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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강당… 바랍….


다시 한 번 말씀… 강당… 다.

 

얼핏, 기억이 나는 것도 같다. 강당으로 이동. 그래, 이동하라고 했었지. 평소와 다름없이 월요일 아침 조례, 교장 선생님의 패턴 하나 달라지지 않는 훈화 말씀 들으러 강당으로. 강당으로, 모두, 다. 전 학생이 모두, 다.

누구 하나 깨워주지 않아, 결국 선생님이 남은 애들 깨우러 오고 나서야 일어난 나 빼고, 전부 다.

 

 

영원히 포린럽. 인 학교.

주의※ 현실 입갤하시지 말고 글로만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현실에서 따라했다간 벌점만 먹음 주의.

 

 

 

 

[EXO/빙의글]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썰, 썰, 썰, 썰, 썰, 썰! (순서 바뀜 주의) | 인스티즈

 

[EXO/빙의글]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썰, 썰, 썰, 썰, 썰, 썰! (순서 바뀜 주의) | 인스티즈

 

 


 모든 학생들은 강당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학교 학생이 아닌가 봅니다.

 

아니, 인간적으로 하나는 깨워주고 갔어야지. 이게 무슨 꼴이야. 강당 맨 끝좌석, 아무도 없는 라인에 처량맞게 혼자 앉아 있는 내 꼴이란.
강당에 도착했을 때,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생각했던 광경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꾸벅꾸벅 조는 아이들과, 저번 주에 자,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할게요 를 세 번째로 말씀하신 후 하던 인사 이야기.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말이에요, 참 바르고 고운데 딱 하나! 하나, 인사성이 부족해. 그러니까 제가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그 놈의 마지막은 어째 진짜인 적이 한 번도 없어. 앞으로도 한참이나 남았겠구나 하며 눈에 안 띄게 대충 남는 자리에 앉는다는 게, 그 남는 자리가 맨 끝라인밖에 없었더랬다. 앞에는 죄다 졸고.

그래서 뭐, 결론은 지금 혼자 앉아 있다고.
시야에서도 벗어난 자리, 선생님들 눈치라도 보면 긴장이라도 할텐데 그것마저 아니니 따분함은 다른 주보다 훨씬 더할 수밖에. 흘끗 바라본 시계는 종 울릴 시간은 한참이나 남았음을 가리키고 있었다.
월요일 아침부터 격정적이면서도 지루하고 좋네요.

 

 

 

[EXO/빙의글]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썰, 썰, 썰, 썰, 썰, 썰! (순서 바뀜 주의) | 인스티즈

 

 

 


 " 누나 때문에 저번에 오세나한테 맞아 죽을 뻔했어요. 알아요? "

 

그랬THㅓ여? 알았THㅓ여. 미안해여. 아, 진짜. ㅡㅡ


오세훈은 뭔가 텍스트로도 표현하기 충분하다. 항상. 매번. 단순한 놈. 내가 너 놀리는 맛에 살지. 누나, 누나 제 말 듣고 있어여? 저 진짜 죽을 뻔했거든여. 어떻게 책임질 거예여. 말 안 한다고 해놓고, 진짜 여자가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게 어디 있어여. 치사해.

 

사건의 발단은 저번 주 주말, 오세훈의 누나 오세나의 남친과 내가 오세훈의 집으로 놀러갔을 때 생긴 일이다. 제 누나를 못마땅해 하던 오세훈과 오세나의 양아치 삘 충만한 남친을 못마땅해 하던 난 마침 날이다 싶어서 작당을 했고, 당시 콩깍지가 씌여도 제대로 씌인 오세나가 제 남친을 찰 일은 곧죽어도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나는 오세나 구출 작전을, 오세훈은 우리 누나 엿먹이기 작전을 실행했다.

 

뭐가 됐든 둘의 목표는 오세나의 실제 모습을 남친에게 보여주는 것이 접점이었고, 오세훈은 매우 신났다. 나도 매우 신났고. 근데 오세훈은 행동이 좀 느렸다는 게 흠이었다.

 나는 적당히 빠질 줄 아는 편이고, 오세훈은 매일 당하기만 하던 제 누나를 한 번 어떻게 해본다는 게 너무도 신났던 나머지, 오세나의 팬픽 목록과 야동 목록과 팬질 목록, 더러운 집안의 모습과 기타 등등 모든 것을 까발리던 중 오세나에게 현장에서 적발되었고, 진즉에 발을 빼고 거실에서 과일을 먹고 있던 척 연기에 돌입해 있던 난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오세훈을 버려다.

 

비정해 보이는가? 오세나는 나도 무섭거든. 삼백안은 남매가 물려받은 것이니, 오세나는 눈빛으로 제압한다. 사천대녀냐.

 

아무튼, 그랬다는 거다. 그리고 어찌 된 건지, 오세나와 그 양아치남은 헤어졌다. 오세나는 오세훈의 까발림 때문이라고 박박 우기고는 있지만, 그 양아치남은 사실 워낙 바람둥이 기질이 심했기에, 얼마 못 갈 걸 알고는 있었다. 그냥 더 빨리 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런 만행을 저질렀던 거지.

 

아무튼, 오세나는 펄쩍펄쩍 뛰었다. 오세훈은 아마, 죽어났을 게지. 그럼에도 내가 아무런 도움도 안 주고 그렇게 여유만만하게 있을 수 있었던 까닭이라? 오세훈은 착하니까. 이게 막 싸가지 없고 단호박 백 개는 주워먹은 놈처럼 보여도 실상은 그런 애는 아니다. 착하고 어떨 때는 애교도 좀 부릴 줄 알고. 귀여운 편인데. 아무튼, 그랬다는 거다. 그로 인해 오세훈은 지금 잔뜩, 퉁퉁 부은 얼굴로 날 찾아온 거고. 저렇게 팔짱까지 낀 모습으로.

 

" 진짜 너무하는 거 아라여? 네? "

" 아라여. 미안해여. "

" 아, 진짜. 좀. "

 

오세훈 삐쳤다. 제 딴에는 정색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내 눈에는 마냥 귀엽다. 코찔찔이 시절부터 봐왔으니 당연한 거지. 진짜로 미안해. 팔짱을 낀 오세훈은 여전했다. 누나가 진짜 미안해. 그래도 여전히. 아, 세훈아, 잘못했다. 진짜. 뭐 해줄까. 어?

