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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야자를 끝내고 오늘 야자감독이 아니여서 먼저 집에갔던 준회가 있을 집으로 가기위해 걸음을 옮기는 동혁이였어. 근데 교문앞에서 누가 동혁이 가방을 잡아당기는거야. 동혁이는 당황해서 누구지 싶어 보는데 윤형이인거야. 윤형이한테 분명 반에서 나오면서 인사하고 나왔는데 무슨일이지 싶은 동혁이야. 예전에는 집 방향이 같아서 동혁이, 윤형이, 그리고 다른 친구 1~2명 정도 더 같이 하교하곤 했는데 준회집은 윤형이네랑 반대방향이여서 같이 갈 일도 없었거든.
"할 말 있어. 잠깐 얘기좀해." 라고는 먼저 앞서나가는 윤형이를 따라 아무말 없이 뒤따라가는 동혁이야. 무슨얘기를 하려고 장소까지 옮기냐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윤형이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그러다가 준회가 늦게오면 걱정할거라는 생각에 문자를 남겨.
- 저 오늘 윤형이랑 얘기좀하다 들어갈게요.
그러고 나선 윤형이가 들어가는 분식집으로 따라 들어가. 원래 이 분식집에 애들이랑 하교하면서 자주 들렸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윤형이 앞에 앉는데 윤형이 표정은 진지하지. 근데 또 아무말이 없으니까 괜히 어색한 동혁이가 애꿎은 떡볶이만 포크로 꾹꾹 찌르는데 윤형이가 입을열어.
"나 너한테 서운한거 많아."
응? 하고 되물으니 윤형이가 물컵만 만지작 거려. 오늘 학교에서 내가 뭐 잘못했나? 아닌데.. 오늘도 잘 놀았는데? 라는 생각에 어리둥절하지. 동혁이가 섬세한것같으면서도 은근 사람감정부분에서는 눈치가 없는편이거든.
"난 무슨일 있으면 항상 너한테 다 말했는데. 넌 나한테 아무 얘기도 없잖아. 난 니가 조금만 기다리면 얘기 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니가 일주일 정도 연락도 안되고 결석해놓고는 어느새 학교와서는 아무일 없던것처럼 굴고. 하교도 같이 안하고."
그제서야 동혁이가 "아.." 하고 박터진 소리를 내. 윤형이는 윤형이 나름 서운했던거야. 고등학교 올라와서 1학년때부터 붙어다니면서 제일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였는데, 자긴 사소한것부터 비밀까지도 다 말하는데 동혁이는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심지어 동혁이가 원조한다는 소문 돌았던것의 진실조차 모르니까. 근데 동혁이는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는거지. 자기 집안 사정부터. 지금은 담임선생님이랑 같이 산다는 얘기를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잠시 고민하던 동혁이는 물을 한모금마시고 얘기를 시작해.
"...아빠가 보증섰다가 보증서준 사람이 망하고 도망쳐서.. 자괴감때문인지 자살하셨어.. 그래서 집은 압류들어가고. 동생들은 엄마가 데리고 갔는데 연락이 안돼. 나 아빠..장례식도 못치뤄드렸어.. 시신을 못찾아서.. 그리고 돈이 없어서.. 아빠가 보증때문에 빚이 산더미 되니까 친척들도 연락 다 끊더라. 혹시나 불똥튈까봐. 하루아침에 가족들 내곁에서 다 떠나고 남은건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어서 막노동도 해보고 이것저것 돈벌려고하다가 원조하려고 까지 했었어. 시도만하다가 항상 포기하긴했지만.. 근데 하루벌어 하루 간신히 찜질방에 붙어서 사는데 돈이 없으니까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진짜 호텔까지 들어갈결심하고 약속잡는데.."
한참을 말하던 동혁이 결국 차오른 눈물을 숨기질 못하고 고개를 숙였고 윤형이는 동혁이얘기를 듣고는 괜히 아픈곳 찌른것같아 미안해하며 휴지를 건내줘.
"우리 집 오질 그랬어." 라고 윤형이가 말하자 동혁이가 "어짜피 너희 집에서 계속 있을수는 없었을 테니까.. 너네 부모님도 계시고" 라고 말해. 동혁이가 많이 힘들었겠다- 라는 생각에 그만 말하라고 하니까 동혁이가 괜찮다며 다시 말을 해.
"결심하고 호텔앞에 서있는데.. 담임썜이 왔어. 호텔앞에. 여기서 뭐하는거냐고. 막 화내는데 혼나서 서럽기보다는 뭔가 안도감 들더라. 아직 내가 나쁜짓하면 화내줄 사람이 있긴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막 눈물나는거야. 그러니까 애들끼리 얼음이라고 부르는 그 담임이.. 위로해주더니 나 데리고 자기 집가서는 자기가 내 가족해주겠대. 앞으로 내가 니 가족이야- 이 얘기 딱하는데.. 멋지기도 하고..감사하기도 하고.."
동혁의 얘기를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던 윤형이가 "그럼 지금 담임이랑 같이사는거야?" 라고 물어보니까 동혁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너니까 믿고 얘기한거야. 다른애들한테는 비밀이다?" 라고는 살포시 웃음을 보여. 윤형이는 동혁이가 웃는게 힘겨운 억지웃음이 아닌것같아서 그나마 안심하고 떡볶이를 집어들어.
"걱정마. 다른애들한테 얘기안할게. 뭐..담임이랑 같이 사는게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그게 지금은 최선인것같네."
