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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혜라 전체글ll조회 1382l

 

 

 

 

 

안녕하세요! 그냥 가볍게 읽으실걸로 가져왔어요! 킬링타임용ㅋㅋㅋㅋㅋ

 

 

 

 

 

 

 

 

 

 

 

 

 

 

"뭐?!"


경수가 백현의 말에 충격을 받은듯 날카롭게 소리치자, 백현과 찬열이 인상을 팍 찌푸리며 양 손으로 양 귀를 막는다. 어우, 새끼 진짜 목청 하난 알아줘야해. 인상을 팍 쓴 백현과 찬열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지 왜?! 라며 다시 소리치는 경수.


"낸들 어찌 알아?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 그런데 그 자식 마음이 바뀌었나보지."


찬열이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내리면서 툴툴댄다. 백현도 입을 삐죽 내밀곤 찬열에게 팔짱을 끼며 얼굴을 찬열의 팔에 기댄다. 그러자 경수가 허무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나 오늘 특별히 신경써서 왔단 말이야. 머리도 두 번 감아서 지금 샴푸향이 살랑살랑거리고, 세수도 엄청 깨끗이 하고 스킨도 꼼꼼히 발랐어. 향수까지 뿌렸는데?! 교복도 완전 단정하게 입었고, 오늘 하루 종일 예쁜 척만 했단 말이야."


경수의 어깨가 풀이 죽은듯 축 쳐지자, 백현이 한숨을 한 번 푹 쉰다. 내가 잘 설득해볼게. 그런 백현의 말이 들리긴 하는건지 계속 멍한 표정으로 내가 오늘만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데.. 라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경수. 아마, 꽤나 충격이 컸던 듯.


"어쨌든, 오늘 김종인이 너에게 고백할 마음을 접은 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김종인 잘 구슬려서 물어볼테니까, 너는 계속 예쁜 척 하고 있어라. 그 새끼가 다시 마음 바뀌어서 너한테 고백할거라고 하면 그 때 다시 전해주마."


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찬열은 멍을 때리고 있는 경수를 남겨둔 채 백현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자리로 향한다.

 

 

 

 

[카디] 그 놈의 고백       w. 혜라

 

 

 


야자가 시작한 지 30분쯤 지나서야 교실 뒷문을 스르륵 열고 조용히 들어온 종인과 세훈. 조용히 야자를 하고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전부 뒷문쪽으로 쏠리고 그 아이들 중의 하나인 백현도 시선을 뒷문으로 향한다. 백현의 옆에서 꿀잠 청하고 계신 찬열은 제외. 하지만 곧 백현을 제외한 반 아이들은 뒷문으로 들어온 세훈과 종인을 보며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다시 돌려 공부에 집중한다. 백현은 인상을 찡그리며, 당당히 자신의 앞 자리에 앉는 세훈과 종인을 끝까지 쳐다보았지만.


"양아치새끼들. 왜 이렇게 늦었어."


조용히 내뱉는 백현의 말에 종인과 세훈이 동시에 픽 하고 웃었다. 평소 찬열, 백현, 종인, 세훈의 스케줄은 이러했다. 석식시간이 시작하자마자 옆반 김루한 무리와 축구를 하다가, 석식시간이 끝남을 알리는 종, 즉 야자가 시작함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면 그 때부터 밖으로 나가 대충 저녁을 먹은 뒤 30분은 기본으로 늦게 교실에 들어오곤 했건만.... 오늘 딱 하루 축구를 빠져놓고선, 평소에 자신들이 야자시간을 딱딱 지켜 공부했던 것처럼 말하는 백현이 웃겼던 듯 싶다.


"미친놈. 지가 언제부터 시간을 그렇게 딱딱 지키셨다고-."


세훈이 중얼거리곤 자신의 뒷자리에서 침까지 질질 흘려가며 자고 있던 찬열의 이마를 한대 콩 때린다. 공부도 못하는게 뭔 배짱으로 쳐자냐. 그러자 백현이 새침한 표정으로 세훈을 노려본다. 박찬열 건들지말고 니 공부나 해 새끼야. 세훈이 혀를 끌끌 찬다. 평소엔 서로 못 죽여서 안달이면서 꼭 이럴때만 보디가드인것봐, 꼴불견새끼들 어휴. 찬열은 백현과 세훈의 말소리가 들리기는 하는건지 이젠 코까지 곤다.

