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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전체글ll조회 5359l 17

 

 

 


다 읽기 귀찮으면 이것만 보세요. 망상 원본.

다 읽기 귀찮으면 그냥 망상이니까 이것만 보세요. 망상 싼 원본입니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공 던지고 놀 때 이런 표정으로 물고 와서 대가리 들이밀고..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저리 가! 하면서 밀고 때리니까 멍하니 밀리면서 이해는 안 되는데 기분 묘해져서 저렇게 바라보고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나중에 늙어서 덜덜 떨면서 변백 다시 찾아갔는데 멍하니 앉아 있다가 숭이 보고 이렇게 웃으면서

기다렸습니다.

이제, 나는 안 기다려도 돼요. 순이가 왔습니다. 나는 다 기다렸습니다.

이제 안 기다려도 돼요. 왔어요. 그쵸?

막 이런 식으로.. 아나.. 내가 말을 더럽게 못해서 그렇지 저런 식으로.. 해맑게..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철수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디론가 가버렸지만 변백은 저 위에 예뻐 보일 때 바라보는 그 표정으로 자는 거 한참 보고 있다가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니까.

어디 가?

해맑게.. 웃으며.. 발목을 잡지.. 다시 떠난다는 걸 아는가 모르는가는.. 상상하기 나름..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순이가 쓰던 연필이나 공이나 뭐든 하나 주면 저렇게 배 까고 누워서 한참 만지고 놀다가 한 쪽에 두고 저렇게 보고.. 엎드려서도 보고..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이건 존나 동네에서 친해진 개랑 교감하는 거..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존나 빡쳐서

으르렁거리면서 들썩들썩 일어나려는 상태..

 

그게 언제였더라. 꼬맹이 시절이었는데. 한 여덟 살이나 됐었을라나?  강아지 한 마리를 주운 적이 있었다. 미미, 민트, 바둑이, 방울이 등의 여러가지 이름 후보들을 제쳐두고, 당시에 친구가 별로 없던 나는 실제 사람 이름처럼 백현이, 이름을 백현이라 지었었다. 강아지는 똥오줌을 못 가리는 새끼 때부터 주워와서, 매일같이 주변을 청소해줘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성은 변 씨로. 똥백현이라기엔 사람 같은 느낌이 떨어지니까, 한자 이름으로 변 씨. 변백현.

 

아무튼, 그리도 아끼고 예뻐했던 백현이는 집을 나갔다. 얼마나 울었던지. 엉엉, 백현아, 돌아와. 내가 앞으로는 산책 다시 잘 시켜줄게. 하루도 안 거르고 시켜줄게. 미안해, 백현아. 미안해. 돌아와, 백현아. 내가 잘할게. 백현아. 물론, 백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튼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나는 또 다른 백현이 하나를 주웠다. 나는 그 백현이 또한 예전 강아지 백현이처럼 아끼고 예뻐했는데, 우리 백현이 둘이 달랐던 점이라고는 딱 하나였다. 사람. 사람이라는 점. 내 나이 열여덟에 주운 변백현은, 사람이었다. 사람 같은 이름을 가진 강아지가 아니라, 진짜 사람. 사람이라는 거 하나 빼고 그 외의 것들은 전부 그 전 강아지 백현이와 같았는데,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 같아버려서, 조금 곤란할 때도 있었다. 생활 습관 하나하나가 사람이 아닌 개를 닮아서. 예를 들면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법도, 옷을 갈아입는 법, 씻는 법과 현대 문명 하나까지 몰랐고, 결정적으로 말까지 할 줄 몰랐다. 백지 같았던 아이. 순수함.

 

이 글은 내 열여덟의 변백현을 그리며 쓰는 글이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더럽게 착하고 지고지순하기만 했던 송중기에 빡쳐서 쓰는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백현의 늑대소년.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건 낡고 지저분한 나무 판자 지붕이었다. 아, 이 자식이 또. 제 딴에는 배려랍시고 해준 건지, 볏짚더미 위에 깔아둔 모포가 요 일주일간의 내 침대였다. 물론 침대를 만든 장인은 변백현이며, 곤히 내 방에서 자던 내게 억지로 이 침대에서 잘 권리를 주는 것도 변백현이었다. 아이고오, 허리야. 부스스하게 뜬 머리를 정리하며 허리를 일으켰다. 빡빡한 머리를 쓸어내리자, 머리칼에 엉겨 있던 볏짚 몇 개가 떨어져내린다. 콕콕, 허리며 팔뚝에도 느껴지는 까끌한 무언가에 익숙하게 팔을 들어 세로로 박혀 있는 볏짚을 잡아 뺐다. 하여간 변백현 이건 뭘 해도 어설퍼.

 

대충 정리가 된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 바짓단까지 곱게 매만진 뒤, 기지개를 쭉 폈다. 볏짚 냄새, 퀴퀴한 먼지 냄새와 더불어 짐승 우리 특유의 깔끔하지 못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끼익. 낡은 문이 열고 난 뒤, 조심스럽게 다시 닫았다. 대여섯 개는 족히 되는 듯한 자물쇠들을 한 번 살펴보고, 다시 눈을 돌렸다. 역시 이건 아무리 봐도 보기 거북하다. 이것도 나름 특별 대우라면 특별 대우겠지. 돌아본 우리는 넓었다. 녹슨 쇠 냄새가 코를 찌르는 이 곳이, 변백현의 집이었다. 저기 보이는 저 무수한 철창들은, 옛 가족들의 집이라고 해야 맞는 건가.

 

 

 

" 백현아! "

 

새삼스럽게 낯선 변백현의 집을 한 번 둘러보고, 천천히 우리를 나섰다. 날도 찬데 요 놈이 어딜 싸돌아다녀. 평소 같았으면 일어날 때까지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을텐데, 오늘은 볼 일이 있지 싶다. 뭐, 그래봤자 대충 어떤 일인지 예상은 가는데. ㅇㅇ이 일어났니? 또 거기서 자고 나오는구나. 처음에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그 후에는 놀라는 시늉이라도 해주더니, 이젠 그것마저도 없는 엄마의 인사에 네에 짧게 대답해주고 집을 나섰다.

 

" 산책? "

" 요 앞만 잠깐. "

" 백현이는? "

" 걔 찾으러 가는 거예요, 지금. "

 

 

웬일이라니? 너랑 아주 찰떡처럼 달라 붙어 다니더니, 혼자 다니기도 하네.

친구 생겨서 기쁜가 보죠. 또 그런다, 엄마는. 놀리는 게 분명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왜, 병아리잖아. 우리 ㅇㅇ이 병아리. ㅇㅇ이 뒤만 졸졸졸. 아, 엄마는 차암. 대충 면박주듯 말하고는 나왔지만, 나 역시도 찾으러 가는 길은 낯설었다. 매일 녀석이 나를 찾으러 왔지, 나는 녀석을 찾아나선 적이 없으니까. 엄마 말마따나 병아리 새끼처럼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변백현 덕에, 녀석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필요하거나 보고 싶으면 고개만 돌리면 됐다. 그럼 언제나 바보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따라오고 있던 변백현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백현아! "

 

그리고 저기, 내가 보기에는 자기나 저 강아지나 똑같아 보이는데,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조심스레 이씨 아저씨 댁 강아지와 손을 맞대고 있는 그 당사자가 보인다. 고개만 돌리면 항상 주변에 있었는데, 오늘은 고개를 아무리 돌려도 보이질 않아 왠지 모르게 서운하게 만들었던 그 당사자. 내 목소리를 들은 변백현이 움찔거리는 게 보인다. 쫑긋. 정말 딱 이 말이 맞겠구나. 큰 귀 하나 달아주면 딱일 것 같은 변백현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모습이 귀여워, 백현아! 다시 한 번 불러주니, 목소리가 채 울리기도 전에 나를 발견한 변백현이 강아지의 손을 내팽개치고 총알처럼 내게 달려왔다.