 


" 뭐 해줄 건데여? "


… 영악한 놈. 특유의 단호박 씹어먹은 표정으로 한참이나 노려보더니, 해준다는 말에 확 풀린다. 약았어, 오세훈. 누나랑 같이 지낼 건데, 이 정도는 해야져. 네네, 그러셔야져. 뭐 바라는데. 누나 돈 없어. 먹을 것밖에 못 사줘.

 

" 뭐 사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마여. 누나 거지인 거 나도 알아여. "

" 아니까 다행이네여. 그래서 뭐. "

 

 " 누나 저번에 샹니고 민호 형 소개 받기로 했었죠. "

 


어, 얘가 갑자기 왜 말을 잘 하고 그래. 그랬던가. 샹니고, 샹니고? 아, 맞다. 저어번에 한 번 그랬었지. 아마 그랬을 거야. 고개를 끄덕이자, 못마땅한 표정의 오세훈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누나, 그 형 누나 말고 우리 누나한테 양보해요.

 

" 헐. 대박. 싫어! "

" 뭐든 다 한다면서요. 나 오세나 히스테리 때문에 돌아버릴 것 같으니까, 진짜 양심 있으면 그렇게 한다. 나 같으면 군소리 없이 그런다. 진짜. "

 

 

야, 내 솔탈. 진짜. 간절한 눈빛으로 오세훈을 바라보는데, 저 단호박 씹어먹은 눈빛은 여전하다. 저 오세나한테 매일 맞고 살 순 없잖아요. 저도 좀 삽시다. 다 같이 좋자고 하는 짓인데, 좀. 어?

 

 

" … 알았어. "

 

암, 그렇고 말고. 당연히 그래야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오세훈이 어찌나 꼴보기 싫은지. 이번 빼빼로 데이도 물 건너갔어. 중얼거리자, 오세훈이 풀었던 팔짱을 다시 끼는 게 보인다. 아, 미친. 잔소리 또 시작.

 


" 누나, 누나는 진짜 철이 없다니까여. 진짜 아무리 봐도 애야, 애. "

" 아, 또 시작이야. "

 


아니, 제가 몇 번을 말해여. 빼빼로 데이니 뭐니 그런 게 다 술수라니까여? 제가 말했져, 그게 다……. 됐다, 됐어. 귀를 틀어막는 나와 오세훈의 모습은 오세나네 집에서나, 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같구나. 으아, 듣기 싫어! 한참을 귀를 막고 있었을까, 이제 끝났겠지 싶어서 살짝 손을 떼는데, 타이밍 미스다.

 


" 제 말 안 들었죠? 이럴 줄 알았어. "

 

다시 리플레이. 샤이니가 부릅니다. 리플레이. 오세훈의 한 판 지르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머리 위로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세훈아, 누나가 잘못했어. 다신 술수에 빠지지 않을게. 그냥 잘못했다고 해야겠다 생각하는 중이었다.

 


" 그러니까 제가 지금은 막 잔소리만 할 게 아니니까 잘 들어봐요. 저는 빼빼로 데이나 무슨무슨 데이를 아주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누나가 그렇게 원하면……. "


" 오세훈! "


" 네? "

 

 

오세훈의 귀요미 짓이. 시끄럽긴 시끄러웠는지, 앞에서 계시던 선생님 한 분이 어느샌가 우리 가까이 와계시더라. 그리고 대뜸 오세훈! 부르는데, 한참 말을 하던 오세훈이는 자기도 모르게 느에? 이래서 내가 널 예뻐해. 내 새끼.

 


" 뭘 그렇게 떠들어! "

 


죄송합니다. 꾸벅 인사를 한 오세훈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세훈이가 잘못했네. 킥킥거리며 놀리자, 누나, 자꾸 그래여. ㅡㅡ 란다. 선생님이 주의를 주고 돌아간 후 한참이나 지났을까, 눈치를 보던 오세훈이 다시금 말을 꺼냈다.

 


" 어디까지 했더라. 아, 그러니까, 저는 누나가 원하면, 그, 그거요. 제가, 줄 수도, 있는데. "

" 그거? "

" 그거요, 그거. "

 

그게 뭔데. 아니, 그거 있잖아. 아까 무슨 얘기했는데. 기억 잘 안 나. 대박. 내 말 제대로 안 들었죠? 어? 그럴 줄 알았다니까. 알았으니까, 그게 뭐냐니까. 아니, 아, 진짜.

 

" 아, 그거 있잖아! 그거! 빼빼로! "

" 오세훈! "


내가 세훈이를 귀여워 하는 이유는, 참 순진해서라니까.

빽 소리를 지르는 오세훈은 결국 선생님한테 끌려 나갔다. 근데 이번에 좀 새로웠던 건, 마냥 귀엽기만 하던 우리 애기가 " 빼빼로! 내가 준다고! " 하고, 강당이 울리도록 시원하고 소리치고 나갔다는 점?

물론, 쪽팔렸다는 건 함정. 오세나가 누나가 깨졌는데 이게 어디서 연애질이냐며 오세훈을 또 마구 팼다는 것도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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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 졸리네요. "

 

좀 쉬어야겠다 싶어서 눈을 감고 등받이에 몸을 파묻었을 때,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인간적으로 너무 졸리네요. 그치. 어, 이게 아닌데. 너무도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오는 탓에, 나도 모르게 답해버렸다. 어, 누구야. 존댓말 쓰는 걸 보면 후배인 것 같고. 어디서 들리는 거지. 감고 있던 눈을 뜨니, 보이는 건 시커먼 … 이 아니라, 김종인.

어디서 졸다 온 건지, 잠이 그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미친. 귀엽다. 김종인 역대 모습 중 가장 카와이. 역시 뭐든 새끼 때, 잘 때가 가장 예쁘다더니 틀린 말 아니네.

 

" 그렇게 졸려? "

" 눕고 싶을 정도예요.

 

유독 잠에 약한 김종인은 수업 시간에도 종종 조는 걸 목격한 바 있으니, 뭐. 이번 시간에도 역시 졸겠구나 하는 직감에 자라며 어깨를 두어 번 쳐주며 스르륵 눈이 감기는 걸 지켜봤다. 자세 똑바로 하고 자야지. 고개 돌리고 자? 아, 진짜 움직이기도 귀찮다.

