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even days(7일 동안) # Friday3
다음날부터 이른 오전부터 부족한 생필품부터 의류까지 쇼핑하러 다녔다.
사이즈가 없는 경우 치수까지 재어 맞추었다.
쇼핑하는데 하루를 거의 소비했다. 평소에도 쇼핑하는 것을 좋아했던 나라서 힘든 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다녔다.
마지막으로 자동차를 보러 갔다.
딜러에게 설명을 듣고 시승도 해보고 여러 스펙을 비교한 끝에 결정했다. 내부가 넓게 빠진 준대형차에다 색깔은 검정색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그 자리에서 계약을 하고 하루 빨리 받기를 원한다고 하자 내일까지 집 앞으로 가져다 준다고 약속했다.
기본으로 차유리는 썬팅되어 있지만 추가로 돈을 들여 좀 더 진하게 만들었다. 교통 위반이 되지 않는 기준 커트라인까지의 농도였다.
어서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쇼핑한 물건을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산 조리식품을 저녁으로 때우며 식사를 마쳤을 때 전화가 왔다.
휴대폰 액정에 익숙한 번호가 떠올랐다.
"어. 박사님이네."
어서 통화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노숙함이 담긴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Hello. Mr. Sun?(여보세요. 쑨양인가?)]
"네."
[그래. 그동안 잘 지냈나?]
"잘 지내고 있죠. 박사님은 잘 지내셨나요? 자주 안부전화를 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닐세. 그 정도면 자주지. 하하. 그런데 한국에 왔다고?]
"네. 이번에 한국으로 파견 나오게 됐어요."
[오, 그런가. 그간 배운 한국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겠군. 하하.]
"이제는 모국어만큼 말할 수 있어요!"
[그래. 한국에 왔으니 한번 봐야지?]
"그럴려고 어제 전화드렸는데, 안 바쁘세요?"
[바빠도 봐야지. 내일 오후에 보지. 오전은 수술이 잡혔거든. 병원으로 찾아오겠나?]
"한가한 제가 당연히 가야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후 눈앞에 어지러진 포장지를 치우고 욕실로 들어갔다.
칫솔에 치약을 짜고 양치를 하면서 내일 일정을 점검했다.
아버지 당부대로 강박사님께 인사를 드린 후 태환형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에 빠졌다.
형의 말대로 흥신소? 신부름센터? 그런 곳에 맡겨야할까. 돈은 많이 들겠지만 확실한 방법 중의 하나였다.
양치를 끝내고 마저 샤워까지 해치울 요량으로 샤워 스위치를 눌렀다.
샤워헤드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머릿속에 맴도는 여러 방법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가장 마음에 드는 방법이 떠올랐다.
"거기에 가볼까?"
-
샤워하는 동안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낸 나는 기쁜 마음으로 잠이 들었고 그대로 다음날 아침을 맞이했다.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란 예전에 살던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어릴 적 살던 곳으로 가면 어떤 단서라도 있겠지. 그리고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안이한 생각이었지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많아 급하지 않은 마음도 컸다. 여유가 없었다면 이런 고민할 시간에 벌써 최적의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큰 이유는 직접 찾아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내 힘으로 찾아내서 태환형을 직접 보고 싶었다. 예상하건대 여전히 예쁜 미소를 가진 남자로 자랐을 것 같다.
혹시 너무 큰 날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내가 알려주면 무척 기뻐해주겠지. 상상만으로 기뻤고 행복해졌다.
"어서 가야겠다."
강박사님을 뵙고 예전 어릴 적 살던 곳으로 찾아갈 셈이었다.
어릴 적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을 나와 오전에 인계받았던 자동차의 키를 들고 세워둔 자동차쪽으로 걸어갔다.
주차공간에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가 어떠한 자동차보다 눈에 띈다.
출고된 지 얼마되지 않아서 반질반질 빛났고 미려한 바디가 참 마음에 들었다.
어서 시승식을 해줘야지. 싱글싱글 웃으면서 새차에 올라탔다.
"느낌 좋다."
가죽시트가 푹신하면서도 탄력있었다. 촉감이 좋았다.
키가 큰 덕분에 다리도 길어서 시트를 최대한 뒤쪽으로 밀었다. 몸에 맞게 위치 조정을 한 후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해보았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좋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병원으로 가기 전에 방문 선물로 곱게 포장된 과일바구니를 샀다. 정형적인 선물이었지만 마땅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병원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정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갔다.