종인은 슬쩍 자신의 대각선 앞자리에 앉은 경수를 쳐다본다. 이어폰을 낀 채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경수는 종인의 시선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지 표정의 변화가 없다. 라고 종인은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어폰 따위에는 음악이 흐르지 않는다는건 비밀. 문제집에 집중하는 척 샤프를 끄적대고 있지만 그것도 의미없는 낙서일뿐 경수의 온 신경은 종인을 향하고 있단 것도 비밀.

세훈은 변백현을 잠시 노려보곤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려 가방에서 정석을 꺼낸다. 그리곤 깨끗한 정석을 뿌듯하게 바라봐준 후 정석 제일 첫 페이지를 펴서 공부할 자세를 잡는다. 그런 세훈을 바라보던 종인이 세훈이 공부하려는 그 정석의 첫 페이지를 찬찬히 읽는다.


"......10-가?"


종인의 그 말에 백현이 인상을 찌푸리고, 세훈은 종인과 백현을 무시한 채 형광펜으로 글씨란 글씨는 죄다 그어댄다. 종인이 인상을 쓰면서, 그거... 10-가 기본 정석이냐...? 라고 묻자 세훈이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백현이, 야 다다음주면 우리 2학기 중간고사인거 알고 있냐- 라고 세훈에게 묻자 세훈이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야, 이 형아 공부하시는거 보면 모르겠냐 형아 대학가려고 한다 대학.


"병신 지랄 똥싸네. 우리 2학년인거 앎? 10-가는 1학년 진도인것도 앎? 수Ⅰ정석이 2학년 내용인거 앎?"

"천릿길도 한 발자국부터라고. 10-가, 10-나도 모르는데 수Ⅰ정석 풀어봤자지. 씨발 하나도 모르겠더만. 수학 개객..... 이 아니고 이제 열심히 해야지. 응"


그런 세훈의 말에 백현이 세훈의 말을 수정한다. 이 무식한 삼백안 새끼야, 천릿길도 한 발자국부터가 아니라,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다. 에라이, 초딩보다 못한 새끼야.


"이거나 그거나. 아, 시끄러워. 너 빨리 닥치고 공부나 해."


세훈이 그러곤 다시 정석에 집중한다. 백현이 쳇- 하며 종인을 쳐다보자, 종인도 어느새 수학문제를 푸는 중이다. 그런 종인을 보며 백현이 눈동자를 굴리며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결심한 듯 종인을 툭툭 친다. 백현의 터치에 종인이 뒤를 돌아 백현을 쳐다본다. 어떻게 할거야? 백현의 입모양에 종인은 응? 이라며 되묻는다.


"뭐를?"

"도경수. 고백."


백현의 말에 종인이 표정을 굳힌다. 굳어지는 종인의 표정을 본 백현이 말을 잘못 꺼냈나 싶어서 순간 아차 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베스트 프렌드인 친구 경수를 생각하면 이대로 종인이 경수를 포기하게 둘 수는 없었다. 솔직히 제3자인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답답할 뿐이다. 서로 좋아하면 연애하면 되는건데, 그 놈의 자존심이 뭐라고 둘 다 이렇게 버티고 있는건지. 경수 그 놈은 자신은 도도하다며, 종인놈이 먼저 고백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러고. 김종인 이자식은 도경수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니까, 고백했다가 차일까봐, 그래서 제 자존심에 흠집이 날까봐 이렇게 고백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거고. 김종인 이 자식은 알려나. 도경수가 니 고백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안달이 나있다, 아주.

시발 이 둘의 밀당에 죽어나는건 나와 오세훈과 박찬열 뿌...... 잠시 생각을 멈춘 백현이 옆에서 이젠 이까지 갈며 자고 있는 찬열을 쳐다본다. 박찬열 제외.


