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성소수자에게 그리 관대하지 않다. 도경수도, 그 관대하지 않은 사람중에 한명일 뿐이다. 처음엔 백현이 좋아한다고 들이대는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참았던것인데. 솔직히 동성간의 뽀뽀는 좀 아니지 않은가? 도경수는 게이가 아니다. 변백현은 게이다. 도경수는 변백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변백현은 도경수를 좋아한다. 둘은 흑과백, 물과 기름처럼 대비되는 성질을 가지고있는 사람이다. 음 그러니까, 도경수가 변백현의 의도치않은 입술박치기를 받고 변백현의 거시기를 발로 깐다고해도, 그것이 나쁜짓은 아니라는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도경수는 변백현의 거시기를 까고 백현의 비명을 무시한채 그 옆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가만히 있었다.
"내 첫뽀뽀…"
"내 거시기…"
"엄마… 내 첫뽀뽀를 게이한테 따였어요…"
"아빠… 아들이 고자됐어요…"
백현은 백현딴에 어이없었다. 내가 하고싶어서 한줄알아? 누굴 개썅변태로 아는거야? 실수. 실수였는데. 어떻게 거시기를 깔수있냐고 도경수…. 백현은 5분이 넘어서야 거시기부터 대뇌의 전두엽까지 전해져왔던 고통을 최소화시킬수 있었다. 그에반해 경수는 아직도 무릎사이에 고개를 묻고 들지 않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는 빨간걸 넘어서서 새빨갰다. 경수는 쪽팔리고 창피했다. 그리고 기분이나빴다. 변백현에게 뽀뽀를 당했는데, 기분이 나쁘지않아서.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있다니…
DOG BABY
도그베이비
개새끼
Written by.폭행몬스터
한참을 정적이였다. 경수는 백현과 뽀뽀하고 20분이 지났을때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영화는 끝났고, 백현은 비디오테이프를 꺼냈다. 그리고 또 정적. 백현이 경수에게 "야, 괜찮아?" , "미안 실수였어. 진짜 실수였다고…" 따위의 위로의 말을 건냈다. 경수는 움찔움찔 하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백현은 경수의 얼굴을 보고 이 어색한 상황에서 웃음이 팡! 터질뻔했다. 경수의 얼굴이 진짜 존나빨개서. 근데 그게 너무 귀여운게 아닌가? 눈에 콩깍지라도 씌였는지 싶을정도로 진짜 귀여웠다. 백현은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려는걸 진정시키고 경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경수는 그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수는 몇분을 더 우물쭈물거렸고 백현은 엄마미소를 띄우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경수가 손으로 얼굴을 부채질하며 입을 오물거리더니 겨우 한마디를 꺼낸다.
"야 변백현"
"응"
"이거 없던일로 하자. 뽀…뽀 그것도 다 없던일로하고 그냥 기억속에서 지워버려."
경수 나름대로 너무 쪽팔려서 그랬다. 백현에게 의도치않은 뽀뽀를 당했는데 싫지않아서 짜증났고 꼭, 수줍은 여고생처럼 행동하게되는 자신이 너무 창피해서 그냥 없던일로 무르려고 했는데 백현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백현은 그 '없던일로 하자' 라는 말이 너무너무너무너무나도! 싫었다. 이건 실수로한 뽀뽀였지만, 설령 백현이 경수에게 고백을해도 경수가 '없던일로하자' 라고 말하면 없던일이 되는게 아닌가?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남자를 좋아하는걸 알고, 그 좋아하는남자가 도경수라는것을 다 알면서 그렇게 배려없이 말하고 이기적이게 행동할수가 있는건가? 백현은 경수에게 실망했고, 상처도 조금 받았다. 굉장히 사소한 말이였지만. 좋아하는사람한테 그런말 들어서 그런가? 백현은 아까전만해도 좋았던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경수는 대답없이 인상을 찡그리고있는 백현의 눈치를 보고있었고 백현은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경수의 어깨를 똑바로 잡았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백현이 진지하게 속마음을 꺼낸다.