말 끝에 여운이 남는다? 결국 네네 제가 해드려야죠 하며 등받이에 기대게끔 어깨를 눌러주니 아, 편하다 란다. 좋겠다. 그 하나 못 움직여서 이 늙은 선배한테. 왜, 선배는 졸린 후배 한 번도 못 재워줘요?

 


" 말이나 못하면. "

" 말도 못하면 어떡하라고. "

 

한마디도 안 져요. 휙 째려보면 뭘 하나. 김종인은 눈을 감고 있는데. 귀신같은 놈이 내가 쳐다보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눈을 감은 채로 어깨를 으쓱인다. 약오르란 듯이. 못 살아. 결국 킥킥거리며 김종인처럼 몸을 눕혔다. 아, 진짜 피곤해.

맞받아치라고 던진 말인데, 답이 없는 걸 보면 진짜 잠들었구나. 빨리도 잔다. 어째 말대꾸를 해도 하나 밉지가 않은 게 신기하다. 이런 동생 하나만 있었으면 밉다밉다 하면서도 잘 데려다 놀았을텐데. 잠든 김종인의 얼굴은 천상 아이였다.

그럼 난 뭘하지. 김종인도 자고, 앞줄도 자고, 선생님은 혼자 떠들고. 게임이나 해야지 싶어서 꺼내든 핸드폰에는 카톡이 와 있었다. 어, 누구지? 나한테 카톡이 다 와. 어디 보자. 어, 저번에 본…….

 


" 누나 물결. 저 이따 누나네 반 가서 컴싸 하나만 빌려도 돼요? 웃음웃음 땀땀. 오늘 듣기 평가 있는데 컴싸가 없스영. 유유. 다음에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히히. 태민이. "

" 야, 너 안 잤어? "

" 태민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언제부터? "

 

이, 미친. 육성으로 그걸 다 읽네. 애교 많은 태민의 이모티콘 하나하나를 다 읽어내는 너도 신기하다. 아까만 해도 분명 눈 감고 있었는데, 어느 사이에 눈을 뜬 건지 고개를 쭉 내밀고 내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던 김종인이 고개를 처들고 물었다. 태민이랑 아는 사이냐니까.

 

" 그냥, 여차저차 해서. "

 

흐응. 어디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나른한 표정으로 나를 훑던 김종인이 태민이는 안 돼요 란다. 뭐가.

 

" 태민이는, 너무 어려요. 나이 말고, 정신 연령이. "

" 그러니까 뭐가. "

" 그리고 또, 내 친구고. "

" 아니, 그러니까 왜. "

 

 

누나, 태민이 눈독 들이면 완전 파렴치한인 거 알죠. 철컹철컹. 제 양 손목을 내밀며 직접 보여주기까지 하는 친절함이란. 죽을래? 아니요. 그냥, 혹시나 해서요.

 


" 내가 건드릴 애를 건들지. 야, 아무리 귀여워도 태민이는 아니다. "

" 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으시네. "

 


진짜 죽는다? 항복. 손바닥을 보인 채로 양 손을 치켜든 김종인이 여전히 나른한 표정으로 말한다. 얼른 자기나 해. 아까와 같이 어깨를 눌러 기대주자, 순순히 등을 기댄 김종인이 누나도 누우라며 내 자리 등받이를 팡팡 쳐댔다.

핸드폰 집어넣고 기대요. 잠이나 잡시다. 누나 매일 졸잖아.

내가 언제 졸아. 물론 눈 떠보니까 졸고 있기는 하더라. 항상 느끼는 거지만, 김종인 표정을 보면 나까지 졸리는 기분이다. 어차피 수업 시작하면 졸릴 거, 미리 좀 자두면 좋겠지 싶어서 의자에 기댔다. 강당 의자는 쿠션이 있어서 좋다니까. 푹신푹신한 감촉에 기분이 좋아 눈을 감았다. 아, 이대로 잠이 들면 좋…

 

툭.

 

겠는데. 하여간 도움이 안 돼. 어깨가 묵직하다. 너 내가 만지는 거 싫어한다고 했, 까지 하고 눈을 뜨는 동시에, 아, 미친. 어깨에 기댄 김종인의 숨이 목덜미에 닿는다. 추운 강당 안, 뜨뜻하고 간지러운 바람이 목에 닿는 기분이란.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치는 기분이다.

 


" 야, 너 잠깐……. "

" 누나 어깨 진짜 둥그네요. "

" 아니, 알았으니까 잠깐만 좀. "


" 자주 좀 빌릴 걸 그랬나 봐. 딱 내 사이즈네. "

 

 

저 얼굴 작아서 누나 어깨에 맞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걸요. 더워 죽겠는데 왜 자꾸 난리야, 이게. 김종인의 입김이 목을 타고 볼로, 머리로 닿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잘생겼다고 너무 대놓고 쳐다보지는 말고. 누나는 저를 너무 좋아한다니까요. 말 안 해도 아는데. "

" 웃기고 있어. "

" 어, 아니야? "

" 그래, 아니야 . "

" 그럼 저 삽질한 거네요. 아, 아쉽다. "

 

 

 그리고 당사자는 어쩐지 자꾸만 속삭이는 목소리가 의도하는 것 같기도 하고.

 


" 깨우고 싶을 때 깨워주세요. "

 


자는 모습이 가장 예쁘다는 말이 어쩐지 신용이 안 가는 게 함정. 사람은, 잠들기 직전이 가장 예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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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다. "

 

어, 뭐지? 게임이나 할까 하고 쥐었던 핸드폰을 조용히 떨궈내렸다. 어떤 놈이 기세 좋게 앞문으로 들어와.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일찌닌가. 수많은 머리들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 앞을 좀 보겠다고 고개만 이리저리 내밀어대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뭐, 혼나고 말겠지.

그리고 내가 그 인물을 보기를 포기함과 동시에 다른 이들도 모두 다시 숙면. 이게, 그런 게 있다. 군중심리라고, 괜히 누가 한 번 선동을 해주면 지금쯤 훈화고 나발이고 지루하다고 난리를 피울 건데, 다행인지 뭔지 방금 들어온 인물이 그렇게 막돼먹지는 않았나 보구나.

아, 그건 아닌가. 막돼먹지 않았다는 말은 취소. 후다닥 뛰어와도 부족할 판에, 느긋한 걸음걸이로 올라오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가까워지고, 가까워지고. 뭐야, 누구지. 어디 앉을까 고민도 하는 듯, 여기저기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다. 한 손에는 뭔가 큰 노트 비스무리한 걸 들고. 아니, 애가 뭐가 저렇게 언밸런스 해? 책을 든 범생이, 깡 좋게 분위기 끊고 들어오는 양아치.