"걔 아무래도 김준면 선배랑 뭐 있는거 같다니까. 젠장. 고백했다가 차이면 어떡해. 완전 김종인 가오 무너지는 날이잖아. 명색이 엑소고 엄친아 김종인. 야. 여자애들이 나한테 완전 죽어나는데? 나 완전 인기남인데? 어? 여자애도 아니고 남자애한테 차였다고 소문나봐. 아, 생각하기도 싫다. 그리고 도경수 게이 아니면 끝장이지 뭐. 우리 사이 쫑난다고..."


김준면 선배랑 아무것도 없다니까!!!! 니 질투심 유발할려고 니 앞에서만 사이 좋은 척 하는거라고!!!! 아오 김씨눈. 눈치 어따 팔아먹었나.


"김준면 선배랑 도경수랑 아무 관계도 아닐걸. 그냥 친한 선후배. 이 정도?"


한참 정석에 집중하던 세훈이 조금 굳은 표정으로 갑자기 백현과 종인의 얘기에 끼어든다. 그의 정석은 아아까 핀 첫페이지 그대로인건 함정.

그러고보니, 오세훈 저 자식. 아까 김준면 선배 얘기가 나오자 마자, 손에 힘이 확 들어갔다. 야, 그러다가 샤프 부러지겠다. 나름 오세훈 저 자식도, 도경수의 질투심 유발작전-이라 쓰고 병신짓이라고 읽는다- 도와준다고 꽤나 고생을 하고있다. 오세훈이 팔불출 둘째가라면 서러운 자식인데, 도경수때문에 김종인 앞에서 김준면은 자기 애인이고 김준면이랑 도경수는 아무 관계도 아니다, 말도 못하고... 쯧쯧-.

백현은 세훈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아 피식 웃었다. 그리곤 곧 세훈의 얘기에 동의를 한다는 표시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그러니까 제발.... 도경수한테 고백 좀 하란 말이야!!!! 니가 도경수랑 잘 돼야, 우리가 도경수한테 안 볶인다고!!!! 우리가 맨날 너 때문에 도경수한테 달달 볶인단 말이다!!! 알고 있냐, 병신아!!!! 우리가 너희 둘을 위한답시고 얼마나 병신짓을 하는지. 어휴, 이게 뭐임 진짜.


"그리고 김준면 선배는 경수 같은 타입 안 좋아해."


세훈이가 쐐기를 박는다. 오세훈 진정해. 진정. 샤프 부러지겠다. 그래, 얼마나 답답하겠니. 너도 경수한테 들들 볶이는 바람에 준면 선배가 니 애인이라고 말도 못하고 2달이나 살아왔잖니. 이해한다, 이해해.


"그러니까 도경수한테 빨리 고백해버려. 도경수 저 자식도 김준면 선배같은 타입 취향 아닐걸."


나의 그 말에, 종인이 고개를 살짝 돌려 종인의 앞에 앉아 MP3를 낀 채 공부하고 있는 경수를 쳐다본다. 그리고 그런 종인이를 보며 세훈이와 내가 동시에 한숨을 내쉰다. 김종인, 가끔 보면 니가 불쌍할 때가 있다. 어쩌다가 저 여우년한테 코가 꿰었냐. 참고로 지금 도경수. 음악 안 듣고 있다. 보나마나 뻔하지. 우리 얘기 몰래 엿듣고 있겠지.


"야, 김종인. 너 언제까지 도경수랑 내외하고 있을건데? 항상 다섯명이서 같이 다녔는데, 니자식 때문에 요즘엔 찢어져서 다녀야되잖아. 사내새끼들이 내외가 뭐냐, 내외가."


내가 그러자 세훈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서 거든다.


"원래 우리 축구할 때도 경수가 항상 스탠드에 나와서 우리 축구하는 거 구경했는데, 요즘엔 니가 자기 피하는 것 같다고 우리 축구할 때 항상 교실에 혼자 있잖아. 병신아. 고백 할 거면 빨리 해버리라니까."


그리고, 준면 선배랑 너랑 애인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칠정도의 답답함도 있겠지. 오세훈. 말마다 참 처절함이 들어있구나.


"아, 몰라. 공부해."


종인이가 그러면서 고개를 책으로 쳐박으며 문제 푸는 것에 집중하자, 경수의 표정이 굳는다. 분명 속으로 김종인을 욕하고 있겠지. 개새끼야, 빨리 고백 안해? 라면서.