 

물론 말을 할 줄 모르는 녀석이라, 내 앞에 달려와 서는 게 전부지만. 숨도 안 차나 봐. 순식간에 내 앞에 다가와 선 변백현이 말똥거리는 눈으로 나를 내려보다, 대뜸 고개를 숙인다. 말 자체를 모르는 변백현은, 그래서인지 칭찬을 유독 좋아했다. 예전에는 착한 짓을 했구나 싶을 때만 내게 칭찬해달라 쭈삣쭈삣 고개를 숙이더니, 이젠 아주 시도떄도 없이 고개만 숙여댄다. 양심 없는 강아지 같으니. 하긴, 뭐. 그게 녀석과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소통이니까. 가나다라는 고사하고 으으, 하는 괴상한 소리밖에 낼 줄 모르는 변백현이 유일하게 자신을 표출해내는 수단. 소통 수단. 이걸 소통이라고 볼 수 있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름의 방식이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되나. 사소한 접촉임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기분이 조금은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그런 게 있다, 촉 같은 거.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나쁠 때, 그냥 사소한 기분 하나하나.

 

기분이 좋을 때는 왠지 모를 열기까지 내면서 신이 난 듯 꼼질꼼질거리는 머리를 부비적거리고, 잠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봤을 때는 보고 싶었다고 온 몸으로 외치듯 엉겨 붙는다. 그리고 기분이 안 좋을 땐, 떨어지지 말라는 듯이 가슴 앞자락까지 머리를 들이댄다. 이제 됐겠지 싶어 손을 떼려고 들면 그만큼 몸을 들이밀어서, 도통 떨어질 수 없게끔. 떨어지지 말라는 듯이, 그렇게 한참이나 치댄다. 자기를 알아주길 원하는 변백현의 유일한 표출 수단. 근데 솔직히, 그냥 스퀸십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은 녀석이긴 하지만.

 

 

" 야, 너 내가 나 잘 때 몰래 너네 집에다 옮겨두지 말랬지. "

 

 

그래서,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가끔 이런 심술 아닌 심술을 부리기도 하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변백현이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본다. 잠시 상황 파악을 하듯 눈치를 살피며 눈을 도록도록 굴리더니, 표정이 영 아닌 것 같았는지 풀 죽은 표정으로 허리를 다시 곧추 세운다. 뭐, 그런 표정 지으면 뭐. 끼잉, 변백현이 우는 소리를 냈다.  아, 그런 소리 내면 또 뭐! 빨리 따라오기나 해!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이거 이거, 삐친 거 봐라. 잔뜩 풀 죽은 표정으로 우는 소리를 내던 변백현을 제쳐두고 걸어가다 흘긋 뒤를 돌아보니, 딱 저 표정으로 내 뒤를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는 변백현을 볼 수 있었다. 축 쳐진 눈꼬리에, 힘 빠진 걸음걸이. 걸을 때뿐만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항상 내가 시야의 전부라는 듯이 나만 바라보는 녀석이라, 뒤를 돌아보자마자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런데 요 놈 좀 보게?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너 지금 나 삐쳤소 하고 동네방네 소문 내냐? 뚱한 표정의 변백현이 고개를 돌려버린다. 어쭈, 이 똥강아지 좀 보게. 삐쭉빼쭉한 표정의 변백현이 기가 차다는 듯이 허? 하고 헛웃음을 치는 나를 한 번 바라봤다가, 팔짱을 끼며 다시 고개를 돌려버린다. 삐쳤다 이거지. 그래, 마음대로 해라. 어쩌겠냐 식으로 고개를 돌리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참을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고 있던 변백현이 한참 뒤에야 허겁지겁 나를 쫒아오는 게 느껴졌다. 멍청이.

 

 

 

 

***

 

 

 

 

 

" 이리 와서 앉아. "

 

여전히 뚱한 표정의 변백현이 누워서 내가 준 연필을 만지다 등을 돌리고 모로 누워버린다. 저게? 백현아, 이리 와서 앉아보라니까. 두 번. 전보다 더 부드럽게 이름을 불러주자, 고개만 살짝 돌려서 나를 바라보던 변백현이 다시금 고개를 돌린다. 어쭈, 튕겨도 너무 튕겨. 그래도 한국인은 삼세 번이라고, 백현아? 이리 좀 와봐. 세 번 째로 불러주니, 누워 있던 변백현이 못 이기는 척 일어나 내 앞까지 와 풀썩 주저 앉는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이거이거, 걸어오는 표정 좀 보소. 내가 한 번 가준다 하는 표정으로 뒷짐까지 지고 슬슬 걸어오던 변백현이 내 앞에 풀썩 주저앉았다. 앉은 꼬라지는 또 뭐야. 양반다리 딱 해놓고 아까처럼 팔짱까지 끼더니, 고개는 또 돌리고. 속 좁은 놈. 혀를 쯧쯧 차니, 고개를 돌리고 있던 변백현이 순식간에 고개를 돌리고 머리를 갸웃거린다. 아, 이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구나. 다시 한 번 들려주니 꺾인 고개를 조금 더 갸웃거리던 변백현이 좋은 소리는 아니란 걸 알았는지, 인상을 팍 찌푸린다. 눈치만 빨라서는.

 

더 삐치기 전에 얼른 풀어줘야 될 것처럼 보이는 변백현에 놀리기는 그만 두고 옆에 있던 책과 인형에 손을 뻗었다. 여전히 아니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변백현의 시선이 내 손 끝에 가서 꽂힌다.

 

 

" 웬디, 마이클, 존, 그만 자야지? 엄마가 말했어요. "

 

 

소통의 수단, 말을 모르는 변백현이 동화를 읽어준다 해서 이해를 하리란 보장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백현은 내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고, 그래서 택한 게 바로 이야기 연극이었다. 말을 할 때도 손짓 발짓을 동원해가며 해야 겨우 이해를 하는 변백현의 수준에 맞춘, 인형극. 나이가 나이인지라, 수중에 있는 인형이 없었다. 그래서 급조한 종이 인형. 흡사 졸라맨 같이 생긴 인형 셋을 나란히 눕혀 놓고 옆에 펴둔 책을 읽어내렸다. 불이 꺼졌어요. 웬디도 잠이 오기 시작했답니다. 변백현을 보며 떠올랐던 게 왜 피터팬이었을까. 하고 많은 동화 중에 액션신이 제일 많은 피터팬을 선택함에 후회하기도 잠시, 바라본 변백현의 표정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짜식, 넋이 나갔네, 아주. 그래, 그럼 내가 또 강아지 키우는 주인 입장으로 구연 동화장 한 번 신명나게 벌려볼까.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피터팬은 매년 봄맞이 대청소 날마다 웬디를 네버랜드로 초대하기로 약속했답니다.

