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권순영] I, My, Me, Mine
w. 뿌존뿌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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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귀울여봐, 산새들이 지저귀는 이 소리들이 들려?"
"응"
"손을 뻗어 바람을 느껴봐,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공기들의 재잘거림이 보여?"
"응"
"그런데, 이렇게 난 이렇게 예쁜 널 느낄 수 있는데, 왜 넌 날 보지 못하는걸까"
".......... 그야 여긴 꿈속이니...."
"떠올려봐, 아침마다 깨어났을때 느껴지던 기분좋은 두통의 이유를.
난 여기서 널 늘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줘,"
"...........넌 누구야?"
"........꿈을 만드는 주식회사, 플레디스의 권순영.
널 여기서 아직도 사랑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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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봉아...!"
너의 티없이 맑은 미소를 보면,
플레디스에서 하는 이 모든 힘든 일들이 하나도 힘들지 않아.
꿈을 만드는 사람, 내 오랜 꿈이었지.
"순영아,"
"음?"
"꿈을 만드는 건 어떤 일이야?"
이 세상에는 두개의 세계가 존재한다.
코스모와 유니버스.
그리고, 나와 네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코스모의 조수격인 유니버스야, 세봉아.
"꿈은, 코스모에 사는 또다른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거야."
"걔가 행복한다고 뭐가 달라져?"
"......우리는 유니버스에 살고 있으니까, 코스모에 사는 너와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해."
"그래봤자, 잠에서 깨어나면 그곳의 너와 나는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텐데?"
"그래도, 언젠간 기억하게 만들거야, 코스모에 사는 너와 내가, 여기서 우릴 기억하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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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
내가 눈을 뜬건지 뜨지 않은건지도 구분이 안가는 공간속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날 가득 채웠다.
그 남자의 말 한마디에 공간은 새소리로 채워지고,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리게만들었다.
플레디스의 권순영,
그 남자가 내 삶을 오롯이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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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로 가면,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는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그렇지만 난 내가 유니버스에서 태어난거에 감사해"
"왜?"
"날 행복하게 만드는 이 일이 좋아. 유니버스의 모든 사람들은 코스모의 자기자신이 행복해지길 바라."
"그렇지만 그 행복은 네 것이 될 수 없어. 알잖아"
".......여기서 나랑 꿈을 만드는 게 싫은거야?"
"아니, 난 그저, 코스모의 나를 위해 내가 희생해야한다는게 답답할 뿐야.
순영아, 한번 쯤, 저 망각의 바다를 건너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
"저 바다를 건너면 코스모로 갈 수 있을진 모르지만, 이곳에서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잖아,"
예쁜 네 얼굴이 기억 속에서 흐려지잖아 세봉아.
"그렇지만 난 진심으로 행복해지고 싶어. 순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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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려고 노력해봐, 내 목소리가 들려?"
"플레디스의 권순영."
"................."
"넌 뭐야? 왜 내 꿈에 나타난거야?"
".......널 다시 유니버스로 돌아오게 만들거야, 날 기억하게 해서....."
"............유니버스?"
유니버스, 라는 말을 입안에서 한참을 우물거리다 툭, 뱉어내자
환하게 트이는 시야, 눈 앞에 차오른 한 남자.
"...........내가 보이는거야?"
"........안녕"
그리고 크게 요동치는 공간,
다시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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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요..! 저기 안에, 저기 안에 세봉이가!!"
"물러서..! 한번 발을 담구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걸 잘 알잖아!"
"그래도!"
세봉아, 난 왜 네 떨리는 목소리를 일찍 알아채지 못했던 걸까?
난, 너와 함께 있고 싶다는 내 욕심에 눈이 멀어서 행복하지 않은 널 볼 수 가 없었어.
그리고 내게 남은건, 널 잃은 슬픔 뿐야.
세봉아, 내가 코스모에서 널 찾아내면, 그럼 날 기억해줄거야?
망각의 바다를 헤엄쳐 코스모로 향한 네 기억 속에 내가 남아있길,
난 매일 밤 간절히 기도해.
오늘도 네가 참 많이 보고싶어.
세계관 설명 및 사담 |
이 글은, 차기작 투표에서 아쉽게 뽑히지 못한 너 아닌 너 (가제) 의 단편버전입니다. 이젠 정말 바빠질 것 같아 후다닥 글을 완성시켜 올리네요, 기말고사가 끝날때까지만 조금만 기다려줘요, 오늘 기가막힌 꿈을 하나 꿨거든.
1. 코스모/ 유니버스
코스모- 주 세계 유니버스- 보완 세계. 한마디로 모든 무의식을 주관한다고 보면 되겠어요. 유니버스의 사람들은 기계처럼 코스모의 나를 위해 일하지만, 그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세봉이는 순영이를 저버리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 간거죠,
물론 그 과정에서 세봉이가 망각의 바다에 빠져 죽었을지, 코스모의 세봉이가 되었을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게요.
2. 순영/ 세봉 시점
아시다시피 세봉이의 시점은 현재, 순영의 시점은 과거입니다. 순영이는 그렇게 세봉이를 떠나보내고 나서, 세봉이가 했던, 코스모의 세봉이의 꿈을 만드는 일까지 담당하게됩니다. 코스모의 세봉이가 자신이 사랑하던 세봉이일지도 모르기에, 순영이는 세봉이를 최대한 행복하게만들어주죠,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눈물을 쏟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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