 


" 옆에, 앉아도 돼? "

 

정답은 모범생이었다. 어, 당연하지. 예쁜 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 말을 건네는 녀석은 도경수였다. 경수구나. 나는 또, 누군가 했네. 그러니까 선생님들도 아무 말 안 했구나. 다들 예뻐하시니까. 픽 웃음이 새는 걸 삼키고는 옆자리를 내어주자,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까딱이는 도경수가 옆에 다가와 앉았다.

왜 늦었어? 이런 데 늦는 거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아, 이거 때문에. 여전히 웃는 낯으로 말갛게 웃는 도경수가 뭔가를 흔들어 보였다. 아, 출석부. 서기인 도경수는 바빴다. 항상 바빴다. 반장보다 더 바쁜가. 어, 도경수는 그랬다. 반장이 할 일까지 같이 도와줄 놈이지, 너는.

말끔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도경수는 친구도 많았다. 깊게 사귀는 친구? 글쎄, 그건 자기가 별로 내켜하지 않는 듯도 싶었고. 도경수는 언제나 선이 존재했다. 선, 도경수만의 선. 친한 듯 보이면서도 어느 지점에서는 뚝 끊어내는. 그런 게 있다, 도경수가. 선생님들과 반 친구들도 항상 귀여워 하고, 좋아하는 애인데, 뭔가 마냥 예뻐하긴 그런 애라고 해야 되는 건가.

그런 게 있었다, 도경수는.

 


" 왜 그렇게 봐? "

 


봐, 이런 면에서. 무표정하게 출석부를 들여다보던 도경수가 고개를 돌리고 나를 바라본다. 무표정하던 얼굴은 금새 웃는 낯으로 바뀌어 있었고, 나는 그게 항상 별로다. 이중인격 같아. 뭔가 속을 알 수가 없다, 얘는.

 


" 내 얼굴, 재밌어? "

 


도경수가 여전히 나를 보고 있다. 이젠 턱을 괴고 나를 바라본다. 여전히 웃는 낯이고, 그게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 아니, 그냥. "


" 시시하네. "

 


또 웃는다. 그냥, 그렇게 있었던 것 같다. 계속 눈만 마주치고, 도경수는 질려하는 기색 하나 없이 웃는 낯으로. 계속 웃고, 웃고, 또 웃고. 경박스럽게 웃는 것도 아니고, 그냥 조용히, 평소 자기 웃는 것처럼 웃더라. 말갛게. 말간 물처럼, 그냥 그렇게.

끝이 난 건, 앞자리에 계시던 선생님 한 분이 웃으며 분위기 좋다? 시비를 걸었을 때였다. 뭐더라, 이게 바로 학교에서 눈 맞는 거라고 하던가.

 

" 어, 끝났어요?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

" 네, 끝났으니까 이제 ㅇㅇ이 그만 보고 일어나서 왜 늦었는지나 설명하시죠. "

 

역시 예뻐한다니까. 나한텐 눈길 하나 안 주고 우리 경수, 우리 경수, 티는 안 내도 눈에 확 보이는 편애에 속으로만 혀를 끌끌 차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가봐야지. 도경수 서기 일 잘 못한다고 혼이라도 한 번 나야 되는데. 너무 예쁨만 받는 애들은, 좀 얄밉기 마련이다.

 


" 저, 출석부 기록을 좀 잘못해서요. "

 


문으로 향하는 내내, 도경수의 시선이 등에 꽂히는 기분이라면 무슨 소린지 알까 싶네. 시선이 느껴졌다. 계속, 뒷통수 따끔거릴 정도로. 경수 너, 선생님 안 보고 끝까지 ㅇㅇ이 가는 모습만 보고? 와, 선생님은 제가 아깝지도 않으신가 봐요. 잘 되라고 밀어주는 건가? 되게 크게 말하네.

봐, 저런다니까.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에 문고리를 쥐었다. 얼른 나가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경수의 시선은 여전히, 등 뒤로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

 

" 아, 근데 왜 늦었다고? "

" 출석부, 좀 밀렸었거든요. "


" 출석부? "

" 네. "

 


역시, 나갈 걸 그랬다니까.

 

" 너, 저번에 저번 달 출석부 정리 다 끝내서 사인 받고 갔잖아. "

 

 

아. 맑은 목소리가 울렸다. 뒷통수에 시선이 꽂힌다. 고개를 돌리자, 나를 쳐다보던 도경수가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도경수가 웃는다. 말갛게.

 

 

" 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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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어, 안 잔다! 안 잔다! 아싸! "

 


그, 그래. 나 안 자. 내 바로 아래, 꾸벅꾸벅 졸고 있는 머리통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본 건지, 고개만 돌리고 나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인상 깊다. 진짜, 해맑게 생겼구나. 이가 참 튼실하게도 생겼고. 눈이 더럽게 크다.

 

" 저기, 안 잘 거면 나 좀 도와줘. "


그리고, 곱상한 생김새와 다르게 목소리가 참… 좋네요. 동굴에 파묻혀 사는 기분 들고 좋다. 아무튼, 해맑은 반전미를 가진 녀석이 표정을 싹 굳히고는 다시금 말했다. 정말 중요한 이야기라는 듯이, 목소리까지 낮춰가며. 야, 너, 너는 굳이 목소리 안 낮춰도 될 것 같은데.

 

" 내가, 지금 진짜 중요한 일을 하고 있거든. 근데 좀 도움이 필요해. 지금은 너밖에 할 수 없는 거야. "

 

뭔가 내가 막 어디 국가 첩보원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고 막 그렇다? 소곤거리는 녀서을 따라 나도 모르게 고개까지 끄덕여줘가며 호응을 하자, 주변을 슥슥 살피던 녀석이 뭔가를 쥔 손을 턱 내민다. 어, 이건 핸드폰이고. 액정에 띄워져 있는 건…

 

" 애들 잘 때 몰래 신기록 달성해야 돼. 나 좀 도와줘. "

 

ㅋ... 그렇습니다. 저희 학교 훈남들은 어딘가 모르게 하자가 하나씩…. 손으로 입까지 가려가며 말하는 녀석은 매우 진지해 보였다. 근데, 지금 깨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나? 저기, 저 네 앞에 있는 애도 깨있는데. 쟤 게임 무지하게 잘할 것 같은데. 솔직히, 처음 본 애랑 애니땅이 뭐야. 그거 하다보면 욕 나오는데.