단, 깜박 잊을 때만 빼고요. 아이들은 원래 깜박깜박거리기 일쑤잖아요. "

 

 

이야기가 끝나고 책을 덮었을 때, 변백현은 잠이 들어 누워 있는 인형들이 아닌 나를 보고 있었다. 뭐, 뭘 그렇게 봐? 그렇게 재밌었냐? 다음에 또 읽어줘? 매번 그렇게 보는 건데도 불구하고 기분이 좀, 이상했던 걸로 기억한다. 주절주절. 괜한 기분에 떽떽거리는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말하던 중이었다. 쥐도새도 모르게 다가온 변백현의 손이, 머리에 닿은 게. 

 

엉성한 동작으로 머리를 쓸어내리는 녀석의 얼굴에 햇빛이 비쳤다. 기분이 조금 더, 이상해졌다.

 

 

 

***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모르면 그려. 자, 이렇게, 그려. "

 

엄마가 나 키우면서 이런 기분이었을까. 변백현 학습 모드에 돌입하기로 마음 먹은 지 2시간, 솔직히 멘탈은 넉다운이다. 연필을 쥐어주니 입에 들어가는 걸 가까스로 막아세우고, 다시 쥐어주고,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제 딴에는 낙서라도 해본다고 종이에 뭔가 한 번 그어라도 보는 것 같은데, 금세 또 부러지고. 수업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서 해먹은 연필만 한 다스다. 제 나름 해본다고 하는 것 같아서 뭐라고도 못하겠고. 얼마나 집중을 하는지, 책상에 아주 얼굴을 파묻고 꾹꾹 눌러서만 쓴다. 주먹으로 연필을 쥔 변백현이 내가 먼저 써둔 자음을 따라그린다. 힘조절하는 게 힘든지 선 하나 똑바로 긋지 못하고 꼬물거리는 무언가를 그려놓은 변백현이 자랑스럽게 웃으며 공책을 내보인다.  그, 그래. 너, 미술에 소질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 칭찬 아니니까 고개 숙이지 말라고, 멍청한 똥개야.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변백현 학습 모드 가동, 챕터 투. 얼굴도 잘생기고 목소리도 좋을 것 같은 놈이 말을 못하면 쓰나. 한 단어, 짧은 문장이라도 말다운 말을 한 번 해봤으면 싶어서 생각했던 건데, 이것도 역시 영 쉽지는 않다. 솔직히 많고 많은 말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누나냐? 그냥. 듣고 싶어서. 아무튼, 이게 영 잘 안 된다. 누나라는 말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변백현은 그게 아닌가 보다. 누우, 나. 누나. 따라해 봐. 누나. 누우 나아. 입술 이렇게 하고.

 

" 으, 와? "

" 누우 나아. 누나. "

" 으, 느으. "

 

느으, 느. 아니야, 그게 아니라, 누. 입술 쭉 빼고. 누우. 느으? 누우! 으, 느우. 느으, 누, 누우, 느, 으. 고작 두 단언데도 불구하고 30분을 누, 하나에 막혀서 실랑이 중이었다. 한참을 누! 누! 누를 외치던 나도 지치기 마련. 느으, 느으를 남발하는 변백현을 두고 왠지 모르게 화가 나서, 그냥 다음에 하자, 해버렸다. 아무리 내가 예전 강아지 이름을 붙여줬다지만, 변백현은 사람이었다. 사람인데 사람 말을 못하면, 그게 뭐야. 대체 어떻게 살았다는 거야. 그게 화가 났다. 어떻게 살았길래 말 한 마디도 못하고, 누나 하나를 못해서 30분을. 화를 삭혀야겠다 싶어서, 그래서 그랬다.

 

 

" 됐으니까 그만 하라니까. "

 

 

다음에 하자는 얘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내 표정을 살피다 다시금 느으, 느으를 남발하는 변백현이 거슬렸다. 그냥, 안 되는 거 억지로 하니까, 힘들어 보이기도 해서. 그런데 변백현은 또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나를 약올리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하지 말라고 하면 할 수록 목소리는 더 커졌다. 야, 그만 안 해?! 끝에, 내가 소리를 빽 질렀을 때는 온 집 안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으니까. 그냥, 좀 속상해서, 그래서 그랬다. 내가 못돼서. 멍청한 내가 화를 식히겠다는 말도 안 되게 이기적인 생각으로 변백현을 한 번 쏘아보며 잠시 방을 나서고, 평소 같았으면 따라왔을 변백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은 채, 내가 집 앞마당을 산책하러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느으, 느으를 그치지 않았었다.

 

그리고 소리가 그쳤음에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느긋하게 발걸음을 뗀 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변백현은 아까와 같은 자세로 주저앉아 있었다. 백현아. 불러도 고개를 돌리지 않는 변백현을 본 순간, 어찌나 미안하던지. 결국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아까 앉았던 쇼파에 앉아 변백현을 내려다 보았을 때, 뭔가 쿵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발음 자체가 그러는 건지, 기운이 빠진 건지. 입꼬리에 덩달아 눈꼬리까지 축 쳐진 변백현이 왠지 모르게 기가 죽은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갑갑하다는 듯이. 계속 으, 으으, 이상한 소리를 내는 변백현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잘했어. 내일 하자, 내일. 잘했어, 우리 백현이. 미안해. 내가 미안해. 끌어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아마도 변백현은 품을 파고들며 으, 느으,  제 딴에는 누나 소리를 계속 내뱉었던 것 같다. 왠지 모르게 그 소리가 울음처럼 들렸던 건, 발음에 문제가 있어서일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기다려! "

 

누나 공부 사건 이후로 어쩐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 변백현은 나도 모르게 신경이 쓰였다. 원인 제공은 나로부터 나온 거고, 잘못도 내가 한 거고, 그냥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잘못했네. 그래, 내가 잘못했고 말고. 평소와 같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변백현이 좀 이상했다. 그냥, 저번에 한 번 죽은 기가 그대로 푹 꺾여서 지하로 추락하는 것 같은 느낌? 매일 똘망똘망한 눈으로 머리를 들이밀면서 칭찬해달라 하던 놈이, 이젠 그것도 없고. 그냥 나만 보면 특유의 표정을 짓는다. 면목이 없다는 표정? 부족하다는 표정? 척 봐도 자괴감인데, 내가 녀석에게 그런 감정을 심어줬다니, 이건 주인이고 뭐고를 떠나서 백 퍼센트 사죄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뭐, 나도 너 눈치 보고, 너도 나 눈치 보는 총체적 난국. 이 말도 안 되는 형국을 극복하기 위한 뭔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딸기. 역시 변백현 하면 먹을 거지. 먹을 거라면 환장을 하는 녀석인 건 아는데, 녀석이 또 유독 더 좋아하는 게 있다. 내 예상엔 고기나, 고기라거나, 고기 같은 걸 좋아할 거라는 내 예상과는 사뭇 다르게 변백현은 딸기를 좋아했다. 과일이라니. 변백현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과일이라니! 예전에 놀랐던 사실을 꺼내놓고 그 사실에 다시 한 번, 딸기값에 두 번 놀라며 장바구니에 딸기를 담았다.

