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응가야 전체글ll조회 679l 1


2013년 11월 그들의 이야기


다리를 덜덜, 손 끝은 애꿎은 탁자유리를 틱틱 두드리고,

카페 문에 달린 딸랑거리는 종이 울리기만 하면 고개를 휙휙.


테이블마다 삼삼오오모여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무리속에 

덩그러니 놓인 창섭이 있었다.


꺼내놓은 책들과 공책 필통, 그리고 노트북 옆엔 조용한 핸드폰.

창섭은 울리지 않은 핸드폰을 집어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2시 26분.


그때 다시 한 번 딸랑딸랑, 아까 보다는 긴 종 소리가 울리고, 

문을 열고 설이가 들어왔다.


옷가지를 추스리고 머리를 정리하면서도 다리는 여전히 멈출줄 몰랐고,

금새 창섭의 맞은 편에 앉았다.


"죄송해요, 너무 늦었죠. 죄송합니다. 정말. 교수님 면담이 너무 길어져서.."

"아녜요~ 괜찮아요, 괜찮아~ 뛰어왔어요? 땀 난다."


찬 바람이 씽 부는 겨울 날씨에 설이가 땀이 날 만큼 뛰어온 이유는 

창섭에게 데이트를, 아니 조별과제를 신청했기 때문이였다.


이마에 송글 맺힌 땀을 닦아 낸 설이가 숨을 고르고 찬찬히 둘러 본 탁자위에서 

가장 눈에 띄였던 것은 '연애, 시작할까요?' 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 뭐에요? 연애 시작할까요?"


설이가 책을 집어 들며 말했고 제목 탓인지, 오늘 따라 설이가 청순하다고 느꼈던 창섭의 마음 탓인지

앞에 말은 다 걸러버리고 '나랑 사귈래요?' 고백으로 들어버린 창섭은 화들짝 놀란다.


"예?"

"네? 아니, 이 책 그 쪽꺼 아닌가요..?"

"아! 아아.. 아 맞아요! 아~ 아 제목 말한거구나~ 아 그 책 보고서에 도움될까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창섭은 아무도 모르는 이유로 얼굴이 빨개진다.

눈치채지 못하는 설이는 손이 이끄는 페이지를 펼쳐 한 구절 읽어본다.


예쁘다.

대충 낮게 묶은 머리에 저 잔머리 들도, 책을 넘기는 저 가는 손가락도, 치아로 아랫입술을 살짝 깨무는 것도,

창섭은 이 순간 만큼은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한 가지가 죽어버린다면 저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이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우리 말 놔요."


설이는 고개를 들고, 창섭은 눈이 마주친 설이를 향해 생긋, 웃었다.


"우리 처음봤을 때는 반말 했으면서 만날 수록 예의차리고 있어, 우리."

"아 그랬나?"

"그랬어~ 너가 먼저 시작했다니까? 존댓말?"

"아 그럼.. 말 다시 놓을까?"

"이미 놓고 있는데~ 너도 나도?"


창섭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마력이 있다고, 설이는 생각했다.

어떤 누구도 창섭을 싫어할리 없는 그런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사람.



"내가 보고서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을 했는데. 이게 내 생각엔 임팩트 있어야 할 거 같거든? 

 친구가 이 수업을 작년에 들었는데 교수님이 그런거 좋아하신대. 차별화 된 것? 책에서 아무리 멋있는 말 베껴봤자 A+안준다는 거야.

 이 수업 보통만 해도 A주는데 A+맞기가 은근 어렵대. 작년에 A+맞은 사람이 어떻게 맞았냐면, 보고서를 환상적으로 냈다는거야."

"환상적으로? 어떻게요?"

"여기 내가 가져왔지~ 친구가 보고서 걷어서 교수님께 제출했었는데 그때 대박인 레포트하나 있다면서 복사해뒀다는거야."



노트 사이로 두꺼운 레포트 하나를 꺼내서 설이에게 건냈고, 

찬찬히 훑어보던 설이는 놀란 듯이 창섭을 바라보았다.

