나 혼자만 든 것 같잖아.




"……웃겨."

"사람 속도 모르고 다 장난 같지. 그 정도로 싫다는 뜻이야, 너 아픈 거 보고만 있는 거,"

"……."

"가방도 아니고 그건 내가 어떻게 나눠들 수도 없는데."




아니면 좀 나눠주던가, 그런 거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내 두 어깨 꽉 붙들고 네가 혼자 꿍얼거린다. 가물거리는 눈을 다시 고쳐 떴다. 개운치 못한 저 얼굴. 그걸 가까이서 보고있자니 또다시 머리가 아팠다.




어떻게 너랑 내가 이런 사이가 될 수가 있는 거지.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일까. 이러는 게 맞나. 이게 맞는 건가.


좋아서 무섭고, 기쁜데 두려웠다. 쉽게 표현하자면 걍 엿 같은 기분이었다. 좋고 무서운 게 같은 맥락 안에 존재할 수 있는 감정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진짜 어쩌자고 내가 너랑. 진짜 어쩌자고…….


불현듯 눈두덩이 와글와글 들끓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울기라도 하면 강영현 이 자식 또 초상난 얼굴 할게 뻔한데, 몸뚱이가 시원찮아 그런지는 몰라도 맘이 쓸데없이 자꾸 요만해졌다 되돌아왔다 했다. 어울리지 않게 약해빠졌다. 실없이 헤헤 기뻤다가도 홀연히 슬퍼졌다 했다.




"……왜 그래."

"……."

"왜, 많이 아파?"




깨알 만한 하루살이한테 손가락 물려도 단번에 알아차릴 이 녀석한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게 대체 맞나. 아픈 모습 몇 번 보여줬다고 그새 바싹 핏기없이 말라가는 네 얼굴을 가만히 쳐다봤다. 네가 이 설명 못할 기분을 알까.




"……아냐, 그런 거."

"근데 왜 그래. 응?"

"……."

"왜 울고 그래, 속상하게."




당사자인 나 조차도 알 수 없는 이 망할 기분을 어떻게 알겠어.


눈물이 눈에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이 든다. 밑도 끝도 없었다.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말 그대로 나는 되도 않은 어리광이나 피우고 있었다. 급한대로 고개를 휙 제쳤다. 앓다 못해 눈물 빼고 있는 나를 보고 그렇지 않아도 세상 무너진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에게 이런 보답은 정말 하기 싫었다. 너도 처음 겪는 일이라 많이 낯설겠지. 갑자기 눈물 빼고 있는 날 보는 강영현은 여전히 굳은 상태였다.




"완아, 말해봐. 왜 그래."

"………."

"아파? 병원 갈까?"

"……아니."

"차 금방 가져 올게. 가자."




급한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걸 겨우 다시 앉혔다. 하마터면 정말 차 뺄뻔 했다. 안 일어나고 버티면 정말 등에 날 들쳐매고라도 갈 기세였다.




"……그런 거 아냐."

"그럼, 왜 그래. 응?"




창과 방패의 싸움도 아니고. 대답이 고파서 제 머리를 마구 부벼대는 댕댕이를 곁에 두고도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좋아 죽겠는데 그에 비례할만큼 두려운 이 마음을 도대체 어떤 언어로 전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그런 걸 표현할 언어가 이 지구상에 있긴 한가 싶기도 했고.


10여 년을 열심히 공들여 쌓아 올린 근사한 모래성이 한낱 모래밭이 되고 말까 봐. 그것도 모자라 다신 그 모래사장 근처엔 얼씬도 못 하게 될까 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해서 또다시 목이 메였다. 괜히 혼자 상상하고 혼자 단단히 뒤틀리는 습성은 쉬이 고쳐질리 없었다.




"……."

"이러면 또 열 나는데."




