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Envy)
w. 열세번째달
"우리 꾸기 진짜 예쁘게 생겼네~"
"뭐라는 거야, 진짜."
"헤헤, 눈도, 코도, 다 예뻐."
지금은 저녁 9시. 어느 대학가의 한 술집. 아까 낮 4시에 김태형이랑 박지민이 종강파티라며 동기들이 모인 술집으로 날 질질 끌고 가더니 게임이란 게임은 다 짜놓고 일부러 게임에 날 걸리게 해서 술을 부어라 마셔라 먹였다. 내가 그래도 술이 그리 약한 편은 아니었는데, 오늘은 왜이렇게 빨리 취한 건지. 아니면 내가 많이 마신 건지. 근데 무지막지하게 들어온 알코올덕에 지금 기분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내가 술집에 들어온 건 분명히 4시고 정국이한테 오늘 늦는다고 문자도 했는데 우리 정국이가 왜 여기있지?
"우리 꾸기, 언제 와써~?"
"아, 대체. 누가 얘 이렇게 마실 때까지 내버려 뒀어요?"
"김태형이!"
"박지민이!"
"형들, 똑바로 말해요."
머리는 어질어질한데 기분이 너무 좋다. 내일 숙취 장난아니겠구만. 이미 내 옆에 앉아있던 남자 동기는 정국이의 눈치를 보곤 다른 테이블로 떠났고 김태형이랑 박지민도 정국이의 눈치를 보고 있다. 기분 좋기만 한데 왜 이러지? 나는 남자 동기가 떠나서 빈 내 옆자리를 탁탁 치며 여기 앉으라며 정국이의 팔을 끌어당겼고 정국이는 허, 라는 기가 찬 바람소리와 함께 앉더니 날 물끄러미 바라본다.
"근데 꾸기는 여기 어쩐 일이야?"
"지금 술 마신다고 문자 엉망으로 보내놓곤, 장난해?"
"씁! 반말한다 또!"
"너가 잘못했으니까 반말할 거야."
서로 투닥투닥 하고 있을 때쯤 윤기 선배가 오더니 야, 김태형. 아직 전정국 안 왔으니까 니가 김탄소 책임지고 데려다줘. 라고 으름장을 놓 듯 얘기하니 옆에서 정국이가 아, 형. 저 왔어요. 제가 데려갈게요.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윤기 선배가 정국이 보고 아, 왔어? 그럼 말이 달라지지. 쟤 데려가. 라고 말하고는 김태형이랑 박지민을 데리곤 다른 테이블로 떠났다. 그리고 결국 테이블에 남은 건 정국이와 나, 우리 둘. 나는 종강이고 내일 학교를 안 간다는 기분에 신이 나서 오늘 마시고 죽자! 라는 마음으로 술잔에 남은 술을 따르고 마시려는데 정국이가 내 손목을 잡는다.
"아, 뭐야 왜에."
"그만 마셔, 취했잖아."
"시러어, 마실꺼야!"
머리가 취한 건지, 내 혀가 취한 건지. 나는 되지도 않는 말꼬리를 늘려가며 정국이한테 술 마시겠다고 반항했고 정국이는 단호한 표정으로 나에게 안 된다면 안돼. 라며 인상을 썼다. 내가 마시겠다는데 대체 왜! 참, 나도 어지간히 술이 마시고 싶었던 건지 정국이에게 잡힌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술병을 잡아 4분의 1가량 남아있던 술을 내 입으로 탈탈 털어마셨다. 취기가 한 번에 훅 올라오는 기분에 으, 써. 라면서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하는데 안주로 놓여있는 돼지껍데기를 먹으려고 노력하는 나를 정국이가 인상 쓰며 바라보다가 직접 젓가락으로 돼지껍데기를 집어 내게 먹여주었다.
"헤헤, 맛있어. 이거."
"너 술 마시면 필름 끊기잖아. 어떡하려고."
"아냐! 나 필름 안 끊겨!"
"이미 끊기겠네. 이제 집에 가자. 너 너무 많이 마셨어."
"시러! 아직 안주 남았자나!"
"떼쓰지 말고 일어나. 너 내일 나 얼굴 어떻게 볼려고? 애교 부리는 거 싫어하는 애가 애교도 부리고."
"웅? 나 애교 안 싫어해! 잘 할 수 있어!! 저번에 호석 선배가 알려줬는데,"
"…?"
"뿌우우~? 이렇게 하면 애교랬어!"
정국이는 뭔가 싶은 얼굴로 내 애교를 보더니 귀여워. 라면서 내 얼굴을 붙잡았다. 술 안 마셨을 때 이렇게 애교 좀 해주면 안돼? 정국이는 활짝 웃으며 날 바라보며 말했고 나는 안돼, 이 누나. 비싼 몸이야. 라고 인상을 쓰고 말했더니 정국이는 귀엽다며 내 볼을 꼬집고는 이제 정말로 가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손을 잡고는 일으켜세웠다. 주량을 이미 훨씬 넘어버린 나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정국이는 다시 인상 썼다. 오늘 왜 치마 입었어?
"치마 예쁘잖아. 안 예뻐?"
"어, 안 예뻐."
정국이는 정색하고는 나한테 말했고 나는 시무룩해진 마음으로 정국이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는데 정국이는 윤기 선배가 있는 테이블로 가더니 뭔지 모르겠지만 고맙다며 인사하고는 먼저 가보겠다고 그랬더니 애들을 케어하던 윤기 선배는 케어하던 걸 멈추고는 정국이에게 잘 가라며 인사했다. 그리고 정신 못 차리는 나는 덤으로.