그러고는 동혁이도 떡볶이를 하나 찍어올리자 둘이 눈 마주치고는 씩 웃더니 "건배" 하고는 떡볶이를 부딪혀. 떡볶이를 먹으면서 준회얘기를 한참 하다가 윤형이랑 분식집앞에서 헤어지고 나서 꽤나 시간이 많이 흘렀길래 발걸음을 빨리해서 가는데 집 앞에 어떤 형체가 왔다갔다 하고있는거야. 휴대폰을 꺼내드는 듯 약한 불빛이 그 형태의 얼굴을 비추길래 누군가 싶어 인상을 찡그려 자세히 쳐다보는데 준회인것 같은거야.
동혁이가 몇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쌤?" 하고 부르곤 뛰어가니까 역시나 준회가 맞았어. 동혁이가 준회보고 여기서 뭐하냐고 하니까 준회가 편의점다녀왔다고 하는거야. 근데 준회 손에는 편의점 봉지는 커녕 아무것도없었어. 사실 준회는 동혁이 문자 받고 한동안은 뭐 그런가보다 하고 신경안쓰고 있다가 12시가 다 되가니까 슬슬 걱정이 되는거야. 전화해볼까 싶다가 혹시나 윤형이가 보고 동혁이한테 왜 이시간에 너한테 전화오냐고 물으면 동혁이가 당황할수도 있고 하니까. 그러다가 안되겠던지 집 앞에 나가서 마냥 기다리기 시작해. 지금 티비에 재미있는게 안해서 심심해서 바람쐬러나가는거라고 자기 합리화를 한채로.
동혁이는 준회가 내일 학교도 가면서 밤늦게 위험하게 돌아다니냐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하는데 짜증같지도 않고, 잔소리같지도 않고 그냥 듣기 좋은거야. 다 자길 걱정해서 저러는거란걸 이젠 알것같으니까. 그리고 우연히 본거지만 준회가 서있던 자리에 꽤 많은 담배꽁초들이 있었는데 그게 자길 기다리면서 피웠을 준회의 것이란걸 눈치챘거든. 평소엔 준회에게서 담배냄새를 맡기가 힘든데 지금은 준회에게서 담배냄새가 풍겨왔으니까.
"쌤. 담배펴요?"
"어. 근데 가끔 펴. 가끔"
"이왕 가끔 피는거 아예 끊죠?"
"참나- 니가 내 마누라냐?"
"가족이라면서요. 가족은 이런 말 할 권리 있죠"
동혁이가 그 말을 하더니 교복을 갈아입을거라며 방안으로 들어가는데 준회가 그런 동혁일 보더니 입꼬리가 올라가. "저거 갈수록 능청맞아지네" 라고 말하는데 그 말투가 귀엽다는 투였어. 그러곤 다시 소파에 앉아서 리모컨을 찾는데 없는거야. 침대위에 던져놓고 나왔던게 생각나서 정말 별 생각 없이 방 문을 벌컥 열었는데 동혁이가 티셔츠를 갈아입고 있었는지 상체가 맨몸인채로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쳐. 둘 다 아무말없이 몇초가량 그렇게 시선을 마주하다가 준회가 "미..미안!" 하고는 급히 다시 방문을 닫아. 동혁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손부채질을 하고.
준회는 "친구 놈들 맨몸도 봤으면서 왜 민망하고 난리야. 쟤도 남잔데. 아씨.. 집이 왜이렇게 덥냐" 라면서 베란다로 나가고, 동혁이는 "..왜..왜 뭐때문에 부끄럽냐고.. 같은 남자가 본건데 뭐어때.. 체육수업하다가 딴반애들 앞에서도 윗옷쯤이야 막 벗고 그러잖아? 윤형이랑은 심지어 같이 목욕탕도 갔고, 그래. 근데... 왜 부끄럽냐고.. 쌤이 당황해해서 나까지 당황한거야. 그럼. 그렇고말고" 라면서 준회의 탓으로 돌리고는 마저 티셔츠를 입고나서 방문고리를 쉽게 돌리지 못하고 멈칫거려.
동혁이가 씻으러가야하니까 슬쩍 문고리를 돌려서 재빠르게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방에 오니까 준회가 있는거야. 둘은 서로를 보고 멋쩍게 서있다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자고 해. 불끄고 침대에 눕는데 침대가 넓어서 약간 거리두고 잘수있어서 첫날부터 같이 침대에서 자긴 했는데 오늘따라 떨어진 거리가 짧게 느껴지고 서로를 의식하게 되서 눈은 감았지만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는 준회와 동혁이야.
동혁이는 자신이 이 침대에서 잔지 좀 된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누우면 준회에게서 나는 체취가 유독 오늘따라 더 느껴지는것 같고,
준회는 씻고나온 동혁이가 오늘따라 더 뽀얗게 느껴져서 자신은 변태가 아니라고 자기자신에게 욕을 하고 말이지.
+) 저 사실 오늘 충격받았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응사가 금요일 결방했으니까 2회연속방송해줄거라 생각했는데.... 하... 일주일을 기다렸건만...
아무튼! 조회수랑 댓글수랑 차이가 나긴해도 항상 읽고 댓글달아주시는 1004독자님들. 그리고 애정하는 암호닉분들 덕분에 글잡을 잊지도않고 또왔어요ㅋㅋ
오늘처럼 잠이 오지않는 날엔.... 윈 재방을 보러 가야겠어요! 우리 이쁜 삐긔들 보고 에너지 충전 빠숑!!!
벌써 일요일이네요 ㅠㅠ 평일은 하루가 디게 긴데 ㅠㅠㅠㅠ 주말은 왜이리 짧을까요ㅠ 벌써 일요일이라는게 아쉽지만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전 시험공부도 해야하는데..하; 답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