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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이준혁 성찬 엑소
P 전체글ll조회 1564l 1

 

 

1.

오늘은 박찬열이 안 왔다. 짜증나게 한다. 내가 가야 되는 건가? 아니다. 그렇게 되면 박찬열이 또 줏대 없는 놈이라고 놀려 댈 게 뻔하다. 오늘은 그냥 집에 있는 것이 낫겠다. 내일 학교 와서 다시 물어 봐야지. 너 뭐 했느냐구.

 

 

2.

박찬열이 무지 피곤한 얼굴로 교실 안에 들어섰다. 내 짝지인 박찬열은 이렇게 늘상 피곤한 얼굴을 한다. 내 짝이 된 이후부터. 내가 싫은 건가? 서운하다.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게 해 줄 수 있을까?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3.

찬열이한테 문자를 보냈다. 내용은 간단했다. 뭐 해? 그냥 두 글자만 보내는 거였는데도 떨렸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리구 기다려두 답장은 안 왔다. 서운해, 정말. 내가 그렇게 잘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박찬열. 너 정말 너무해! 그래두 난 찬열이가 좋으니까 얼른 찬열이 줄 선물이나 준비해야지. 곧 있으면 그 애의 생일이니까.

 

 

4.

찬열이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근데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구 한다. 어쩌면 좋지?

 

 

5.

결국엔 고양이를 선물했다. 찬열아, 그 고양이는 털 안 빠질 거야. 아마두. 나 잘 했지?

 

 

6.

생일 다음날인데, 얘가 또 학교를 안 왔다. 왜 자꾸 안 오는 거야, 응? 불안하게. 맨날 학교나 빠지구 뭐 하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어, 정말. 선생님한테 물어 봤는데 그냥 아파서 학교를 안 온 것 같다고 한다. 선생님도 너무하다. 애가 학교를 안 왔으면 챙기는 게 담임이지 왜 아무렇지도 않게 저래? 선생님, 정말 나빠. 그나저나 박찬열이 많이 아픈가보다. 고양이 때문에 문제가 있었나...?

 

 

7.

학교 끝나구 찬열이네 집에 갔다. 찬열이가 울고 있었다. 찬열이는 묘한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계속 울다가 이내 우는 것을 멈추었다. 너무 힘들다구 하면서 나한테 기대서 엉엉 울었다. 나는 그냥 찬열이의 등을 쓸어 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찬열아, 누가 널 이렇게 울려, 응? 말해 달라고 졸랐는데 말해 주지 않았다. 자기도 모르겠다면서. 그런 게 어딨어. 흥.

 

 

8.

우와, 박찬열이 고백을 받았다. 그것도 엄청나게 이쁜 여자애한테. 우리 찬열이는 인기두 많지.

 

 

9.

오늘은 박찬열이 아니라 어제 박찬열한테 고백한 그 여자애가 학교를 오지 않았다. 뭐야, 그 여자애두 불량한 애였구나. 그럼 그렇지. 찬열이는 그런 애를 만나면 안 되잖아. 그렇지 않아? 우리 찬열이가 얼마나 멋있구 키가 큰데.

 

 

10.

여자애가 찬열이를 많이 좋아하나보다. 생각보다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다. 이봐, 찬열이는 너 안 좋아해. 너 같이 불량하구 더러운 애들하고는 상종을 안 하려 드는 애라구. 그러니까 얼른 떨어져 줘. 우리 찬열이 흔들지 말구.

 

 

11.

교복이 더러워졌다. 안 그래도 이제 곧 동복 입어야 하는데. 어쩌면 좋지? 드라이를 맡기면 좋으려나? 일단 찬물에 좀 담가 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12.

찬열이가 나랑 놀기 싫다고 했다. 왜? 찬열아... 왜...

 

 

13.

안 돼, 넌 나랑 놀아야 해. 내가 저번에 고양이두 줬잖아. 하니까 찬열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왜에, 고양이 털 많이 날려서 싫었어? 미안해, 정말. 이럴 줄 알았으면 털 잘 안 빠지는 러시안 블루 같은 애들을 선물을 해 줬어야 하는 건데... 우리 동네에는 그런 고양이가 없더라구. 그나저나 찬열이가 오늘은 나랑 같이 안 갈 모양이다. 반에 와 봤더니 없네. 어디 갔지.

 

 

14.

찬열이는 지금 3일째 학교를 안 나오고 있다고 한다. 왜 또 안 오지...? 불안하게. 아예 다른 데 가 버린 건 아냐? 찬열이네 집을 갔는데도 아무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아니, 찬열이네 엄마가 계셨는데 되게 급하게 어딜 나가시는 것 같아서 그냥 기분이 안 좋아져서 같이 나와 버렸다. 찬열이는 왜 집에두 안 들어가구 있는 건지 모르겠다.

 

 

15.

찬열이를 찾았다. 인근 카페에서 여자애랑 있는 걸 봤는데, 저번이랑 다른 여자애더라구. 당연하지. 그 애랑은 내가 잘 해결했으니까. 그런데 또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생겼네... 어쩌면 좋아. 귀찮은데.

