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날개 ep.5 빵 | |||
난처한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동우에게 케익을 떠맡기다시피 건내곤 우현을 거칠게 끌어내는 호원이였다. 제 아무리 버팅겨봐도 호랑이의 힘을 누가 당할쏘냐, 결국 아까와 같이 밖으로 내쫓겨진 불쌍한 우현은 마치 데자뷰를 겪은 것 같은 기분에 한 동안 그대로 바닥에서 멍 하게 앉아있었다. 아니, 지 집도 아니면서 왜 지가 지랄이야..? 아니 그러고 보니 왜 난 하루종일 내쫓겨지기만 하지? 아니 뭐 이런 똥 같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문을 향해 발길질을 하려던 우현은 이 곳이 호원이 아닌 동우의 옥탑방임을 자각하고는 힘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아무리 그래도 내 손님이고, 내 집인데 왜 지가 난리야, 동우는 한참이나 철문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현관에 팔짱을 낀 채 저를 가만히 내려다 보는 호원에 시선을 거두고는 손에 들린 케익 상자를 부엌으로 가져가 열어 보았다. 호원은 동우 몰래 우현의 뛰어난 실력에 감탄을 했다. 초코빵 위로 간드러지게 부어진 초콜렛 무스하며, 장인정신으로 크림으로 데코까지 완벽한 케익은 당장 베이커리 진열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짜식, 나중에 매점에서 피크닉이나 사줘야겠다, 고 호원은 생각했다.
"왠 케익이냐? 나 생일 아닌데-"
"아니! 겁나 좋아하지- 근데 우현이랑 같이 라면 먹어서.. 배부른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어떨지 몰라도, 호원의 강압적인 말투는 여전했다. 동우는 머뭇거리다가 다시 케익을 꺼내고는 작게 썰어 접시에 담았다. 마땅한 포크가 없어 찬장에서 일회용 포크를 꺼내 케익과 함께 호원에게 건내고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 집에 포크가 없어서-"
호원은 포크로 케익을 조금 떠 동우의 입 앞으로 내밀었다. 아- 하라는 식으로 입을 멀리는 시늉을 하며 동우가 입을 벌리기만을 기다렸다. 동우는 어딘지 모르게 긴장한 얼굴이였다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벌려 케익을 받아 먹었다. 먹으면서 입가에 묻은 크림을 친절하게도 손으로 닦아주는 호원을 보며 동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거 진짜 니가 만든거야?"
응. 하고 대답하는 호원은 양심의 가책 따윈 코딱지 만큼도 느끼지 않았다. 우현이 욕을 하는 건지 귓가가 간지럽긴 했지만 신경쓰지 않는 호원이였으니까. 호원이 입이 빈 동우의 입에 다시 한 번 떠 먹여주려 하자 고개를 뒤로 빼며 물러나는 동우다. 의아하게 바라보자 동우는 다시 난감한 듯 눈을 굴리다가 이내 고개를 젓고는 고분고분 받아 먹었다. 호원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호원의 목소리에 시계를 보니 어느 덧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였다. 호원은 현관으로 비적비적 걸어가 운동화를 구겨 신고는 무음으로 설정 해놨던 휴대폰에 잔뜩 온 문자며 카톡을 확인했다. 우현의 욕 섞인 카톡과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그룹채팅이 대부분이였고, 간간히 명수의 언제 오냐는 문자도 보였다. 성열과 심야 영화를 보기로 했다는 명수의 마지막 문자까지 확인한 호원은 무심하게 간다는 한 마디와 함께 동우의 집을 나섰다.
동우는 호원이 나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현관문이 채 닫히기 전에 슬리퍼를 대충 신고 따라 나섰다. 계단을 내려가던 호원이 뭐냐는 듯이 바라보자 어딘가 모르게 들 떠 보이는 얼굴로 호원을 끌어 당겨 평상 위에 앉힌 동우가 평상 위에 올라갔다.
"호원아, 으하핳- 달 진짜 이쁘다, 그치"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 하던 동우가 달빛을 등 진 채 호원을 향해 환하게 웃어보였다. 처음이였다. 동우가 저렇게 진심으로 웃는 것은. 생소한 기분 탓에 자꾸만 가슴께가 간질간질 한 느낌이다. 온전히 호원의 잘못된 표현방식으로 절었던 둘 사이의 박자가 이제서야 서서히 맞춰지고 있는 듯 했다.
"가지말고, 나랑 놀자-"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머릿 속에서는 누군가 불꽃놀이라도 하는 건지 정신이 없다. 동우는 호원에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있었다. 술을 마신 것 처럼 기분이 좋았고, 신났기에 호원도 같이 이 기분을 누렸으면 했다. 동우는 이리저리 폴짝거리며 나다니다가 여전히 평상 위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는 호원에게 유치한 장난도 치고, 말도 안되는 개그를 말하며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웃곤 했다. 호원은 이렇게 정신없는 동우의 모습은 또 처음 보는지라 호기심 가득 한 눈으로 지켜보고만 있었다. 아마 이것이 명수가 말한 동우의 본 모습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했다. 둘 사이의 벽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호원의 코가 익숙한 향에 찡긋거렸다. 일체 혼현을 잘 드러내지 않는 동우가 호원의 앞에서 귀며 꼬리를 여과없이 드러내며 여전히 산만하게 날 뛰고 있었다. 호원의 앞에서 정신없이 흔드는 꼬리는 솔직하게 호원을 향한 호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페로몬의 향이 농도 짙게 자극해오자 호원의 눈이 번득였다.
-털썩
동우의 몸이 힘 없이 쓰러진 것은 순간이였다. |
글루 그대, 삼열이 그대, 감성 그대, 똑똑이폰그대,
찡찡이 그대, 호찔이그대, 핫케익 그대, 피아노 그대, 따블유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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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에도 인피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동우는 개에요 늑대개
나도 초코케익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