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셨습니다'
'어 그래 너네도 수고했어'
'형 이번에 진짜 휴가 주시는거 맞죠?'
'어어 알았어알았어 진짜 휴!가! 남우현 진짜 징하다 '
드디어 마지막 시상식 무대도 끝났다
핸드폰 액정에 써있는 2012 라는 숫자가 아직은 낯선 기분이 들었다
남우현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아까부터 문자를 보내면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어이 남씨'
'엉?'
'휴가가 그렇게 좋냐?'
'어 어허허헝'
'너 휴가가 좋은거야 아니면 지금 문자해서 좋은거야'
'어? 어....둘다 으흐흐흐흥'
'..............야 동우야 쟤 좀봐라 드디어 미쳤나보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문자하는 사람이 누군지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본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나질 않는다
'거남이형 저 여기서 세워주세요'
'왜? 어디가?'
'아 누구 좀 만나기로해서..'
'어 그래 그래라 조심하고 핸드폰은 항시 켜놓고!'
'예예 알겠습니다 형 수고하세요 다들 수고했어!'
'............'
'성규형 형도 수고했어 나 오늘 안들어갈지도 모르니까 먼저 자'
백미러로 보이는 남우현은 택시를 잡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며칠만에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있던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폰을 들어 시계를 보니 다섯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문자함을 뒤적이다가 윤두준한테 문자를 보냈다
-윤두준씨 자세요?-
이내 답장이 왔다
-어 김성규씨 아니세요? 아직 안주무셨어요 어르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그래덕분에안자고있다 안자고 뭐해 안피곤하냐?-
-아 나는 지금 애들이랑 뒷풀이중이지 심심하면 너도 올래?-
-야 내가 거길 왜끼냐 나도 우리애들 많아ㅋㅋ-
-아예.. 근데 너는 왜 안자고 그러고 있냐?? 우리 성규 설마 이 오빠가 보고싶어서 그랬서요?-
-나잔다-
-우쭈주우리성규 오빠가 놀아줄께요 어디야 오빠가 지금간다-
-너 지금 숙소지 나 간다-
-오긴 어딜와 너 지금 멤버들이랑 같이 있다며 그냥 거기 있다가 같이 들어가-
-ㄴㄴㄴㄴ끔남 나지금 택시탔음 삼십분후 도착예정-
- 와도 안만날꺼임-
-오빠지금간다 예쁘게 하고 있어-
-와도 안만남-
내가 답장을 보낸이후로 십분이 지났는데도 답장이 없다
와 진짜 오고 있나보네
하긴 윤두준이 어디 거짓말 할 사람이던가
-내려오시지요-
진짜왔네
나참
방에 있던거 아무거나 줏어입고 나갔다
현관 밖에 나왔는데 아무도 없다
뭐야 얘 어디간거야
찾으러 주차장을 걸어다니고 있는데 저기서 윤두준이 뛰어온다
'야 뭐야 도착했었다며'
'하..미안 이거 사오느라고'
윤두준이 내민건 호빵이였다
호빵에선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여기서 호빵파는 편의점까지 가려면 최소한 십오분은 걸어갔다 왔어야 됐는데......
'...................'
'아니 택시타고 오는데 호빵이 보이는거야 그래서 그냥 너 생각나길래.... '
'.................'
'너 호빵 좋아하잖아'
흐흐흐 하며 웃는 윤두준이 바보 같아보였다
'아니 이 추운데 손도 안시려웠냐? 거기서 여기까지 이거 들고............뛰어왔냐'
'흐흐흐흐'
'야'
'응?'
'너 중간에 그냥 나온거지'
'아니라니까? 진짜 다 끝났어 애들다 숙소로 갔어'
'진짜?'
'진짜라니까??'
'그럼 이건 뭔데'
윤두준에게 아까 요섭이한테 온 문자를 보여줬다
-성규님 저희 윤모씨가 지금 술마시다 말고 뛰쳐나갔는데 아무래도 너한테 간거 같아서요 있다가 집에 잘 들여보내줘 땡큐썽규 내일 다시 문자할께-
윤두준은 그걸 읽더니 얼굴이 약간 빨개졌다
'크흠.. 아 그게...'
'뭐 뭔데요'
'.................'
'너는 리더라는 사람이 중간ㅇ..'
'너 못자잖아'
'어?'
'너 멤버 한명이라도 없으면 불안해서 못자잖아 '
'..................'
'그래서 왔어... '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누구 없으면 못자는거.......... 내가 모를줄 알았냐'
'............'
'내가 누구냐 너의 베스트 프렌드 윤두준 아니냐'
'..................'
'근데'
'........응?'
'내가 지금 여기 온건 베스트 프렌드로서 온게 아니야'
'ㅇ..어?'
윤두준은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내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너를 좋아하는 한 남자로서 온거야'
추워서 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인지 내 얼굴은 뜨거워졌고
하늘에선 어느새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