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니까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더 추운 날인 오늘은 바로 크리스마스다.
흔히 솔로들이 말하는 솔로크리스마스.
솔로들은 방 안에서 케빈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겠지.
방구석에서 나와 시내로 나가보면, 여기 저기 모두가 다 커플이였다.
길거리에는 캐롤송들이 울려퍼지고 있다.
괜히 기분이 언짢아진 나는 옷으로 내 몸을 더 감싸며, 걸어갔다.
내가 솔로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솔로인듯 솔로아닌 솔로같은 커플이다.
내 남자친구 김태형은 아주 귀하신 몸이라, 나와 같이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거든.
괜시리 또 기분이 우울해진다.
그래도 어때 나는 친구가 있잖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면, 왜 아까부터 같은 목소리가 나올까.
자꾸 왜 나를 음성사서함에 보내려는 거지.
그냥 24일에 자서 26일에 일어날걸 그랬다.
짜증만 잔뜩 난채로 카페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참 많았다.
불금+크리스마스라서 그런가.
카페에서 혼자 우울히 김태형만 탓하고 있을때 김태형에게서 톡이 왔다.
드디어 스케쥴이 끝났나보다.
[혼자 뭐해]
뭐하긴
남친도 없는데
바람피울라고
[쓸데 없는 소리한다]
[미안해 다음번엔 꼭 스케줄 없앨게]
작년에도 그 소리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안해 진짜]
[다음에는 꼭 같이 보내자]
맨날 그소리잖아
그냥 차라리 말을 꺼내지를 말던가
[미안하니까, 선물 준비 했다. 앞에봐봐]
앞을 보라니, 톡을 보자마자 앞을 봤는데도 아무것도 없었다.
장난치지마
진짜
짜증나
[아니]
[다시 잘 봐봐]
이번에도
장난이면
나 진심으로 너랑 인연끊을거야
다시 앞을 보니까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조그마한 상자 하나가 있다.
분명 아까만해도 없었는데.. 뭔가 싶어서 멍하니 멍때리다가 다시 톡을 보냈다.
뭐야 어떻게 했어
마술이야?
너 뭐야
김태형 맞아?
[맞거든?]
[신기하지]
[그 상자 열어봐]
열어보니까, 예쁜 반지가 있었다.
저번에 한번 전화했을때, TV보다가 반지 예쁘다 소리를 했는데 그게 또 신경에 쓰였나보다.
머리 꽁꽁 싸매다가 멤버들한테 물어보고 했을 태형이의 모습이 상상되서 작게 웃었다.
[자 이제 눈감고]
[10초만 세려]
하기 싫은데
[튕기는척 하지말고 말 듣지?]
하는둥 마는둥하며 숫자를 세리고 눈을 떠보니, 태형이가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깜짝 놀래서, 이름을 부를뻔 했는걸 가까스로 참았다.
" 야 너 여긴 어떻게 왔ㅇ.. "
" 네가 어딨는지는 세상사람들 다 알걸? "
" 나 여기 있어요 하면서 티를 다 내고 다니면서 "
" 아무튼 성이름 진짜 보고싶었다 "
예쁘게 웃으면서 그런말을 조곤조곤 얘기하는데, 심장 떨려 죽을뻔 했다.
손 한쪽을 보니 아까봤던 반지를 끼고 있었다.
괜히 공석에서 끼고 다니지는 않을까 걱정되서 말을 꺼냈다.
" 오늘만 끼고 반지 빼, 알겠지? "
" 싫어, 이제 맨날 끼고 다닐거야 "
" 그러다 들키면..! "
" 들키면 뭐 공개연애하지 "
" 말도 안되는 소리 "
" 걱정하지 말구, 우리 갈데 있어 가자 "
" 춥잖아 너 감기걸려, 그리고 어떻게 나왔어? 너 나오면 안되잖아 "
" 하나도 안 추워, 옷 진짜 따뜻하게 입었구, 매니저형한테 다 허락맞고 나왔습니다- "
" 너 맨날 내 걱정밖에 안하지? 맨날 나만보면 걱정만 하고, 엄마랑 사귀는 것 같아 맨날 걱정이야 걱정은 "
" 다 너생각 해서 말해주는거지 "
" 네 걱정도 좀 하세요, 치마가 뭐야 추워 죽겠네 "
" 안추워, 근데 우리 어디갈거야? "
" 그건 비밀 가자! "
" 어디가는데 "
어디가는지 대답도 해주지 않고는 내 손을 잡고 뛰어가는 너였다. 얼마나 빠른지, 중심을 똑바로 안잡았으면 넘어질뻔 했다.
그러더니, 어느 건물 앞에서 멈춰 서서 잠시만 기다리라며 나를 나두고 지하로 내려가 버렸다.
몇분정도 지났을까, 태형이에게 곧 전화가 왔다.
[얼른 내려와]
' 어디 지하로? '
[응, 계단 조심하고 천천히 내려와]
' 네네, 알겠어 이 문 열고 들어가면 돼? '
[응]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가보면, 케잌을 들고 서있는 태형이가 보였다.
" 못난 남자친구 만나줘서 고마워, 한번도 이렇게 못해준게 너무 미안해서 맨날 바빠서 연락도 제대로 못해주고 너무 미안해 "
" 앞으로는 더 잘해줄게, 이름아 사랑해 "
눈물이 흐르는지도 모르고 계속 멍하니 태형이만 보고 있었다.
태형이가 케잌을 내려놓고 나에게 와서 안아줄떄,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고.
펑펑 울었다, 태형이 품 속에서.
어느정도 눈물이 그치고 태형이에게 말했다.
" 멋진 남자친구 둬서 너무 행복해 고마워 태형아 "
" 내가 더 고마워, 앞으로 더 많이 해줄게 "
" 근데 왜 크리스마스날 이렇게 준비 했어, 내 생일도 아닌데.. 오늘 무슨 날이야? "
" 무슨 날이니까, 하겠어? 크리스마스니까, 우리도 남들처럼 길거리 돌아다니지는 못해도 "
" 이렇게라도 같이 즐겨야지 "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이름아 "
" 메리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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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사담]
첫작이 크리스마스 특별작이라니
그리고 크리스마스 끝나기 1시간도 안남았는데 올리다니..
제가 미친거죠.. ㅎ허허허
특별작치고 되게 못썼네요., 똥망글 정말 포인트 주시기도 아까울것같아요..8ㅅ8
정말 저랑 글은 안 맞나봐요..
아무튼 모두들 메리크리스마스 하시길!
읽어주셔서 감사해요(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