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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이민동생 전체글ll조회 1589l 3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김쌤, 이번 학기에 복학한다면서요."
"네, 뭐..."
"저도 이번 학기 복학인데, 잘 하면 만날 수도 있겠네요."




아침부터 웃으며 말을 걸어오는 태용 덕분에 하루가 낯설었다. 다정하게 말을 건네오는 모습이야 늘상 있었던 일이라 익숙하긴 했지만, 불편한 사람과의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는 건 늘 어색했다. 태용과 대충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단어 테스트 뭉치를 들고 성급하게 자리를 떴다. 태용의 시선이 뒤를 따르는 게 느껴졌다.









[NCT/이민형] 열여덟, 성장통 E02 | 인스티즈



열여덟, 성장통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다. 다행인지, 아쉬운 건지 모를 감정이 뒤섞였다. 고작 고등학생이 씌워 주던 우산 아래에서 뭘 하지도 않은 채, 나만의 추억을 쌓아 담아두는 것도 웃겼다. 여전히 휴대폰에는 낯선 고등학생의 번호가 담겨 있었고, 나는 그 아이 이름을 알았지만 굳이 저장하지 않았다. 호감이 있었지만 다가갈 정도로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편도 아니었다.



시키신 일을 덜 끝냈다며, 잘 가라는 인사를 던지는 태용에게 짧게 인사하고 가방을 맸다. 다 젖어버렸는데, 들고 다닐 가방이 따로 없어 겨우 드라이기로 말려서 들고왔다. 누가 보면 비에 쫄딱 젖은 건 모를 정도로 바싹 말라 있었지만, 제대로 빨지 않은 탓인지 꾸릿한 냄새가 난다. 어제 이후로 혹시나를 대비해 작은 우산을 가방 안에 챙겨두었다. 며칠 가지 않을 게 분명했지만 준비를 해서 나쁜 건 없을 것 같아서.



학원 유리문을 열고 발을 내딛었다. 캄캄한 하늘이 참 맑다. 어제는 번개라도 칠 것처럼 세차게 비를 퍼붓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나를 비웃는 것 같아, 헛웃음이 나왔다. 퇴근은 늘 즐거웠다.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고 가방을 고쳐맨 후, 집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데 익숙한 옆태가 학원 건물에 기댄 채 발장난을 치고 있다.





"어."

"어..."





이민형. 여전히 단정한 이름 석 자가 박혀 있는 초록색 명찰을 잠시 보았다가, 어제와 똑같은 얼굴을 보았다. 하루 사이에 앞머리가 길진 않았을 테니, 그 귀여운 앞머리도 여전했다. 나를 보고 깜짝 놀란 얼굴보다는 반가운 얼굴을 먼저 하고, 기다렸다는 것처럼 내쪽으로 다가오는 민형에, 뒷걸음질을 쳤다.





"어디 가요."

"집..."

"내가 아는 집은 이쪽인데."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나를 말 한 마디로 민망하게 만든 민형이, 금세 뒷걸음질을 멈춘 나를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는다. 하루 사이에 어색한 사이가 달라질 리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아는 건 다니는 학교와 이름뿐인데 그 이상의 것을 물을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겨우 몇십 센티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마주보는 게 어색했고, 불편했다.





"왜 연락 안 해요."

"...할 말이 없어서..."

"잘 들어갔냐는 문자 정도는 해도 되는데."

"그렇네요..."

"번호 줘요."

"?"

"먼저 연락을 안 하니까, 답답해서 온 거잖아요."





당돌한 고등학생은 내 손에 쥐어져 있던 휴대폰을 금세 낚아채간다. 멀뚱히 눈만 껌벅이며 하는 모양새를 보고 있는데, 능숙하게 휴대폰을 두드리던 민형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건네 준다. 어정쩡한 표정과 자세로 휴대폰을 건네들고 이리저리 방향을 비틀며, 가려는 모습을 취하니, 민형이 웃으며 손짓한다.





"같이 가요."

"......"

"집."



