 

 

" 백현아, 딸기! "

 

 

저 멀리서 글씨 쓰는 연습을 하던 변백현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손에 들린 물체를 확인하고는, 마하의 속도로 달리기 시작. 내가 줬던 연필 한 자루가 있는데, 매일 그것만 끼고 살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놈이 연필까지 휙 내팽개치고 달려왔다. 어쭈, 이게 내 선물보다 딸기가 더 좋다 이거지. 눈 깜박할 사이에 내 코 앞까지 다가온 변백현이 우와! 한다. 말도 못하는 게 감탄사 하나는 잘 배워왔네. 그리곤 대뜸 손부터 뻗으려 들길래 얼른, 기다려! 하니, 즐거운 표정으로 손을 뻗던 변백현이 순간 정지. 무슨 버튼이라도 누른 듯이 손만 뻗어놓고 나를 바라본다. 한동안 그런 녀석을 빤히 바라보니, 이젠 혀까지 쭉 내밀고 앉아서 올려다 보는 거다. 귀여운 것. 손 떠는 거 봐. 먹고 싶지? 먹고 싶지? 끼잉. 다시 끙끙거리는 변백현의 눈빛이 아련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지.

 

" 손부터 씻고 와. "

 

우리 백현이, 그 즉시 화장실로 달려가는가 싶더니 결국 화장실 물난리 쳐놓고 왔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그렇게 맛있어? "

 

화장실은 물난리 판, 거실 방바닥은 딸기즙 판. 모두 변백현 선생의 작품이로다. 손만 씻고 오라니까 아예 샤워까지 하고 온 건지, 옷 앞자락을 죄다 축축하게 만들어 온 변백현이 양 볼 가득 딸기를 쑤셔넣는다. 힘조절도 안 되는 듯, 손에 쥔 딸기가 뭉그러져 물이 뚝뚝 떨어진다. 인간아, 넌 내가 먹여줘야지. 백현, 기다려. 막 여덟 번째 딸기를 입에 넣으려는 변백현이 아까와도 같이 동작을 멈췄다. 딸기를 쥔 손에서부터 즙이 주루룩 떨어져, 변백현의 바지를 적셨다. 그것만 먹고, 멈춰. 멍하니 입을 벌리고 내 눈치를 살피던 변백현이 마지막으로 손에 쥔 딸기를 입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게 딸기를 먹는 거야, 딸기로 세수를 하는 거야.

 

주둥이에 딸기즙으로 떡칠을 해놓은 변백현이 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야, 이리 와. 입 좀 닦고 먹어. 내가 참, 애를 키우지, 키워요. 이럴 줄 알고 준비해 둔 물수건을 꺼내들고 주둥이 대, 말하자, 앞에서 제 손바닥을 핥던 변백현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지지, 그거 먹지 말고. 결국 무릎 걸음으로 변백현 가까이에 가 허리를 숙이고 입가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이게 세수를 했네, 세수를. 팩 하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안 끈적해? 중얼중얼, 혼잣말로 타박하다 슬쩍 바라본 변백현의 표정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올곧은 시선으로 나만 올려다보는 그 눈이라니. 괜히 쓰다듬어주고 싶게 만드는 건 제가 의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 뭘 그렇게 봐. "

 

물론, 왠지 모를 민망함에 괜히 머리 한 번 쥐어박은 게 함정이지만. 손이나 내놔. 얼굴에 열이 몰리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처박고 변백현의 손을 끌어당겼다. 순순히 끌려오는 손은, 처음 발견했었을 때의 그 충격과는 사뭇 다르게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곱다. 고운 손. 희고 예쁜 손. 조물조물, 꼼지락거리며 은근히 손을 잡아오는 변백현은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고, 깔끔해진 손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내려놓았다. 이제 좀 깔끔하네. 자, 따라해 봐. 아.

 

" 아? "

 

옳지. 변백현이 입을 벌린다. 나는 그 안에 딸기를 쑤셔넣는다. 딸기즙은 흐르지 않는다. 오케이, 완벽해. 꼭지까지 마구 씹어먹던 변백현이지만, 나는 또 나름의 배려로 꼭지도 떼서 넣어줬다. 주인 잘 만나 아주 상팔자야, 상팔자. 아는지 모르는지, 멍하니 딸기만 받아먹던 변백현이 대뜸 딸기 바구니로 손을 뻗는다. 야, 내가 준다니까?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한 웅큼 집어서 다시 먹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구나. 조심스레 딸기를 집은 변백현이 진중한 표정으로 내게 손을 내민다. 어, 어? 나 먹으라고? 눈빛은 무슨, 성화 전달식 같은데? 변백현에게 먹을 걸 받다니. 이거 먹어도 돼? 정말, 감격스러운 날이다. 잠시 감격에 젖어 있던 나를 깨운 게 변백현도 아니고, 딸기 향은 더더욱 아니고, 힘조절에 실패한 변백현 덕에 다시 손 안에서 죽어간 딸기즙 때문이라는 게 조금 함정. 저도 이상한 걸 아는지, 주먹을 꽉 쥔 채 내밀고 있는 변백현의 표정이 의문과 당황감에 휩싸인다. 귀여운 놈.

 

그래도 그 찝찝한 딸기는, 그냥 받아먹었다. 변백현의 표정은 매우 흐뭇해 보였다.

그 치덕치덕한 손으로 자꾸만 딸기를 먹여주려 들길래 됐다고 사양하니, 또 삐쳐서 방으로 들어간 건 두 번째 함정. 

 

  

 

***

 

 

 

 

 

 허억. 하악.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여. 변백현보다 더한 짐승이라고, 지금의 내가!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지 싶다. 진짜 강아지가 아니긴 하지만 보호자 없이 혼자 나돌아다니는 건 백퍼센트 사고로 이어지는 변백현이라, 나갈 땐 항상 같이 나간다. 그리고 오늘도. 별로 내키지는 않는데, 이 영악한 똥개새끼가 때 아닌 애교를 부리는 탓에. 이게 진짜 자길 개로 아는 건지 뭔지, 문을 닫고 있으면 그 문을 박박 긁는다. 아무리 내가 변백현을 돌본다지만 그래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가끔 문 닫아놓고 있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꼭 저 짓을 한단 말이지. 오늘은 내 옷자락을 쥐고 끌면서, 한 손으론 나가는 문을 박박 긁더라. 낑낑거리면서.

 

오늘은 나 피곤한데 엄마랑 가면 안 될, 까지 했을 땐 아주 대성통곡을 할 기세로 낑낑거리며 울고. 아니, 얘는 왜 자꾸 나를 데리고 나가려고 드는지 모르겠다고. 워낙 운동 자체를 싫어하는 편이라, 차라리 엄마랑 나가는 게 더 재밌을텐데, 변백현은 곧죽어도 나랑만 나가야 된다는 듯이 옷자락을 잡고 늘어졌다. 항상. 매번.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토할 것 같은 호흡을 내뱉게 된 거고. 야, 이, 천천히 좀, 야! 정신없이 내달리던 변백현이 걸음을 멈추고 나를 뒤돌아 본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또 달려와서, 나를 데리고! 나를 잡아끌고 가려고! 지금! 이 미친 개가!