 


" 어, 저기, 저 앞에 있는 애랑 더 가깝지 않아? "

" 어, 게임 싫어해? "

" 어? 어, 아니, 쟤는 남자애니까, 더 편할 것 같아서. "

 

아아. 말투는 여전히 애 같은데,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서 게임 싫어하냐고 묻던 녀석이 그제서야 아 하며 다시금 그 고른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되게 호탕하게 웃는구나. 입도 쩍쩍 벌리고. 김남길 이후에 본 최고의 이다.

 

" 그, 쟤랑은 처음 봐. 처음 보는 사이라. "

 

너 나랑도 처음 보는 사이…. 우리 오늘 초면이고, 사실 난 너 몇 살인지도 모르고, 우린 남녀고, 더 어색할 거고. 따라오는 무수한 물음들을 차마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아래서 헤헤거리던 녀석이 막무가내로 도와주는 거지? 고마워! 한다.

그러더니 일어나서 조용히 내 쪽으로 오는데. 오는데… 키 봐. 대박. 얄쌍하게 마른 게 키까지 크다. 시원시원하네. 옆에 와서 쉿, 쉿,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건 누구한테 하는 제스쳔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귀여웠다. 쿨워터 향이 날 것 같았는데, 개뿔. 그냥 향 좋은 비누 냄새.

 


" 봐, 봐, 봐, 해줘. 도와줘. 어떻게 하는지는 알지? "

 

당연하지. 내가 이거 라스트 팡 제대로 찍는 걸로 얼마나 유명한데. 물론 자칭. 어색함은 무슨, 얼떨결에 휩쓸려 팔걸이 위에 핸드폰 하나 올려놓고 둘이서 머리 맞대고 손가락만 놀려댔다. 어, 거기 위에. 어, 어, 아래. 옆에!


라스트 팡!

 

아, 아까워. 7위. 야, 야, 다시. 손가락 빨리 장전해. 오케이.

아, 이번엔 9위. 뭐야, 더 떨어져. 아까 그거 터뜨리라니까 그걸 못 보고. 야, 나 그거 봤어. 너야말로 아까 끝에 거 못 봤으면서. 야, 됐어. 다시.

야, 야, 이번에 5위. 대박. 화이팅. 야, 다시!

 

 


" 대박! "

 

밥이 부릅니다. 대박사건. 라스트 팡! 을 외침과 동시에 저기 이그조 무비에 나오는 구희수가 피닉스 소환하듯, 그렇게 쫘르르르 내려오는 불길은 내 옆에 있는 멀대같은 놈과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고, 순간 훈화 말씀보다 더 크게 대박을 외쳤다.

물론 그 후에 따라오는 시선에 조용히 서로 입을 틀어막고 의자 사이로 기어가듯 숨은 건 당연하고. 아무튼, 대박. 대박. 이 멀대놈 소취는 내가 해줬다. 소취 한 멀대놈은 감격에 젖은 듯 입을 벌리고 그 무수한 이를 환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 나 진짜, 내가 일등이야? 진짜? 와. "

 

와, 와아, 만 복창하던 녀석의 표정은 실로 행복해 보였다. 야, 나도 이렇게 좋은데 자긴 오죽할까. 또 사내놈이니까. 워낙 게임에 열중하는 게 눈에 보이는 녀석이라, 나조차도 같이 심취했었나 보다. 좋아하는 것 좀 봐. 흐뭇하고 좋네요.

마치 아들내미가 ㅇ!ㅇ!태!권!도! 하는 것도 대견하게 바라보듯 멀대를 바라본 지 얼마나 됐을까, 자기 액정을 바라보며 감격에 젖어 있던 녀석이 대뜸 핸드폰으 제 주머니에 쑤셔박고는 내게 눈을 돌렸다. 미친. 무서워. 우, 웃는 게 너무 밝아.

 

" 진짜 고마워! "


그리고 대뜸, 나를 끌어안더라. 놀란 마음에 뺨부터 올리려 드는 손을 애써 제지하고 뭐, 뭐야 하면서 녀석을 밀어내려는데, 해맑고 무식한만큼, 딱 덩치만큼 몸이 딱딱하더라. 그, 뭐야, 아주 몸이 실해. 아주 실해. 아니, 이게 아니지.

 

" 야, 좀 비켜. 갑갑하잖아. "

" 야, 대박 고마워. 야, 야, 나 캔디팡도! 보석팡도 도와줘! "

" 어, 뭐, 캔디? "

" 그거! 어, 캔디팡! 요즘 또 그게 대세라네? 캔디, 도와주면 캔디 사줄게. 매점, 매점 가자! 곧 끝나! "

 


그리하여 훈화 말씀이 끝나고 매점으로 끌려갔다는 SSUL.


로 끝인 줄 알았지? 무식하긴 개뿔. 영악하진 못하더라도 영리한 멀대놈의 이름은 박찬열. 명찰을 보고서 알았지만, 날티 내면서 노는 놈으로 꽤 유명하더라. 보통 이 시간에 맨 끝자리, 그러니까 내가 앉아 있던 자리 근처가 박찬열 무리 지정석이었고, 아까 옆에서 졸던 애들이 그 애들.

그리고 그 보통 맨 뒷자리에 앉던 녀석들이 보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것도, 나를 깨우지 않고 간 친구들의 만행도, 곤히 자던 그들이 어찌 그 큰 마이크 볼륨에도 그렇게 시체 숙면을 취할 수 있었는가? 그것 역시 모두, 전부 다 박찬열의 소행이었다는 건 너징어만 모르는 함정.

참, 징어 데리고 매점 갈 때 찬열이 엘프 귀가 시뻘겋게 변했다는 것도, 사실 게임이고 나발이고 핸드폰이라고는 카톡과 문자, 전화만 하는 박스인 줄 아는 박찬열이 그 반 게임더쿠한테 직접 게임을 하사 받았다는 것까지 모두 다 비밀.

절대 시시해서 끼워맞추는 거.. 맞음.


