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야야]
[김탄소!!! 야야야야야야야야야!!!!!]
[?]
[니가 알바하는 가게에 이렇게 생긴 아카짱이 있다고 들었다.]
[? 우리가게에 저렇게 생긴 사람 없는데.]
[얼굴책에서 프로필 다 확있했음. 인기 장난 아니던데? 기다려라. 누나가 저 베이비 겟하러 간다.]
[...? 없다니까.]
[워후, 그 누구도 베이비와 나의 사랑을 가로막을수 엄쒀☆]
[오지마. 미친 오지 말라고 했어]
[너 분명히 후회할꺼야]
[야 김진희;;]
[야 이 미친년아 야!!!!!]
어오 이 친구 어쩌면 좋을까요.
대학 친군데 같은 과 선배랑 사귀다가 얼마 전 남자가 바람을 폈다나 뭐라나.
그것도 비참하게 뭐 어쩌고 저쩌고 이래서 충격이 크나봐요.
'우리 모쏠 탄소....언니가 충고 하나만 해주께..웅? 닥치고 드러바~
연상은...연상 그놈의 씨발 연상은!!!!!!어!!!!!나쁜거야...알게찌...?ㅎㅎㅎㅎ'
'모쏘ㄹ...야 됐어 다 지나간일인데..그만울어 쪽팔려..'
'연상으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필요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흐어어허어엏어ㅡ어어으어허어ㅡㅇ흐ㅡ어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후로는 연상 소리만 들어도 경기발작 온갖 지랄발광을 하면서 흰자 까발리고는
연하만 나타났다 하면 좋아서 눈깔 뒤집어지네요.
가게가 한층 유명해진 이후로 얼굴책에도 몇 번 언급이 되더니
우연히 찍힌 정국이 사진을 봐버렸나 봐요.
아니나 다를까 더럽게 후르릅챱챱 입맛을 다시면서 굶주린 늑대마냥 정국이 찾으러 온대요.
"다른 폰이네?"
"네? 아 네.."
휴대폰 안녕사건 이후로 사장님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뜨끔해요.
괜히 죄 진것도 없는데 얼굴이 뜨거워지는것 같고
무엇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장님 이..ㅂ..술...
하하하!
급한대로 예전에 쓰던 다시는 볼 일 없을것만 같았던 휴대폰을 꺼내 당분간 쓰고 있답니다.
아이풘은 어떻게 됐냐고요? 에이 별 거 아니에요.뭐 덜 먹고 덜 쓰고..
...그냥 묻지 마세요.
"그러게 누가 일하는 도중에 폰이나 하랬냐. 벌 받았네."
"사장님 양심좀..여기서 팔자 제일 좋은사람이 누군데요.."
"나 여기 사장이거든?"
"방해 죄송한데요. 다섯 번 불렀거든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주방 입구까지 들어와서는 삐딱하게 서서 이쪽을 바라보는 정국이에요.
그러더니 저벅저벅 우리 쪽으로 걸어와선 바로 옆 싱크대 선반에 메뉴종이를 탁, 내려놓고는 나가버리네요.
당황스럽긴 하지만 다섯 번이나 불렀다는데 대답을 안해줬으면 저 정도는 삐질만한것같아요.
멍하니 정국이의 뒷모습을 쫒아 달리던 눈동자가 가게 출입문 앞에서 멈추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연하란 연하는 다 씹어먹어버리겠다는 비장한 눈빛의 친구가 이쪽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지요.
뒤늦게 불안을 감지한 발이 채 출입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이 열리고 말았네요.
이제 남은건 정국이의 똘끼 넘치는 인사가...!
"어서오십시요."
에?
분명 지금쯤이면 고막을 울리는 정국이의 우렁찬 인사가 울려퍼지고도 남아야할텐데요.
벙찐 얼굴로 정국이를 쳐다보니 눈도 안 마주쳐주네요. 단단히 삐진게 분명해요.
"..야! 너 왜 왔어!!"
"흐흥 왜 왔긴. 이 집 파스타 물 구경하러 왔찌~"
"아는 사이에요?"
"어어...어 정국아 인사해 내 친구야."
"반가워 김진희 라고해. 소문대로 잘~생겼다. 실물이 훨씬 나은데?"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하고 신사적인 미소로 뒤돌아 자리안내를 해 주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메뉴판까지 갖다주네요.
평소엔 그렇게 쇠 빠지게 가르쳐도 1도 들을생각 없어보였던 아이인데..
망할 친구년은 대충 눈에 보이는 메뉴 아무거나 하나 시키고는 본격적으로 정국이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해요.
"어휴 정국이가 저 누나 밑에서 고생이 많다. 저 애 워낙에 지랄이 지랄이여야지.."
"아니에요."
정말 별 내용 없는. 그러니까 마치 소개팅에서 처음 만났을때 서로를 알아보기 위한 탐색전 같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저는 눈치없이 끼인 친구가 된 기분이랄까요.
괜히 손장난도 쳐보고 주문한 파스타를 후딱 만들어내곤 담배피러 나간 후 돌아오지 않는 사장님도 기다려 보았지만 올 생각도 안하고.
그렇다고 호석오빠를 부르자니 오늘따라 바빠 보이네요.
높은 대화의 벽을 쌓아두고 저들끼리만 내뿜는 화기애애 핑크핑크한 공기가 저를 비참하게 만들어요.
