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뭐가 또 이렇게 꼬이냐.
말 없이 종대 뒤를 졸졸 따라가
옆에 앉으면
"작작 좆같이 굴어 미친년아"
.........
종대는 지금 나한테 굉장히 화가 나 있나보다.
종대는 화를 잘 내지 않았다 옛날부터.
근데 한 번씩 내면 무섭다는 거.
집에 와서도 종대는 방에 들어가버리고
나오질 않았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찬아...?"
"........."
"찬아 왜그래.
왜 그렇게 슬픈 눈이야"
"알아볼 수 있댔잖아.
10년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알아볼 수 있다매 왜 못 알아봐?"
"...찬아...찬아!!!"
"으악!!!!!!!!"
그렇게 깨 버렸어.
꿈을 꿨는데...
맞다.
잊고 있던 아이가 있었어.
한참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이번 주말에 같이 공부하기로 했잖아.
3시에 만나]
종인이한테 문자가 와 있었어.
아 맞다.
종인이 볼 자신은 없는데...
답장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래]
딱 저렇게 보내버렸어.
조금씩 거리를 두자
조금씩...
종인이 만나기 4시간 전
씻으려고 화장실 가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야 너 집에 있었네
다행이다 시발"
어제 나한테 화내고선
한 마디도 걸지 않는 종대가
현관문을 열고서는 급하게 들어오는거야.
신발도 제대로 못 벗고
몇 번을 휘청거리면서 나한테 달려오더라고.
"왜"
"내가!!내가 지금..내가"
숨도 헐떡이면서
제대로 말도 못 하면서.
"왜 이래 이거"
물 떠서 종대 가져다주니까
물 한 컵을 단숨에 들이키더라고
"하!!
내가 지금 형이 출장가는데
뭐 두고가서 가져다줘야되거든?
근데 지금 찬열이가 아파"
".........."
"........."
"어쩌라고"
내 말에 종대는 한 숨 한 번
후 내쉬고는
"진짜 미안한데 부탁이야
내가 여태 찬열이 간호하다가
오는 길이야.
형이 갖다달라고만 안 했어도
너한테 부탁안했지"
"..........."
"나 지금 터미널까지 가야돼.
니가 갈래?"
종대 말에
"아 어딘데 걔네집이!!!"
박찬열 간호하러 와 버렸어..
나 참.
'비밀번호는 1248130*'
비밀번호를 치니까
띠리링~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는데
문고리를 자으려다
멈칫.
나 들어갔다가 또 무슨욕 먹는거 아냐..?
그냥 후 한 숨 한 번 내뱉고
들어갔어.
"야..."
".........."
"야아..박찬열..."
".........."
"박찬열아아아....어딨니이이..."
혼자 산다고 들은거 같은데
집은 이따만큼이나 커가지고
불러도 대답도 없고 말야.
거실에 우두커니 서서는
가만히 있는데
방문이 살짝 열리더니
"ㅇ...어...ㄴ...너.."
당황한 박찬열이 나오려다 말곤
멈춰 서 있더라고.
"...아.."
"......"
"아.너 아프다며"
"어..."
그도 그럴 것이
상반신이...
왜..아무것도 안 걸쳐져있는....
"저기..그..옷..좀..."
"아..어.."
으앙.
어색하다 어색해.
난 서 있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고
박찬열은 살짝 뒤돌아서는 옷을 걸치더라고.
"........"
"........."
".........너"
"..........?"
"핫 바디구나?"
"...디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