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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정국&태형] 입장정리 1편 (프롤로그) | 인스티즈

 

입장정리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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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뛰어내린다면, 고통도 잠깐이겠지.'





나는 고된 하루를 증언이라도 하듯, 욱씬거리는 발을 답답한 운동화에서 빼냈다. 낡고 닳은 운동화를 벗고 시멘트 바닥 위로 두 발을 내려놓자 느껴지는 시원한 감촉에, 두 어깨에 내려앉았던 스트레스와 근심이 조금은 사라지는 기분이다.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 중에도,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처럼, 옥상 난간에 노곤한 몸을 기대어 바깥 공기를 맡으며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일. 때로는 이곳에서 불쌍한 나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정체모를 상대에게 혼잣말로 화풀이를 하곤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집, 오래된 빌라 건물의 옥상을 찾아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던 나는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어찌됐든 6층 높이에서 추락한다면 분명 많이 아플거라고. 하지만 그 아픔도 잠시일테고, 무엇보다 지금 내가 짊어지려는 현실 보다는 참을만 하지않을까‥.





탁-.





실행에도 옮기지 못 할 생각을 하며, 내 자신이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그때였다. 누군가 강한 힘으로 나의 한쪽 어깨를 잡아돌렸고, 안그래도 마른 체형의 내가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뒤를 돌아봐야만했다. 내 눈에 들어온건 내 또래의 남자였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나는 여전히 놀란 토끼 눈을 한 채 내 어깨를 붙들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사태파악이 되지않아 숨을 죽이는 나와 달리, 남자는 급하게 계단을 뛰어올라왔는지 헉헉거리며 불규칙한 숨을 내뱉었다. 그는 평소 같았으면 한번쯤 눈길이 갈만한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나의 관심사는 그가 내게 대체 무슨 용건이 있는가이다. 만약 그가 우리학교의 학생이었다면 나는 당장 주머니에 있는 천원짜리 몇장이라도 꺼내 건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학교 학생이 아니였다. 내가 모르는 인물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잘생긴 외모라면 학교에서 유명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남자는 내 어깨에 두던 손을 내려 이번에는 내 손목을 붙잡았다.





" ... "

" ...저, "

" 죽지마. "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고, 그의 말을 곱씹어 생각해보자 이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 남자는 내가 혹시나 옥상에서 자살시도라도 하려는 줄 알고 급하게 계단을 뛰어올라 온 거였고, 내가 운동화까지 벗은 상태였으니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푸하하.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모든 사연을 아는 나와 달리 진지했던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져버렸다. 어쨌든 나를 걱정해주었던 그에게 약간의 미안함이 들어 빠르게 웃음기를 없앴다. 나는 오해로 인해 생전 처음보는 나를 구하기 위해 숨도 고르지않고 달려온 남자에게 최대한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 고마워요. 하지만 뭔가 오해가 있으신거 같은데.. "






'오해'라는 말에 남자는 안그래도 찡그리고 있던 인상을 필 생각을 하지않았다. 이내 허무하다는 듯 나의 손목을 놓아준 남자는 추리닝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일거라 생각했는데…. 자연스럽게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지피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그가 그저 동안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곧 담배연기가 바람을 타고 나의 코와 입으로 빨려들어왔고 나는 손으로 코와 입을 막으며 기침을 하기 바빴다. 그러자 남자는 무심하게 그런 나를 바라보다, 아직 얼마 타지않은 담배를 시멘트 바닥에 비벼껐다.





" 저 때문에 굳이 끄지않으셔도‥. 콜록.콜록. "

" 바보도 아니고. "





그의 입에서 나온 대사와 나를 향하는 그의 한심한 눈빛이 너무나도 딱 맞아떨어져 순간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겨우 기침이 멈췄다 싶어 나도 다시 그를 바라보는데 이번에는 그가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두 팔로 얼굴을 감싸며 방어라도 하듯 몸을 웅크렸다. 그러나 내가 반응했던 것이 무색하게 아무런 느낌도 들지않자, 순간 아차 싶어 경계 태세를 풀고 꽤나 벙찐 표정을 하고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 내가 때리기라도 할거 같아? "