 

그래서 택한 게, 바로 장난감이었다. 도저히 변백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나로써는 데리고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이 이거 하나니까. 집에 박혀 있던 꾀죄죄한 공 하나를 꺼내 그걸 집어던지면, 변백현은 그걸 물어오는 거다. 말 그대로 똥개 훈련이 따로 없는데, 당사자는 그걸 매우 즐기는 듯 보였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지금도. 공이 떨어지는 동시에 총알처럼 튀어나간 변백현은 1분을 넘긴 적이 없었다. 시간도 재봤다. 1분 안에 공, 물고 온다. 물고. 들고 오는 게 아니라, 물고 온다. 내 주먹보다 조금 더 작은 야구공을 입에 물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모습은 어떻게 해도 고쳐지지가 않는구나. 입으로 물지 말라니까. 이 건방진 개가 이젠 내 말도 씹네.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온 변백현이 꾸중하는 내 말을 무시하고 내 손에 공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이민다. 칭찬, 해달란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그렇게 좋아?

 

이제 나는 뒷전인지, 불러도 대답 없는 변백현이 뉘인 몸을 흔들며 양 손으로 인형을 만지작거린다. 다 큰 남자애가 제 얼굴보다도 작은 인형을 갖고 노는 꼴이라니. 언밸런스한 모습에 웃기기도 잠시, 인형에만 정신을 쏟고 있으니까, 좀 서운하기도 했다. 사건의 발단은 공을 찾으러 들어갔던 방에서 튀어나온 저 인형, 인형!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인형인데, 내 방까지 어떻게 어떻게 따라들어 온 변백현이 그걸 본 거다. 눈이 완전, 초롱초롱 빛난다고 해야 되나. 쪼그려 앉아서 그것만 계속 보고 있길래, 나도 모르게 가질래? 해버렸다. 이 개는 이런 말만 잘 알아듣지. 특유의 쫑긋거리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통에 가져 소리가 쑥 나와버렸더란다. 가지란 소리가 떨어지자 마자 인형을 낚아채던 변백현의 손은, 타짜와도 같아 보였다고나 할까.

 

인형 가지고 노는 법을 모르나? 변백현은, 그냥 인형을 가지고만 있었다. 만지작거리고, 조물거리고. 아, 냄새 맡는구나. 냄새만 계속 맡았다. 그거 내가 어렸을 때부터 끼고 살던 거라, 잘 때 내 침도 잔뜩 먹었을 인형인데. 배를 발랑 뒤집어 까고 누워서 양 손으로 인형을 높이 처들고 보다가, 또 허리 배기면 모로 누워서 끌어안고 있다가, 엎드려서 앞에 두고 빤히 보다가. 아주 정신이 나가버린 변백현은 좀, 귀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잠시 인형이 더 있던가 생각하며 바라본 변백현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인형을 한 손에 꼭 쥔 채로.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기다려. "

 " 크르릉……. "

" 기다려. 기다려, 기다리라고! 기다려! 기다려, 변백현! "

 

목이 쉬어버리겠구나, 이 와중에도 잡생각이 들었다. 으르렁거리는 목울음이 울린다. 금방이라도 앞으로 달려나갈 것 같은 변백현이 기다리라는 내 외침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막을 수 있다. 기다려. 기다려, 백현아. 제발. 움직이면 안 돼. 응? 매섭게 살기를 띄던 변백현의 몸짓 하나하나가 조금 온순해지는 것 같았다. 들썩이는 몸의 진동이 잦아든다. 그래, 이제 막을 수 있어. 막을 수,

 

 이 짐승 새끼야, 와. 이리 와 봐. 와서 인형 가져가야지. 엉? 그렇게 목 매고 죽는 ㅇㅇ이가 준 거잖아. 안 가져가? 어? 이거 내가, 내가 갖는다? 어? 저 미친 새끼는,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 마지막 도발. 아침까지만 해도 변백현이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인형의 배가 놈의 손에 의해 터진다. 솜뭉치가 튀어나오는 동시에 변백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변백현은, 없었다.

 

변백현이, 달려나간다.

 

 

***

 

 

 

 " 가. "

 

언제나처럼 멍하니 내 옆에 서 나를 바라보던 변백현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안 들려? 가라고. 다시 한 번 갸웃. 꺼지라고, 이 개새끼야. 옆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을 무시한 채, 그냥 앞으로 걸어나갔다. 따라오지 마. 제발, 따라오지 마라. 물론 바람은 바람일 뿐이었다. 이해를 하지 못한 건지,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변백현은 평소와 다름없이 내게서 두어 걸음 떨어져 뒤를 따라왔다. 오늘따라 경직된 듯한 몸짓임은 느낄 수 있었다. 알고 있구나. 알면서, 이 개새끼는 알면서도 나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구나. 우뚝. 멈춘 걸음에 변백현도 따라 걸음을 멈춘다. 한숨을 크게 내쉬고 뒤를 돌았다. 언제나처럼 고개만 살짝 돌리면 볼 수 있었던 변백현이 있었다.

 

" 나 너 이제 싫어. 무서워. "

 

침을 몇 번이나 삼켰음에도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내 앞에 선 변백현이 한참 뒤에야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딴 표정 좀, 그런 짓 좀 하지 말고! 울컥 하는 마음에 빽 하고 소리를 지르자, 순간 움찔거리던 변백현이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데록데록 눈을 굴리는 모습도, 양 손의 손가락을 마주 모으고 가만 두지 못하는 것도, 오늘로 마지막이겠구나. 눈가에 열이 확 몰렸다. 뿌옇게 흐려지는 변백현의 모습이 절망적이었다. 낑, 끼잉. 변백현이 앓는 소리를 낸다. 내 주변을 정신없이 서성이다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고개를 들이민다. 바보야, 이런 것도 하지 말라고! 억지로 어깨를 잡아 미는 내 몸짓에도 꿈쩍 않는 녀석이, 계속해서 고개를 들이밀었다. 하지 마, 하지 말란 말이야! 밀리고, 밀치고.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흐려진 시야 사이로 비친 변백현은 어쩔 줄 몰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황하는 것도 아니며, 말 그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밀치는대로, 변백현의 몸이 밀린다. 그리고 반동처럼 다시 내 앞으로 다가온다. 왜? 변백현의 표정이 말하고 있었다. 좀, 가! 가라고! 이제 너 싫으니까, 너 가면 죽는다니까? 죽어! 죽는다고. 총, 총 못 봤어? 죽잖아. 죽는다잖아!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앞에 있는 변백현은 여전히 내게 다가오려 하고 있었고, 나는 다시 밀쳐내고. 한참을 쓸모없는 실랑이로 시간을 죽이기를 한참, 변백현이 내게 가까이 하려는 몸짓을 멈추고 똑바로 서서 나를 내려다봤다. 변백현이 내게 손을 뻗는다.