병원 내부에는 방문한 사람들로 붐비었다. 많은 사람들 모두가 전부 환자들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평일에도 이만큼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조금 질렸다.
내과병동으로 가서 접수처의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저기..."
"네!"
나의 물음에 꽤 큰 목소리로 대답하는 통에 깜짝 놀랐지만 애매한 웃음을 짓고 이곳에 방문한 목적을 밝혔다.
"아...강민중 교수님 뵙고자 왔는데요."
"예약하신 건가요? 안하셨으면 먼저 접수를 하셔야 해요. 처음 방문하시는건가요?"
"아, 환자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약속했는데요."
왠지 과도한 친절이 깃든 사근사근한 목소리에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나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갸웃거리더니 잠시만이라고 말을 남기고 자리를 비웠다. 위의 상사에게라도 가는 것일까?
이내 그 여자분과 함께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중년 여성분이 같이 왔다.
그리고 친절한 어투로 조근조근 말을 읊조렸다.
"혹시 쑨양씨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아직 수술중이시라 바로 뵙지는 못하실거에요. 대신 부탁을 받았으니 교수실까지 안내를 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김간호사."
"네!"
"교수실까지 안내해드려요."
"네!"
아주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간호사의 뒤를 따라 대기실에 가득한 사람들을 지나갔다.
간호사 뒤를 따라갈 수록 진료실과 멀어지는지 많이 보이던 사람들이 점차 드물어졌다.
안내해주던 간호사는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하얀뺨을 발갛게 물들이고 초롱초롱 눈빛을 내며 물어보는게 내심 부담스러웠다.
중국에서도 자주 겪었던 눈빛이어서 익숙했지만 별로 달갑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그런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께 여자에게는 친절해야 진정한 남자라고 귀가 따갑도록 교육 받았다.
그 때문에 여성에게는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는터였다.
"쑨양씨라고 하셨죠?"
"네."
"이름이 독특하신데...중국분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와우. 한국어가 능숙하셔서 몰랐어요! 꼭 한국 사람같아요."
"감사합니다."
"키도 무척 키시고 참 미남이시네요."
"그런가요?"
"그럼요!"
"강민중 교수님과 잘 아는 사이신가봐요. 이렇게 시간내셔서 만나시는 것 보면."
"네. 부모님과 아시는 분이고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셨던 분이시라."
예의상 질문에서 점차 벗어나는 질문때문에 조금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변함없이 입가에 미소를 매달고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간호사는 나의 대답을 듣자마자 눈을 더욱 빛을 냈다.
마치 먹음직스러운 먹이를 발견한 매의 눈처럼 매서워져 섬뜩했다.
그리고 눈을 깔며 은근한 어조로 물어온다.
"저기...혹시 시간이 나시..."
"아! 교수실에 도착했네요.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니 뭘요. 당연한걸요. 교수님 부탁이신데요."
"그럼."
이상한 예감에 예의가 없을지라도 그녀의 말을 끊고 인사를 건넨 후 서둘러 교수실로 들어왔다.
닫히는 문 너머로 아쉬운 한숨소리가 들렸다.
깔끔하게 정리된 교수실 한쪽에 과일바구니를 바닥에 놓고 소파에 앉았다.
가끔씩 이렇게 접근해올 때마다 난감했다.
왠지 부담스럽고 내키지 않아서 자리를 피하곤 하는데 여태까지 타이밍이 좋았던 탓에 난처한 상황까지 빠지진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강박사님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10분가량 기다렸을까 방문이 열렸다.
달칵하는 문손잡이의 금속 마찰음과 함께 매끄럽게 열리는 문 사이로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강박사님이셨다. 몇년 전에 뵈었을 때보다 주름이 더 생기셨지만 점잖고 편안한 분위기는 여전하셨다.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먼저 건네신다.
"양군. 많이 기다렸지?"
"아닙니다. 저도 온지 얼마 안된 걸요."
악수를 하고 박사님이 이끄는대로 자리에 앉아 대화를 이어나갔다.
"수술은 잘 끝내셨나요?"
"생각보다 수술이 길어졌어. 피곤하지만 다행히 소중한 생명 하나 건져서 기쁘다네."
"박사님 실력이야 최고신걸요."
"하하. 너무 띄워주지 마시게나. 부모님은 안녕하시고?"
"그럼요. 정정하시죠. 박사님께 안부인사 좀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얼마전에 통화했는데 또 무슨."