레포트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실제 데이트 사진 첨부, 이 수업으로 인해 실제 연인이 되어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창섭은 그저 싱글, 웃기만 했다.



그들이 카페를 나와 장소를 옮긴 것은 카페에서 5분거리에 있는 영화관이였다.


"데이트라하기엔 식상한 루트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갈 시간이 없으니까 이거로 만족? 오케이?"


그리곤 창섭은 설이의 어깨를 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어맛, 설이는 창섭이의 박력에 심장이 띠링, '연애 세포 분열, 연애세포 증가!' 온 몸에서 신호를 외치는 것 같았다.


"자자, 우리 최대한 가까워 보여야 해. 우리는 지금 사귀는거야. 최면 외워~ 싫어도 할 수 없어! 이게 지금 과젠데!"


푸흐흐, 웃음이 터져버린 설을 이때다 싶어 창섭이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말도 없이 찍는게 어딨어!"


성난 얼굴을 하고 창섭의 손에 있는 핸드폰을 집으려고 하는 설이였지만, 

창섭이 빨랐다.

핸드폰을 향해 뻗힌 설이의 손은 허공을 휙 휘저었고 창섭의 손은 설이의 반대편으로 이미 저만치 멀리 가버린 후였다.


"확인만 할게! 레포트에 넣을건데! 그런게 어딨어!"

"아 왜~ 예쁘게 잘 나왔구만!"

"너만 잘나왔겠지!"


설이의 키보다도 훨씬 높이 있는 창섭의 곧은 팔끝, 손안에 있는 핸드폰을 사수하려 애쓰는 설이였지만

어림도 없었다.


"포기하시지~"


창섭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설이를 향해 말했다.

설이는 이미 반쯤 포기한 것 같았지만 여전히 손은 하늘 높이 있는 창섭의 팔을 잡고 있었다.


"포기는 무슨! 줘! 얼른!"

"예쁘게 나왔다니까~ 나 믿어~"

"믿긴! 뭘믿.."


오른 발을 한 걸음 움직인 것이, 겨우 한 걸음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설이는 창섭의 얼굴과 매우 가까워져버렸다.

창섭은 팔을 내려 설이의 손에 핸드폰을 쥐어주었고 설이는 핸드폰을 쥐고 올라간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영화..가.. 그.. 시간이 언제지?"

"아! 음 이제 들어가도 될거야! 아마..!"


낯선 분위기, 어색한 흐름 속 수 많은 사람 중 두 심장만이 같은 속도로 뛰고있었다.




2016년 첫눈 오는 날


자박, 밟히는 눈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렸다.

설이는 이상하게 오늘따라 이상한 호기심이 들었다. 
폴짝, 뛰어 아무도 밟지 않는 눈밭에 자신의 두 발자국을 나란히 남기고 싶었다.

발바닥이 바닥에서 떨어지는 순간, 
함께 떠오른 핸드폰은 발목까지 쌓인 눈이 집어 삼켜버렸다.



"너는 여전히 잘 흘리고 다니네."



익숙한 목소리에 놀란 심장은 제대로 두 발을 조종하지 못하게 했다.
털썩, 쓰러져 버리기 전에 창섭은 바닥에 내팽개쳐지기 직전의 설이의 몸을 온 팔로 감싸 안아주었다.



"안녕, 보고싶었어."




2013년 11월 창섭의 이야기


'잘들어갔어?'

'오늘 재밌었어.'

'레포트는 마무리 다 됐어.'

'프린트는 수업 전에 만나서 하자.'

'오늘 예쁘더라.'


"아니야, 이건 너무 갔나.."


핸드폰을 누르는 손가락 끝에는 창섭이의 고민이 가득 담겨있었다.

설이에게 보낼 문자 한 통이 방금 막 끝낸 레포트보다 어려웠다.


'오늘 즐거웠어. 잘자'


전송이라는 글자 앞에서 머뭇거리는 창섭의 손가락을 핸드폰에서 떨어뜨리게 만든건 

성재의 전화였다.


"아깜짝아!"


벨소리에 놀라 핸드폰을 던져버린 창섭은 주섬주섬 핸드폰을 집어들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야! 육성재! 놀랐잖아!"


