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봉 씨가 좋아졌어요."
完
민규와 사귀게 된지 거의 이 주일이 다돼가는 것 같다. 고백과 동시에 나에게 말을 놓은 민규는 나에게도 말을 놓으라고 했지만 아직은 좀 그러니 나중에 내가 편할 때 말을 놓겠다고 했다. 사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민규랑 막상 사귀게 됐을 때는 민규가 생각보다 더 무뚝뚝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는데 몇 번 민규랑 만나다 보니 정말 쓸데없는 고민을 한 듯했다. 그렇다고 민규가 무뚝뚝하지 않은 건 아닌데 마냥 무뚝뚝하지만은 않다고 해야 되나.
"어제 몇 시에 들어갔어."
"열한 시요."
"……."
"…열두 시 반."
"내가 어제 몇 시까지 들어가라고 했더라."
"…열한 시요."
"집에 갈 때는 누구 부르라고 했지?"
"오빠."
"근데 집에는 왜 혼자 갔어."
"…오빠 피곤할까 봐?"
어제 승관이를 오랜만에 밖에서 본 거라 시간이 조금 늦어졌는데 그걸로 민규가 나한테 뭐라고 한 적이 있었다. 아니게 생겨서는 은근 질투도 많은 사람이다. 내가 권변이랑 최변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도 싫어하고, 승관이랑도 친하게 지내는 것도 싫어하고. 그냥 내 옆에 있는 남자는 다 별로 안 좋게 보는 듯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그렇게 좋게 보는 사람도 없지만.
"어제 승관이한테 나 오빠랑 사귄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부승관이 나보고 완전 대단하다고 했다? 대박이죠."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다른 사람 얘기 꺼내는 거 봐."
"딱히 그런 건 아니고…. 아, 아무튼 부승관 내가 전에 오빠 좋아한다고 할 땐 막 나보고 포기하라고 자기는 나 우는 거 보기 싫다고 그러더니 어제 완전 내 말 듣고 넋 나간 거 있죠? 걔가 하는 말은 다 옳아서 좀 싫었는데, 어제 부승관 그런 거 처음 봐서 되게 기분 좋았어요. 내가 이긴 것 같고 막."
"대체 나 좋아한다고 몇 명한테 말하고 다닌 거야.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겠어. 최변이랑 부승관 판사?"
"권변도."
"어떻게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만 딱 골라서 말하고 다니냐."
"그러게. 민규 여자친구 누군지 몰라도 진짜 대단하네."
"까불어, 진짜."
"근데 오빠 최변도 싫어해요?"
"…몰라."
"최변이랑은 그래도 좀 친하지 않아요? 응? 싸웠어요?"
"아니거든."
애기는 알 거 없다며 민규는 내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너랑 친하게 지내는 남자는 아무리 나랑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어도 다 싫어."
누구 남자친군지는 몰라도 민규는 참 귀여운 사람이다.
그동안 김 검사님을 사랑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후기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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