"직접 만나뵙는 거랑은 다르니까요."
박사님이 직접 커피포트로 물을 끓여 손수 만든 차를 마시며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해도 된다고 했지만 손님에게 시킬 수 없는 노릇이지 않냐며 굳이 직접 하셨다.
남에게 미루기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성향은 여전하셨다.
"후우..."
"왠 한숨이세요?"
"아아, 갑자기 며칠 전 일이 떠올라서 말이야."
"무엇인데요? 아, 말씀하시기 어려우시면 말하지 않으셔도 되요."
"어렵진 않아. 그저 안타까워서 말이지."
"......?"
"며칠 전에 자네랑 비슷한 또래의 청년이 진찰 받으러 왔는데..."
말끝을 흐리며 침중한 얼굴로 허연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을 내려다 보셨다.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축 가라앉아서 조용히 차만 홀짝 마셨다.
이윽고 다시 말을 꺼내셨는데, 무척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그 청년은 명치가 아파와서 병원에 왔다네. 그 전에는 이상없이 건강했다고 하고...원인을 알 수 업어서 검사를 했는데...암으로 판정됐지."
"아...그럼 치료를 받고 있나요?"
암은 초기에 치료받으면 100% 치료가 되는 병이었고 시기를 놓쳐도 왠만해서는 꾸준한 치료로 극복할 수 있는 병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그런 표정을 지으시다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했던 것일까?
점점 이야기를 들을 수록 안타까운 사연에 난 말조차 잇지 못했다.
"아니. 치료는 포기했네."
"어째서요?"
"온 몸의 장기에 암세포가 다 퍼졌어. 항암 치료를 할 수는 있지만 몸이 버티지 못할거야."
"네?"
"아주 희귀 케이스인데...몸이 그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출혈조차 없었단 말이지. 어떻게 보면 연구대상감이야."
"......"
"신약 임상실험으로 대상자로 아주 적합하지. 살기 위해 모든 지 할테니까.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네."
"......"
"그래서 진실하게 말을 해주었지. 항암치료해도 살 가망이 거의 없다고."
".....그래서 그 사람은 치료를 포기한건가요?"
세상에. 치료조차 하기 힘들 만큼 병이 진행된 몸이라니.
너무도 안타까웠다. 나와 같다면 아직 살날이 창창한 나이가 아닌가.
가슴이 갑갑해왔다.
"그래. 살날이 얼마나 남았냐고 되묻는데 눈물조차 보이지 않고 표정조차 없었어. 아무렇지 않는 모습에 도리어 너무 안타까웠네.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 모습보다 더 처절해 보였어."
"얼마나?"
"아...한달. 내가 볼 때는 그 이상 넘기기 어려울 듯 했지. 그 말을 듣고 인사를 하고 미련없다는 듯이 나갔지."
"아...그 사람...참 불쌍하네요. 저랑 나이가 비슷하다면서요."
한달밖에 살지 못한다니. 몸이 조금 아파서 병원을 왔더니 이제 한달 후에 죽는다고 들으면 난 어떻게 반응할까.
살려달라고 옷깃이라도 붙잡지 않을까? 그런데 그 사람은 그대로 떠났다고 한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는 말에 대신 눈물을 흘려주고 싶었다. 얼마나 충격이었으면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을까 싶었다.
"그래. 그렇지. 아주 잘생긴 청년이었는데...어디 보자."
박사님은 컴퓨터 검색을 하더니 어떤 창을 하나 띄우셨다.
요즘 병원은 모두 전산시스템으로 관리되어 환자에 대한 정보도 권한만 있으면 쉽게 오픈 가능했다.
화면에 떠오른 것중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이름 등 간단한 신상정보 뿐이었다. 나머지는 의학관련 단어들이라 뚫어지게 보아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나열된 정보 중에서 환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박 태 환.
아주 익숙한 이름이었다. 친숙하고 그리운 이름이었다.
당연했다. 한국으로 온 계기가 된 사람과 동일한 이름이었으니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차분했던 심장은 거칠게 박동한다.
설마. 설마.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동명이인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까끌한 입안을 침으로 촉촉히 적시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박사님께 물었다.
"저기...이 사람 어떻게 생겼어요?"
"응? 왜? 혹시 아는 사람인가?"
"아...아니요. 그냥...궁금해서..."
"잘생긴 청년이었지. 아, 눈이 참 인상적이었는데....맑은 눈동자가 참 예뻤지."