 

 

 

 

야자가 끝나는 종이 울리자, 우리는 시계를 쳐다보곤 가방에 짐을 싸기 시작한다. 종 치기 십분전 일어나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고 있던 찬열이가 날 보며 눈을 껌벅거린다. 백혀나 떡볶이 먹으러 가쟈, 떡볶이. 박찬열이 나한테 애교를 부리는 때는 정해져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야자가 끝났을때. 중간에 튀지 않고 무사히 야자를 끝냈다는 뿌듯함과 이제 집에 간다는 기쁨때문이다. 이미 반 친구들은 종이 치기 전에 다 집으로 가버려서, 지금 교실에 있는 건 우리 다섯뿐. 원래 도경수만 아니었으면, 우리 넷은 야자 시작하고 삼십 분도 안되어서 놀러 갔을 놈들인데, 모범생인 도경수때문에 항상 야자를 이렇게 끝까지 같이 했다. 하교를 같이 해야 했으니까.

사내놈들이 남사스럽게 왜 하교를 같이 하냐- 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도경수와 김종인이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우선 김종인이 도경수를 좋아한다는 걸 느끼기 전에는 -참고로 경수는 나름 순정파여서, 김종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드랜다.- 도경수의 여리여리한 체구때문에 우리가 하교길을 동행해야 했고, 김종인이 도경수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후에는 김종인이 둘만 걸어가기 어색하다며 우리를 잡아놓는 것이다. 제기랄, 김종인이 도경수 좋아한다고 우리에게 털어놓았을 때 우리는 얼마나 환호했었는가. 은근 우리가 야자를 중간에 나올 수 있길 기대했었는데....

김종인, 그럼 우리 빠져줄테니까 너네 둘이 하교하면 되겠네. 헐 안돼 부끄러워서 단 둘이 못 있어 같이 계속 집 가면 안돼? 야 이 미친 사내새끼가 찌질하게 부끄러워? 시발 내 순정을 욕하지마. 순정이고 뭐고 병신아 그냥 단 둘이 같이 집가면서 니가 덮쳐. 안돼, 니넨 그게 농담이겠지만 나는 진짜 우리 둘이 가면 내가 덮칠것 같아 진심.

그런 개같은 김종인의 간곡한 부탁에 우리는 계속 하교길을 동행하고 있다. 시발! 그냥 덮치면 안돼? 도경수는 좋아할걸! 도경수는 니가 아는것처럼 순진한 새끼가 아니라고!


"나 오늘 학원 들렸다가 가야할 것 같은데, 너희 넷이 먼저 갈래?"


가방을 다 메고 다섯이서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경수가 말을 꺼낸다. 헐. 우리 지금 너 때문에 야자 끝까지 한거거든, 경수야? 찬열이는 멍때린 표정으로 잠시 있더니 곧 기쁜 표정으로 내 팔을 잡고 흔든다. 자기야 그럼 우리 둘이 빨리 떡볶이 먹으러 가자. 어휴, 이 박씨눈 새끼. 분위기 파악점여. 쳐자다가 이제 일어난 새끼가 눈치도 없네. 근데 잘생겼어, 어휴 내남자.


"어?"


종인은 아무래도 경수를 혼자 보내는 게 걱정되는 듯 경수에게 걱정스럽게 되묻는다. 지딴에는 평범하게 물어본거같은데 엄청 티남. 이새끼들 사귀면 존나 김종인 팔불출일듯. 김불출 등극 축하. 그 때 갑자기 세훈이가 눈치를 살짝 보더니 급하게 입을 연다.


"아, 어떡하지... 나 학교 갔다 와서 바로 형이랑 같이 운동가기로 약속했어서 빨리 가봐야되는데..... 야, 박찬 변백. 너네 데이트 있는거 아니야?"

"어?....어.... 뭐 우리야 뭐.."

"어 있어. 떡볶이 먹으러 간다. 빠이"


박찬열 단호하시네요. 단호박인줄. 단호한 표정을 짓곤, 잡고 있던 내 팔을 금세 끌어 당긴다. 아 가만있어봐 쫌! 이 사태를 해결해놓고 가야지, 병시나.


