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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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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시점>

 

 

도경수는 특별한 놈이었다. 막 연습생이 되었을무렵, 나는 꽤 막나갔었다. 폼생폼사 되도않게 일진물좀 먹었다며 걷는것도 그냥 걷지 않았고 서있을땐 항상 짝다리를 짚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나 유치한 일진놀이었지만 그땐 그게 내 멋이었던것 같다. 싸가지도 어찌나 없는지 오디션을 합격하고나서 받았던 첫 수업은 보컬수업도 댄스수업도 아닌 인성교육이었다. 이놈은 싸가지만 먹으면 진짜 괜찮을거라 말하며 하루종일 내 인성교육에 매달린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내 최고의 멘토이시다. 그런 고고한 노력끝에 꽤 인성을 바로잡고 나서야 본격적인 보컬수업에 들어갈수 있었다.

어느날 보컬선생님이 연습해오라 주셨던 곡의 연습을 위해 혼자 연습실에 찾았었다. 지하에 있던 연습실로 향해 계단을 내려가는데 비어있어야할 3번 연습실에서 작게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궁금증에 살짝 열려 있었던 연습실 문을 들여다 보았다. 밝은 연습실안엔 거울을 마주보고 눈을 감은채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인영이 보였다. 도경수. 연습생이 갓 되었을때 인사를 받았던 놈이었다. 수호형과 찬열이등과 함께 있었는데 좀 왜소하고 차가운 이미지에 일진물좀 먹었던 그때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노래로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었다만 인성교육 받기에 바빠 같이 연습을 한적이 없어서 딱히 도경수의 노래를 들을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때 들렸던 그 노래는 아직까지 내 가슴에 맴돌아있다. 부드럽고 살짝 가늘면서도 강한 노랫소리는 내 발길을 한참 그곳에 묶어두었다. 가슴이 뛰었다. 이렇게 노래할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이런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구나. 그때부터였다. 도경수에게 관심이 간것은.

그무렵 연습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았다. SM에서 대인원 남자그룹을 만들 예정이라는 소문과 그 멤버들이 대충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었다. 도경수도 그중 한명이었다. 그 소문이 사실이 되었고 도경수도 거의 확정멤버로서 연습생들 사이에 부러움을 받기 시작했다. 좋겠다!부럽다 새끼야- 도경수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장난을 걸어오는 연습생들과 그 장난을 웃으며 받는  도경수를 뒤에서 가만히 바라보았다. 도경수와 노래하고 싶었다. 그녀석과 함께 있고 싶었고 그녀석과 같은 그룹이 되고싶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일이 있어도 남은 멤버의 자리를 차지해 그녀석과 같은 곳에서 노래할것이니라. 그렇게 다짐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내가 연습에 매달리게 만든 계기였다. 누구보다 일찍 연습실로 향했고 누구보다 늦게 연습실을 나섰다. 무조건 도경수의 옆에 있고 싶었다. 그녀석과 같은 위치에서 같은곳을 노리며 노래하고 싶었기에 더욱 목을매어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몇달후, 그 노력이 빛을 받게 되었다.

 

"...일단 한국그룹 멤버부터. 리더로 김준면, 그리고 멤버로 박찬열, 김종인, 오세훈, 도경수 마지막으로 변백현. 다음은 중국그룹. 크리스, 루한, 김종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멤버로 확정되었다며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하는 와중에도 아무런 리액션을 하지 않고 멍하니 서있었다. 데뷔를 한다는 기쁨보다 도경수와 한그룹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뛰어서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설렜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임이 아니였음을 느껴 벅차올랐다. 그런 나를 툭치는 손길이 있었다. 그 기척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말도 못할만큼 기쁘냐?"

 

도경수였다. 씩 웃으며 잘부탁한다는 말을 건네온다. 너 덕분이다. 니가 있어서 데부할수 있었다. 너랑 노래하고 싶어서 노력해왔다. 너로 인해 꿈을 이뤘다.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꾹꾹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집어삼키며 나도 웃었다.

 

"어. 무지 기쁘다."

 

무지 기뻤다. 너랑 노래할수 있어서. 언제까지 네 목소리 곁에 있을수 있어서. 도경수의 목소리에서 도경수 자체가 좋아진것은 좀더 뒤의 일. 그때는 그저 도경수의 노래 가까이 있을수 있다는 사실만이 날 기쁘게 했다.

하지만, 지금의 넌. 그 어떤 말도. 그 어떤 노래도. 그 어떤 목소리도. 낼수가 없는거니.


------------------------------

 

후유증이라고 한다. 큰 사고를 겪고 난 사람들은 흔히 후유증을 겪는다고 한다. 손을 떤다던가 다리를 전다던가 시력을 잃는다던가. 경수는 거의 죽을 지경까지 갔다 살아온 케이스였기에 당연지사 후유증이 따라올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가수에게 있어서 가장 최악인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일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후유증의 치료는 환자 나름이었다. 나을수도 있고 영원히 안고가야 할수도 있고. 절망적이었다. 하늘이 무너진다는게 이런느낌인가 싶었다. 그런데도 경수는 너무나도 덤덤했다. 정신을 잃을정도로 심각한건 오히려 멤버들이었다.

