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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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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것은 어릴 때부터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항상 들어왔던 말이었으며, 이 세계에서는 당연한 사실이기도 했다. 누군가가 울분을 토하며 말하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패배자만이 하는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영도탄/김원김탄] 세계

2013.11.01

뽐이가 씀






1.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만 냉정한 승부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었다. 집안에서도 엄연한 서열이 존재했고, 나는 그 서열싸움에서 밀려난 패배자에 불과했다. 어머니는 오래전 돌아가셔서 집안에서 서열 다툼할 사람이 아버지와 나, 이렇게 단 둘 밖에 없었지만 서열은 서열이었고, 승자와 패배자가 나뉘는 것은 당연했다. 나는 단 한 번도 아버지를 이겨본 적이 없었다. 가벼운 말싸움부터 유도까지. 그 어떤 분야에서도 아버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고등학교를 앞둔 그 시점부터 내 키는 어느덧 아버지의 키를 한참이나 넘어섰지만, 여전히 나는 집 안에서 패배자에 불과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버지는 밖에서도 승자의 위치에 서계시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나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아보여도, 밖에서는 달랐다. 아버지의 힘, 재력들은 곧 나의 힘이 되었고, 재력이 되었다. 집에서 항상 패배자로 살던 내가 밖에만 나오면 내가 제일 강했다. 그것은 태어나면서 당연하게 깨닫게 되는 자연의 섭리 중 하나였다. 승부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것처럼, 나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것을 알았고, 또 이용할 줄 알았다. 달콤한 승자의 느낌에 도취되어, 약자들을 괴롭히는 것도 나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까. 승자와 패배자가 나뉘는 그 순간, 패배자는 승자에게 당연히 무릎을 꿇고 기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나는 그렇게 배웠고, 또 실제로 이 세계가 그러하니까.



그러나 내가 밖에서 유일하게 패배자가 되는 순간은 김탄과 함께 있을 때였다. 아버지 소유인 ‘호텔 제우스’는 김탄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감히 제국그룹에게 호텔 제우스의 명함을 내미는 것은 백만장자가 억만장자 앞에서 돈 자랑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내가 밖에서 유일하게 승자가 되지 못하는 그 순간이 분하면서도 나는 냉정한 그 사실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강자 앞에서 약자가 고개를 숙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김탄은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나처럼 김탄도 약자인 애들을 괴롭히고, 또 그것을 즐기고, 자신이 가진 것을 맘껏 뽐냈지만, 조금 다른 점은 저보다 급이 낮은 나를 자신과 동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래, 김탄은 나를 “친구”라고 종종 부르곤 했다. 참 어색하고, 낯간지러운 표현이 아닌가 싶다.




2.



이 세계에서 우정, 사랑 따위는 시시하고 재미없는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이 세계 사람들 대부분은 그 감정을 느낄 필요도 없었고, 느낄 수도 없었다. 그 감정들은 돈이 안됐으니까. 수치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까지도 이 세계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돈이 될지 안 될 지부터 계산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수치화 되는 세계. 그런 세계에서 낯간지럽게 “친구”라는 표현을 하는 얘들은 거의 없었다. 이 세계에서 “친구” 라는 표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김탄이 내게 칭하는 “친구”라는 표현은 조금 더 다른 의미였고, 더 낯간지러운 감정이 담긴 표현이었다.



그런 김탄이 나는 처음에 웃겼고, 자존심 상했더랬다. 저 정도 힘을 업고 있는 놈이 멀리 보지를 못했다. 한마디로 계산에 능한 놈은 아니었다. 이놈이랑 지내면 나한테 어느 정도의 이득이 온다는, 그런 계산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계산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냥 맘에 드니까 옆에 두고, 그냥 옆에 오니까 두고, 싫으니까 거리를 멀리하는 것이었다. 사사로운 감정에 휩쓸리는 철부지 어린애. 처음에 김탄은 내게 그런 의미였다.



그러나 돌아가신 엄마 이외에 사람들에게 받는 “진심”이라는 것은 참 오묘했다. 간지러워서 몸을 벅벅 긁다가도, 내심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김탄이 그렇다고 감정표현에 적극적이거나 그런 녀석은 아니었다. 다만 가끔 느껴졌다. 녀석이 나를 생각하고 위해주고 있다는 것을. 그럴 때면 나는 어쩔 줄 몰랐다. 너무 오랜만에 받아 본 것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나보다 돈도 많고, 권력도 강한 녀석이 나에게 그렇게 절절하게―사실 절절하게, 라는 표현을 쓸 정도는 아니었지만―구는 것을 보니 넘을 수 없는 산을 넘은 기분이었다. 묘한 우월감에 도취되기도 했고, 녀석의 그런 태도가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 치부되어졌다. 녀석에겐 나 하나가 전부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과한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또 그게 사실처럼 느껴졌다.