" 그게.. "

" 맨날 맞고만 살았어? "





그의 말이 맞다. 현재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것을 미루어 따져보았을 때, 나는 거의 5년간 따돌림과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는 자연스럽게 몸을 보호하려는 습관 아닌 습관이 배어버렸다. 남자에게 정곡을 찔린 내가 아무말도 하지않자, 그는 다시금 나에게 팔을 뻗었다. 남자는 나의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언제 입속에 들어갔는지 모를 머리카락을 빼내주었다. 얼마전 단발로 자른 머리카락은 틈만나면 입속으로 들어가곤했다. 그런 추한 모습을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보였다고 생각하니 창피하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했다. 볼이 살짝 상기된 내가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옥상난간에 기대어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본다. 나도 진정이 되어 벗고있던 운동화를 찾아신고 그의 옆에 서서 함께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아무말도 오가지않던 중, 남자가 불쑥 말을 꺼냈다.






" 어릴 때 엄마가 옥상에서 뛰어내리셨거든. "





두서없이 시작된 남자의 말에, 나는 다시 놀란 눈을 해야만했다. 하지만 처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적어도 그를 바라보는 내 눈빛에는 놀라움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일찍 부모를 잃은 자를 향한 동정심과 동시에 느껴지는 동질감. 나도 일찍 부모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의 말에 유독 놀란 이유는, 병이나 사고가 아닌 자살로 인한 죽음이었다는 것. 어린 시절의 그 기억이 남자를 나에게 달려오도록 만든 것이 틀림없었다. 남자는 묵묵히 말을 이었다.






" 옥상에서 한참을 아래만 내려다보던 너를 목격했을 때는, 너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또 어른인지 애였는지도 눈에 보이지 않았어. 그냥 무조건 너를 말려야겠다고 생각했지. "


" ... "


" 저기. "




나를 부르는 듯한 남자의 말에 숙연히 그의 말을 경청하던 내가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무뚝뚝해보일 뿐,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남자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각양각색으로 빛나는 야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 여기 그쪽이 자주 이용하는 곳. 맞지? "


" 아..맞아요. "


" 집안 상태는 영 별로인데. 옥상이 끝내줬었네. "





남자의 말에 나는 놀란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 빌라에 살던 사람인가? 아, 설마 어제 이삿짐을 나르던 그 집? 그렇다면 그는 나와 바로 옆집에 살고있었다. 상가들이 자리잡은 1층과 옥상인 6층을 제외한 나머지 네개의 층들에 가정집이 마련되어 있다. 보통 낡고 좁은 집이라 학생들이 자취를 하거나 독거노인이 사는게 보통이지만, 나와 어린 나의 동생은 전에 살던 곳에서 쫓겨나 이곳에 왔다. 달동네인 것과 건물의 상태를 고려하여 방세는 아주 저렴한 편이었지만 내게는 이 돈 마저 부담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는데, 다시 남자가 말을 이었다.





" 근데 나 가끔 여기 빌릴 수 있나? "


" ..네? 아, 물론이죠. 제가 주인도 아닌걸요.. "


" 너한테는 불청객이겠지만. 지금 잠깐 필요해져서. "





그 말은 즉 혼자 있고 싶으니 자리를 비켜달라는 뜻이었다. 의미를 파악한 내가 난간에 기대고 있던 몸에 중심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옥상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때 등 뒤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와 가던 걸음을 멈춰세웠다.





" 고마워. "


" ... "


" 다음에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 말해. "





나는 그의 마지막 말을 예의상의 인삿말이라 여기고 옥상 문을 빠져나왔다.




