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름, 나이 29살, 직장인 6년 차. 애인 없음. 주변 친구들은 슬슬 나에게 청첩장을 건네더라. 나라고 애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정도면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사람과 내 미래를 약속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들은 몇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말은 새드엔딩. 다들 날 떠나갈 때 '넌 날 진짜 사랑하긴 했어?' 하는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치고 가버리더라. 그렇게 일방적인 차임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뭐,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 들 뿐. 나름대로 열심히 사랑 받고 사랑 줬다고 생각했는데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럴 수 있지.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 멍 때리면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오늘따라 씁쓸하기만 했다. 오늘 원두가 상한 원두인가. 이 카페 나름 내가 애용하는 커피 맛집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입 안에 씁쓸함만 감돌 뿐이다.
"성이름!"
"이제 오냐, 20분 기다렸다. 티라미수 하나 쏴."
"날로 먹네. 알았다, 알았어... 늦은 내가 잘못이지."
헐레벌떡 들어오는 나재민이 보였다. 유일하게 고등학교 친구 중에서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온 친구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도 했고. 야, 너는 커피 좀 그만 마셔. 내 커피를 잽싸게 뺏어가서 순식간에 바닥이 다 드러나게 흡입해버리는... 응... 그런 친구다... 건강 생각해주는 건 고마운데 내돈내산 (내 돈 주고 내가 산) 커피 그렇게 마시지 마라...^^ 순식간에 험악해진 내 표정을 인지한 나재민이 눈치를 보며 아메리카노랑 티라미수 주문해온다! 라며 후다닥 데스크로 뛰어간다. 진작 그럴 것이지. 바깥을 보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았다. 겨울인데 비까지 오다니. 엄청 춥겠다. 당분간은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지. 절대 롱패딩이다.
"야."
"엉."
"너 이동혁이랑 아직도 연락 안 하냐."
"걔랑 나랑 연락할 거리가 뭐가 있다고."
"아니, 그럼 이동혁 얘기 아무것도 못 들었겠네?"
무슨 얘기?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자 한참을 아무 말 없더니 한숨을 폭 쉬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성이름, 이동혁 결혼해. 청첩장 날아왔어.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때도 그닥 남자애들과 친하지 않았고, 그대로 여중 루트를 탄 나는 남녀공학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고등학교 때 남자애들이랑 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친한 친구는 다른 학교로 떨어졌다. 나 혼자 이 공간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 그래, 그런 거 있잖아. 모르는 장소에서 길 잃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다. 배정받은 반으로 조심스럽게 향하던 와중에 앞에서 뛰어오던 어떤 애랑 부딪혔다. 가뜩이나 혼자 있어서 서러워서 땅만 보고 걸었는데 누군가와 세게 부딪히니까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승완아, 오늘따라 너가 너무 보고싶다...
"헐. 괜찮아? 미안해. 다친 데 없어?"
"..."
"엄청 세게 넘어진 것 같은데..."
성이름, 나이 29살, 직장인 6년 차. 애인 없음. 주변 친구들은 슬슬 나에게 청첩장을 건네더라. 나라고 애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정도면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사람과 내 미래를 약속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들은 몇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말은 새드엔딩. 다들 날 떠나갈 때 '넌 날 진짜 사랑하긴 했어?' 하는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치고 가버리더라. 그렇게 일방적인 차임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뭐,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 들 뿐. 나름대로 열심히 사랑 받고 사랑 줬다고 생각했는데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럴 수 있지.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 멍 때리면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오늘따라 씁쓸하기만 했다. 오늘 원두가 상한 원두인가. 이 카페 나름 내가 애용하는 커피 맛집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입 안에 씁쓸함만 감돌 뿐이다.
"성이름!"
"이제 오냐, 20분 기다렸다. 티라미수 하나 쏴."
"날로 먹네. 알았다, 알았어... 늦은 내가 잘못이지."
헐레벌떡 들어오는 나재민이 보였다. 유일하게 고등학교 친구 중에서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온 친구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도 했고. 야, 너는 커피 좀 그만 마셔. 내 커피를 잽싸게 뺏어가서 순식간에 바닥이 다 드러나게 흡입해버리는... 응... 그런 친구다... 건강 생각해주는 건 고마운데 내돈내산 (내 돈 주고 내가 산) 커피 그렇게 마시지 마라...^^ 순식간에 험악해진 내 표정을 인지한 나재민이 눈치를 보며 아메리카노랑 티라미수 주문해온다! 라며 후다닥 데스크로 뛰어간다. 진작 그럴 것이지. 바깥을 보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았다. 겨울인데 비까지 오다니. 엄청 춥겠다. 당분간은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지. 절대 롱패딩이다.