3.



“형 있어서 싫겠다.”



막내라는 이유로 재산 상속도 장남보다는 덜 받을 것이고, 일단 권력의 힘이 장남에게로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형의 존재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계산 놀음을 못하는 놈이라도 제 몫의 재산 계산은 어느 정도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있었다. 부모에게 받는 것은 정이 아닌 ‘돈’인 이 세계에서 내 위에 누군가가 있다면 형제가 아닌 넘어야할 또 다른 산이니 더 힘겨운 것이 당연했다. 나는 그리고 당연히 김탄의 입에서 형을 욕하는 좋지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올 줄 알았지만 김탄은 의외의 대답을 꺼냈다.




“아니? 나 완전 좋은데.”




그 대답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아예 계산 놀음을 할 줄 모르는 멍청한 놈이구나, 이거였다. 제 몫의 재산도 관심 없어 보였다. 이런 한심한 녀석의 목에는 제국그룹이라는 커다란 타이틀이 걸려 있는 것은 너무 과한 타이틀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물었다. 녀석은 내 물음에 힐끗 쳐다보더니 “왜긴, 형이니까.” 하고 더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던졌다. 형이니까 좋다는 이유는 좋은 이유가 되지 못했다. 재산 상속권을 포기했다던가, 뭐 이런 게 아닌 이상 내부의 또 다른 적인 형이 좋을 리가 없었다. 도저히 내 상식선에서, 아니 이 세계에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상식선에서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대답이었다.




4.



학교가 끝나고 우리 호텔에서 김탄과 밥을 먹고 막 나왔던 때였다. 영양가 없는 얘기를 나누던 도중에 김탄이 “어?!” 하는 소리와 함께 어디론가 달려갔다. 한참 말하던 도중 말이 끊기니 기분이 언짢기도 했고, 무안한 기분에 눈썹 언저리를 벅벅 긁으며 김탄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까이 가니 김탄의 얼굴은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게 해맑게 웃는 걸 본 날은 그 날이 처음이었다. 더 웃긴 건 김탄만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라는 것이었다. 김탄이 반가워 죽겠다는 얼굴로 달려가서 본 그 사람은 ‘짜증’ 이외엔 그 어떠한 감정도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은 아니지만, 깊게 주름 잡힌 미간사이만 봐도 김탄을 얼마나 싫어하는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 사람을 보기도 전에 김탄이 반가워 죽겠단 얼굴로 보러 간 그 사람이 김탄의 형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얼굴을 보고는 확실히 알았고.




둘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는 굉장히 짧았다. 외출한 주인이 집에 와 반가운 강아지마냥 꼬리를 흔들던 김탄은 금세 꼬리가 축 처진 강아지로 변하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냉정한 말 몇 마디와 잠깐이라도 마주보고 있기가 싫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보여준 김탄의 형은 금방 그 자리를 떠났다. 김탄의 형이 서있던 자리에는 아직도 그 사람의 냉기가 흐르는 것처럼 시린 공기가 맴돌고 있었다.




5.



김탄은 자신의 형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마치 짝사랑을 하는 소녀가 고백하는 것 마냥 내게 말했는데, 그게 왜 아니꼽고 기분이 나빴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표현이라곤 굳게 입을 다무는 것이었는데, 김탄은 그런 나를 보고서도 형에 대한 얘기를 끝내지 않았다. 평소라면 내가 기분 나쁘면 하는 버릇들을 금방 캐치해 형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 날은 달랐다. 내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김탄은 계속 형에 대한 얘기를 꺼내고, 형에게 갖고 있는 애틋한 마음을 고백했다. 분명 동생으로써 형에 대한 동경심에 하는 얘기 같았지만, 김탄의 표정이나 평소와 다른 목소리 톤이 그것을 묘하게 변질시켰다. 정말 짝사랑이라도 하는 소녀마냥 굴었다, 그날의 김탄은.



김탄이 하는 형에 대한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형을 얘기하는 김탄의 입을 다물게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는 심술 맞게도 어디까지 그러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 기분을 알아주길 바라는 7살짜리 어린아이처럼 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 지금 화났으니까, 알아줘! 하는 어린애의 어리광.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지겨운 김탄의 형, 김원의 얘기도 그렇게 끝이 났다.









드픽은 캐붕이 기본아니겠슴까.(아님)

그나저나 드라마가 오글거리니 글도 오글오글..;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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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왕.... 역시 드라마의 힘 ㅋㅋㅋㅋㅌㅌㅋ 영도탄으로 뭔가ㅜ나올줄이야 ㅠㅠㅠ
10년 전
독자2
영도탄 ㅠㅠㅠㅠㅠ 완전조아요퓨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느낌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짱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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