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시계의 분침과 시침이 만나지 못하고 굳는다. 늦은 후회로 번지는 울멍을 막아낼 도리는 없었다. 굳은 건지, 굳힌 건지. 묻기도 전 입을 닫아 몸을 웅크려 잠긴 제 세상을 청테이프로 둘둘 감은 아이임에 스스로의 모자람을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야 했는데, 내가 먼저 알았어야 했는데. 막았어야 했는데. 이불을 목 끝까지 덮은 감은 눈 드리운 속눈썹이 떨리는 것이 잠에 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베개 위 부드럽게 흩어진 갈색 머리칼을 찬찬히 매만진다. 너는 사랑받는 아이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며, 사랑받아서야 하는 사람이라고 수백 수천 번도 더 속삭이고 싶었다. - 부승관. 머리맡에 앉아 건넨 네 이름에 대한 대답은 말로 돌아오지 않았다. - ... 여전해. 좋아해. 다만, 흐느낌과 울먹임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그들이 만드는 하모니는 아이 눈물이 베이스로 깔려,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온갖 감정 다 녹여 우리의 사춘기를 자아낸 세상을 메운다. 온전히 우리가 서로를 몇 시간이고 바라 볼 수 있는 우주를 메운다. 아이 스스로가 만들어낸 방패는 너무도 허술하여, 그 아래 감춰진 몸의 핏방울이 이내 드러나고 만다. 나는 그 더러운 손으로부터 어린 너를 구하지 못했음에 땅을 치고, 마음도 치고. 틀어진 꿈과 사그라드는 제 첫사랑에 하늘만 원망하며 작은 주먹만 쥐고. 무엇도 할 수 없음에 고갤 숙이다 떨리는 네 어깨 위로 손을 얹는다. 어루만져 쓰다듬는 것이 네 어깨인지, 내 마음인지. 어른조차도 이해하지 못 할 사회의 그늘 아래 눈물샘 위 눈이 가려져 서로의 손만 잡고 걸어야 할 우리인지. 알 턱 없어 그저 하염없이, 떨림이 멎을 때까지 널 사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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