경수의 관한 기사는 계속해서 쏟아져 내렸다. 목소리를 잃은 가수. 검색어에서 내려올줄 모르는 디오라는 이름과 수많은 연관검색어들에 멤버들이 얼굴을 쓸어내렸다. 믿고싶지 않은 현실이 참담했다. 소리없이 입을 오물거리를 경수를, 그들은 오래 바라볼수가 없었다. 민석을 주저앉았고 세훈은 벽을 짚었다. 경수의 표정은 평화로웠다. 은은히 웃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의 절망감이 가득했다. 그런 경수를 바라보는 백현또한 죽을만큼 괴로웠다. 도경수.. 그 이름만을 중얼거리던 백현이 경수에게 달려간다. 와락- 하고 경수를 품에 안은 뱍현이 눈물을 삼키고 말한다.

 

"도경수..."

 

경수는 말없이 안겨있었다. 떨리는 백현의 목소리가 경수의 귓가를 때린다. 그런 두사람을 멤버들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경수야..."

"......"

"...무사해서 다행이야.."

 

경수의 큰 눈이 동그래진다. 왜그러냐고, 말을 해보라고 화를 낼줄 알았다. 어깨를 마구 흔들며 따져올줄 알았다.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경수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눈물이 나왔다. 멤버들을 위해 참고있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소리없이 눈물만을 흘려대는 경수는 오열하는 모습보다 아프고 슬퍼보였다. 그는 가수였고 노래를 좋아했기에, 자신의 상태에 가장 아팠을텐데도 멤버들이 슬퍼할까 티를 내지 못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이 눈물을 쏟아낸다. 자신을 끌어안은 백현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다고, 이제 어떡하냐고 말도 할수 없는 경수를 백현은 더 강하게 그러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백현의 음성에 더욱 서럽게 눈물을 쏟아낸다.

경수에게도, 백현에게도 멤버들에게도 너무 아픈 날이었다.

 

------------------------------

 

수만은 기사를 막지 않았다. 괴로웠지만 다 사실들이었다. 경수가 사고를 당했고 그 후유증으로 목에 이상이 가 목소리를 잃은것까지 다 사실이었다. 기사보다 더 경수를 아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건 기사마다 달리는 좋지않은 말들이었다. 잘됐다고, 고소하다고 이유없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하는 사람들을 그들은 모두 쳐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달남짓 지났을때 경수는 아직 병원이었고 활동이 끝난 멤버들은 돌아가며 경수의 보호자로 찾았다. 그들은 언제나 경수에게 웃어주었고 경수도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위해 항상 웃음만을 보여주었다.

 

"변백현"

"어?"

"나대신 니가 경수한테 가줄래?"

"내가 가? 오늘은 니차례잖아."

"엄마가 다치셨대. 한번 뵙고오려고. 괜찮지?"

"어, 그럼 그렇게 해. 어머님께 안부전해 드리고."

 

찬열의 부탁으로 백현이 병원에 찾았다. 벤 안에서 백현은 말없이 창밖을 볼 뿐이었다. 사실 백현은 혼자 경수를 찾은적이 없었다. 항상 종인이나 찬열, 수호나 민석과 함께 경수를 찾았던 터라 만감이 교차하는듯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없었다. 경수를 사랑했기에 아무런 티없이 그를 볼 자신이 없었다. 행여 울어버릴까 주저앉아 버릴까 경수를 볼때마다 끓어오르는 감정에 괴로웠다. 경수의 병실 문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보고싶었다. 하지만 어려웠다. 한참을 왔다갔다 거리던 백현이 입술을 깨물곤 방문을 두드렸다. 조심스럽게 문을 밀었다. 하얀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는 경수가 보였다. 경수가 혼자온 백현을 보더니 살짝 놀랐다.

 

"찬열이 어머니께서 다치셨대서..."

 

아..- 소리없는 경수의 입이 열렸다. 백현이 경수의 침대에 걸터앉는다. 어색한 기류가 두사람 사이에 흘렀다. 백현의 눈은 경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경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백현이 손을 들어 경수의 머리를 정리해준다.

 

"경수야."

 

백현이 부드럽게 경수를 부른다. 고개를 드는 모습이 예뻤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웃음을 참을수 없는지 백현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카톡 자주해."

"......"

"문자도."

"......"

"애들 다 기다려. 좋아하고."

 

경수의 작은 연락 하나하나에 좋아했던 멤버들이었다. 활동이 끝나도 해외스케줄이 많아 여러나라 다닐때마다 경수가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왔다. 전화는 소용이 없으니 언제나 메세지였지만 멤버들은 기뻤다. 함께할수 없는 쓸쓸함이 조금은 나아지곤 했었다. 경수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말고. 넌 회복에 힘써."

"......"

"다시 노래할수 있잖아."

"......"

"알았지 경수야?"

 

사랑해- 백현의 고백에 경수의 눈이 더욱 커졌다. 백현이 활짝 웃었다. 니가 목소리를 잃어도 난 널 사랑하고 있어. 너의 목소리가 아닌, 너 자체를 좋아하니까.

사랑하니까.

 

------------------------------

 

재미없는 글이지만 이미 싸질렀으니 끝까지 한번 가봐야겠죠ㅎㅎ 대신 끝까지 구독료는 음슴!!!

얼마 안남았네요ㅋㅋ

 

전 이만 세종불맠 번외쓰러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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