 

" 좀, 이런 것도, 이제……. "

 

 

변백현의 손이 내 머리에 닿고, 엉성한 모양새로 쓸어내려진다. 쓰다듬어준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저번보다 많이 나아졌네. 어이없는 웃음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가야지. 가야겠다. 진짜 가야겠구나. 온 몸에 열이 가득찼던 방금과는 달리, 이젠 추웠다. 덜덜 떨렸다. 떨리는 손으로 변백현의 손을 쳐내자, 멍한 변백현의 표정이 묘하게 굳는 게 느껴졌다. 거 봐, 알잖아. 차갑게 식은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한숨을 쉬자, 앞에 있던 변백현이 다시금 손을 올리는 게 보였다.

 

건들지 마.

 

변백현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진다. 도망을 가야 된다. 차마 표정을 볼 수 없지만, 오늘이 아니면 변백현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은 없을테니까. 굳어버린 뒷목을 억지로 들어 변백현의 얼굴을 마주봤다. 손을 내뻗은 채 굳어버린 변백현에게서, 두어걸음 뒤로 물러났다. 따라오지 마. 움직이지 마, 변백현. 조금씩 무너지는 변백현의 표정이 낯설었다. 다시 한 번, 다가오려는 몸짓이 보였다.

 

기다려.

 

물론 발버둥에 불과했지만. 세 걸음, 네 걸음, 천천히 멀어져가는 내게 변백현이 손을 뻗었다. 아, 으, 으으, 괴상한 소리를 내며. 아, 으, 으으, 아, 으, 우으, 다급한 목소리는 점점 울음소리로 변해갔다. 변백현의 표정은 이제 울상이었다. 우으, 윽, 으, 으. 팔을 허우적거리면서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몸뚱이가 한없이 가련하게 보였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오기 위해 굽어진 허리를 쭉 내밀고 있었다. 잡으려는 듯이, 잡아달라는 듯이 손을 내뻗고 있었다. 주먹조차 쥐지 않고, 최대한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점점 커지는 목소리와 몸짓이 버겁다.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손을 뻗는 변백현에게서, 등을 돌렸다. 

 

 

" 기, 지, 아. 그아. 가. 가, 지. 가, 지마. 가지, 마. "

 

 

변백현은 언제나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돌아본 자리에는, 잔뜩 엉망이 된 얼굴로 입을 뻐끔거리며 울고 있는 변백현이 있었다. 숨도 못 쉴만큼 꺽꺽거리고 있으면서, 그런 주제에 말을 한다. 한 번도, 그렇게 시켜도 못한 말을 이제서야 한다. 가는 마당에, 이제서야.

 

 

" 가지 마. "

 

 

 

 처음으로 들어본 목소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마지막까지 영악한 놈. 마지막 선물을, 이렇게 주면, 어떻게 가. 내 마지막 기억의 변백현은, 울고 있었다. 울부짖고 있었다. 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망가진 얼굴은 잔뜩 젖어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그 예쁜 눈을 잔뜩 찡그린 채로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일그러진 입에선 쉴새없이 가지 마를 외치며. 그리고 나는 어이 없게도 지저분하게, 얼굴을 닦아줘야 되는데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눈물도, 닦아줬어야 됐는데.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데. 가지 마. 다시 한 번, 변백현이 내게 말했다. 가야 된다. 가야, 가야 돼. 억지로 몸을 비틀어 달리기 시작하자, 가지 마, 가지 마! 변백현의 목소리도 따라 커지기 시작했다. 가지 마, 가지 마아. 아아. 아. 아, 아아. 아아아! 멀어지는만큼 소리도 못 내고 아, 만 남발하던 변백현이 끝내는 소리 내 울기 시작한다.

 

변백현의 울부짖음이 등 뒤로 울리고 있었다.

 나도, 따라 울고 싶었다.

 

 

 

 

 *****

 

 

 

 

 

" 내가, 너한테서 그 낡은 집 하나만 가져가는 이유를 알아? "

 

 

네가 가진 건 그거 빼고 전부 다 쓰레기가 돼버렸거든.

 

네 망가진 발처럼. 놈이 고개를 숙인다. 웃기더라. 나는, 죽어버린 줄 알았다. 고작, 고작 발 하나. 발 하나 신경이 끊어졌던 것뿐인데, 자기는 총을 들고 겨눴던 주제에 발모가지 하나 나간 것뿐인데, 그런데!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는 말을 애써 삼키며 목청을 가다듬었다. 지금 내가 내려다보는 이 얼굴이 예전 그 두껍던 낯짝이 맞을까. 더러운 새끼. 굴욕감으로 물든 얼굴은 10년을 꿈꾸던 그것처럼, 보기보다 그럴싸했다. 이 그림이 바로 내가 그리도 바라고 바라던, 그 그림인데. 하나가 빠진 것 빼고는 완벽한 그림이었다. 감사 인사, 안 하나 봐? 아랫입술을 무는 놈의 얼굴이 보인다. 고마, 워.

 

" 나이가 젊어서 그렇지, 이래봬도 이사회장인데. 말이 어째 반토막이 났네? 이 회사 주식처럼. "

" …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아, 통쾌해. 통쾌해라. 통쾌한데, 진짜 통쾌한데, 어쩐지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고작 이 하나 때문에, 잃은 게 너무도 많았다. 딱 10년이 지난 일이었다. 10년을 오로지 오기와 독기, 무너뜨리고 말겠다는 복수심 하나로 달려왔다.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버린 것 같았다. 눈을 뜨고 나니, 이렇게 모든 게 끝이 나 있었다. 열여덟의 아이가 서른을 앞둔 어른이 되어버린 시간. 나는 나와 녀석의 복수를 끝냈다. 만족스럽게. 그런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던 복수가 끝나고 난 지금, 이 말할 수 없는 허망함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남은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무얼 위해 달려온 건지조차도 희미해져버렸다. 아버지의 회사는 애시당초 욕심이 없었고,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으로도 충분했다. 내가 바란 건 오직 그 인간의 몰락, 내 아래 무릎을 꿇고 빌빌거리는 꼴. 그리고, … 그리고?

 

스쳐지나가는 희미한 얼굴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나를, 용서할까. 아마도 아니겠지. 그래서, 그래서였다. 늙으면, 나이를 먹고 커버리면 그만큼 겁쟁이가 되어버리니까.

나는 이제 뭘 해야 되는 걸까. 막막했다. 예전 그 때처럼.

 

 

" 저어, 사장님. "

 

 

그렇게 모든 게 끝나버린 어느 무료한 오후, 나는 다시 한 번 백현이를 줍게 된다.

 

 

" 양평 별장 말입니다. 처분을 하려는데, 문제가 좀 있어서요. 그, 거기 어떤 남자애 하나가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글쎄 그 애가 사장님 이름을 알고 있더랍니다. "

 

아니, 글쎄 근데 그 애가 또 말끔하게 생기긴 했는데, 차려 입은 게 영 지저분하더랍니다. 그리고 그, 말도 좀 어눌하고. 글쎄 그래서 제가 네가 알아서 잘 처리를 해라 하려고는 했었는데, 그 애가 사장님 성함을 아신다길래, 또 아는 사이신가 해서요. 그, 예전에 사장님이 잠시 살던 곳이라 들었는데 또 친구 분이신가 해서. 아무튼 그래서 그 처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말입니다. 내, 참. 주인 없는 집에서 용케도. 집도 아니고 창고에서 살았다는데. 어린 놈이, 참. …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그리고 이거, 전해달라고 했다던데요.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피터팬은 매년 봄맞이 대청소 날마다 웬디를 네버랜드로 초대하기로 약속했답니다. ]

 

 

 

***

 

 어떻게 운전을 하고 온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떨리는 손에서는 땀이 났고, 정신은 하나도 없었다. 조수석에 고이 모셔둔 낡은 편지의 필체, 힘주어 꾹꾹 눌러 쓴 듯한 그 글씨. 설마. 나를, 나랑, 그 애는. 그대로 열쇠만 가지고 뛰쳐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어느새 양평 너머 산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10년만에 찾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길은 꼭 어제 잠깐 나왔다가 오늘 다시 들어가는 것처럼 익숙했다. 여기서 여기로 빠져 들어가면, … 보인다. 우리 집.