 



아침새벽 부터 지저귀는 새소리와 어딜 그리 급히 가는지 끊임없이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 결정타로 어딘가 아픈 곳이 있는지 끙끙거리는 건우의 앓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6살이 된 건우는 또래에 비해 몸이 약하고 의사표현도 잘 하지 못했다. 갓난 아이일 때 부터 젖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고 항상 집안에 방치되어 부모님의 관심 밖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는 건우를 품으로 끌어안았다. 이마에 손을 얹어보니 굳이 열을 재보지 않아도 40도에 가까운 것 같았다. 놀란 내가 건우를 업은 뒤 급하게 겉옷을 챙겨입었다. 어차피 지금 학교로 출발한다해도 아침자습 전까지는 도착할 수 없었다. 병원에 들렸다가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건우를 맡긴 뒤 학교로 출발하면, 서두른다면 1교시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 건우야 대체 어디가 아픈거야. 조금만 참아. 누나가 금방 병원 데려다줄게. "





나는 이미 걱정이 가득 내려앉은 얼굴로 급하게 현관을 나섰다. 문을 열자마자 옆 집, 그러니까 맞은 편 집의 현관문이 동시에 열렸다. 역시 그곳에서 나온 남자는 어젯밤 옥상에서 만난 남자였다. 잠에서 깨자마자 거울 한번 보지않고 아픈 건우를 업고나온 나를 바라보던 남자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 그게 내 흉측한 얼굴 상태 때문이건, 아니면 내 등에 업혀있는 건우 때문이건 내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남자가 내게 아는척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를 제대로 쳐다볼 새도 없이 빠르게 계단을 내려와야만 했다.





평소에는 버스비도 아끼기 위해 등교 때만 버스를 이용하고 하교를 할 때는 먼 거리를 걸어다니는 나지만, 오늘 만큼은 택시를 잡아타고 인근에 위치한 병원으로 향했다. 건우는 평소에도 몸이 약한 편이기 때문에 열이 난다고 해서 단순한 감기라고 여기고 동네의 작은 병원을 찾는 건 위험한 짓이다. 빠르게 검진을 마친 의사는 건우가 환절기에 유행하는 독감에 걸렸다고 했다. 일단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아 한 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하루종일 건우 곁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독감이라는 말에 걱정이 앞섰다. 물론 보육사분들이 잘봐주시겠지만, 오늘 하루 일과를 끝마치기 전까지 건우가 걱정되어 마음이 편치못할 것이다.









" 건우야, 선생님 말씀 잘듣고 있어. 누나 학교갔다 올게. "




평소 같으면 이미 친구들을 향해 달려가 멀찌감치에 서서 나에게 손을 흔들거나, 기분이 안좋을 때는 가지말라며 나를 붙잡았겠지만, 여전히 몸이 아픈건지 건우는 선생님의 품에 안겨 눈을 작게 뜨고 나를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런 건우에게 애써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보인 뒤 보육원을 빠져나왔다. 나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습관적으로 핸드폰 시계를 확인했다. 아침자습은 거의 끝나갈 시간이지만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내 예상대로 1교시가 시작되기 전에는 도착할 것이다. 












건우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 몸 하나 챙기기도 바쁜 아침에 나는 건우까지 챙겨야 함으로 이미 담임에게 지각생으로 찍힌지 오래였다. 그런 나는 익숙하다는 듯 대걸레를 빨기 위해 수돗가로 향했다. 지각을 하면 아침에 대걸레질을 하는게 우리반 규칙이었는데, 사실 이 규칙을 지키는 것도 아마 나 뿐일 것이다. 수십개의 대걸레가 세워져있는 곳에서 그나마 깨끗한 것이 있나 고른 뒤 하나를 집어드는데, 아무래도 오늘 안좋은 일은 전부 일어나려는지 옆에 세워져있던 대걸레 대여섯개가 우르르 넘어졌다. 순발력이 없는 내가 무책임하게 눈을 질끈 감는데 아무런 소음도 생기지않아 이상하다 싶어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떳다.






" ..... "






교복을 불량하게 차려입은 김태형이 넘어지려던 대걸레를 다시 똑바로 세워놓고 있었다. 김태형은 나를 유난히 괴롭히는 양아치 무리들과 친구였지만, 아마도 그는 나를 알지 못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 그가 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겠지만.







