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 연하남이 끌리는 이유 W.superwoman 01 어릴 때부터 파티쉐를 꿈꿔왔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항상 공부,공부에 매달렸던 탓에 스물 여덟 먹도록 제대로된 연애는 딱 한번. 이젠 솔로부대가 있다면 병장은 거뜬히 달 수 있을 정도지만. 그래도 꿈은 이뤘고, 벌 만큼 버는 커리어 우먼이라고 나름 자부하며 살고있다. 하지만 커플들이 넘쳐나는 연말이 다가오면, 나도 옆구리가 슬슬 시렵다. 하지만 성격상 소개팅은 절대 반대. 덕분에 친구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때 혼자 심야영화나 보러다니는 독거노인이 됐지만. 혼자있는게 익숙해져서 이대로 살아도 무난하겠다 싶은 생각도 한다. 이런 생각 때문에 엄마는 항상 잔소리지만. 엄마의 잔소리에 지쳐 시간을 내서 연애라는 것 좀 해보려는데, 내가 속해있는 회사에서 규모가 꽤 큰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말은, 엄청나게 바빠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연말 시즌에 맞춰서 진행된다 하니 앞으로 얼마나 일이 많아질지 상상도 하기 어렵다. "아으..허리야.." 우리 파티쉐들에게는 2주 안에 연말 시즌에 맞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발등에 불 붙었다. 덕분에 나와 동료들은 매일 반죽하고 반죽하느라 온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매일 퇴근하면 집에가서 기절. 매일 출근을 하면서 올해도 연애는 글렀구나..하는 생각에 잠긴다.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막상 연애하고픈 상대가 나타나지 않는다. 눈이 높은 것도 아닌데. 절대 주관적인 의견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말하면 왜이렇게 못생긴 사람만 좋아하냐며 친구들이 난리다. 내 스타일대로 잘생긴 사람도 분명 있는데.. 또 하나의 일이 생겼다. 나를 비롯한 동료 한 명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낸 실장님이, 이벤트성으로 베이커리 한 쪽에 카페를 같이 운영하라는 것이었다. 욕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참고 조용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월급이 카페 때문에 높아진다니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 아, 돈의 노예.. 어제 실장님의 내일은 격식 차려서 입고 오세요.라는 말씀에 오랜만에 정장을 꺼내 입었다. 깔끔하게 머리까지 묶고 나니 뭔가 어색했다. 마치 엄마 정장을 꺼내입은 철부지 딸 같은 느낌이었다. 딱히 동안인 것도 아닌데, 친구들은 항상 직장인 느낌이 나지 않는다며 의아해했다. 볼살 때문인가,고민했지만 누가 본다고~라는 해탈적 마인드로 생활했다. 전신거울 앞에 서서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오랜만에 베이커리가 아닌 회사로 출근했다. 회사 안의 연회장으로 향했다. 여전히 넓다. 이곳에 올 때마다 나중에 이만한 가게 차리고 말 거라고 다짐한다. 같이 일하는 언니에게 오늘 뭐하려고 왔냐 물으니, 이번 행사를 도와주는 외부 업무팀과 인사를 나누는 거란다. 금방 끝나지 않을 인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구두 신은 발이 아파온다. "이쪽은 저희 회사 직원분들과 파티쉐 분들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저희 행사를 도와주실 'BIG HIT'에서 나오신 업무팀입니다. 인사 나누시죠." 점잖은 구두소리가 한참 들리고,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열 명쯤 차례로 들어온다. 부장님의 말씀에 그제야 고개를 들고 한 명씩 마주보는데, 몇 년 동안 못 느껴본 심쿵이라는 느낌을 오늘 다시 느꼈다.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서있는 남자. 잠깐 눈이 마주치자마자 얼굴이 붉어졌다. 다행히 눈치는 못 챈 것 같다. 나 스스로의 반응이 당황스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눈만 깜빡거렸다. 그러다 실장님의 눈치에 퍼뜩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앞을 봐야하는데, 자꾸 옆쪽에 앉아있는 그 남자에게 눈이 간다. 부장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는 그 남자의 모습을 멍하게 쳐다보다가, 얼른 고개를 털며 정신차리라고 수십번 되뇌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MYG에서 개최한 연말 행사에 참여하게 된 BIG HIT 경영업무팀 민윤기입니다. 앞으로 저희 두 회사의 원활한 관계 유지와 발전을 위해 실수없는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의 축사가 끝나고, 그 남자가 단상 위로 올라가길래 설마설마 했더니 기어코 목소리를 듣고 말았다. 듣기에 불편함이 없는 잔잔한 저음. 목소리가 여자 여럿 울릴 만하다. 우리 회사 직원들도 몇몇이 뿅간건지 눈에 하트를 달고 쳐다본다. 그런데 민윤기는 자리에 돌아와서도 뭐가 그렇게 바쁜지 노트북을 탁탁 두드리기만 한다. 지적인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게, 여자에게 도통 관심이 없는 사람 같았다. 아니면 여자친구가 있는건가..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민윤기씨의 이런모습 저런모습을 그려내다가, 괜히 민망해져 관뒀다. 진짜..제대로 반한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듯, 아무리 간단한 인사치레를 한다고 해도 짧게 끝나는 법이 없다. 격식을 차려서 대해야 한다는 둥 핑계로만 들리는 말은 많다. 아직도 연회장에 묶여 아려오는 어깨만 통통 두드린다. 지루함에 몰래 하품을 하며 쳐다본 민윤기씨는, 옆 동료에게 뭐라고 말하더니 잠시 나가려는 듯 일어선다. 핸드폰이 반짝거리는 걸 보면 전화를 받으러 나가는 것 같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혼자 발을 동동 구르다가, 동료 언니에게 화장실 갔다온다고 말하고서 얼른 따라나갔다. 최대한 구두소리를 작게 내며 어딨는지 찾는데, 엘리베이터 옆에서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어떡하지, 번호를 물어봐야하나. 머릿속이 정리가 안됐는데 통화를 마친건지 민윤기씨가 넥타이를 정리하며 내쪽으로 걸어온다. 점점 미친듯이 뛰는 심장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민윤기씨의 앞을 막아섰다. 낯선 여자가 앞길을 막아섰는데 놀라지도 않은건지 뭐냐는 듯 쳐다본다. 그 눈빛에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 "아..저기..그러니까.." "..." "혹시, 번호..좀 알려주실 수 있으.." "죄송합니다." 아 네. 죄송하시군요^^.. 창피함과 절망감이 몰려오는 동시에 재빠르게 앞을 막아섰던 몸을 피했다. 민윤기는 내가 창피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이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갔고,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저길 꼭 다시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했다. 하지만 날 째려보는 실장님의 모습이 떠올라 깊은 한숨을 내쉬고 미적미적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배려인건지 성격인건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아까처럼 노트북을 두드린다. 아, 진짜 내스타일인데.. 서러운 마음에 너무 빤히 쳐다봤던 건지 시선을 느낀 민윤기씨가 내 쪽을 쳐다본다. 화들짝 놀라 열심히 안 쳐다본 척 연기했다. 그래봤자 신경도 안 쓰겠지만. 괜시리 허리가 더 쑤셔온다. 아까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 당했는데도 이렇게 좋으면 정말 제대로 빠진게 틀림없다. 저 차가운 민윤기에게. ___________ 안녕하세요 ㅎㅎ.. 그냥 연하 윤기가 보고싶어서 질러본 글이에요.. 잘부탁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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