 

그리고 도착한 집은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음습하고, 그렇게 포근한 기분은 들지 않는 집이었다. 들어가는 길에 펼쳐진 들판들은 여전히 넓고 황량했으며, 변백현이 살았던 그 곳은 여전히, 추웠다. 시간조차도 생각 안 하고 그냥 무작정 달려온 터라, 시간은 새벽을 달리고 있었다. 어두운 밤에 혼자 빈 집을 서성이는데도 무섭지는 않았다. 차라리 뭐라도 나왔으면 싶었다. 기왕이면 축 쳐진 눈꼬리에 딸기를 좋아하고 울을 때조차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런 무언가가.

 

집 안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아니,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들어갈 수도 없었다. 열쇠롤 놓고 왔으니까. 가지고 온 건 차키와 지갑뿐이었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은 내가 살던 곳이 아니니까. 네가 살던 그 곳이니까. 너무도 당연하고 몸에 익은 몸짓으로 가서 창고 문을 쥐었긴 했는데, 그랬는데, 막상 열기가 두렵다. 없으면? 아니, 있으면? 미워하면? 엉망으로 젖어 있던 얼굴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래도, 보고 싶다. 너무.

 

창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전 짐승 우리가 있던 자리에는 난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거, 이게 다 뭐야? 내 머리만큼 자란 난들이 꼭 길을 내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끝에 자리한 변백현의 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있다. 있구나. 홀린듯 다가간 문 앞에서, 나는 그 날처럼 덜덜 떨고 있었다. 너를 두고 갔었을 그 때처럼. 열까? 열어도 되는 걸까? 열어도, 되는 건가? 내가? 문 손잡이를 쥔 손이 벌벌 떨렸다. 말갛게 웃던 얼굴이 떠오르는 순간, 차가운 문 손잡이를 쥔 손이 불에 데인 듯이 뜨거워졌다. 그게 내 나름의 변명이다. 그래서 놓쳤다. 차마 열지 못하고, 놓쳐버렸다.

 

 

 

" 피터팬은 매년 봄맞이 대청소 날마다 웬디를 네버랜드로 초대하기로 약속했답니다. "

 

잠시 멍해졌던 걸로 기억한다. 저게, 저 목소리, 단 한 번 들어봤던 그 목소리. 뭉개지지 않고 올곧은 발음으로 또박또박 발음해내는 그 목소리가 들렸다. 아, 아아. 그리고 이제 말을 할 수 없는 건, 나였다. 으, 으흐. 괴상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었구나. 도망을, 다시 도망을 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놓친 문에서 두어걸음, 뒷걸음질치며, 그 때처럼 뒤를 돌았다. 한 시라도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걸음을 떼기가 힘들었다. 가야지, 갈 거야. 그리고 떼지지 않는 걸음을 한 걸음 뗀 순간.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피터팬은, 매년 웬디를 기다렸습니다. "

 

문이 열렸다.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또박또박. 책에는 없는 구절이었다. 피터팬이 누구고 웬디가 누구인지, 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뒤를 돌아보기가 겁이 난다. 살짝 고개만 돌려도 보이느 그 자리. 변백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문을 열어놓고 기다렸습니다. 변백현이 예전 책에서 읽었던 구절을 다시 한 번 읊조린다. 창문 열어놓는 걸, 깜박했네.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고, 여전히 조금은 어눌한 말투로 말한다. 숨이 가파졌다. 떨리는 손을 다른 손으로 꼭 부여잡고, 천천히 뒤를 돌았다.

 

"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기다렸습니다. "

 

 

변백현이 말한다. 10년이 너무도 무색하리만큼, 똑같은 모습으로. 잠시 멍한 표정을 지어주다, 환하게 웃어보인다. 기다렸습니다. 변백현이 말한다. 기다렸습니다. 기다렸습니다. 동시에 울음이 터졌다. 이, 멍청한 개새끼. 기다려? 왜? 왜 기다려. 왜 기다렸어. 차마 다가서지도 못하고, 두 걸음 정도의 사이를 둔 채 울기만 했다. 이 멍청한 새끼야, 왜 기다렸어. 아무 말 없이 빙글빙글 웃기만 하던 변백현이 한 발자국 다가왔다. 이번에도 역시 거리를 좁히는 건 변백현의 몫이었다. 한 발짝, 두 발짝 가까워진 변백현이, 손을 올린다. 이번에는, 내치지 마세요, 하며. 머리에 올려진 변백현의 손이 예전보단 훨씬 더 부드러워진 동작으로 내 머리를 쓸어내린다. 보고 싶었어요. 많이.

 

 

" 기다렸습니다. 이제, 나는 안 기다려도 돼요. ㅇㅇ이가 왔습니다. 나는, 다 기다렸습니다. "

 

 기계적인 동작으로 머리를 쓸어내려주며, 변백현이 말했다. 이제 안 기다려도 돼요. 안 기다려도 돼요. 쉴새없이 읊조리는 말에 마음이 아팠다. 안 기다려도 돼요.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변백현이 손을 내려 내 눈 언저리를 닦아냈다. 김 서린 창문을 닦아내는 것처럼, 깨끗해진 시야 사이로 변백현이 들어왔다. 그 때부터, 밀어냈던 그 때부터 흐려져 있던 눈이 이제야 맑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맑게 웃는 변백현이 안 기다려도 돼요, 마지막으로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잘 기다렸어. 잘했어. 잘했어, 백현아. 미안해. 잘했어. 너무 잘했어. 고마워.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리기만 한참, 떨어져 있던 시간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이 한참을 그대로 손길을 느끼던 변백현이 천천히 일어선다. 변백현이 웃는 모습이 보인다. 10년만이었다.

 

 

" 이제 안 기다려도 돼요. 이제 왔어요. 그렇죠? "

 

 

대답을 재촉하는 목소리에, 차마 답을 할 수가 없었다.