"야."
"엉."
"너 이동혁이랑 아직도 연락 안 하냐."
"걔랑 나랑 연락할 거리가 뭐가 있다고."
"아니, 그럼 이동혁 얘기 아무것도 못 들었겠네?"
무슨 얘기?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자 한참을 아무 말 없더니 한숨을 폭 쉬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성이름, 이동혁 결혼해. 청첩장 날아왔어.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때도 그닥 남자애들과 친하지 않았고, 그대로 여중 루트를 탄 나는 남녀공학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고등학교 때 남자애들이랑 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친한 친구는 다른 학교로 떨어졌다. 나 혼자 이 공간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 그래, 그런 거 있잖아. 모르는 장소에서 길 잃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다. 배정받은 반으로 조심스럽게 향하던 와중에 앞에서 뛰어오던 어떤 애랑 부딪혔다. 가뜩이나 혼자 있어서 서러워서 땅만 보고 걸었는데 누군가와 세게 부딪히니까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승완아, 오늘따라 너가 너무 보고싶다...
"헐. 괜찮아? 미안해. 다친 데 없어?"
"..."
"엄청 세게 넘어진 것 같은데..."
성이름, 나이 29살, 직장인 6년 차. 애인 없음. 주변 친구들은 슬슬 나에게 청첩장을 건네더라. 나라고 애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정도면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사람과 내 미래를 약속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들은 몇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말은 새드엔딩. 다들 날 떠나갈 때 '넌 날 진짜 사랑하긴 했어?' 하는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치고 가버리더라. 그렇게 일방적인 차임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뭐,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 들 뿐. 나름대로 열심히 사랑 받고 사랑 줬다고 생각했는데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럴 수 있지.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 멍 때리면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오늘따라 씁쓸하기만 했다. 오늘 원두가 상한 원두인가. 이 카페 나름 내가 애용하는 커피 맛집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입 안에 씁쓸함만 감돌 뿐이다.
"성이름!"
"이제 오냐, 20분 기다렸다. 티라미수 하나 쏴."
"날로 먹네. 알았다, 알았어... 늦은 내가 잘못이지."
헐레벌떡 들어오는 나재민이 보였다. 유일하게 고등학교 친구 중에서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온 친구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도 했고. 야, 너는 커피 좀 그만 마셔. 내 커피를 잽싸게 뺏어가서 순식간에 바닥이 다 드러나게 흡입해버리는... 응... 그런 친구다... 건강 생각해주는 건 고마운데 내돈내산 (내 돈 주고 내가 산) 커피 그렇게 마시지 마라...^^ 순식간에 험악해진 내 표정을 인지한 나재민이 눈치를 보며 아메리카노랑 티라미수 주문해온다! 라며 후다닥 데스크로 뛰어간다. 진작 그럴 것이지. 바깥을 보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았다. 겨울인데 비까지 오다니. 엄청 춥겠다. 당분간은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지. 절대 롱패딩이다.
"야."
"엉."
"너 이동혁이랑 아직도 연락 안 하냐."
"걔랑 나랑 연락할 거리가 뭐가 있다고."
"아니, 그럼 이동혁 얘기 아무것도 못 들었겠네?"
무슨 얘기?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자 한참을 아무 말 없더니 한숨을 폭 쉬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성이름, 이동혁 결혼해. 청첩장 날아왔어.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때도 그닥 남자애들과 친하지 않았고, 그대로 여중 루트를 탄 나는 남녀공학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고등학교 때 남자애들이랑 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친한 친구는 다른 학교로 떨어졌다. 나 혼자 이 공간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 그래, 그런 거 있잖아. 모르는 장소에서 길 잃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다. 배정받은 반으로 조심스럽게 향하던 와중에 앞에서 뛰어오던 어떤 애랑 부딪혔다. 가뜩이나 혼자 있어서 서러워서 땅만 보고 걸었는데 누군가와 세게 부딪히니까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승완아, 오늘따라 너가 너무 보고싶다...
"헐. 괜찮아? 미안해. 다친 데 없어?"
"..."
"엄청 세게 넘어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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