"아, 윤기형 저 먼저 가볼게요."
"어, 전정국 연락하고. 조심히 가. 여자애가 소주 4병이랑 맥주 2병이 말이 되냐."
"어휴, 그렇게나 마셨어요? 그래도 형, 전화해주셔서 감사해요."
"뭘, 인마. 우리 과에서 쟤 노리는 애들 엄청 많아. 이놈이나 저놈이나."
"조심해야죠. 가볼게요, 형."
"어, 조심히 가. 야, 김태형, 박지민 니네가 쟤 저렇게 먹여놨냐?"
"목표는 누구!"
"이놈이야!!"
"지랄들 한다."
**
세상에, 지금 몇 시지?! 헐, 오늘 아침부터 전공인데 지각하면 안되는ㄷ… 라는 마음으로 숙취도 잊은 채 침대에서 펄쩍 뛰면서 일어났다가 핸드폰 잠금 화면을 확인하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맞아, 오늘부터 방학이었지. 내 정신 좀 봐. 그렇게 방학이라는 것을 인식한 후 숙취가 봇물 터지듯 밀려 들어왔다. 알코올 이 나쁜 ㅅH77l... 어제 분명 주량 훨씬 넘겨 마셔서 정신없었을 텐데. 내가 집에 멀쩡히 걸어들어왔나? 그건 아닐 테지만, 여긴 내 자취방이 맞는데…. 내가 복통과 두통의 고통을 내면적으로 호소하며 끙끙거릴 때 방 문이 열리며 정국이가 들어온다. 그래, 정국이가 날 데려와줬구나!
"깼어?"
"어? ㅇ, 어."
"속은 괜찮아?"
"ㅇ, 어. 괜찮아."
정국이가 반말을 사용한다. 이는 그가 화났음을 알리는 징조로 나는 분명 정국이에게 잘못을 했다. 빨리 어제 일을 생각해봐 어제의 나야...! 나는 떠오르지도 않는 기억을 억지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술이 웬수지. 사실, 나는 복통이 매우 심한데 내가 잘못한 게 있기에 차마 아프다고 말을 하지 못했고 그런 안타까운 나를 바라보던 정국이는 나와. 콩나물국 끓여놨어. 라 말했고 정국이가 화난 게 아닌가? 내가 오해한거구나^ㅇ^ 라며 신나한 나는 정국이의 마지막 말과 함께 억지로 어제의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어제 종강파티에 남자 되게 많더라?"
**
부엌에 앉아서 정국이가 차려놓은 콩나물국을 먹는데 이걸 먹고 내가 숙취를 해소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뜨거운 국물을 마시는 건지 모르겠다. 먹다가 체한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 그래도 숙취는 해야겠지. 라며 밥 크게 뜨고 국에 말아 먹는데 정국이가 날 바라보더니 운을 뗐다.
"어제."
"어, 어어!"
"변명 시간."
"아, 아니 그게 내가 많이 마시려고 한건 아닌데, 그 어쩌다 보니까 김태형이랑 박지민이 나 약속있다고 안된다고 했는데 억지로 끌고 가서는 게임에서 나 일부러 지게 만들어서 술 마시게 하고…."
"하고."
"술 취해서 나 앞뒤 분간 못하고, 진짜 미안해 정국아."
"남자들이랑 술 마시지 말라고 그랬잖아."
"그래서 여자애들 있는 테이블로 가려 했는데 김태형이랑 박지민, 그놈들이 나 테이블에 끝고가서…."
"잘못했어, 안 했어?"
"…했어."
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고개 숙이면서 말하자 정국이는 내 얼굴을 붙잡고는 그래도, 어제 애교 봤으니까 용서해줄게. 라면서 내게 예쁘게 웃어주었다. 나는 그의 말에 의아해하며 내가, 애교를 했다고? 라고 되물었고 정국이는 거실 테이블에서 핸드폰을 가져오더니 앨범으로 들어가 동영상을 재생했다. 동영상에서 나오는 건 술에 취해 빨개진 볼을 하고 정신 못 차리며 혀 짧은 소리를 나의 모습. 아 저게 뭐야 수치스러워.
"빨리 지워줘!"
"내가 이걸 왜 지워? 이 아까운 걸"
"아, 장난해? 아, 진짜 빨리 지워줘."
"그럼, 누나. 나랑 약속해. 앞으로 남자랑 술 안 마시겠다고. 알겠지?"
13th Month |
이번 글도 배경이 검은색일 줄 아셨다면 그건 그대들의 mistake^0^ ㅇㅏ, 근데 급하게 써서 데려오느라.. 내용이 잉? 하실 수..ㄷ....ㅗ.....(그렇게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지금 중, 고등학교 아직 시험 기간이라면서요? 다들 열심히 해요. 후회하지 말고. 내 먼쓰님들은 후회 안하셨으면 좋겠어.. 뿌우우...>_<..?
이제 정말 7대 죄악도 몇 편 안남았네요. 공식적으로 남은 글은 민윤기 ㅡ 나태 로 7대 죄악 시리즈는 마무리가 됩니다. 아직 지민이랑 윤기글이 남아있지만..^ㅁT 장기전으로 끌어달라고 요청하신 분들이 많아요. 근데 제가 다음 작품을 구상했기 때무네.. 독방에서 이미 소재 찜해놓은게 있기 때무네... 아마, 제가 장편으로 글을 쓰는것을 포기하든지 텍파로 제작해서 데려오든지 이 둘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글잡자까님들 왜이렇게 대단들 하신 것..? 자까님들 글 읽고 내 글 볼품없어서 울잖아... 그래도, 다들 오늘 하루도 열세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