"경수야. 너 혼자 가는거 괜찮겠어? 아, 그러지 말고, 김종인. 니가 좀 같이 갔다 와줘. 안 그래도 밤에는 얼굴도 안 보여서 사람들이 경수가 여자인 줄 안단 말이야. 위험해."


참고로, 데이트는 개뿔. 약속도 없던 데이트. 물론.... 언제부터 우리가 약속까지 잡고 데이트했었냐만은.... 아, 분명 오센 새끼의 말도 거짓말일게 분명하다. 지금 10시가 넘은 시각에 운동이라니. 오세훈이 제일 싫어하는 건데. 야밤에 운동한다고 깝치는거. 뭐, 11시 야자까지 하는 준면선배 교실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고 있겠지. 아, 그러니까 내 말은...... 도경수의 학원 간다는 것도 거짓말일거라는 얘기. 저거 눈치 주는거다 우리한테. 이것들아 나랑 김종인이랑 둘이 갈테니까 너흰 좀 빠져.


"뭐? 그래서 니네 지금 다 간다고?"


종인이 당황한 듯 찬열, 백현과 세훈에게 묻는다. 찬열이 종인을 보며 눈을 찡긋한 뒤, 백현을 데리고 빠르게 교실 밖으로 사라진다. 아 이 씨발 같이 가 이 세륜 커플아! 누군 애인 없어서 데이트 안ㄱ.... 세훈도 서둘러 발을 떼다가 말을 멈춘다. 종인과 경수의 눈치를 쓰윽 보던 세훈이 다시 입을 연다. 하하, 내가 애인이... 하하 없.... 하하....지.....시발 그럼 간다 빠이. 그리고 그렇게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셋때문에 순간 멍해진 종인.


"아, 종인아. 난 괜찮으니까 먼저 가도 돼."


경수가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그러자 멍해있던 종인이 어? 라고 다시 되묻곤 곧, 아냐- 라면서 고개를 흔든다. 이왕 셋이 먼저 간 거, 어차피 나 혼자 집에 가기도 심심하고, 뭐-.


"아, 그래.. 고마워-"


경수가 자신 특유의 환한 눈웃음을 지으며 종인을 쳐다보자 종인이 같이 웃는다.

 

 

 

 

경수와 종인이 교실 밖을 나와 교문을 통과할 때까지 쓰잘데 없는 시시껄렁한 얘기들을 하다가 교문을 막 통과했을 때 경수가 종인에게 슬며시 묻는다.


"종인아. 너 나한테 화난거 있어?"

"어? 아니, 왜?"

".... 아니... 니가 요즘 나 피하는 것 같아서...."


경수가 고개를 조금 숙이고 우물쭈물하게 그러자, 종인이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고개를 조금 숙인채 입술을 내민 경수는 속으로, 좋아해서 피했다고 말해 좋아한다고 말하라고!! 라며 어떻게든 종인에게서 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속마음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그런 경수를 보며 종인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귀엽다, 예쁘다, 가지고 싶다, 키스하고 싶다, 안고 싶다.. 만 생각했더랜다. 왜 고백하고 싶다- 는 없는 걸까.


"아.... 피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느껴졌으면 미안."

"그래.... 그래도 나 싫어하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라면서 고개를 들며 또 특유의 환한 눈웃음을 짓곤 종인을 빤히 쳐다본다. 종인은 순간 눈을 껌벅거린다. 아씨, 완전 이뻐. 돌겠네.


"저기, 경수야."

"응?"

"너 김준면 선배랑 무슨 사이야?"


종인의 물음에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무슨 사이냐니?"


아마, 백현과 찬열과 세훈은 눈까지 동그랗게 떠가며 귀척의 진수를 보여주는 경수를 보면서 육두문자를 내뱉었을 게 분명하다.


"아니, 그냥 친한 선후배 사이 같지는 않길래."

"그냥 친한 선후배야. 준면이형은 애인도 있는데, 뭘."

"어? 진짜?!"


경수의 말에, 종인이 깜짝 놀라면서 경수에게 묻는다.