"파스타 정말 맛있었어. 다음에 또 와도 돼지?"
"당연하죠 누나."
어쭈, 말까지 놓으셨어.
"아 참, 정국아 너 번호좀."
"뭐? 어우 적당히 좀 해 주책아!! 정국이 그런거 막 주는애 아니거든?"
"줄께요, 번호."
하고는 친구의 휴대폰을 빼앗아 번호를 찍기 시작해요.
다이얼에 11개의 숫자가 채워지고 저장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오네요.
친구의 표정변화를 봐선 그 과 선배 전남친이 분명한것 같아요.
"..왜 왔어"
"진희야. 할 얘기 있어."
"여기서 해."
"..오빠가 잘못했어."
다짜고짜 찾아와서는 한다는 말이 일개 찌질한 구남친.st 네요.
말없이 번호를 저장시킨 정국이가 친구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어요.
"아는척 하지 말라며. 오빠가 먼저 뻥 차놓고 무슨 생각으로 온거야? 왜 그걸로는 성에 안 차?"
"술 때문이라고 몇 번을 말해. 진짜 홧김에 잘못 말한거야. 다신 안그럴께 진짜야."
"다신 안그러겠다 해놓고 여자 끼고 나타난게 도대체 몇 번째야?
다신 찾아오지마. 연락도 하지말고."
마지막 경고와 함께 문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친구에요.
남자는 곤란하다는 듯이 표정을 일그러트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이내 저와 눈이 마주쳤어요.
"진희 친구 맞지? 학교에서 몇 번 봐서 얼굴 알거야."
"아 네.."
썩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예의상 대답은 해 주었어요.
뭐 진희없이는 못사니 어쩌니 혼자 조잘거리다가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저에게 내밀며 번호 좀 달래요.
무슨 꿍꿍인가 싶어 가만히 지켜보니 진희에게 연락할 마지막 수단이래요.
주고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과 선배인지라 거절도 못하겠고
애써 비즈니스라 생각하고 휴대폰을 건네받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어요.
갑자기 튀어나온 정국이의 손이 제 손목을 낚아채버렸거든요.
"그쪽은 이 여자 저 여자 심지어는 자기 여자친구의 친구까지 건드리는 악취미가 있으신가봐요."
"악취미라뇨. 초면에 말씀이 심하네."
"수작 부리실 시간에 뛰쳐나간 여친분한테 가셔야죠. 용서받고 싶다면서요. 뭐하세요 붙잡으러 안 가고?"
"정국아 그만..."
꾸욱,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그대로 자기 뒤로 끌어당겨 저를 남자로부터 숨겨버려요.
오가는 대화 없이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호석오빠가 의아하다는 듯이 저를 쳐다보았어요.
도와달라고 애처로이 구원의 눈길을 보냈지만 그저 어깨 한번 으쓱이고는 사라져 버리네요.
한참을 살기등등한 눈빛을 주고받다 이내 먼저 남자가 떠났어요.
한숨 돌린것도 잠시 갑자기 아무도 없는 휴게실로 정국이가 저를 끌고 들어왔어요.
잡힌 손목이 슬슬 아려오기 시작하네요.
"정국아 손목.."
"누나 바보에요?"
"..어?"
"이름도 모르는 남자한테 함부로 번호를 줄 생각을 해요? 그거 하나 거절 제대로 못해서 쩔쩔매고 있다니..나 참.
누나 그런사람 아니잖아요."
"뭐? 야 전정국 그러는 너도 아까 처음보는 여자한테 고민 하나도 안하고는 번호 준거 까먹었냐?
너 요즘 이상해. 누가 보면 내 남자친구라도 돼는줄 알겠네."
"...왜 안될거라고 생각해요?"
"...뭐?"
무작정 화를 내다가도 제가 내뱉은 한마디에 분위기가 또 한번 바뀌었어요.
어느새 결박되었던 손목이 자유로워지고 정국이가 다음 말을 꺼낼때까지 기다려 주었지요.
"애초부터 없었던 진지함 왜 일부러 꺼내서 온갖 멋진척 젠틀한척 다 했겠냐구요. 그것도 다른사람 말고 누나 친구한테."
"..."
"누나 친구분한테 준 번호, 제꺼 아니에요.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그 사람이랑은 친구 하지마요.
남자 밝히는 여자 친구로 있어봤자 좋을꺼 없어요."
"하지만."
"이 정도면 나 힌트 다 줬어요. 이제 판단하는건 누나 몫이에요."
아니
잠깐만.
지금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많은 사람들이 썸의 종지부를 찍기위해 해야할 마지막 퀘스트와도 같은 그거?????????
?
나 지금 고백받은거야?
-
[아까 그사람 신경쓰지마. 만나서 즐거웠어. 다음에 또 찾아갈께! -진희-]
"..."
"엌 깜짝이야..사장님 거기서 뭐하세요?"
"...그냥. 휴게실을 누가 쓰고 있길래."
+)기분전환겸 브금바꿨어요
는 사실 제일 좋아하는 피아노곡
그리고 16화 댓글중에서 혹시 암호닉 신청했는데 누락되었다는 댓글 다신 분 계신가요!!
제가 분명히 본것같은데 댓글을 못찾겠네요...8_8
보시면 꼭 댓글 부탁합니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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