눈물 젖은 눈으로 바보같이 우물거리기만 하는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던 강영현이 이윽고 내 눈가를 가만히 쓸어줬다. 뭐 어떻게 해줄까, 완아. 얜 왜 자꾸 뭘 내게 주겠다고 말할까. 말처럼 이마도 쓰다듬어주고 이미 축축해져있는 두 뺨도 어루만졌다. 울음 꾹꾹 참아내느라 빳빳하게 굳은 내 등허리를 가만히 쓸어주는 손길이 꼭 몸에 노곤히 녹아드는 것 같이 부드러웠다. 나는 이런 앨 두고 계속해서 모래사장 생각을 했다.




"물 줘?"

"……아니."

"그럼, 뭐 줄까. 응?"




고작 키스 한 번 했다고(그건 고작이 아니었으니까요) 무슨 종일반 유치원생 달래듯 하고 있다니. 이게 점점 밥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니. 세상에나. 너가 이렇게 굴 수록 나는 더 으아아앙 하고 울고 싶어진다는 걸 넌 절대 모르겠지.


초딩 때 달리기 계주 선수였던 것도 모자라서 아예 달래기 선수 타이틀까지 겨며 쥔강영현이 고개를 슬쩍 기울인다. 가만히 다가와 내 두 눈을 살폈다. 그래도 손짓 몇 번에 눈가에 어려있던 물기가 말라가고 있었다. 눈을 확인한 녀석의 손이 다시금 내 뺨 위로 다가왔다.




"봐, 우니까 더 열 나잖아."

"……."

"그러니까 울면 안돼."




그러면 내 심장 떨어진다고 했지. 나 진짜 군대 열 번 가는 수가 있어. 갈 곳 잃은 내 손에 가만히 깍지를 끼는 손. 그 손에 실린 적당한 힘. 그러니까 울면 안돼. 내뱉는 목소리에 실린 그 묵직한 힘과도 같은 세기였다. 아프지마. 그게 맺음 말이었다. 단단한 음성. 목소리가 꼭 그래 달라고 부탁하는 것처럼 들렸다.


괜히 밉게 고개 돌린 내 얼굴을 부드럽게 고쳐 세운다. 고운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게 한다. 시선이 곧 다시 맞닿았다. 누구 땜에 밤을 꼴딱 새워 그새 벌겋게 충혈된 두 눈을 가까이서 마주했다.




"알아, 불안해서 그러는 거."

"……."

"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도,"

"……."

"……이게 맞는 건지, 전부 다."




강영현은 느리지만 일정하고 분명하게, 어느새 떨고 있는 내 어깨죽지를 가만히 토닥이며 말했다. 살짝 두서없을 법도 한데 어느덧 훌쩍 가을이 왔네요, 속삭이는 것처럼 평온하고 일정한 목소리였다. 넋두리에 가까운 그 다정한 음성을 나는 가만히 눈 감고 들었다.




"근데 그냥……,"

"……."

"날 믿어."

"……."

"그래줬음 좋겠어. 아니, 그래 줘. 그러게 해줄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이 말 뿐이야.


깍지 낀 손에 어쩐지 힘을 더 줬다. 절대로 놓지 않을 기세로 더 꽉. 그저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캡스 대원 바로 곁에 둔 것처럼 마냥 듬직한 사람이 지금 옆에 있다는 게 어떤 건지, 그런 사람이 항상 옆에 있겠다고 손잡고 속삭이고 있는 게 과연 어떤 의미인지. 긴 시간 무색할 만큼 새로 쌓아 올린 경험들이 내겐 참 많았다. 나는 눈을 또 한 번 질끈 감았다 떴다. 듬직하다는데 왜 주책스럽게 눈물이 나고 난리야. 바보같이. 운다고 또 뭐라 할까 봐 비어있던 한 손으로 눈물을 마저 닦았다.




"……넌 모르겠지만, 새로운 건 그동안 엄청 많이 스쳐갔거든."

"……?"

"당연히 알 수가 없지. 내가 말 안 했으니까."

"뭐?"