성재는 그런 창섭이 당황스러울뿐.


"내 전화가 그렇게 놀랄일이야? 뭐 기다리는 전화라도 있었냐?"

"아냐, 전화는 무슨."

"여자생겼냐? 야! 그런건 이 엉아한테 바로바로 보고하란말이야! 좀 서운하다?"

"그런거아니야! 됐고, 왜 전화 했는데?"

"퉁명스럽다? 좀 부드럽게 물어봐주면 안되냐?"

"끊는다."

"야! 아냐아냐! 그게아니고 내가 얼굴이 이렇게 잘생겨서 여자들이 잘 다가오지를 못하잖냐."

"그런 헛소리할거면 진짜 끊는다."

"아 참, 거 성격 되게 더럽네. 끝까지 들어봐! 그래서 내가 연애를 많이 못해봤잖아. 그래도 내가 여자 보는데는 좀 신중한 스타일?

 이라고나할까. 하여튼 이번에 소개팅 한 여자 있지. 정말 좋았거든 나는? 그래서 애프터신청을 하려하는데. 뭐라하면 좋을까?

 하, 참 육성재가 이런걸 다 물어본다! 흠.흠. 좀 부끄럽지만 여자친구가 되거든 널 처음으로 소개시켜주마.

 어때? 어? 야! 말을 듣고있어? 이거 신중한 문제라고! 야 이창섭!"



잊고있었다. 그랬다. 성재와 설이는 소개팅을 했고, 성재는 아주 마음에 들어했으며

성재는 창섭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걸.


창섭은 마지막 말만 빼고 모두 잊고있었다.



머리가 복잡해져왔다. 오늘 설이와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았는데 그건 모두 꿈이였나보다.

창섭은 핸드폰을 털썩 내려놓고 복잡한 생각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마구 휘져었다.


하지만 그렇듯 떨쳐내지 못했다.



2013년 11월 설이의 이야기


'오늘을 끝으로 '연애의 목적'의 수업은 끝이난다.'

설이는 이 사실이 무척이나 마음에 걸렸다.


'이대로 그냥 헤어지면 진짜 그만일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창섭을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설이는 기말고사 2주 전에 창섭을 알게 된 것이 원망스러웠다.

그와 제대로 이야기한 것은 어제 뿐이였지만 마치 오래 알고지낸 것처럼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다.



"어! 여기! "



오늘도 멋지다. 백팩을 메고 한 손엔 레포트를 쥔채 다가오는 창섭을 바라보는 설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 옷 멋좀 부렸네?"



창섭이 장난스럽게 받아칠거라 생각했던 설이였지만, 그와 다르게 그저 웃음만 짓고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지나치는 창섭에게 

설이는 왠지모를 서운함을 느꼈다.


'뭐지, 오늘 기분이 안좋은가. 레포트랑 발표자료랑 프린트도 다 해왔네.'


어제 일로 인해 창섭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느낌이 든 설이다.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노렸했지만 창섭은 강의실에 들어와서도 그랬다.


"조별로 가까이 앉아 주시면 좋겠어요"


이 수업에서 최고로 연장자인 09번의 복학생의 말에, 가방을 풀고 내심 옆자리에 창섭이 앉지 않을까

기대를 했던 설이의 마음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창섭은 설이의 뒷자리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어제도 하루종일 창섭의 문자를 기다리다 잠들었다.

'그냥 내가 잘들어갔냐고 과제는 잘 끝냈냐고 먼저 물어볼걸 그랬나'


설이는 서운했다. 서운하고 서운했지만 말할 수 없었다.

따지고 보자면 창섭과는 아무 관계도 아니므로.


수업은 그렇게 끝났다.

창섭은 강의실 다른 학생들처럼 가방을 챙겼고, 그런 창섭을 의식하며 설이도 가방을 챙겼다.

이미 창섭이 나간 것만 같았다. 창섭을 따라 급하게 공책과 필통을 가방에 넣으려다 공책과 필통 모두 책상 밑으로 떨어뜨려버린 설이다.


'에휴 되는 일이 없네.'