"응. 준면 선배 엄청 사랑해주는 멋있는 애인 있어. 그냥 그 애인만 봤을 때는 별로인데, 이상하게... 준면 선배랑 같이 있는 걸 보면 참 빛나보이더라. 연애라는 게 그런건가봐. 막 그 둘 보면 나도 연애하고 싶구 그래."


이 말을 내뱉은 경수가 살짝 종인의 눈치를 봤다. 설마....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고백을 안할라고....


"아.... 나는 너랑 김준면 선배랑 좀 그런 관계인가 했어."

"풋. 뭐야, 그게. 나는 준면 선배같은 사람 이상형 아니야-"

"그럼 니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데?"

"음......... 날 많이 좋아해주는 사람?"

"뭐야, 그게-"


종인이 김빠지는 소리를 내자, 경수가 능청스런 표정을 지으며 진짠데? 이런다.


"내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줄 알아?"

"글쎄.... 어떤 사람인데?"


종인이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말할 듯 하자, 경수은 살짝 기대가 되는 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종인을 쳐다보았다. 막, 여기서 내 이상형은 도경수야- 이러면서 고백하는 건가?! 라고 김칫국을 마시면서.


"나는 몸매 쭉쭉빵빵한 사람."


그러나 종인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경수의 부풀었던 기대감을 김빠지게 만들었다. 뭐야... 나는 전혀 불가능이잖아. 그러면서 나 왜 좋아하는거야, 도대체...


"뭐야아-..."

"풋, 구라고.. 내 이상형은- 환한 눈웃음이 예쁜 사람. 웃을때 생기는 인디언 보조개도 예쁜 사람. 웃으면 입술이 하트 모양이 되어선 나를 설레게 하는 사람. 머리카락이 휘날릴때 나는 샴푸향기가 좋은 사람. 오늘 같은 날 가끔씩 향수 향기도 나는 사람. 곁에서 내가 항상 지켜주고 싶은 사람. 운동이라면 질색하고, 친구들이 축구하니까 스탠딩이라도 나와서 앉아있으라고 하면 인상 찌푸리고 툴툴대면서 어느샌가보면 스탠딩에서 응원하고 있는 사람."


어........ 이거........... 나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사근사근, 조용한 척 하지만 사실은 활발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먼저 자신에게 고백하게 하려고 친구들까지 들들 볶아가며 애쓰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고백한다고 한 날에 모습 엄청 신경써서 학교 오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 얘기 듣는다고 MP3 듣는 척하면서 실은 이어폰만 꽂고 있는 사람. 그리고...... 조용한 것보다 활발한게 어울리는 사람."


................응?


"도경수, 딱 너네."

"어........?"

"내가 모를 줄 알았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말하는 종인 때문에 경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변백현도, 박찬열도, 오세훈도 연기 엄청 못하대."

"뭐야.....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

"응."

"내가 너 좋아해서 니가 나한테 고백하게 만들려고 그 셋 달달 볶은 것도?"

"응."

"내가 MP3 듣는 척하면서 너희 얘기 엿들은 것도?"

"응."

"........ 언제부터?"

"아마도, 내가 너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러면 족히 세 달은 넘었다. 종인의 그 말에 경수의 눈에 금세 눈물이 차오른다.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경수때문에 당황한 종인이 허둥지둥하자, 경수가 더 서러워진듯 더 크게 소리내어 운다.


"왜 그래, 경수야?"

"개새끼야- 엉엉- 나한테 고백하는 게 그렇게 어려웠냐? 엉엉- 내가 너 많이 좋아하는데, 엉엉- 빨리 좀 해주면 어디 덧나?"


종인을 주먹으로 쳐가며 엉엉 우는 경수. 아무래도 많이 서러웠나 보다. 종인은 경수를 안고는 경수의 등을 쓰다듬어 주면서, 그런 니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고백을 못했어, 미안- 이라며 나름의 변명을 한다. 5분정도가 지나서야, 경수의 눈물이 거의 그치고 종인은 아직까지 경수를 안은 채 서있었다.


"도경수."

"........"

"나 이제 고백했으니까, 내 앞에서 내숭 안 떨어도 돼."

"......."

"경수야, 정말로. 많이. 좋아해."