"...!"
인상착의를 듣자마자 더욱 힘차게 두근대는 심장으로 아려왔다. 마치 심장이 튀어날 것 같았다.
왠지 모를 나쁜 예감이 뇌리에 깃든다. 설마....아닐거야. 형...아니지.
"...그 사람...아프진 않나요?"
"지금까지 아프지 않았다지만 앞으로는 모르지. 무시무시하게 통증이 찾아와 고통을 줄 수 도 있는 일이야."
"...!!"
난 박사님과 어떻게 헤어졌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어렴풋이 별다르지 않게 인사를 하고 나왔던 것 같다.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부자유스러움을 느꼈다. 세상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아, 아니야. 아직 확정난 거 아니야. 형이 아닐거야."
난 급히 전화를 걸었다. 아주 다급하게 민성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발이 무척 넓은 형이라면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형이 직접 알아보던가!
형이 구명줄인 것처럼 매달리듯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형!"
[이 시간에 왠일이야.]
"부탁이 있어요!"
[대뜸 무슨 소리야.]
"정말! 사람 좀 알아봐줘요!"
[야. 앞뒤 사정 다 잘라먹고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정말 급하다고!"
[뭐 이런!...에휴...뭔데...]
"내가 찾는다고 한 사람! 이름이 박태환인데...어쩌면...어쩌면..."
[아, 그립다는 둥 뭐라고 드립친?]
"바, 방금 박사님 뵙고 왔는데...암에 걸렸대요."
[뭐? 강박사님이 암이라고?]
"아니! 아니. 환자중에 박태환이라는 이름이 있었어요."
[...뭐?]
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형에게 반말과 존대를 섞어가면서 되는대로 지껄였다.
그런 내 상태를 이해한 것인지 아무말 없이 두서없는 내말을 들어주었다.
"알아봐줘요. 형밖에 생각 안나서...형이라면 쉽게 알아내잖아요."
[내가 어떻게...]
"같은 사람인지 알아봐줘요. 내가 찾는 사람이랑 그 환자랑 같은 사람인지! 형은 할 수 있잖아요!"
[나라고 별 수 있는 줄 알어.]
"전직 해커였잖아. 무슨 방법을 쓰든! 제발!"
[나보고 범죄 저지르라고? 그거 하나때문에?]
"나에게는 중요해요. 제발...형 부탁할게."
[너...우냐?]
형의 말에 나도 내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울고 있구나. 아주 절실하게 그 사실을 깨달았다.
확실하지 않는 정보때문에 난 울고 있다. 혹시라는 전제때문에 난 울고 있다.
어쩌면 내가 찾는 태환형이 그 박태환이라는 사람과 같은 사람일까봐.
한달 후면 죽는다는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일까봐.
이제는 숨까지 덜썩이며 울었다.
[기다려봐.]
"...으흑..."
짧은 한숨과 함께 전화를 끊어버렸다. 휴대폰이 무슨 구원자라도 되는냥 꼭 잡았다.
"태환형...아니지. 아니라고 말해. 제발."
내가 상상하는 최악의 가정이 아니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리고 내가 왜 이렇게 울고 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저 슬펐다.
곧 세상에서 사라져버릴 그 사람이 안타까워서 도저히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제발 태환형만 아니기를 바라고 바랐다.
좋아하는 형을 잃을 수 없었다. 이렇게 재회조차 하지 못하고 이십년 가까이 쌓았던 그리움이 안타까웠다.
병원 앞 벤치에 앉아 차가운 저녁 바람을 맞으며 좋은 소식이 오기를 빌었다.
《띠리리링-》
"여보세요!"
벨소리가 울리지 마자 통화버튼을 누르고 외쳤다.
[시끄럽다. 조용히 해.]
"아, 알아봤어요?"
[그래...네 휴대폰으로 보낼테니까 직접 확인해라.]
"...형?"
[후...끊는다.]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불안감을 가져왔다. 떨리는 손으로 형이 보내온 메세지를 확인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때문에 몇번이나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하고 나서야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태환. 2X세. 생일 9월 27일. 출생지 서울특별시......》
자세한 신상정보와 함께 사진도 있었다. 정말 눈이 예쁘고 귀여운 청년의 모습이었다.
하얀 피부와 웃는 모습이 무척 예쁜 사람이었다.
그동안 상상했던 모습과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같은 사람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었다.
민성형이 보내온 또 다른 사진을 보았다. 어릴 적 사진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는 어린 소년이 사진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하...하..."