"없는일로 하는거 싫어."
"……"
"난 너랑 같이있는시간이랑, 했던일들 다 기억하고싶은데,"
"……"
"넌 아니야?"
경수는 다시 우물쭈물거리며 어쩔줄 몰라했다. 분위기가 어째서 이렇게 흘러가는거지? 경수의 표정은 딱봐도 혼란스러워하는듯 했다. 사과. 사과를 해야하나? 어찌됐든 경수는 지금 이런 분위기가 싫었고 빨리 백현이 자신의 집에서 나갔으면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대충사과하고 집에돌려보내야지. 경수가 백현의 올곧은 시선을 피하며 입을연다.
"미안. 미안해 변백,"
헉. 경수가 말을 다 마치기 전에 백현이 경수를 안았다. 경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자신의 허리를 쎄게 감싸안는 백현에 잔뜩 당황해서 손을 어디둘줄 모르고 바둥거렸다. 그 움직임을 무시한 백현은 경수를 더욱더 꽉 끌어안는다.
"내가 너 안았어."
"……"
"이것도 없는일로 해버릴거야?"
경수는 돌처럼 굳었다. 백현이 굴하지않고 말을 이어간다.
"너 내 윗집으로 이사왔을때부터 좋아했어. 내가 게이는 아닌데. 그냥 좋아졌다."
"……"
"장난친것도 다 호감표시였고. 더 친해지고싶어서 괜히 이상한말 내뱉고, 나혼자 후회도 많이했어."
"……"
"난 너 좋아해."
"……"
"이것도, 없는일로 할거냐?"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였다. 아니, 원래 백현이 무슨말을하던지 안이랬는데 왜이런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르겠고 가슴부근이 답답했다. 경수는 머릿속으로 떠올린다. 예전에 한번 생각한적이 있었는데 변백현이 자신에게 고백을하면 연끊고 거절할거라고 말이다. 근데 막상 고백받으니까 아무런 말도, 행동도 못하겠고 생각하는 회로가 끊겨버린 기분? 완전 정지상태가 된 기분이였다. 당황스럽고, 진짜 너무 당황해서 눈물날것같고, 근데 심장은뛰고, 오늘따라 변백현이 이상하게 멋있어보이고… 경수는 한참을 그렇게 안기고있다가 살며시 자기를 안고있는 백현을 밀어냈다. 예상외로 백현은 경수가 미는대로 떠밀려줬다.
"미안한데. 생각할 시간을 주라"
우리집에서. 나가줘… 경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거절의사를 표현한건 아니였는데, 그냥 진짜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 그런건데, 백현이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경수의 집에서 나갔다. "미안 도경수."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채! 이렇게 아련하게 나오면 마음이 약해지잖아 흐엉… 경수는 백현이 나가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생각할 시간을 줘… 나한테도 생각할 시간을 주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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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분량 고자네요.
개인사정으로 나를위한결정을 사서 인티를 몇달 못들어왔습니다 어제풀렸어요 이거 즉흥으로써서 5화이후로 슬럼프가왔거든요 도저희 내용을 이어갈수도 없어서 머리좀 식히고 돌아왔네요 누누히 얘기하지만 DOGBABY는 재미로 쓴 글이고 댓글도 두어개정도 달릴거라 예상하고 올렸는데 생각보다 좋아해주셔서 늘 감사해하고있습니다
구독료도 없는데 항상 댓글달아주시는 소소한 몇몇분, 그리고 비회원분들 몇명. 다 기억하고있어요. 들어오지 못했던 몇달동안 제발 돌아오라고 기다린다고 댓글달아주셨던 분도 감사드립니다.
죄송합니다ㅠㅠ 이 재미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DOGBABY 꼭 끝을낼게요 연재중지는 없습니다 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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