경수은 훌쩍거리면서 말없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뒤에 말을 붙이는 것은 잊지 않고. 나도- 라고.

 

 

 

 

 

 

 

 

[카디] 그 놈의 고백            w. 혜라

 


번외. 김종대의 외로운 솔로 인생

 


어휴, 그러니까 그게 며칠이나 되었더라. 갑자기 3반 김종인 무리가 떼거지로 게이가 되어온게. 박찬열, 변백현은 학교 내에서 유명한 게이들이었다고 쳐. 김종인 도경수 님들은 언제? 오세훈 니는 언제 3학년 선배 꼬심? 3반은 게이의 천국이구나. 파라다이.... 라고 하기엔 우리반은.... 종대가 쓰윽 자신의 반을 둘러본다.


"밍쏙! 내가 밍쏙 좋아하는 딸기빵 사왔어! 밍쏙은 딸기를 참 좋아해. 근데 왜 콘돔은 딸기향을 싫어ㅎ"


뒷 말은 얼굴이 하얘진 민석이 루한의 입을 막으면서 루한의 입으로 들어갔다. 씨발, 뒷 이야기가 무슨말인지 이해를 하겠다는 건 함정. 3반은 게이의 천국? 노노, 2반인 우리반도 게이 천국. 아, 사실은 우리 학교가 게이의 천국인가봄. 뭐지, 세상이 다 게이들로 가득차있는 이 기분은. 에블바디 세이 게이! 루한과 민석의 애정행각을 보다가 짜증난 종대가 눈을 돌리고, 자신을 바라보던 크리스와 눈이 마주친다. 어휴, 존잘.... 이 아니고 김종대 정신 좀 붙잡으실게요. 순간 움찔한 종대는 하하- 어색한 웃음을 짓고선 크리스의 시선을 피해 뒷문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 3반으로 향한다. 게이들 좀 구경해볼까.


"야,야-. 너네 풍기문란죄로 학생회에 신고해버릴 줄 알아. 그만 좀 안 떨어져?!"


종대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착 달라붙어 있는 경수와 종인을 보며 신경질을 낸다. 세훈은 저새끼들이 하루 이틀 저러는게 아니라는 듯, 종대를 보며 쯧쯧댄다. 야, 니가 그래도 이새끼들 안떨어짐. 종대가 자신들을 보며 화를 내든 말든, 세훈이 자신들을 보며 짜증을 내든 말든, 여자애들이 자신들을 보며 수근대든 말든, 경수는 종인의 무릎에 앉아서 종인의 가슴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고, 종인은 세훈을 흘끗 보며 그런다.


"오센새끼야. 너도 준면 선배랑 하는거 보면 만만치 않거든."


아, 맞다. 참고로, 종인은 준면과 세훈이 사귀는 것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날 우연히 세훈의 핸드폰을 보고 알아챈거라고. 그러나, 나름 질투작전이라고 김준면 선배와 다정한 척 하는 경수를 보는 게 너무 귀여워서 도저히 오세훈과 김준면 사이를 안다고 할 수 없었단다. 그리고 김준면 선배와 경수의 질투작전은, 내숭을 떠는 경수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고백을 미루던 종인에게 좋은 변명거리가 되었기도 하고. 아, 물론! 자신의 입에서 김준면과 도경수의 사이가 거론될 때마다 오세훈의 표정 변화를 보는 것도 매우 재밌었다고 한다. 그 발언을 듣고 나서 오세훈은 발악을 했었다. 온갖 육두문자를 써가면서. 아무래도, 김종인과 도경수때문에 준면선배와 학교에서는 별로 데이트를 하지 못한 게 많이 한이 맺혔던 듯.


"어우, 하여간... 김종인, 도경수나.... 오세훈, 김준면이나..... 박찬열, 변백현이나..... 하.... 김루한, 김민석도..... 그게 그거지... 젠장. 커플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잠깐. 김종대. 이게 진짜. 김준면? 니가 준면이 친구냐? 니가 삼학년이야?! 이게 어디서. 뒤에 선배나 형이라는 수식어는 어디갔어?! 준면이 후배중에서 준면이를 준면이라고 유일하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새꺄."

