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페와 동시연재입니다~하래윤님 감사합니다!)
※BGM : 옥상달빛 - Bird (feat.유세윤)
(제 글에 브금이 옥상달빛 노래가 많은 건 제가 옥상달빛빠순이라...옥상달빛 사랑합니다)
[동우/총수] 무서운 하숙집
우현 시점
어제 일찍 잔 것 때문인지, 눈이 빨리 떠졌다. 시간을 확인하니 8시였다. 이번 주부터는 집에 붙어 있지 말고 나가라던 성규 형의 말이 떠올라 며칠 동안 빠졌던 학교에나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며 방에서 나오니 맛있는 냄새가 1층으로부터 솔솔 풍겼다. 이 시간에 요리 담당인 명수가 일어났을 리도 없을 테고 누가 요리를 하나 궁금해져 화장실로 가려던 걸음을 1층으로 옮겼다.
“명수?”
“에? 어, 일어났네요.”
“네가 웬일로 벌써 일어나서 아침 준비를 해?”
“에이. 웬일이라뇨. 누가 들으면 매일 늦게 일어나는 줄 알겠어요..”
맞는 말이잖아.. 명수는 잠이 많고 잠에 빠지면 어지간한 일로 잘 깨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성종이가 아침 준비하라면서 깨워야 그제야 눈꼽 껴도 잘생긴 얼굴로 알겠다며 어기적 어기적 부엌으로 가는 녀석인데,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일찍 일어났는지 궁금할 뿐이다.
“아, 명수야. 오늘 나랑 학교갈래?”
“오늘 토요일인데요?”
아, 맞다. 학교 가는 건 무산이다. 2층에서 누군가 슬리퍼를 질질 끌고 오는 소리가 들렸다. 속도나 걸음걸이로 봐서 100% 성규 형이다. 내 예상은 퍼즐처럼 맞아 떨어졌고, 곧 성규 형이 눈을 부비적거리며 내려왔다. 잠이 덜 깬 고양이 같다. 성규 형은 소파에서 자기를 쳐다보는 날 보더니 좋은 아침이라며 인사를 하고 맞은 편 소파에 철퍼덕 누웠다.
“우현아, 가서 애들 좀 다 깨워와. 밥 먹어야지...”
“네.”
푹 가라앉은 목소리로 웅얼거렸지만 용케 알아듣고 일어나 2층으로 향했다. 우선 깨우기 쉬운 호원이 부터 깨워야겠다 싶어 호원이와 성종이의 방으로 갔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호원이의 얼굴은 왠지 핼쑥해졌었다. 인간을 눈앞에 두면 아무래도 참기가 힘들다고 방에 들어가서 영 나오질 않더니 어느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인간을 하숙한다는 말에 매우 반대하던 호원이고, 만약 자신이 이성을 잃고 목을 물어뜯으려고 하면 때리라고 하면서 해탈해 찬성하던 모습이 떠올라 미안해졌다. 인간의 피에 목이 말라서 우리의 욕심대로 한 것도.
“호원아, 일어나야지.”
호원이의 어깨를 흔들며 말하니 금세 눈을 뜬다. 명수 만만치 않게 잘생긴 호원이다. 호원이가 일어나서 고개를 끄덕이자 2층 침대에서 코 자고 있을 성종이를 깨우기 위해 난간에 매달렸다. 제 상체만한 거대한 곰인형을 껴안고 자는 모습이 마치 천사와 같았다. 가는 팔목을 잡고 일어나라고 계속해서 흔들어대니 알겠다며 일어났다. 등짝을 세게 팡팡 때려주고 내려와 아직 잠에서 다 깨어나지 못한 호원이의 등도 팡팡 때려주었다. 아프다는 둘의 목소리에 웃으며 방에서 나왔다. 동우를 깨워야겠다는 생각에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갔다. 분명 옆에 침대가 있건만, 이불을 끌고 바닥에서 꾸물대며 자는 동우의 모습에 큰소리로 웃었다. 이불을 김밥처럼 둘둘 말아 품에 꼭 안고 평온하단 듯 행복한 표정이 귀여웠다. 동우의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동우의 자는 모습을 감상했다. 날카로운 눈매와 콧대, 두툼한 입술. 말랑말랑해 보이는 볼. 만지면 밀가루 반죽같이 쭉쭉 늘어날 것 같다. 팔자주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아빠미소를 짓다가 맡아지는 맛있는 냄새에 정신을 차렸다. 밥 먹어야지.
“동우야, 일어나.”
“....”
“동우야~”
“.......”
“동우야?”
운동을 했단 말이 사실인지 단단한 어깨를 잡고 흔들었지만 동우는 당최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설마 아픈 건가? 하는 생각에 어깨를 잡고 일으켰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뭔가 이상해 벌떡 일어나 급한 일이라며 성규 형을 불렀다. 가까이에 있던 건지 성종이와 호원이가 급히 들어오고, 그 뒤로 헐레벌떡 성규 형이 들어왔다.
“뭐야? 왜 그래?”
“동우가 안 일어나요.”
“뭐야. 깨우면 되잖아. 동우야, 일어나.”
동우가 안 일어난다는 내 말에 성규 형이 코웃음을 치곤 동우를 흔들었지만 반응은 전과 똑같았다. 어라? 성규 형이 동우를 똑바로 눕히고 얼굴을 잡고 일어나라고 했지만 역시나 다. 얘 왜 이래? 그러게요. 아픈가? 성규 형과 성종이의 대화를 듣다가 이마에 손을 대봤지만 열은 없었다. 얼음을 입 속에 넣어보고 얼굴에 낙서를 하고 간지럼을 태워도 동우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숨은 잘 쉬고 있고, 열도 없으니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어느새 9시 30분이 되고, 우린 점점 더 초조해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는 호원이의 말에 폰을 꺼내는데 동우가 눈을 떴는지 소리를 빽 질렀다. 어! 일어났다! 성종이가 외치고 성규 형이 괜찮냐며 동우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물었다. 동우가 왜 그러냐며 뒤로 물러나 묻자 아픈 곳이 없냐고 호원이가 물었다.
“아픈 곳? 무슨 소리야? 나 지금 일어난 건데.”
나 원래 주말에는 9시 30분에 땡하고 일어나. 너무나 태평하게 말하는 동우에 우린 모두 허탈하게 웃으며 일어났다. 제일 먼저 성규 형이 방에서 나가고 그 뒤로 성종이와 호원이가 따라 나갔다.
“다행이다. 어디 아픈 줄 알았어.”
“흐흐, 내가 어디 아프겠어? 배고프다. 밥은 언제 먹어?”
“지금. 가자.”
먼저 일어나 가자고 하니 동우가 손을 내게 뻗어 일으켜달라고 한다. 베시시 웃으며 그 손을 잡고 번쩍 일으켜 주었다. 렛츠고! 동우가 앞서가며 외쳤고, 뒤에서 그 모습을 환하게 웃으며 바라봤다. 동우와 함께 산지 하루가 채 되지도 않았지만, 난 벌써부터 동우가 마음에 들었다.
Blind Talk
안녕하세요~백숙입니다.
오랜만에 무하를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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