민형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꺼냈다. 지금까지 심장이 벌렁거렸다. 여자와 이렇게 오래 얘기를 해 본 것도, 걸어본 것도 초등학생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땐 남녀의 차이를 모를 때였고, 지금의 민형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여주와 사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도.





[김쌤]





이름을 몰라서 일단은 되먹지 못한 이름으로 저장했다. 학원 건물 앞에서 대충 들었던 게 이것뿐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민형은 제법 만족했다. 성인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여주와 동등한 위치에서 여주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망설임 없이 잘 들어갔냐는 문자를 보낸 민형이 답이 올 때까지 휴대폰을 침대 위에 뒤집어 놓았다.



10분이 흐른 후에도, 문자가 오지 않은 휴대폰을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민형이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씻고 있을 거야, 성인이니까 바쁠 수도 있지. 구구절절, 온갖 이유를 다 댄 후에서야 민형은 여주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절망하고 있던 민형에게 오늘따라 야근이 없었던 아버지의 등장은 빛과 같았다. 좀처럼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고 싶지 않았던 민형에게 학원을 다녀야만 하는 새로운 이유가 생겼고, 민형의 아버지는 웬일로 학원 이야기를 꺼내는 아들이 기특했다.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되는 훌륭한 성적이었으나, 민형의 아버지는 흔쾌히 허락해 주시며 카드를 건넸다.



싱글벙글, 카드를 받고 방으로 돌아와 대충 지갑에 끼워넣은 민형이 침대로 몸을 던지며 덮어두었던 휴대폰을 확인했다. 문자 0건. 문자 요금이 없으면 카톡이라도 줘야 하는데, 카톡도 쓸데없는 소리만 하는 단톡이 시끌벅적이다. 카톡이 제대로 돌아가는 걸 보면 휴대폰이 고장난 건 아닌 것 같은데, 애꿎은 휴대폰만 손으로 세게 두드린다. 아무래도 오늘 안에 답장이 오지 않을 것 같아, 민형은 우울하다.



















복학 전에 패턴을 일찍 바꿔두었다. 아침에는 필요한 인터넷 강의를 들었고, 저녁부터 학원을 나가기 시작했다. 수입이 줄었음에도 다른 직장보다는 여전히 짭짤했고, 그래서 며칠 남지 않은 이 여유 있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로 마음을 다졌다. 오늘도 아침부터 영어 강의를 듣고 오후 다섯 시쯤에 학원에 도착했다. 한 시간 정도 선생님들께서 시키시는 일을 제법 능숙하게 처리하고 카운터에 가만히 앉아 간간히 걸려오는 상담 전화를 기다리는데, 내 옆에 앉은 상담 선생님의 목소리와 익숙한 목소리가 뒤섞여 들린다.





"오늘은 결제하고, 테스트한 후에 가면 될 것 같아."

"네."





카드를 건네받고 결제를 시작하는 상담 선생님 앞에서 검은색 가방끈을 쥐고 있는 민형이 보였다. 세 번째의 만남이었다. 학원 안에서 보는 민형은 역시나 낯설었다.





"김여주 선생님, 테스트지 준비해서 201호에서 시험 치게 하면 돼요."

"제가요?"

"네, 선생님이요."





늘 하던 일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낯설었다. 아마 민형 때문이겠지. 에이포 박스 안에 대충 쌓아 두었던 테스트지 한 묶음을 들고, 201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민형이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민형이 학원을 두리번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201호에 도착해, 맨 앞 자리에 테스트지를 놓아 주고, 시계를 고쳐 걸었다. 민형이 가방을 풀어 앉은 후에 몸을 앞으로 당겨 맞은편에 앉은 나를 웃는 눈으로 본다.





"그... 시험 시간은 40분이고, 그 전에 다 치면 그냥 주고 나가면 돼요."

"원래 학원 다니는 애들한테도 존댓말 써요?"

"...그건 아닌데..."

"그럼 나한테도 반말 쓰면 되는데."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나를 확인한 후에야, 민형은 가방 안에서 필통을 꺼냈다. 투박한 검은색 필통에서 제도 샤프를 꺼낸 민형이 나를 올려다 본다. 바로 치면 되냐는 물음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묻는 것 같아 고개를 어설프게 끄덕였다.



