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홍일점]
이터널 선샤인 (6/5)
#1.
"안녕하세요, 세븐틴에 합류하게 된 김세봉이라고합니다"
연습실에 서 있는 남정네들의 동공이 모두 갈 곳을 잃고 떨렸다.
데뷔를 코앞에 둔 지금, 갑자기 합류한 새로운 멤버라니,
그리고 그게, 평소에 잘 알고지내던 여자 연습생이라니.
사실, 세봉이 세븐틴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음색때문이었다.
분명히 가창력은 뛰어나고, 안정적이었지만
걸그룹에 섞여 같은 목소리를 내기엔 세봉이의 목소리는 너무 낮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은 채 조용한 적막만 계속 되던 그때,
가만히 서 있던 세봉이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으며 말한다.
"나 엄청 열심히 할 거야. 나 몰라?"
#2.
잠에서 막 깨어난 승관이 눈을 부비며 지훈의 옆에 철푸덕, 걸터앉았다
늘 그렇듯 지훈을 깨우기 위한 승관의 쇼타임이 시작된 것.
지훈을 깨우기 시작한지 5분, 10분, 15분.
승관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지쳐 방을 나가버렸고
승관도 될대로 되라는 듯 지훈의 옆에 누워 재잘대기 시작했다.
"형, 나 오늘 꿈을 꿨는데. 완전 재미있는 꿈이었어.
형, 형은 평행세계에 대해 믿어?"
그리고, 갖은 방법을 써도 일어나지 않던 지훈이
그 말에 벌떡, 하고 일어난 건.
어쩌면, 그도 같은 꿈을 꾸었기 때문일지도.
#3.
자리에 앉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들을 묵묵히 받아내며
각종 포즈를 취하던 민규가, 누군가를 보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김........가온..?"
그리고 그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민규의 옷자락을 잡아내리며
민규의 귀에 조용히 속삭이는 승철
"내가 그 이름 공석에서 꺼내지 말랬지......갑자기 왜 그래?"
"....나 저분 꿈에서 본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승철의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짜릿한 감각.
그리고 곧 승철의 눈에 들어온 건,
"......가온아!"
#4.
"너흰 그림자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던 나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어.
날 구렁텅이에서 꺼내줬고, 내가 살아갈 희망을 얻게해줬어.
태양처럼 너무 밝아서 지켜보기만 해도 눈부셨는데,
이젠 아냐,
태양처럼 내 삶에서 영원히 반짝여줘."
wonder |
+
1. 가온이의 존재는 현실세계의 세븐틴도 자각하고 있다
13명의 멤버는 꿈을 꾸었습니다. 가온이라는 멤버와 함께 세븐틴을 꾸려갔던 꿈을,
2. 가온이와 현실세계의 세봉이는 같은 사람이다.
여기서부터 현실세계의 세봉이는 세봉이. 세븐틴의 멤버인 세봉이는 가온이라고 표현할게요.
세봉이가 현실세계로 돌아가고 나서, 가온이가 살던 그 세계는 없어졌습니다. 사라졌어요. 불안정한 방법으로 세봉이가 가온이의 몸으로 이동했고, 다시 가온이가 세봉이의 세계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 공간에 균열이 가면서 사라지게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가온이와 함께한 기억이 현실세계의 세븐틴에게 녹아들게 되었습니다.
3. 현실세계의 세븐틴은 가온이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세봉이가 현실세계로 돌아간 직후, 그러니까, 병원에서 깨어난 다음. 세븐틴은 꿈을 꾸었어요.
모두가 다 같은 내용이었지만 조금씩 달랐습니다. 순영이는, 승철이의 카드로 초코우유를 샀고, 승철이는 울다가 세봉이의 방에서 잠들었고, 지훈이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떠나는 세봉이를 보며 무너져버렸습니다.
처음엔 지훈이와 승관이만이 그 꿈의 내용을 공유하고 신기해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또렷하게 떠오르는 꿈의 기억에 순영이에게 공유하게 되고, 순영이도 똑같은 꿈을 꿨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선 다른 멤버들에게 이 사실을 모두 떠벌리게 되죠. 그 과정에서 모두가 같은 꿈을 꿨다는 사실에 충격받고, 이 일을 함구하게됩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났습니다.
+
엉엉 우리 사랑스러운 독자님, 그리고 암호닉 분들! 내가 많이 사랑한다!!! (쩌렁쩌렁) (급정색) 초록글 넘나 감사합니다<3 정말 모두들 너무 고마웠어요. 그리고 가장 고마웠던,
이터널 선샤인, 이젠 정말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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