"알다시피 내가 좀 유명인 아니야."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는 강영현의 음성은 낮았다. 장난인듯 진담인듯 알 수 없는 말들도 모두 낮고 깊은 음성으로 전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진담처럼 들렸다. 약 먹었을 때보다 이순간 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뭐가 어쩌고 어째? 돌이켜보면 내 입장에선 다소 충격발언일 소리도 강영현은 여전히 서슴지 않았지만,




"근데 매번 네가 이겼어, 이완."




것보다 배는 더 충격적인 발언도 역시 주저하는 법이 없는 놈이란 걸 내가 운다고 바빠서 살짝 간과했던 걸수도.


강영현이 벌겋게 달아오른 내 볼을 손가락으로 푹 하고 찔렀다. 그러니까 얼굴 풀어, 네가 승자야 말하는 것처럼. 그제서야 강영현이 웃었다.




"새로운 걸 전부 네가 다 이겨 버렸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해."

"……."

"걍 네가 짱인데."




그러니까 나만 잘하면 돼. 강영현이 두 손 모으고 가만히 속삭였다. 이미 일 억배 잘하고 있으면서 뭘 더 잘하겠다는 걸까. 대체 얼마나 더 잘하겠다는 거지. 각오를 해야하는 건가.


눈물 엉겨붙은 눈가 비비고 다시 들여다보니까 우리가 쌓아 올렸던 건 한낱 모래알이 아니라 이따 만한 화강암이 여러개였다. 쥐불놀이하다 홀라당 태워먹지만 않으면 무너질 일도 없이 단단하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강영현이 단단하게 웃었다. 시선은 내게 닿은 채였다. 울다가 웃으면 어딘가에 뭐든 난다는 걸 잘 아는데, 보고 있다 그만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건 행복의 웃음인가 안도의 웃음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이럴 거면 사람 속 터지게 찡찡거리지나 말던가, 갑자기 킥킥대고 있는게 눈치가 보여서 나는 불현듯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 손 치워 봐."

"……왜요."

[데이식스/강영현] LMOLM (Love me Or Leave me) 5 | 인스티즈

"뽀뽀로 혼 좀 내주게."




그래봤자 어차피 소용 없는 일이란 건 잘 알고 있었다.













[데이식스/강영현] LMOLM (Love me Or Leave me) 5 | 인스티즈

강영현 당신을 고소해버립니다......

근데 나 어쩐지 머리가 좀 굳은 거 같아여...;_; 이걸 이렇게 구현하다니....미안ㅠ

다음편에서도 다들 나타나 주실 거죠...꿈처럼 짠하고....내 앞에 요술 할머니처럼...

...

...흑


항상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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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후 진짜 작가님 너무 재밌짆아요ㅠㅠㅠ 잠만 저 다시읽고올게요 후 작가님 ㅕ사랑해여ㅠㅠㅠㅠ 항상 잘 읽고있어요!!!!
•••답글
독자2
아 너무 좋은 루트 진짜 새로운 걸 다 이겼다는 말이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작가님 그냥 평생 칭찬감옥에 가둬놔야 해 증말 악 정말 아껴서 읽고 싶었는데 책임지세요
•••답글
독자3
꺄악 꺄악 작가님 정말 하 대박적 천재 아니신가요 아니 천재 맞다 천재 만재!! 글 너무 잘 쓰시는데 도대체 어디가 어떻게 마음에 안 드신다는 거죠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고퀄리티 뿐인데...벌써 다음 편 보고싶어요 우아아악 글 너무 잘 쓰십니다 항상 응원해요 사랑해 당신!!!!
•••답글
독자4
아 진짜 재미있다 으아아아아!!! 작가님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사랑합니다💜
•••답글
독자5
작가님 최고
•••답글
독자6
강영현 고소각 설레서 고소각
•••답글
독자7
아 진짜 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이에요,,,,,,,, 감사해유 자까님... 진짜 저 넘 행복해서 죽을 지경이에요ㅠㅠ 평생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자까님,,, 행복해요 진짜진짜 항상 감사하고 응원하겠음다... 담편도 기다리고있을게요ㅠㅡㅠ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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