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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비온다.

 

유리는 질색팔색을 하는 내 성격이지만 이럴 땐 내 꼼꼼한 성격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고 모두들 예정에 없던 소비로 우산을 사는가 하면 금방 그치겠거니 가방을 머리에 얹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속에서 당당하고 멋지게 가방속에서 우산을 찾아 펴곤 도도하게 길을 걷는다.

김철수, 역시 완벽해.

 

 

"여어-"

 

내 인생 최대의 실수는 떡잎마을에서 태어난 거고, 하필이면 떡잎유치원을 나온 것이고, 그 많은 친구들 중 이새끼와 친해진 게 가장 큰 실수다.

당연한 듯 내 우산속으로 들어와 젖은 머리를 제 어깨에 부비적거리며 실실 웃는 신짱구를 짜증난다는 듯 밀쳐내곤 그 짧은 시간에 젖은 제 어깨를 손으로 훔쳐내며 짜증난 다는 듯 아무말도 않고 먼저 앞으로 빠르게 걸으니 긴 걸음으로 금세 나를 따라잡아 내 귓속에 바람을 불어넣는다.

 

"아 미친새끼야! 내가 이거 하지 말라고 했지!"

 

나도 참.. 다섯살때부터 지겹게 당해왔는데도 몇백번, 몇천번을 당해도 적응을 못하고 매번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을 부르르 떨고 만다. 자존심 상해... 그런 내 반응이 늘 재미있는지 제 옆으로 와 딱 달라붙는 신짱구를 올려다보다 기분이 나빠 팔짱이 끼워진 팔을 신경질스레 빼버리곤 걸음을 빨리했다.

 

 

 

 

 

 

 

 

 

 

 

초등학교는 따로 가게 됐다.

나는 학문의 뜻이 있었고, 아 물론 다른 친구들이 학문의 뜻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꼭 있다는 말도 아니고... 여튼 나는 사립초등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짱구와 내 소꿉친구들은 모두 떡잎초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처음엔 지긋지긋한 신짱구와 떨어져서 좋다는 생각을 했다. 딱 한달간... 적응을 못한 건 아니었다. 나는 나름 머리도 좋고, 어리광도 부리지 않았으며, 수준이 꽤 높아 오히려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인기도 많았었다.

단 한가지 안좋은 점이 있다면 나는 액션가면을 좋아하지 않는 척을 한다면, 사립초등학교의 아이들은 모두 진짜 액션가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짱구와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난생 처음으로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려 사립초등학교에서 떡잎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

 

행복했다. 내 친구들도 있었고, 거긴 진짜 액션가면을 좋아하는 아직 어린 그 친구들이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 나를 그 속에 끼워주었다.

그 친구들과 함께 떡잎중학교까지 졸업하고 난 후에야 나는 그 시절 나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너무나도 늦게 알아채버린 것이다. 

그때 내가 사립초등학교를 꾸역꾸역 다녔더라면 신짱구를 이렇게까지 오래 보지 않아도 됐을 수도 있는데......

 

 

 

 

 

불행중 다행인 것은 신짱구와는 고등학교를 다르게 갔다는 것이다. 갑자기 운동에 관심이 많아진 신짱구는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나보다 키가 훨씬 커버렸다. 어린이집 다닐때는 나랑 비슷했는데...) 본인 말로는 체고를 1등으로 들어갔단다. 운동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녀석이 변태짓, 이상한 짓 이외에 1등하는 건 본 적이 없어 아직까지는 믿지 못하는 중이다.

그 이유는 이렇게 내 옆에서 뻔뻔하게 우산을 쓴 이유도 포함된다.

 

"또 기숙사에서 몰래 나왔냐?"

"거긴 재미가 없어."

"재미가 왜 없냐? 애들이랑 놀고, 밥먹고, 너 좋아하는 운동 같이 하고."

"네가 없잖아. 김.철.수."

"미친새끼..."

 

 

녀석은 기숙사를 밥먹듯 빠져나온다. 걸리지도 않는지 또 대단한 잔머리를 굴린건지 나는 알 길이 없지만 매번 이렇게 빠져나와 내 앞에 짠, 하고 나타나 나를 놀래킨다.

징그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쭉 빼내고 내 팔을 딱 붙어 잡아오는 신짱구를 질색팔색을 하며 떼어내고는 더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니 신짱구가 또 특유의 송충이눈썹을 아래로 축 내리면서 불쌍한 척을 한다. 저럴 때마다 한쪽 눈썹을 면도기로 다 밀어버리고 싶은 강한 충동에 휩싸이곤 한다.

