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영 빙의글]Strike, Out!
by.권순영썰
시간봐요, 지금 몇시야?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나를 찾아낸 권순영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냐고 묻는다. 11시 27분? 17분만에 왔네요, 40분이나 걸리는 거리를 17분만에 왔다는게 어이가 없으면서도 나를 향한 권순영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나 17분만에 왔으니까 아까 말했던거 지킬거죠?"
"그게 뭔데요?"
"..."
아까 말했던게 뭔지 알면서도 권순영을 놀리고 싶은 마음에 모른척 좀 했더니 입이 댓발 튀어나오며 궁시렁거린다. 아니, 뭐 지킬 말도 아니였으면서 네- 어? 네라고 대답하긴 왜 대답해? 난 딱지가 몇개나 끊길지 모르는데. 아이고- 권순영 불쌍하다, 불쌍해. 술은 내가 마셔야겠네. 나 들으라는 듯이 입을 삐죽이며 혼잣말을 하길래 귀여워서 웃었더니 왜 웃어요, 내가 웃겨? 라며 눈을 치켜뜨는 권순영이였다. 아, 그거마저 귀여우면 나 진짜 얘 좋아하는 거겠지?
"귀여워서 웃었어요."
"흥."
흥?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흥! 입으로 흥, 이라는 말을 뱉어낸 권순영은 아예 팔짱까지 끼고 귀여운 짓이다. 삐진거에요? 난 되게 쿨한 남자가 좋던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팔짱을 풀어버리는 그였다. 이리저리 귀여운 실랑이를 하는데 순영아, 나 주차하고왔어! 근데 밤 다 늦어서 성수동은 왜 오는건ㄷ, 나와 함께 앉아있는 권순영을 보자마자 음흉한 미소를 짓던 이석민선수는 아~ 하며 옆자리에 앉는다.
"아 하고 끝날게 아니라 눈치가 있으면 좀 사라지지?"
"미안, 눈치가 없어서!"
정말 눈치가 없어보이는 이석민선수를 보며 한숨을 쉬던 권순영은 갑자기 내 가방을 들고 한 손으론 내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계산은? 이석민이 하겠죠, 냅둬요. 계산 얘기 이후로 아무 말 없이 내 옆에서 걷는 그를 보자 갑작스레 아까 말이 떠올랐다. 차는? 어떻게 20분도 안걸려서 온건데요, 진짜 신호무시하고 과속해서 왔어? 요즈음 네티즌들은 운동선수들에게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고있기때문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푸하하, 갑자기 웃던 권순영은 이거 나 걱정해주는거에요?, 하며 씨익 웃었다. 괜히 찔려서 아니, 걱정이 아니라!하자 걸어간건데?하는 그였다. 아- 걸어온 거 구나,가 아니라 네에?!, 그렇구나하며 수긍하려던 나는 황당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런 무슨 개뼈다구 뜯어먹는 소리가 다 있어?
"거짓말한 거에요, 걸어서 15분밖에 안걸리는데?"
"그럼 저번에 회식 성수동이라니까 왜 멀다고 화낸거에요?"
"그건 또 언제 들었대? 이것 봐, 우리 김아나님 원래부터 나한테 관심이 많았구나?"
"아니, 왜 멀다고 짜증냈냐구요."
"멀다고 짜증난게 아니라 집 근처에서 밥먹으면 선배들이 다 우리 집 오려고 하니까 화냈던 거 같은데?"
아, 속았구나 싶었다. 진짜 나한테 관심 많았네, 그쵸? 그의 물음에 아니라고는 반박 못하고 씩씩거리며 빠른걸음으로 걷기시작했다. 너봉아, 너봉아- 김너봉! 창피함에 대답도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세번째 부름과 동시에 날 돌려세워서는
"좋아해요."
"..."
"누나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됐어요."
"..."
"좋아해요, 진짜로"
"...응, 나도."
꼬물꼬물대다가 처음 듣는 누나소리에 어버버거리자 다시 한번 더 쐐기를 박는 권순영에 나도 모르게 답해버리고는 내가 더 놀라서는 고갤 번쩍 들었다. 따뜻한 자신의 손으로 내 손을 잡아오며 웃는 권순영을 보자 머리가 아찔해졌다. 아- 권순영 잘생겼구나, 그리고 진심이구나.
"순영아, 나 언제부터 좋아했는데요?"
"작년 2월인가? 우리 대만에서 스프링캠프하는데 인터뷰한다고 왔을 때 웃는거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근데 그 뒤론 나 보면서 한번도 안 웃어주더라, 이석민이고 부승관이고 얘기 할 때마다 웃더니 나랑 얘기할 땐 맨날 무표정이거나 찡그리고 있었어."
그동안의 맘고생을 삐쭉이며 투정부리는 권순영에 그랬어요? 나 왜그랬지?하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일 경기 없는데 뭐해요? 나는 그냥 집에 있으려구요, 또 인터뷰 준비해야지. 마침 내일이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라 뭐하냐며 묻는 순영에게 집에서 쉰다며 떡밥을 던지는 너봉이였다. 분명히 순영은 너봉이의 말이 밀당인줄도 모르고 삐쭉대겠지.
"내일 우리 데이트 하자."
"인터뷰 준비해야 된대도?"
"아니, 무슨 쉬는 날까지 일 할생각을 해요? 내일 우리 사귄지 2일째고 앞으론 원정가면 잘 만나지도 못할건데 아쉽지도 않아?"
빙고, 밀당에 말려든 연하 순영이였다. 하자, 데이트. 내일 1시 성수역에서 만나. 하는 수 없다는 듯 약속을 잡는 너봉에 입이 찢어질듯 웃는 순영이 귀여워 또 몰래 웃고 마는 연상 너봉이였다.
"조심히 가고 내일 봐요."
"응, 너봉아 잘자고 내 꿈꿔요."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나를 보던 순영은 아쉬운듯 그 자리에 서있다가 뒤돌아 나아가기시작했다. 한 열발자국 뗐을까 갑자기 달려와서는 와락 안아버리는 순영이였다. 나 진짜 너 엄청 좋아하는거 알아요? 손을 들어 그의 등허리를 안으며 토닥이며 응, 알지. 권순영이 나 엄청 좋아하는거.
"진짜 갈게요."
"응, 조심히 가요."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 집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순영아, 그거 알아? 나도 너 엄청 좋아해.
드디어!!!!!!!!! 드디어... (말잇못) |
여러분!!!! 드디어 연고 두명이 시작했어요!!!! 뭘? 연애를!!!!!!!!!!!! 쿠엥!!!!!!!!!!!!! 아, 혹시나 헷갈릴 분들을 위해서 여기다가 쓰는데 순영이는 석민이를 일부러 데려온거에요. 연기 시키려곸ㅋㅋㅋㅋㅋㅋ 주차하고 왔어! 하면서 들어오는거랑 눈치없이 구는거 다 연기였던거죠! 호호호홓 그리고 우리의 김아나가 철썩같이 믿어버림으로 순영이의 애잔한 짝사랑이 끝나게 된거랍니당! 아마 이제부터는 글을 데려오는 텀이 조금씩 넓어질 것 같아요ㅠㅅㅜ 이 나라의 예비 고3이다보니 뭐... 공부도 조금씩 해 봐야할 것 같고.... 뭐 그런 마음이 조금씩 드네요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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