 

 

 

[EXO/빙의글]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썰, 썰, 썰, 썰, 썰, 썰! (순서 바뀜 주의) | 인스티즈

 

 

 

 

 

 

 

" 에비! "


" 아, 미친! "


" 헐. 놀라는 거 봐. 왜 약한 척임? "

" 아… 미친, 이, 또라이야. 화상아. 아. 진짜, 변백현 존나 싫어. 아. "

" 난 너 욕할 때가 존나 싫어. 야, 근데 뭐하다 이제 오냐. 또 잤지? 어? 잤지? "


 너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지? 말이 빨라서 그게 좀 감춰지는 거야. 어깨를 툭 치는 손길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특유의 깐족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던 변백현이 있었다. 내 양 어깨를 덥썩 잡았던 손은 손바닥을 내보인 채로 팔랑팔랑 흔들며.

야, 아무도 안 깨워줬어? 대박. ㅇㅇㅇ 왕따 됐나요~ 안 그래도 빡치니까 조용히 흐르그. 깐족거리는 목소리가 유난히도 귀에 익더라 했더니, 역시나 너구나. 어쩐지 익숙하다 했어. 나 놀리는 맛에 사는 것 같은 놈.

곱지 않은 시선으로 쪽 째려보니, 조잘조잘 떠들던 변백현이 뭐? 뭐? 하며 깐족x2를 장착했다.

 

" 뒷자리까지 왜 왔어. 좋은 말로 할 때 자리로 가서 잠이나 자라. 어? "

" 싫은데? 나 너 보러 온 건데? 여기 있을 건데? 안 잘 건데? "

 

마음대로 하세요. 실실 웃으며 이겼다 를 남발하는 변백현이 내 어깨를 가볍게 한 번 더 쥔 뒤, 내 옆자리로 와 앉았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허리를 굽히고 쪼르륵 내려오는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 야, 넌 허리 안 숙여도 돼. 작아서 안 보여. "


변백현 (이) 가 데미지를 먹었다. 아싸. 바람을 일으키며 옆에 앉은 변백현이 아까 자신을 노려보던 내 눈과 흡사한 모양새로 나를 바라봤다. 뭐, 뭐? 물론 나도 똑같이 깐족거렸고.


" 하여간 이건 예쁜 구석이 없어요. 자꾸 까불어라? 어? "


키도 쬐끄만 게, 자꾸 까불어라? 어? 이걸 바로 패러디라고 하죠. 이죽거리는 톤으로 짐짓 엄하게 말하던 녀석을 따라하니, 고개를 가로젓던 변백현이 대뜸 한 쪽 귓구멍에 뭔가를 쑤셔박았다. 아, 이게 오늘따라 왜 말도 없이 사람을 막 터치해.


" 아, 뭐야. "

" 입만 닫으면 예쁜데 싶어서 입 닫고 노래나 들으라고 그런다, 왜. "


이 슥기가…? 이어폰도 돌려서 꽂았어. 엠피를 뒤적이며 노래를 찾는 듯한 변백현을 한 번 보고 귀에 꽂은 이어폰을 제대로 넣어주려 귓가로 손을 가져다 대는데, 귀신같은 놈이 이어폰 빼는 걸로 착각했는지 귓가 근처로 올린 내 손을 휙 잡아챘다. 이거 오늘따라 진짜 만져대네.

 

" 야, 빼지 말고. "

" 제대로 꽂으려고 하는 건데, 멍청아. 끼워줄 거면 곱게 끼워주든가. "


손 치아라. 손목을 잡은 변백현의 손을 떨궈내려 이리저리 손을 흔들어대니, 순순히 손을 풀러낸 변백현이 내 손목을 쥐던 손을 들어 내 머리 위로 안착시켰다. 아, 이게 또 왜 이래.


" 옳지, 오빠 말도 잘 듣고. 오빠가 오해해서 미안해. "


… 미친. 나 소름. 진심으로 충격이라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변백현을 바라보는데, 당사자는 눈을 마주치면서도 여전히 웃는 낯이다. 어휴, 이제야 좀 예뻐.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모를 멘트도 쳐대면서.


" 나 오싹하다. 진심. 소름. 대박. "

" 우리 ㅇㅇ이는 예쁜 타임이 참 짧아. 그치? 다시 입 닫고 노래나 들어야 될 타이밍이 왔다. "


두어 번 더 머리를 쓰다듬던 변백현이 역시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엠피 쓰리를 손에 쥐었다.

 

You, 기분 좋은가요 환하게 웃고 있네요
 
You, 무슨 일일까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You, 어딜 가나요 내 옆을 스쳐 지나가네
 
You, 상큼한 샴푸향기 자꾸 한번 더 뒤돌아보게 돼
 


며칠에 한번 잊을만하면 마주치는 건 대단찮은 우연
 
그래도 널 만나면 좋아지는 이 기분

 

야, 변백현이 네가 언제부터 이런 노래를 들었다고. 옆에서 고개를 까딱이며 리듬을 타는 변백현이 보인다. 노래방인 줄. 고음 부분은 인상까지 써가며 따라하는데, 아주 물 만났다.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변백현을 한참이나 보고 있는데, 중간중간 눈웃음 치며 날 바라보던 변백현이 고갯짓을 멈추더니 아까와도 같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곤 엠피 쓰리를 툭툭 가리키는데, 뭐. 또 뭐. 난 이제 너 그럴 때마다 불안해. 또 뭐.

 

" 오빠 보는데 아주 넋이 나갔네. 이래서 피곤하다니까. "

" 나대. "

" 오빠 얼굴 그만 보고 가사를 좀 음미해 봐라. 오빠 이상형은 문학 소년데, 노력해야지. "

" 아, 왜 자꾸 나대지? 어? 백현이 왜 나대? "

 

" 주둥이. "

 

이 슥기가 진짜. 조용히 하라는 듯이 검지를 제 입술에 대던 변백현이 그래도 그치지 않는 내 입술을 검지와 엄지로 잡아버렸다. 조용히 하고 들어봐. 가사.

