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연상을 대하는 연하남의 방식
W.사식꾸
001
: 프롤로그
"이름아. 넌 연상이 좋아 연하가 좋ㅇ"
"연상."
"왜~ 연하도 괜찮은ㄷ"
"아니."
연애라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게 된 나이부터, 나는 오로지 연상이나 동갑만을 선호했다. 연하는 절대 사절. 오빠 없이, 남동생만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아주 지랄맞아서^^.. 나보다 어린 남자는 다 남동생이랑 비슷할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이렇게 단호했던 내가, 요즘 자꾸 생각나는 남자가 있다. 그냥 남자도 아니고, 연하남.
올해로 대학교 2학년인 나는, 학점관리에 열이 올라야 하는데 망할, 자꾸 떠오르는 강아지같은 얼굴에 집중이 흐려진다. 자꾸 내 공부를 방해하는 그 연하남은 김태형.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다. 그래, 새내기면 동기 여자애들이랑 같이 놀러다니고 그래야지. 왜 나한테 자꾸 다가오는건지 모르겠다.
김태형과 나는 경영학과 선후배 대면식에서 처음 만났다. 만난것도 아니지. 나는 필참하라는 선배들의 말에 끌려온 셈이여서 가만히 앉아 동기들과 술만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으니까. 난 그날 일학년들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까 김태형을 못 본 것도 당연하고. 그런데 가만히 자리에서 술만 마시는 나를, 김태형은 보고있었단다.
"야 너 얼굴 빨갛다. 바람 좀 쐬고와"
"어?진짜-? 알겠어-"
"말 늘어지는 거 봐라. 취했네 취했어 ㅋㅋㅋㅋㅋㅋ"
술을 좋아하긴 하는데, 하필 또 잘 마시지는 못하는지라 몇 잔만 마셔도 어질어질하고 얼굴이 빨개지기 일쑤였다. 취한 척 집에 가고싶었지만 아직 선배들이 엄청나게 많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몰래 빠져나가기도 어려웠다. 바람을 쐬러 나가는데 머리가 띵한게 이제 더 마시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비틀비틀 가게에서 나와 앞의 벤치에 털썩 앉았다. 잠시 앉아있으니 느껴지는 차가운 밤공기에 무릎을 끌어 안았다. 술이 조금만 들어가면 졸려와서 거의 졸다싶이 고개를 무릎에 묻고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숨만 내쉬는데, 누군가 옆에 앉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든 말든 졸리다-하며 눈을 끔뻑이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불러왔다.
"성이름 선배."
"...?"
"저도 경영학과에요. 16학번. 이름은 김태형."
"..근데."
왜 뜬금없이 자기소개를 하는거지. 제정신도 아닌 사람한테. 다짜고짜 말을 붙이는 김태형을 뭐냐는 듯 쳐다봤다. 띠꺼운 내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서, 선배랑 친해지고 싶어요! 라는 패기넘치는 말을 내뱉는다. 나를 언제 봤다고 친해지고 싶다고 하지.. 아, 원래 선배들한테 잘 아부하는 그런 스타일인가.. 처음 저 말을 들었을 땐 그냥 모든 선배들한테 다 하는 말이겠거니 해서 흘려보냈다. 그런데, 김태형은 생각보다 끈질겼다.
"선배, 시험 잘 봤어요?"
"오늘 완전 덥죠.."
"그 교수님 어때요?"
나를 처음 본 대면식날 부터, 기말고사 기간인 지금까지 거의 매일 김태형의 얼굴을 봤다. 물론 자의가 아닌 타의로. 내 시간표는 어떻게 알았는지 안 마주치는 날이 없다. 붙임성은 또 좋아서 짜증날 틈을 안준다. 김태형에게 관심이 1도 없을 때에 마주쳐도, 귀찮거나 성가시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안 마주치면 서운하기까지 한다.
"선배. 아프다면서요."
"..? 어떻게 알았,"
"약은 먹었고?"
"아직 안먹ㅇ"
"못산다 진짜. 밥은요."
"이제 먹으려고.."
유난히 머리가 지끈대는 날이었다. 원래부터 빈혈이 있었는데 요즘 바빠서 약을 챙겨먹지 않다 보니 그런가보다. 머리는 아프고, 과제는 많고. 게다가 아침에 엄마와 작게 다투어서 기분까지 별로였는데, 김태형은 나를 제일 먼저 챙겨준 사람이었다. 어디서 들었는지 뛰어온 듯 한 숨소리까지 더해져 조금 감동받았었다. 아마 이때부터 김태형에게 조금씩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
"선배 이거."
"나 오렌지주스 싫어해."
"안돼. 마셔요. 감기 걸리려고 기침하잖아, 지금."
아, 연하는 절대 사절이라고 얼마나 말하고 다녔는데. 내가 수년동안 했던 말을 어떻게 주워담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할 정도로 좋아졌다. 김태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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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식꾸입니다!
반응 좀 보려고.. 프롤로그 형식으로 쓴 건데..
반응이 괜찮으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