 

 

16.

일기장은 꼬깃하게 구겨져 더 이상 아무런 내용도 쓰여 있지 않았다. 작게 접힌 끝장을 내려다 보던 남자가 옆에 던지듯 놓여진 얼룩덜룩한 노트를 또 집어 들고 펼쳤다. 또 다른 일기장인 듯 했다. 남자는 흥미로운 눈으로 책장을 펴 들었다. 잔뜩 젖었던 적이 있었는지 바싹 마른 일기장은 쉽게 제 속내를 비추어 주지 않았다. 이러다가 찢어지는 거 아냐? 하던 남자가 일기장을 바닥에 실수로 툭 떨어뜨렸다가 다시 주워 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조심스레 일기장 커버를 펼쳤다. 역시 또 다른 일기장이 맞았다.

 


일기장이 무지 더러워졌다. 그래두 쓸 수 있으니까 괜찮아. 여자애랑 놀고 나오는 찬열이한테 가서 왜 나랑 안 노느냐구 엄청 따졌다. 찬열이가 나한테 처음으로 화를 냈다. 뭐야, 뭐? 박찬열. 너 왜 나한테 화 내? 엄청 울 뻔 했는데 난 남자니까 꾹 참았다.

 

 

17.

박찬열이 그 여자애랑 붙어먹기 시작했다. 또, 또.

 

 

18.

아, 나는 찬열이를 좋아하는 거였구나...


볼펜으로 쓴 글씨 위에 눈물 자국인 듯 둥그런 파원이 하나 찍혀 잉크가 번져 있었다.

 

 

19.

여자애는 찬열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 그냥 저런 남자친구 두고 싶어서 허세 부리려던 걸 내가 겨우 알아냈다. 그리고 여자애를 설득했다. 찬열이를 나한테 줘. 했는데 여자애가 징그럽다는 눈을 하면서 날 한 대 쳤다. 뺨을 맞았는데 그게 나름 얼얼했다. 아프긴 아프더라...

 

 

20.

아, 짜증나.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는지 원. 귀청 찢어지는 줄 알았네. 잘 자.

 

 

21.

찬열아. 나 잘 했어? 잘 했다구 대답해 줘. 얼른! 옆에서 계속 보챘는데 찬열이는 말이 없었다. 진짜 내가 싫어진 건가? 찬열아. 그래?

 

 

22.

진짜로 내가 싫어? 응?

 

 

23.

찬열이가 기어이 나 보고 내가 싫다는 소리를 했다. 내가 그렇게 잘 해 줬는데...? 귀찮은 여자애들 다 떼어 주느라 내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찬열아?


그리고 그 뒤로 일기장은 백지였다. 남자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일기장을 손에서 내려 놓았다. 잔뜩 굳어 얼룩덜룩하게 물든 일기장의 맨 뒷장이 턱 소리를 내며 펴 졌다. 남자는 그 위에 쓰여진 글씨를 보았다. 그리고는 작게 읽었다.


내 거 해 줄 거지, 찬열아?
고마워, 사랑해! 진짜루.


그 옆에는 갈색빛 자국이 가득했다.

 

 

 

 

 

 

 

 

 

 

 

 

 

 

 

 

 

 

 

 

 

 

 

 


24.

박찬열은 죽었다.

 

 

25.

그는 살해를 당했다. 신고를 받은 건 약 2주 전이다.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는 살해당한 지 꽤 되어 보이는 흔적이 가득했다. 그의 발목으로 보이는 살덩어리가 그의 침대 쪽에 떨어져 있었다. 피가 흥건하게 흘러 있었다.

 

 

26.

박찬열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는 그의 친구 D씨이다. 그는 현재 도주 중이다.

 

 

27.

인근 야산에서 여성으로 보이는, 목이 잘려지고 얼굴이 처참하게 짓이겨진 시신이 두 구가 발견이 되었다. 수사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런데….

 

 

28.

발목을 제외한 박찬열의 시체는 어디 있는 거지?

 

 

29.

박찬열의 시신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 어디에서도.
 그리고 D가 행방 불명이 되었다.

 

 

30.

사건 발생 27일 후. D로 추정되는 익사체가 발견되었다.
 아직도 박찬열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 * *

 

 

 

 

그렇다고 합니다.

내일 시험 끝납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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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경수가 좀 사이코패스같네요..찬열이랑 어울리는 여자애들 다 죽이고 마지막에 찬열이도 죽이고..발목을 자른건 박찬열이 자기한테서 도망못가게 한다는 뜻인가요? 소오름..ㅋㅋ잘보고 가요!
10년 전
독자2
헐쩐다....저이런거진짜진짜진심짱좋아해요...헐 멘붕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 금손이셔요...잘보고갑니다!!!
10년 전
독자3
집에 혼자있는데 이런 글을 주시면,,,, 그래도 잘보고 가요! ㅎㅎ
10년 전
독자4
보는데....찬열이의 시체는...?제가 이해를 못하는건가요..좀많이 소름....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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