 

" 이런 거 들으면, 설레지 않나. "

 

전혀. 닫힌 입술을 오물거리며 고개를 젓자, 역시 무드 없다며 한숨을 내쉰 변백현이 내 입을 잡지 않고 있는 다른 한 손으로 엠피 쓰리를 눌러댄다. 또 뭘 들어보라고 저 난리야. 어? 찾았다 하는 변백현의 목소리가 들리고, 스윗소로우 오빠들의 목소리가 끊기고, 변백현이 그리도 들려주고 싶어 했던 그 곡은……

 

(브금 잠시 멈추고 틀어주세요. 뭔지 모르시겠다면... 쉬는 시간 종입니다. 구글을 몇 시간 뒤져서 건진 게 이겁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표현이 자남밖에 안 되네. 야, 야, 너 뭔데. 변백현의 손을 잡아떼고 한참이나 웃었던 것 같다. 선생님한테 안 들킨다고 소리 죽이느라 혼났네.
한참을 배아프게 웃고 아, 변백현 진짜 쩔어를 복창하며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변백현은 사뭇 진지한 얼굴이었다. 아, 이 별종맞은 놈.


" 야, 너 이걸 왜 가지고 다녀. "

" 원래 쉬는 시간 종 들으면 설레지 않나? 이래도 안 설레? 어? "

" 뭔 설렘 타령이야, 아까부터. 야, 설렘. 진심 설렘. 얼른 매점으로 뛰어가고 싶어 죽겠음. "

" 아, 그런 설렘 말고. 막 간질간질한 거. 그런 거 없냐고. "


그게 뭔데 자꾸 난리야. 간질간질은 무슨. 배만 간질간질하다. 진짜 매점 가고 싶어. 뭐래, 이게. 설렘 타령만 해대는 변백현은 상대할 가치가 없어 보였다.

너나 듣고 계속 설레고 그러시길 바랍니다~ 하며 이어폰도 빼서 다시 주고, 심심함을 못 참고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그것마저 질려서 다시 넣고, 내가 변백현한테 말을 걸 때까지도 변백현은 아까 그 자세 그대로였다. 표정은 잔뜩 굳어서는, 심각하게. 그것도 나만 계속,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 야. "

" ……. "

" 야, 백. "

" ……. "

" 아, 설렘이 뭐라고 자꾸 그래. 성적표 나와도 실실 쪼개던 놈이. "

" ……. "

" 야. "

" ……. "

" 아, 뭔데. 말 좀 하라고. "

 

이게 대답을 안 해. 눈은 마주치고, 나 움직이는 거 다 보면서 따라 움직이는데, 반응이 없다. 이게 누구 놀리나. 야, 됐어. 나도 말 안 해. 잘란다.
상한 기분에 눈 감고 등받이에 푹 기대어 눈을 감았다. 아니, 뭐가 간지럽다고. 발도 안 간지러운데. 눈을 감아도 미동조차 없는 변백현은 실눈을 떠도 그대로였다. 저거 좀 이상한 놈이라니까. 눈을 감고 있어도 시선이 느껴진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 아. "

 

변백현이 짧게 내뱉는 게 들렸다. 뭔가 조금 안타까운 것 같기도 하고, 알았다는 것 같기도 하고. 변백현이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몸을 돌리고, 시선을 거두고. 자기도 나처럼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몸을 깊게 파묻는 것 같은데. 실눈을 살짝 떠보니, 변백현은 눈을 감고 있었다.

뭐야, 지도 삐쳤다 이건가. 오늘따라 이상하네, 이게. 거의 절정에 다다른 훈화 말씀도 끝을 향하고 있었다. 아, 빨리 가고 싶다. 오늘 일진 더럽나 봐. 먼지만 수북하다. 괜히 아까 들었던 쉬는 시간 종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도 같고. 변백현이 저거, 진짜 이상해. 낮게 웃음을 터뜨리며 혼자 실실 웃고 있는데, 옆에 있던 변백현이 다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리고, 눈 감고. 뭐하자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중요한 건 여기다. 변백현이, 중얼거린 말.

 

" 나만, 설레나. "

 


종소리를 지칭한 거라 생각하고는 있지만, 왠지 모르게 변백현이 말한 간질간질한 설렘이 뭔지 알 것도 같았다는 건 함정.

 

[EXO/빙의글]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썰, 썰, 썰, 썰, 썰, 썰! (순서 바뀜 주의) | 인스티즈

 

 


" 늦었네? "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 쪽에는 우리 학교 회장 선배가 있었다. 그, 이름이 뭐더라. 나 되게 잘 챙겨주는데, 정작 난 이름도 잘 모르고 있고.그, 맞다. 김준면.

 어, 아까 늦잠을 좀 자서요. 애들이 아무도 안 깨워줬어? 그러게나 말이에요. 팔짱을 낀 채로 의자에 등받이 위 모서리에 걸터앉은 선배가 낮게 웃음을 틔웠다. 아, 이 선배는 별로 친하지도 않으면서 볼 때마다 웃고 그래. 당사자는 화나 죽겠는데.

" 서운했나 보네. "

항상 느끼는 거지만, 눈매도 서글서글한 인간이 눈빛은 또 얼마나 다정스러운지. 정말 아끼는 동생 쳐다보듯, 맞장구는 쳐주면서도 왠지 모르게 흐뭇해 하는 눈빛을 발사하는 김준면이 말했다. 당연하죠. 쉬는 시간에 무조건 매점이에요, 저것들. 툴툴거리는 매 말에 김준면은 또 다시 와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 아, 미안. 그냥 반응이 좀 재밌어서. "

별 게 다 재밌어요, 선배는. 한참이나 웃던 김준면이 적당히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여전히 미소는 잃지 않은 채로.

" 너 말하는 거, 되게 재밌는데. "

" 그래요? "

" 진짜로. 아, 말 나온 김에 학교 생활 어때? 말 좀 해줘. 듣고 싶다. 뭐 필요한 거나 건의 사항 같은 거 대표로 말해준다 생각하고. "

진짜로 재밌나. 진짜라며 고개까지 끄덕이던 김준면이 아, 하고 박 터지는 소리를 내더니 후에 한 말이 저거다. 무슨 학교 얘기를 해달래. 할 말이 없다고 말하려 고개를 드니, 내려다 보는 눈은 기대가 가득하다. 어… 이러면 또 괜히 없는 이야기도 만들어서 해줘야 될 것 같고 그런데.


  요즘은… 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꽤 오래 이어졌다. 김준면의 자잘한 리액션이 말할 맛 나게도 해줬고.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울리는 강당 안, 둘이서 하는 수다는 꽤나 재밌었던 것도 같고. 대충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며 넘어넘어 가던 이야기가 어떻게 매점 이야기까지 와버렸더라.