허리를 숙여 공책을 집으려던 설이의 눈으로 보이는건 창섭의 고운 손이였다.


"또 흘리냐."


고개를 들어 공책을 받아든 설이를 본 창섭은 볼일 없다는 듯 가방을 고쳐메고 등을 돌렸다.

왠지 그렇게 창섭과 끝일 것만 같았다. 


"그게 다야?!"


창섭의 등에 대고 소리친 마음이 창섭에게 가지 못하고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만 같았다.

그 순간은 창섭이 무척이나 멀게 느껴졌다.

몸을 돌려 설을 바라본 창섭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오늘 뭐할거야! 수업도 끝났는데 내일 시험 없으면 나랑.."

"내일 시험있어. 공부할거야."

"그럼 나도 같이갈까? 사실 나도 시험이.."

"아니. 열람실 안갈거야. 집에서 하려고."

"아그래..?"

"맞다 나 할 말 있어."

"뭔데?!"


설이의 눈이 초롱 빛났다.

'무슨 말일까, 데이트 신청하려나? 그래서 오늘 이렇게 굳어있던 걸까?'


"나 곧 군대가." 


설이는 창섭의 말에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마지막 화를 제가 

하.. 하지못했어요...

진짜 다음이 마지막 진짜로........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1339 예하 02.24 00:59
비투비 [비투비] 너 설이 비투비 홍일점인 썰 21: 비플러스 다이어리 쿵짝 리턴즈 91 텔레투비 02.23 01:49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1229 예하 02.22 02:01
비투비 [비투비/이창섭/정일훈] 너와 나, 그리고 우리 0517 솦이 02.21 05:02
비투비 [비투비/서은광] 비의 기억15 반복재생 02.19 22:07
비투비 [비투비빙의글] 너 설이 비투비 홍일점인 썰 20: 쇼핑철벽98 텔레투비 02.19 02:54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2016년 첫 눈 오는 날에 여기서 다시 만나자0210 응가야 02.19 02:52
비투비 [비투비/이창섭/정일훈] 너와 나, 그리고 우리 0430 솦이 02.17 03:23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1139 예하 02.16 03:27
비투비 [비투비] 너 설이 비투비 홍일점인 썰 19: 발렌타인데이98 텔레투비 02.16 02:30
비투비 [비투비/이창섭/정일훈] 너와 나, 그리고 우리 0338 솦이 02.15 16:02
비투비 [비투비/이창섭/정일훈] 너와나, 그리고 우리 0232 솦이 02.14 10:48
비투비 [비투비/육성재] 이상세계下12 반복재생 02.13 21:37
비투비 [비투비/이창섭/정일훈] 너와 나, 그리고 우리 0126 솦이 02.13 07:02
비투비 [비투비/육성재] 이상세계上14 반복재생 02.12 20:47
비투비 [비투비/이창섭/정일훈] 너와 나, 그리고 우리 0028 솦이 02.12 02:57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님과 함께 0114 남진 02.11 17:17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님과 함께 pro4 남진 02.11 15:19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 1043 예하 02.11 01:12
비투비 [비투비] 너 설이 비투비 홍일점인 썰 18: 익숙함에 속아 식설을 잊지말자111 텔레투비 02.10 17:38
비투비 [비투비/육성재] 바다갔설 (1234567) 719 솦이 02.10 04:38
비투비 [비투비/육성재] 로맨스파파14 예하 02.06 23:48
비투비 [비투비] 너 설이 비투비 홍일점인 썰 17: 기승전 설이100 텔레투비 02.05 00:14
비투비 [비투비/정일훈] 바다갔설 (1234567) 622 솦이 02.04 17:21
비투비 [비투비/이창섭] 봄이 오는 시간8 반복재생 02.04 02:05
비투비 [비투비] 너 설이 비투비 홍일점인 썰 16: 언제나 화목한 비투비 광고촬영현장103 텔레투비 02.02 16:18
비투비 [비투비/신동근] 바다갔설 (1234567) 529 솦이 02.02 12:35
전체 인기글 l 안내
4/29 17:50 ~ 4/29 17:5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