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 참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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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oogle
Fly High # 5
그리워도 미칠 것 같지는 않아
보고싶어도 죽을 것 같진 않아
그래서 그냥 참고 살아. 참고 사는데 넌 어때?
* * *
넓은 복층 원룸. 깨끗했었던 같은. 그러나 쓰레기로 뒤덮혀져있는 원룸일 뿐이다.
먼지가 쌓인 테이블. 더러운 옷들만이 쌓여져있는 빨래통.
" 지잉 지잉 지잉 "
핸드폰의 진동소리에 흰색, 아니 회색으로 변해버린 침대에서 부스스하게 일어나는 찬열이다.
" 여보세요? "
" 야, 너 공강 안 와? "
" …안 가. "
" 너 그러다 교수한테 찍힌다? "
" 찍히면 찍히는거지. "
" 아 이 병신. "
" 됐어, 끊어라. "
" 야!! 술 콜? "
" 니가 쏘는거냐. "
" 그래 내가 쏜다, 개새… "
" 오케이. 8시 EXO술집. 기다린다. "
" 야!… "
백현과의 짧은 통화를 마치고는 찬열은 기지개를 편다. 변한게 없는 거 같은데.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다. 다시 그리워지는걸까
* * *
" 야 박찬여얼!!!! "
" 아 왜. "
" 방 꼴이 이게 뭐야? 완전 더러워 진짜. "
" 남자 방이 이렇지 뭐. "
" 안되겠다. 진짜. "
" 아, 자기야- 안 치워도 돼. 우리 자기 힘들잖아? "
" 힘들긴 한데… "
" 그러니까 우리 자기, 오빠랑 놀러 나갈래? 오랜만에 데이트나 하자? "
" 응. "
" 응? "
" 나가자고, 자기? "
찬열과 웬디는 대학교 유명 CC였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커플.
딱 정의 내리자면 선남선녀 커플. 서로 애정이 넘쳐났으며, 이상적인 커플의 모습이었다.
…물론 틀어지긴 했지만.
" 여보세요? "
" 너 어디야? "
" 응. 자기. "
" 너 어디냐고. "
" 왜 정색이야, 자기야. "
" …지금 자기라는 말이 나와? "
" 왜? "
" 너 클럽이지. "
" …ㅇ, 어어? "
" 변백현이 제보해줬거든? 너랑 김종인이랑 클럽갔다고. "
" 시발, 개새끼… "
" 개새끼? "
" 아니야, 자기보고 한 얘기 아닌데. "
" 너 미쳤지. "
" … … "
" 몰라, 나중에 봐. "
" 시발. 야. "
" 여보세요? 박찬열. "
" 니가 뭔데 나한테 지랄이야, 시발. 니가 내 엄마라도 되냐? "
" 술 마셨지. 내가 술 마시지 말…! "
" 잔소리 그만해. 진짜. 질렸다고. "
" … … "
" 그냥 헤어지자, 시발. 그냥 안녕하자고. "
" …그래. "
* * *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후회가 된다. 아주조금이지만.
그때 술만 마시지 않았더라면, 욕만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웬디와 헤어지지않았을테고, 어쩌면 평생 갔었을지도.
다만, 싸움이라는 벽이.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탓에 싸움이 쉼없이 이어졌다.
남들이 볼때는 그냥 예쁜 커플. 선남선녀. 그게 다 였다. 다 한때였을 뿐이었다.
물론, 연애초기에는 다른 커플들 부러울 것 없이 다정하고 알콩달콩했다.
서로 익숙해지면서, 서로 적응해가면서. 트러블도 많이 생겼고, 싸움도 많이 일어났다. 딱 헤어지는 길을 걸었을 뿐이다.
찬열은 생각하기도 싫다는듯이 침대에 다시 눕지만. 자꾸 웬디가 떠오른다.
' 자기야, 들어와. '
' 아. 변태 '
' 안 덥쳐, 손만 잡고 잘게. 손만. '
' 치, 알았어. '
같이 잠을 청했던 침대, 같이 덮었던 이불. 왜 이젠 니가 없는거고, 나만 이불 속에 존재하고 있는건지.
한번 웬디를 생각하다보니 끝없이 떠오른다. 나를 보살핀다는 핑계로 학교도 많이 빠졌었는데, 지금은 잘 다니고 있는건가. 궁금하다.
찬열은 핸드폰을 들고서는 Facebook에 들어간다. 몇번의 이동을 통해, 웬디의 Facebook에 도착한다. 타임라인에 올려져있는 글귀하나.
' 그냥 힘들고, 그냥 지쳤다. 그렇지만 보고싶다 '
찬열은 괜시리 자신의 얘기인지 기대를 하지만 금새 생각을 접곤 한다. 설마,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티를 내지 않을 웬디이기에.
" 탁- 탁- "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린다. 조금씩 내리던 비가 쏟아붓는것처럼 내리기 시작한다.
찬열은 비를 보며 생각에 잠기지만, 금새 그쳐버린 비에 창문을 연다.
비온 뒤 조금 흐림. 딱 찬열의 상태였다. 조금 흐린데, 참을만 해.
사실 웬디가 그렇게 그리운 것도 아니다. 보고싶어서 죽는정도도 아니고. 그냥 참고 있는다.
술에 취해 전화를 해보고 싶지만, 자존심이 따라주지 않는다.
헤어진 직후에는 그리움이라는 병에 걸려 한동안 멀쩡하게 생활을 하지 못했는지, 병도 잠잠해졌는지
이젠 그냥 담담할 뿐이다. 그냥 그런 기분.
이별이 깨끗했다면, 서로의 합의하에 헤어진 거였다면. 그냥 잊었을텐데.
연애의 끝이 너무도 형편없고, 미안했던 나날들이라서 웬디를 쉽게 잊을 수도 없다. 그냥 살짝 그립다.
" …아. "
찬열의 시선에 빨간색의 담요가 눈에 띄었다. 작년 겨울, 춥다면서 담요를 사다준 웬디였는데. 버린다는거, 아직도 버리지 못했다.
미련이 있는건지, 그냥 귀찮은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찬열은 다시 핸드폰을 들고 웬디의 친구들의 Facebook에 들어간다. 타임라인에 있는 친구들과 웬디의 행복해보이는 사진들.
" 바다 갔나보네… "
바다를 등지고 찍은 사진, 음식을 들고 찍은 사진. 행복해보인다.
행복해보이니까 다행이다. 잘 지내는 걸 보니까 맘이 편해진다.
그냥 시간이 흐르니까, 괜찮아 진거 같아. 그러니까 너도 잘 지내.
* * *
5번째 이벤트 작품. Dynamic Duo - 참고 살아
제가 되게 좋아하는 노래인데 독자님이 신청해주셔서 씁니다!
솔직히 이번 작품은 약간 하자가 좀 많은 것 같네요. 더이상 떠오르지도 않고,
제 기분도 그냥 비 온후 약간 흐림이네요.
회상씬의 달달한 커플................(눈물)
이쯤에서 끝낼게요.
이벤트 작품은 연재요일과 상관없이 시간 나는대로 올립니다.
그럼 안뇽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