"깐깐하기는. 아, 알았어, 알았어. 준면 선배. 됐냐? 아, 진짜."

"돼긴 뭐가 돼. 준면이를 준면이라고 부른 벌은 있어야지. 벌금 천원 콜-"

"헐. 어이없어. 누구 맘대로 콜이야."

"너 지금 왼손에 천원 들고 있잖아. 그거 내놔. 준면이한테 음료수나 사주게."

"이거 월드비젼 내야 되는거야!! 무슨 그거 가지고 삥을 뜯을라고 그래. 애가 차암 못되먹었네"


그렇게 종대와 세훈이 티격태격하는건 신경도 쓰이지 않는지 아직도 종인과 경수는 착 달라붙어있다. 자신의 품안에서 눈을 감고 있는 경수를 살펴보던 종인이 미소지으면서 경수의 등허리를 감싼다. 경수가 싫지 않은 듯 살짝 눈을 뜨자 종인이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 왜 이렇게 이뻐, 도경수."


종인의 그 말에 경수가 헤헤- 웃음 지으면서 종인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그리고 그런 둘을 바라보면서 종대가 세훈과의 말싸움을 멈추곤 손에 들려 있던 천원을 있는 힘껏 꾸깃꾸깃하게 구긴다.


"아오 저 게이새끼들. 나도 애인 만든다, 만들어"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종대는 옆에 있다가 금세 사라져버린 세훈을 찾는다.


"뭐야, 이 새끼 어딜로 사라졌어-?"


했더니.... 교실 뒷문에서, 오랜만에 2학년 교실로 찾아온 준면과 다정하게 얘기중이신 세훈. 종대는 준면을 발견하자마자, 준면과 세훈에게로 간다.


"준면 선배!! 안녕하세요!!"


우렁차게 인사하는 종대를 보며 준면이 쑥쓰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 웃는다. 그렇게까지 크게 인사하지 않아도 괜찮아, 종대야- 라면서. 준면이 환하게 웃자, 종대가 아 진짜 귀여우세요- 이런다. 그러자 세훈이 종대의 머리를 탁 하고 치면서 개새끼야, 넘보지마- 이런다.


"걱정마, 이 새끼야. 어유, 짜증나긴."


그러면서 세훈과 준면을 피해 교실로 들어온 종대는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경수과 종인의 애정행각에 눈살을 찌푸린다. 세훈과 준면을 피해 교실로 들어왔더니 눈에 들어오는 게 도경수과 김종인이라.... 시발, 박찬열 변백현 어디갔는지 데이트 나가신것 같은데 지금 여기 없어주셔서 감사해여. 엿같은 세상. 솔로 서러워서 살겠냐. 에라이, 빌어먹을. 그렇게 종대는 그 다음 수업이 시작할 때 까지 한참 중얼거렸더랜다. 하지만 그리고 한 달 뒤 자신도 자신이 그렇게 욕하던 게이새끼가 되어버렸다는 건 비밀. 자신이 그토록 짜증내하던 짓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비밀. 자신이 이렇게 되어버린게 크리스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먼저 고백한건 종대란건 진짜 진짜 비밀!

 

 

 

 

 

 

 

 

 

 

 

 

 

 

기승전클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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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경수 김종인 발칙하기는ㅋㅋㅋ
10년 전
독자2
종인이가 천재인건가욬ㅋㅋㅋㅋㅋㅋ왘ㅋㅋㅋㅋㅋㅋㅋㅋ경수랑 찬백이들, 세훈이 표정이며 연기보는 재미가 쏠쏠했겠구나 종인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 정말 안절부절하고 못 하겠다 그러던 애 맞닠ㅋㅋㅋㅋㅋㅋ연기대상감이여ㅋㅋ대.다.나.다.김.종.인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행쇼할꺼면서ㅋㅋㅋㅋ그래도 속타는 경수의 마음을 계속 끈건 잘못했엉ㅡ,ㅡ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클첸 대박이닼ㅋㅋㅋㅋㅋㅋ왘ㅋㅋㅋ종대야 너도 웰컴투께이!ㅋㅋㅋㅋㅋㅋㅋ 카디찬백세준클첸 행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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