 

"자기는 날 너무 내쳐. 이젠 받아줄 때도 됐잖아?"

"제발 남자사이에 그런 장난은 하지 말자. 너도 이젠 그런 장난 그만둘 때도 됐잖아?"

"진짜 안믿네. 장난 아니래도?"

"어련하시겠어."

 

어렸을 때부터 유독 나에게만 이런 장난을 쳐왔던 신짱구는 나이를 하나씩하나씩 더 먹어갈수록, 학년이 자꾸만 올라갈수록 캐릭터가 진화하는지 레벨이 자꾸만 올라가는지 나를 향한 구애가 점점 더 심해져만 간다. 늘 무시해왔던 장난이라 몸서리를 치며 손을 절레절레 흔드니 역시 장난인지 금세 회복이 된 신짱구가 제 옆으로 와 우산을 지가 받아든다. 진작 좀 들어주지. 키도 큰게.

 

"영어단어 외우냐?"

"넌 안외우냐?"

"그거 외우지 말고 나 좀 봐. 나 오랜만에 왔잖아."

"귀찮게 하지마. 말도 걸지..어!"

"앞은 보고 걷지? 하마터면 웅덩이에 빠져서 홀딱 젖을뻔, 했잖아."

"미친새끼..."

 

신짱구가 우산을 받아들자마자 얼른 주머니에서 영어단어장을 꺼내 펴들고 평소와 같이 집중해서 외우는데 내 앞에 있던 웅덩이를 못봤는지 신짱구가 얼른 나를 밀고는 지가 웅덩이를 풍덩 밟아버렸다. 멍청한게 그냥 피해가면 되지, 그걸 왜 밟아...

미안한 마음에 신짱구의 발을 쳐다보니 역시나 신짱구는 그런 상황에서도 실실 웃으며 내 몸을 손으로 훑어내려 신짱구를 밀어내버렸다. 미안한 마음이 눈 녹듯 싹 사라졌다. 원래 없었던 듯.

 

"너 근데 어디가냐?"
"너네 집."

"뭐? 난 초대 안했어!"

"오랜만에 너네 럭셔리하신 아줌마도 좀 봽고."

"엄마 집에 없거든?"

 

멍청하고 뻔뻔한 표정으로 실실 웃는 신짱구를 노려보다 어차피 매번 초대 안해도 왔던 놈이니 상관없을까 싶어 귀찮기도 해 그냥 대충 그러던가말던가 고개를 끄덕이고 보던 영어단어장을 한장 넘겼다.

웬일로 아무말도 없이 아무 장난도 없이 지나가는 예쁜 여학생에게 추접한 대시도 없이 우리집까지 온 짱구녀석을 이상하다는 듯 흘겨보니 아니나다를까 또 자기가 너무 잘생겨서 눈을 못떼겠냐는 시덥잖은 말에 고갤 저었다. 역시 신짱구가 그럼 그렇지...

신짱구의 손에서 우산을 받아들려는데 우산을 꼭 잡고 놓아주질 않는 신짱구에 인상을 찡그리고 쳐다봤다. 그러자 신짱구는 긴 손가락을 내 미간에 가져다 대며 살살 쓰다듬더니 웬 이상한 주문을 외운다.

 

"못생긴얼굴 좀 나아져라. 나아져라..."

"아 장난하지마."

"나 그냥 갈래. 나 우산 좀 빌리자. 내일 가져다 줄게."

"내일 또 나온다고?"

"이래야지 널 다시 볼 구실이 생기잖아."

"미친새끼..."

 

징그럽게 웃어대는 신짱구를 무시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다말고 뒤돌아 신짱구를 무심코 쳐다보니 한쪽 발만 젖어있는 게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13년친구라고 저렇게 보내고 싶지가 않아 한참을 신짱구 신발을 바라만보다 얼른 신짱구에게 뛰어가 우산을 잡아챘다.

 

"양말... 말리고 갈래?"

 

 

 

 

 

 

 

 

 

 

 

 

 

 

어쩌면 나는 13년 친구라는 우정아래에 내 마음을 숨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13년 친구라는 우정아래 신짱구의 마음을 무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어쩌면 나는 미친새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늘 신짱구를 이렇게 붙잡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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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8년 전
TOONIVERSE
헐... 전 이게 아주 대단히 묻힌 줄 알았는데.... ㅠㅠㅠ 이런 댓글은 너무 심장에 안좋어요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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