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술래야, 날 찾아!
하나, 둘, 셋, 넷-
안녕!
지금 너네 오빠랑 숨바꼭질중이지? 내가 널 도와줄께. 난 음, 그냥 숨바꼭질 요정이라고 알아둬. 유치하지만 그냥 그렇게 알아둬. 이 집은 굉장히 넓으니까 내 도움이 꽤 필요할꺼야. 100까지는 다 샜고? 아직 다 새지 않았어도 좋으니, 날 따라와. 가자. 너희 오빠를 찾으러. 일단 이곳을 찾아보자. 넓은 거실이지만 가구는 별로 없어서 숨을 곳은 딱히 없을테지만 꼼꼼하지 않아서 좋을건 없으니까 한번 찾아보자. 탁자밑을 보자. 없네. 쇼파밑을 볼 생각은 하지마. 너희 오빠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해. 보다싶히 매우 좁잖아. 쇼파와 벽사이의 자그마한 빈공간에도 숨어 있는것 같지는 않고. 음, 그럼 우리 이제 부엌으로 가보자. 식탁밑은 뻔해. 너희 오빠가 꽤 영리한 아이면 이곳에 숨지 않았을꺼야. 거봐, 너희 오빠 머리 굴릴 줄 아나보지. 냉장고 구석에도 없는것 같아. 그쪽은? 역시 오븐 뒤에도 없지? 부엌은 아닌가 보다. 베란다를 가볼까? 이런. 세탁기 뒤에도, 쌀통 뒤에도 없어. 어디로 꼭꼭 숨었는지, 정말 머리카락도 안보이네.
자, 이제 우리 방들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자. 일단 안방이야. 커다란 침대에 불쑥 무언가가 올라온게 보이는데. 한번 이불을 들춰봐. 싱겁긴, 그냥 큰 배게잖아. 그럼 침대밑은? 조심해.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미안,미안. 너무 겁을 줬나?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는 마. 피해될건 없잖아. 우리 화장대 밑에도 살펴보자. 뭐야. 너희 오빠인줄 알았는데 인형이 있네. 이 인형도 친구삼아 데리고 다니면서 너희 오빠를 찾자. 이번에는 안방 화장실이야. 샤워장 안에도, 욕실에도 오빠는 없어. 안방은 아닌가 보다. 잠깐, 너 발소리 좀 낮출래? 니 발소리가 너무 커서 신경쓰여. 니 발소리를 듣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버리면 어쩔꺼야. 조금 살금살금 걷자. 그래, 그렇게 은밀하게. 긴장이 되는게 꽤 재밌지? 좋아. 우리 이제 2층으로 올라가보자.
2층 서재야. 책꽂이들에 책들이 빡빡하게 채워져 있어. 우리가 찾아야할건 책이 아니라 너희 오빠야. 책장 뒤를 잘 살펴보자. 그리고 쭉 안쪽으로 가면 책상하나가 있으니까 그 밑을 잘 살펴봐. 몰래 쳐다보는거 잊으면 안돼. 말했잖아. 다른 이와 눈을 마주치게 될지도 모른다고. 그럴 땐 나를 불러. 도움이 되줄지 누가 알겠어? 자,이제 너희 오빠를 찾자. 이곳 책꽂이 쪽에는 없는 것 같아. 그곳에는 있니? 아, 저기!
니가 찾는 오빠니?
아니요, 우리 오빠는 민혁이 오빠가 아니에요.
뭐야. 다른 사람이야? 괜히 들떴었네. 빨리 이곳을 나가자. 점점 지루해 지려고 해. 옆에 작은 다락방으로 가보자. 계단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지않게 조심해야 돼. 자칫하다 달아날 수도 있어. 뒷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이제 문을 아주 조심히 열어봐. 먼지들이 조금 퀘퀘하긴 하지만 몸을 숨길 곳이 많으니 너희 오빠가 이곳에 있을지도 몰라. 넌 저 상자더미쪽을 찾아. 나는 이 옷가지들 사이에서 찾아볼께. 그곳에 너희 오빠가 있니? 이곳에는 죄다 허연 막대기들만 있어. 너희 오빠가 꽤나 잘 숨어있나 보구나. 이거 힘들게 됐어. 그래도 아직 포기하지는 마. 우리 아직 1층 작은방은 보지 않았으니까. 너희오빠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았어야 하는데. 뭐, 그런 걱정안해도 되지만. 내려가자. 역시 조심히 소리를 내면 안돼.
이곳이 작은방이야. 문을 아주 조심히 열어. 이곳은 특히 그래야 해. 그렇게 이유를 물은다면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해, 내가 시키는대로. 몸에 잔뜩 긴장을 주는것도 잊지마. 스릴있는 숨바꼭질이 더욱 재미있으니까. 자, 안으로 들어가자. 잠깐 너는 여기 가만히 있어. 침대 밑은 내가 들춰 볼께. 다른 사람의 눈을 보고 니가 정신을 잃을지. 그거 역시 누가 알겠어. 거기서 가만히 숨죽여 있어봐, 내가 침대 밑을 살펴볼께. 무언가 희번뜩 빛나는게 보이지만 그게 사람인 것 같지는 않아. 짐승따위도 아니니까 딴곳을 찾아보자. 에이, 손에 먼지들과 그것이 잔뜩 묻었어. 됐고, 저기 옷장을 찾아보자. 발걸음 소리를 낮추고. 더 낮춰. 그래, 좋아. 안에 있는 너희 오빠가 눈치 채지 않게 옷장문을 그러쥐어 봐. 너무 힘을 주지는 말고 아주 살짝 당기는거야. 안에 있는 오빠가 긴장을 하게. 재밌지 않아? 쿡쿡. 그럼 나는 뒤로 물러나 있을께. 문을 활짝 열어봐.
어때, 니가 찾는 오빠니?
아니요, 제가 찾는 오빠는.
죽어있는 지호오빠까 아니에요.
치직-. 지직-. 지지직-
..입니다. 오늘 낮 3시경 00시 00구 한 폐가에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시신의 사망추정시간은 약 2개월 전으로 보이며 범인에게 감금을 당하고 있는것으로 보였습니다...초 발견자는 피해자의 여동생으로 몽유병으로 인해 오빠의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스. |
독방에 썼던거 옮겨온거에요. 그냥 내가 원래 좋아하는 글은 이런건데.. 오일픽은 개그 치기 너무 힘들단 말야 ;-; 재미없어서 뎨둉. 가끔 요로케 짧은 글 올릴테니까 잘 봐주세요~ 댓글많이 써주면 되게좋아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