민형에게는 40분이 쏜살같이 지나갔겠지만, 마냥 앉아서 그걸 지켜봐야 하는 나에게 40분은 늘 지겨웠다. 40분을 가만히 앉아서 돈은 돈대로 받는 건 즐거운 일이었지만. 40분이 다 지나고 나서야 민형은 시험지를 제출했다. 실질적으로 시험이 끝난 건 20분 정도가 지난 후였던 것 같은데, 그 후로 20분 간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라. 시험 다 쳤으면 내도 된다는 내 말에도 고개를 저으며 연신 덜 쳤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시선은 아래가 아니라 앞으로 고정시켰다.



민형에게서 시험지를 받아들고 가방을 싸는 민형을 두고 201호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민형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김여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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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글에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ㅈ;

사실 암호닉은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신청해주신 분들이 계셔서 일단 적어둘게요!


ㅇㅇㅈ 들단 갈맠 맠리 맠둥이 마크리 우주 영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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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들단입니다! 오늘도 글이 몽글몽글해요ㅠㅠㅠ 글 너무 잘쓰세요ㅠㅜ 20분 동안 민형이 시선을 받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ㅠㅜㅜㅠㅠ
7년 전
비회원246.159
우주입니다 작가님! 20분간 민형이와.... 저 순간 심장마비왔어요. 글인데도 말이죠ㅠ 세상에 생각만 해도 좋네요ㅎㅎ
7년 전
비회원40.173
1화에서 암호닉 [127]로 신청했었는데 못 보신 것아요! 민형이 적극적이야 ㅠㅠㅠ 문자 답장 없어서 많이 애탔겠네ㅠㅠ 글 분위기가 참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ㅠㅠ
7년 전
독자2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갈맠]입니다ㅠㅠㅠㅠㅍㅍ암호닉받으실생각없으셨는데신청해서죄송할따름...그래도받아주셔서넘감사하고글도넘감사해요!!!재밌어요 ㅠ엉엉
7년 전
독자3
암호닉 신청해여ㅠㅠㅠ[까불이]로신청할게요ㅠㅠ!!!분위기 진짜조아오 브금도 짱 ㅠ여주가빨리미녕이한테 티내줬으면..ㅎ담이야기도 기대할게요작가님!
7년 전
독자4
세상에나 마상에나 20분이라니...크으 여주 안죽은게 용하다..진짜.. 그나저나 태용이 여주한테 관심있어보이는데...한번이라도 대꾸해주지...내가 다 안타깝다...
7년 전
독자5
하ㅠㅠㅠㅠㅠㅠㅠ오늘부터 학원 알바 찾아 봐야 될 것같은 이기분ㅜㅜ 너무 달달하고 잘 읽고 가요!!
7년 전
독자6
아ㅠㅠㅠㅠㅠ 달달해요ㅠㅠㅠㅠ 좋아요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193.98
우오 작가님 저 1화 보고 2화로 넘어온 쏭쏭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대박!
7년 전
독자7
하.. ㅣ심장아포라..핡 작가님 아이시떼루함미당❤️❤️ 암호닉 [남밍밍] 조심히 신청하고 가겠습니당..! 총총
7년 전
독자8
비지엠 너무좋아요ㅜㅠ
7년 전
독자9
민형아ㅜㅠㅜ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넘나 귀여워요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
7년 전
독자10
대박.............민형아ㅠㅜㅜㅠㅜㅜㅜㅠㅜㅜ유우우ㅡㅓ어ㅓㅓ어ㅓㅓ허ㅜ유ㅠ
7년 전
독자11
연하 미녕,,, 진짜 미녕시점 넘 좋아서 눈물이 줄줄 흘러요...
7년 전
독자12
아ㅜㅠㅠ 분위기 너무 좋아여.. 묘하고ㅠㅠㅠㅠ 이민형 ㅠㅠ 사람 심장 아프게하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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