" 뭐야. 반한거야? 뭘 그렇게 멍하니 쳐다봐? "


" 어..? 아,아니야! "





이미 장난끼가 가득해진 눈으로 내게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김태형 탓에 내가 말을 심하게 더듬으며 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물론 소리를 지르자마자 바로 후회를 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김태형은 전혀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 김태형의 친구들이었다면 난 벌써 한대 맞았을지도 모른다. 김태형은 아무런 의미없이 뱉은 장난이었겠지만 이미 얼굴이 붉게 물들은 내가 고개를 떨구고 땅바닥에 시선을 고정시키자 그런 내가 이상하다는 듯 김태형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허리를 숙여 나와 눈을 맞추려 애썼다.







" 김태형! "







그때였다. 아마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목소리의 주인. 김태형을 부르는 신우태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잽싸게 등을 돌려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걸음을 뗐다. 김태형은 그런 나에게 여전히 시선을 고정시킨 상태였다. 나를 빤히 응시하고 있는 김태형에게 다가온 신우태도 김태형의 시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너가 웬일이냐. 학교도 다 나오고. 근데 쟤 알아? "






'쟤'라면 분명 나를 가리키는 지칭어일 것이다. 곧 신우태의 듣기 싫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얼마가지못해 걸음을 재촉하던 나의 팔목을 누군가 우악스럽게 붙잡았고 그 누군가는 역시 신우태였다. 김태형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그런 우리 둘을 무언가 마음에 들지않는 다는 눈빛으로 응시했다. 분명 그는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아까 나에게 장난을 치던 모습과 비교하면 되려 살벌해보였다. 신우태는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김태형을 살짝 바라본 뒤 말했다.






" 태형아. 이년이 얼마나 재밌는 년인지 아냐? "


" .... "


 



곧 신우태는 잡고있던 나의 팔목을 거칠게 잡아당겼고 나는 힘없이 그가 잡아당긴 방향으로 엎어졌다. 따끔거리는 통증이 몰려왔다. 무릎이 까진 것 같았지만 나는 아파할 틈도 없이 몸을 방어하기 위해 두 팔로 얼굴을 보호했다. 땅바닥에 넘어져있는 내 앞에 쭈구려앉은 신우태는 한 손으로 나의 머리카락 한움큼을 잡아쥐었다.







" ..하윽.. "


" 그때 내가 뱉은 껌 때문에 자른거냐? 짧아지니까 머리채 잡는게 힘들,. "


" 우태야. "






김태형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신우태가 내게 하던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김태형이 말을 이었다.







" 보기 안좋다. "


" ... "


" 그만하고 가자. "







심기가 불편하다는 듯, 김태형이 날이 선 목소리로 말한 뒤 나와 신우태의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신우태는 한마디 대답도 하지못하고 잡고있던 나의 머리채를 신경질적으로 놓은 뒤 김태형의 뒤를 따라갔다. 덩치가 산만한 신우태도 김태형에게는 아무말 못하는 것을 보니, 아마 그는 김태형을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눈 앞에서 김태형과 신우태의 모습이 사라지자 몸을 일으킨 뒤 흙먼지가 달라붙은 교복을 털어냈다. 곧 수업이 시작할 때라서 그런지 주변에 구경꾼들은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나는 바닥에 나뒹굴고있는 대걸레를 다시 잡아 들고 서둘러 교실로 향했다.









" 꺄악. 어떡해 진짜 잘생겼어. "


" 태형이 학교 자주 안나와서 슬펐는데. 태형이 만큼 잘생긴 애가 전학을 오다니. "


" 맞다. 오늘 태형이 학교 나왔대. 나중에 보러갈래? "


" 헐. 당연히 보러가야지. "





내 키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않는 대걸레를 낑낑거리며 들고오는데 교실 입구 부터 여학생들이 몰려있는 탓에 힘들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내가 자신들을 밀쳐서인지 나를 향한 욕짓거리가 간혹 내 귓가에 꽂혔다. 이제 나는 그런 소리를 듣는 것에는 무뎌진 것 같았다. 겨우 인파를 뚫고 교실 안으로 들어오자 애들이 수근거리던 것 처럼 새로운 학생이 전학을 온건지 창가쪽 끝자리에 처음보는 남학생의 뒷모습이 보였다. 잠깐, 저기는 내자리인데? 물론 한자리는 비어있던 것이 맞지만 짝꿍 없이 혼자 앉는 것이 꽤나 만족스럽던 나였다. 특히 전학생은 빈자리도 아닌 내가 사용하던 책상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가방이라도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그에게 다가갔다. 물론 옆으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하면 되겠지만 내 성격상 그런 말은 절대 하지못했다.






