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인 데다 할 일도 없으니 늦게까지 자야지...
누군가 깨우지만 않는다면 하루 종일 잘 수도 있을 거 같은 느낌이,
펑!!!!!!!!!!!!!!!!!
이 집은 정말...하루도 조용히 지내는 날이 없다.
주방에서 들린 커다란 굉음에 나는 결국 이불을 걷어차고 주방으로 향했다.
보나 마나 또 김남준이 무언가를 박살 냈을 게 뻔하지.
"이번엔 또 무슨 사고를 쳤길래 집에서 폭발음이 나냐?"
"아니~계란 삶은 거 먹는데 노른자가 덜 익어서 대충 전자레인지로 익히려다가..."
? 이 새끼 설마 계란을 전자레인지에다가?
나는 불안한 마음에 황급히 김남준을 밀쳐내고 전자레인지 안을 확인했다.
맙소사!
호러블!
테러블!
"미친놈아...계란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터지는 거 몰라??? 유 크레이지? 헤드 빙빙?"
"그래서 껍질 조금 까고 넣었는데..."
"와...노앤써다...그 머리로 대학은 어떻게 들어갔냐? 아 됐고, 나 다시 잘 거니까 청소나 깨끗이 해놔."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김석진이 일 나간 걸 다행으로 여기진 못 할망정 그럴 수도 있지는 무슨...
한 소리 듣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구시렁대던 김남준은 이내 주방에 남아 조용히 뒤처리를 시작하고
나는 자기 위해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이젠 좀 조용하겠지.
"에요 힛맨뱅! 인트로듀쓰! 히릿 더 쒜컨 어뒤션! 뤱 땐스 노래로 상대방의 기썬을 제압해! 난 여기서 라임과 쁠러으를 내뱉츼!"
"삐끼삐끼삐끽."
얼마쯤 잤을까, 정신만 깨어 있는 상태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리길래 실눈을 떠보니
김태형과 김남준 둘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 방에 들어 와서는 시끄럽게 굴어댄다.
"내가 잔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지랄들 하지 말고 내 방에서 나가주시죠."
"너 깨우려고 이러는 건데? 이래도 안 일어나? 안 일어나? 그럼 방탄 앨범 갖다 버려?"
"아!!!!! 진짜 죽고 싶으면 그래라!!! 왜!!!! 또 왜 깨우는데!!!!!!!!"
"따라 오시게, 근데 바닥에 뭐 이렇게 널브러진 게 많냐? 방 좀 치우고 살아 좀..."
"맞아, 너는 좀 치우고 살아야 할 필요가 있지."
김태형이 바닥에 있는 책에 걸려 넘어질 뻔하면서 나에게 잔소리를 하자
가만히 방을 둘러보던 김남준이 옆에서 김태형의 말을 거들었다.
내 방인데 왜 님들이 지랄이신지?
"냬 맴인데? 니냬들이내 잴햬~~~"
그렇게 나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둘과 티격태격 대며 영문도 모른 채 화장실로 끌려갔다.
그리고 화장실 문 앞에서 호들갑 떠는 두 남자를 제치자 눈에 들어오는 건 다름 아닌 바퀴벌레.
"으! 다시 봐도 징그러워! 야 빨리 어떻게 좀 해봐 좀, 쫌!!!!"
"쟤 내 칫솔!!! 내 칫솔 쪽으로 간다고!!!"
나 참, 다 큰 남자 둘이서 고작 저 바퀴벌레 하나 못 잡아서
잘 자고 있던 사람을 깨운 거야? 바퀴벌레 잡아 달라고?
"오두방정을 떨어요 아주...쟤 입장에선 너희 둘이 더 무섭겠다."
나는 잔뜩 겁먹은 둘에게 코웃음을 친 뒤 자신만만하게 휴지 몇 겹을 뜯어
손에 두르고 천천히 바퀴벌레에게 다가갔다. 대체 이깟 바퀴벌레 뭐가 무섭,
파다닥-
그냥 바퀴벌레가 아니라 나는 바퀴벌레였어?
"...엄마ㅏ아아ㅏㅏ악!!!!!!!"
그랬다. 내 배짱은 가만히 있는 바퀴벌레는 잡아도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는 못 잡는 배짱이였던 것이다.
"혼자 사니 이제 뭐 바퀴벌레랑은 친구도 맺을 정도지. 그치 알렉스?"
결국, 우리 셋은 민윤기를 불러 바퀴벌레를 처리했다.
저 날아다니는 변종 바퀴벌레를 아무렇지 않게 잡고 이름도 붙여주다니...
"역시 대단해..."
"하여간 나 없으면 이 집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니까."
하하 그거 정말 맞는 말이야.
처맞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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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약빨이 떨어져 가는 것 같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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