" 맞아, 너 매점 자주 가더라. 갈 때마다 보이던데? "
" … 봐도 그런 것만 보시고. "


마냥 웃기만 할 줄 알던 인간이 사람 놀리려 드는 법도 알고. 눈을 가늘게 뜨고서 올려다 보자, 짖궂게 웃던 김준면이 다음에… 라며 말문을 여는 입모양이 보였다.

 

" 훈화 말씀 마치겠습니다. 회장, 나와서 인사. "


물론 이 소리에 끊겨서 뒷말은 못 들었고. 벌써 마쳤나. 진심으로 아쉽다는 듯, 김준면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너무 얘기에 집중해서 그런가, 나도 끝내는 소리를 못 들었다.


" 가보세요. 부르네. "


가봐야지. 왠지 모르게 늦장을 부리는 것 같은 김준면이 마이크를 높게 조절하고 있는 선생님 한 분을 흘긋 보더니 다시금 내게 눈을 돌렸다.


" 오늘 얘기 재밌었어. 재미없게 교장 선생님 말씀 계속 들어야 되나 했는데, 네 덕에 살았다. "

" 아, 뭐 별 걸요… "


민망하게. 끼긱거리는 마이크 조절 소리가 들리고, 애들이 서서히 일어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니, 근데 이 인간은 왜 안 가? 곧 찾을텐데. 괜히 내가 더 급해져 고개를 돌리자, 나를 바라보던 김준면이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 다음에는, "

" 회장, 나와서 인사 지도해주세요. "

" 내가 매점 쏠게. 또 얘기하자. 시간 나면, 연락해. "

 

이크, 늦었네. 마지막까지 나긋나긋하게 웃던 김준면이 그 말을 끝으로 후다닥 계단을 내려갔다.


" 시간 없어도 한 번 내봐. 부탁해. "


내려가는 도중, 계단 가운데서 뒤돌아 내게 양 손을 모은 채 부탁한다는 멘트까지 잊지 않고.

 

" … 촌스럽게. "

 

그 촌스러운 인간이 인사할 때 내내 빈 자리가 가득한 뒷 라인만 바라보고 웃었다는 건 함정.

 

 

 

 

 

 

 

 

미치겠다 별드라.. 벼루벼루벼루.

미친. 저 글 그만 써야 되나 봐요.. 안 그래도 못 쓰는데 진짜 이게 글 쓴지 얼마만인지... 진짜... 진짜.. 더럽게 못 쓴다.....

제가요.. 망상은 터지는데 글로 푸는 게 고자라서.. 이렇게 됐네요... 저.. 다시는 달달물 안 쓸래요... ^^

죄송해요..... 엑소 미안해.... 신알신해준 분들도 미안해..... 쪽지 울려서 왔는데 이런 글 보여줘서 미안해................

다음엔 더 고치고 또 고쳐서 올게요.......

준면씨가 너무 아날로그적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면서도 힘들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마 첫빠로 넣을 수가 없었어요. ㅣ준면씨도.. 미안해... 세훈아... 사실 너.. 세후낭~ 네? 이 짤 보고... 쓴 거ㅑㅇ.. 세후니도 미아냏..

 

 

 


암호닉

몽쉘 율하 뀨뀽 막내 도비 구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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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헐대박설레여...ㅈㅓ런학교없나ㅕ..★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현실은.. 현실 입갤 금지. 없죠.. 없습니다. 현실은, 없습니다. 단호합니다.
11년 전
독자2
나지금 이거읽고 신알신함...;;작가님 뭐세요 무세요!!!!!!!!!!정체가 무엇입니까1?!?!?!?! 겁나 설레유..;; 와...;; 당장 신알신하고 춤추고 이거 다시읽으야겟네요 와 진짜 쩐다..ㅠㅠ 으헝ㅠㅠㅠ 작가님 하트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도.. 저도 하트... 사랑해요.. 다음에는 진짜.. 잘 써서 올게요... ㅠㅠ
11년 전
독자3
헐ㅋㅋㅋㅋㅋㅋㅋ찬녀리댜릉☆★ 작가님댜릉댜릉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도 댜릉... 댜릉댜릉..
11년 전
독자4
대박.....사랑해요 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도.. 러브. 포 유.
11년 전
독자5
ㅓ조아 아 조아 미쳐주거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는 얼굴 팔려 죽는 줄 ... 감사해요.. 러브.
11년 전
독자6
ㅠㅠㅜ금손작가니뮤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그런.... 러브... 진짜 사랑합니다....
11년 전
독자7
헐 설렌다ㅠㅠㅠ 세훈ㅠㅜ 백횬ㅠㅠ 설레여ㅜㅠㅜ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단호박!!!! 백현!!!!!!! 감사해요.. ㅠㅠ
11년 전
독자8
모티에서안보여서컴퓨터까지켰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구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헐.. 저 감동... 감사해요 진짜.. 다음엔 진자.. 잘 써올게요..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헐헐........저 율하에요ㅠㅠ 나 기억해여??? 기억한다고 했자나여ㅠㅠㅠㅠ 오랜만에 들어왔더니ㅠㅠ 학교를 졸업한 늙은이지만 저런학교라면 백년만년 다닐 수 있어여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 종소리 개설레네ㅠㅠ 역시 준멘은 학생회장st 작렬이네요ㅠㅠ 이번에도 닥빙하고 가여ㅠㅠㅠ 고마워요 그대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기억합니다. 저.. 기억합니다. 교복 입은 모습이 보고 싶을 뿐이고... 내일 모레는 수능일 뿐이고.. 세훈ㅇ이 화이팅. 종소리 저거 여기저기 구글 유투브 다 찾아도 없어서.. 감사해요 ㅠㅠㅠ 감동...
11년 전
독자10
헐헐헐 ㅠㅠㅠㅠㅠㅠ완전잘써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고갈게요!! 진짜금손감사합니다 ㅠ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러브.. 러브 포 유... 감사해요 ㅠㅠㅠ
11년 전
삭제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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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 블로그 아예 닫아놨어요.. 가면.. 만 나뒹구는 삭막한 벌판.. 아예 닫아버려서 가셔도 볼 거 자체가 없어요.. 소재..!? 소재?! 완전 환영이죠. 사랑이죠. 사랑합니다 ㅠㅠㅠ 몽쉘 누나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자까님.....모티의슬픔이네영...ㅠㅠ나중에 컴터로 돌아올게요ㅠㅠ
11년 전
독자13
와....매우좋아여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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