" 저기.. "





내가 전학생에게 다가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았는지 몰려있던 여학생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내 옆자리가 비었던 것이 그동안은 좋았을지 몰라도, 여학생들의 질투를 사게 된 지금으로써는 가시방석일 뿐이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어 나에게 등을 보이는 전학생을 작게 불렀다. 나의 부름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나는 헉 소리를 내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그쪽은... "


" ... "





옆집 남자였다. 여전히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오늘 아침에도 보았으니 놀라는 것이 당연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줄 알았는데, 역시 동갑이었던걸까. 분명 어제 내 앞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던 그의 모습이 잠시동안 아른거렸다. 놀란 나와 달리 그는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무뚝뚝한 그의 시선이 나의 얼굴에 머무르다, 더러워진 교복 치마 아래 여전히 빨간 피가 고인 무릎으로 향했다. 창피한 마음에 안그래도 긴 편인 교복 치마를 끌어내리며 무릎을 가리려는데 그의 큰 손이 나의 팔목을 낚아챘다.





" 그게..오다가 넘어지는.. "


" 진짜 맞고 사나보네. "


" .... "


" 누구야? 너 때리는 새끼. "






그의 말에 안그래도 우리 둘을 바라보며 욕을 섞어 떠들어대던 무리들이 이내 벙찐 표정을 지어보였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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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전정국 설렜어요ㅠㅠㅠㅠ 근데 혹시 작가님 전에 쓰시던 글은 지우신 건가요?ㅠㅠ
8년 전
메모리
맞아요! 기억하실줄이야..8ㅅ8 글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데 보시는 분이 없는 기분에 ㅠㅠ 기다리시는 분이 계셨다면 올걸그랬네요..;(
8년 전
독자7
전 다시 읽고싶은 마음은 있지만 작가님 마음이 제일 중요하니까 어떤 선택을 하시든 상관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신다면 분명 다른 독자분들도 좋아하실거라 생각해요!
8년 전
비회원203.131
핡 기모찌 작가님 사랑행영
8년 전
비회원14.54
아 진짜 숨죽이면서 봤어요
마지막에 때린애누구냐고 그러는데 심쿵..ㅠㅠㅠㅠ

8년 전
독자2
어어....ㅜㅜㅠㅜㅠㅜㅠㅜㅜㅠ 작가님 이거참 독방에서 추천글 보고 바로 달려왔어요 ㅠㅜㅠㅜㅠㅜㅠㅜ 암호닉 신청해도되는거죠? [#원슙]으로 신청할께요! 아 그리고 신알신도 누르고 가요!! 다음화가 기대되는 이 작품... 작가님 꼭 다음화 때 봐요!
8년 전
독자3
와 독방에서 얘기듣고 왔는데 진짜 보러오길 잘한 것 같아요ㅠㅠㅠㅠㅠ진짜 재밌어요 신알신하고 갈게요!!!맨날 볼 테니깐 보는 사람 없다고 생각하지마세요 진짜 꿀잼허니잼이라구요!!!!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신알신 눌러두고 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첫 화부터 이렇게 재밌는데 뒤화들은 또 얼마나 재밌을지... ♡ 다음 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8년 전
독자6
와... 취향저격.. 신알신하고가요! 작가님 암호닉은 언제신청할까요?ㅠㅠ 암호닉 꼭 신청하고 싶습니다! 다음화 기다릴게요!!
8년 전
독자8
헐 정국이랑 태형이 너무 설레...... 마지막에 정국이 진짜 박력 넘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9
신알신 와서 보러왔는데 이글이 첫글이라 놀랐네여ㅠㅠ옥상에서 만난 정국이와 대걸레 빨다 만난 태형이ㅠㅠㅠㅠㅠ태형이가 안 좋은 무리에 있긴하지만 그렇게 나쁜 학생은 아닌가봐요ㅠㅠㅠ다행이야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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