형이었다. 박태환. 바로 그였다.
항상 그리워하고 좋아했던 형이 맞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십년 가까이 지나서야 겨우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거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눈물이 났다. 아까보다 더욱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옷을 적셨다.
눈이 시리도록 울고 울었다. 소리조차 내지못하고 억눌린 울음소리를 겨우 내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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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쑨양의 일상생활은 이별을 고하고...
슬픈 이야기로 되돌아왔어요ㅠㅠ
에구...눈물이 막 납니다ㅠㅠ 이렇게 진실을 접하다니...
아마 쑨양이 이렇게 태환의 병을 알게 되리라고 짐작하신 독자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강박사님...☞_☜;;;;
암호닉 |
린연 / 팬더 / 슈밍 / 마린페어리 / 흰구름 / 광대승천 / 허니레인 / 포스트잇 / 여름향기 / 아와레 / 보석바 / 순대 / 쌀떡이 / 태꼬미 / 렌 / 땅콩이 / 쿠엔크로 / 쥬노 / 아스 / 텔라 / 루키 / 잼 / 샤긋 / 빌보드 / 비둘기 / 사과담요 / 박쑨양 / 응가 / 초코퍼지 / 소어 / 회사원 / 촹렐루야 / 피클로 / SY / 우구리 / 태쁘니 / 무슈 / 태쁘닝 / 플레인 /찰떡아이스 / 그냥(부랄) / 빠삐코 / 레인 / 토야 / 하양 / 쑨양자기 / 양갱 / 소띠 / 연두 / 뺑 /아마란스 / 에트리 / 태환찡 / 김쥰슈 / 또윤 / 에이삐씨 / 오름오름 / 주엘 / 눕는독자ㅇ<-< / 햄돌이 / po쑨환wer / ㅌ/ 고구미 / 코난 / 딸기빼빼로 / 박태쁘 / 유스포프후작 / 달룽 / 탱귤탱귤 / 복숭아녹차 / 별빛 / 꾸워엉 / 차느 / 고무 / OMG |
★ 오타지적 환영!
★ 쑨환떡밥 보고 싶은 분들만 보셔요~(좋은 것은 공유하는겁니다^_^)
쑨환떡밥 |
1. 생일 9월 27일에 대한 이야기 쑨양은 배우 유덕화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시합직전에 에이브릴 라빈을 좋아해서 그녀의 노래를 듣는다고 하죠. 그리고 롤모델로 박태환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유덕화, 에이브릴 라빈, 박태환 모두 생일이 9월 27일! 쑨양이 좋아하는 3명 모두 같은 생일!! 어떻게 이런 우연이...9월 27일이라는 날짜는 쑨양을 홀리는 재주가 있는 날인가봐요. 이글과 함께 다른 일화도 언급되어 더 화제가 되었죠^^ㅋㅋㅋ 2. 사랑은 쑨환이다. 쑨양이 포스팅한 글이 있는데...그 글은 어떤 스님이 쓴거라고 합니다. <사랑은 돌고 도는 것이다. 사랑은 타인에게 주는 것이고 곧바로 보답을 받지 못한다 등등> 거기에서...사랑은 돌고 도는 것이다라는 첫문장이 爱,是一种循环。이거라고 합니다. 직역하면 사랑은 순환이다. 순환의 중국어 발음이 쑨환... 그런데 쑨양은 저 문장을 따로 언급합니다. 왜 한번 더?? 우연보다 쑨양이 쑨환을 알고 적은 것 같아 저는 광대승천하고 있습니다ㅋㅋ 므흣... 3. 중국 신조어. 基友 : 최근에 남남커플을 이르는 말. 基情 : Boy's love를 이르는 말. 基 : 이 단어가 알파벳g와 비슷해서 g를 gay의 약자로 해석한다고 함. 쑨양x태환, 쑨환이 화제가 된 이후로 생겨난...ㅋㅋㅋ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된듯ㅋㅋ 쑨환은 출구가 없습니다. 갈수록 빠져들고 있어요! 이 남자들 뭐니...ㅋㅋㅋ 쑨양은 사랑은 쑨환이다 그러고있고...태환은 쑨양과 샤워장에서 인사해요. 은밀하게...좀...여자처럼 보는 것 같...이라고 말하지를 않나... 이 마성의 남자들 덕분에 저는 쑨환이라는 뫼비우스의 길을 걷고 있네요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