 

 

 

***

 

 

 곤히 잠든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려주고, 조심스럽게 허리에 감겨 있던 손을 떼어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울고, 또 울고, 눈물을 그쳤을 때는 떨어지지 않으려는 변백현의 품 안에서 동화책을 읽어줬던 것 같다. 이 나이 먹고 무슨 동화책. 한 술 더 뜬 변백현은 내게 인형까지 내밀었다. 배가 터졌던 그 인형은 꽤 꼼꼼하게 꼬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자기와 꼭 닮은 모습의 인형을 하나 더 내미는 백현에, 다시 한 번 울음이 터졌던 것 같다. 밤이 새도록 책을 읽어주고, 뒤에서 한 품으로 나를 끌어안고서 내 어깨에 턱을 괸 채 내 목소리를 듣던 변백현이 손을 겹쳐 잡으며 나와 자신으로 추정되는 인형을 붙여 놓으며 입을 맞춰주는 둥,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를 잔망도 좀 떨었고. 즐거웠다. 그렇게 즐겁게 밤을 보내고 잠들기 직전, 변백현이 말했다.

 

" 내일은 웬디와 피터팬이 다시 만난 순간부터, 다시 읽어주세요. "

 

 

그런 이야기는 책에 없어, 백현아.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고서 목에 얼굴을 묻던 녀석이 끼잉, 예전처럼 우는 소리를 낸다. 아니야. 있습니다. 이게 어디서 되도 않을 어리광이야. 뜨거운 숨이 목덜미에 닿는다. 냄새를 맡듯 깊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던 변백현이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그 상태로 웅얼거리며 얼굴을 부볐다.

 

" 그럼, 앞으로 만들어 주세요. 다시 만나는 이야기. "

 

허리에 감긴 손에 힘이 들어간다. 대답이 없는 나를 기다리던 변백현이, 한참이 지나서야 채근하기 시작했다. 만들어 줄 거죠? 응? 끝끝내, 대답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대로 잠들었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보이는 건 꼭 예전과 같은, 낡은 나무 천장. 다른 게 있다면 옆에 자리한 변백현. 자면서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허리에 감은 손에는 힘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떼어내기도 힘이 들 정도였으니까. 간신히 깨우지 않고서 떼어낸 녀석을 한 번 바라보고, 전원을 꺼버렸던 핸드폰을 다시 살렸다. 부재중 네 통에 문자 세 통.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 사장님, 바쁘세요? ㅠㅠ. 일어나시면 연락 주세요. 꿈은 이뤘고, 꿈 같은 녀석도 옆에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현실도 가까이에 있었다. 지금 서울 올라간다. 짧게 답장을 한 뒤, 옆에 둔 외투를 챙겨 입었다. 여긴 여전히 춥구나.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조심스레 일어났다.

 

조심스럽게 떼는 발걸음에 뿌연 먼지들이 일어난다. 문 앞에 서, 말할 수 없는 아쉬움에 미처 살피지 못한 방을 한 번 훑었다. 낡은 책상과 연필, 노트와 동화책. 그리고 침대 위의 변백현. 내 동화는 이 모습 자체였다. 물론 동화는, 동화일 뿐이고. 다시 한 번 버리고 가야만 했다. 모순적이게도, 녀석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더 차분한 느낌이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단번에 열어버린 문을 열면서, 나는 예전의 변백현이 그랬듯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문을 조금 더 열었을 때, 눈을 감고 있던 변백현이 눈을 떴다.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당황한 쪽은 나였다. 말없이 내 모습을 보고 있던 변백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나를 향한 채 앉는다. 그리고 갸웃,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그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어, 어어. 차마 그 눈을 마주할 수 없어 눈을 굴렸다. 어딜, 어딜 간다고 할까. 뭐라고 둘러대지? 아니, 갈 수는 있나?

 

" 어디, 가? "

 

침이 바싹 마르는 기분이 든다. 어디 가냐며 묻던 변백현이 아까와는 조금 다른 억양으로 어디, 가 말했다. 처음에는 가냐는 듯 보였고, 이번에는 그렇다면 어딜 가냐는 뉘앙스였다. 나도, 같이 가? 변백현이 다시 한 번 물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천천히 걸음을 떼는 녀석은 내게로 다가오지 않았다. 천천히 책상으로 가서, 그 위에 있는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기고 나서야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앞으로 와, 양 손으로 어제 그 인형의 손을 붙인 채 웃는다.

 

 나도, 같이 가.

 

 

***

 

 조수석에 앉은 변백현과 눈이 마주쳤다. 이번에도 역시 고개만 살짝 돌리면 보이는 그 자리에, 변백현이 얌전히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 몇 번이고 다시 버린다 해도, 녀석은 이렇게 나를 기다리겠지. 나는 녀석을 버리고, 녀석은 나 때문에 자신의 집을 버렸다. 다음에, 꼭 다시 오자. 맑게 웃는 변백현의 손에는 동화책과 인형이 꼭 붙들려 있었다.

 

 

***

 

" 같이, 갈래? "

" 응, 같이 가요. "

" 나 잘 때, 몰래 네 방에 데려다 주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

 

[EXO/빙의글] 늑대소년 송중기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아파, 조금 더 영악한 보급형 송중기 변씨의 늑대 소년을 불러줘. (부제:: 내 망상엔 행쇼만이 존재한다.) | 인스티즈

 

" 거짓말은 나쁜 건데. 못하는데. "

" 그럼 혼자 간다? "

" 끼잉. "

" 또 우는 소리 내지. "

" 끼잉. … 아, 괜찮아요. "

 

어차피 앞으로는 잠들 때부터 일어날 때까지 쭉 같이 있을 거니까.

변백현이, 웃었다.

 

 

 

 

 

 

 

 

 

 

 

 

 

암호닉
몽셀 율하 뀨뀽 막내 도비 구러내 탬녀 유네

 

드디어... 드디어 끝났다... 삼일을 걸쳐 싼 글이.. 글이.. 완성... 아.. 미친.. 저 이거 쓰다가 죽을 뻔했요.. 진심.. 인티 임시 저장 패버려... ㅇ어쩐지 뭐지? 뭔데 쫌 잘 써지지? 하고 있었는데 그걸.. 그걸 다 날려먹고.. 하하핳하하하ㅏ핳ㅎ... 지금 손도 아예 안 보고 그냥 그대로 올리는 거라 오타 가득할 거예요.. 죄송합니다.. 마음이 급합니다.. 이걸 잘라서 올릴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올려요. 이거 다 읽고 이 잡소리를 보시는 거면.. 대단하신 겁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질리셨을텐데... 그냥 이거 처음에... 망상을 되게.. 쉽게 쌌는데.. 일이 커졌어요.. 아.. 정력 딸려.. 쥬ㅠ껜네... 쓰면서 저도 질려서 쓴 소리 또 쓰고 막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는 개인적으로 배큥이 제 2의 늑대 소년을 다시 찍는다면 철수처럼 착하고 순수한 늑대소년도 좋지만 이번엔 좀 영악한 늑대 소년으로.. 영리하면서도 순수하게 영악한.. 못 가게 발목 잡는.. 철수처럼 보내준다, 난 말 잘 듣는다가 아닌.. 난 네 말만 듣고 말은 다 잘 듣지만 끝끝내 같이 있어야겠다 하는.. 내용 보는데 갑갑해 죽는 줄 알았어요.. 애가 너무 착해서... 그리고 그 악역 남자분을 안 죽인 이유? 우리 백현이를 차마 살인마르 만들 수 없어서. 큥, 사랑해. 러브.

 

기타 쳐주던 건 동화책 읽어주는 걸로, 또 다른 거 뭐 있더라.. 그.. 뭐지? 아무튼 바꾼 거 꽤 돼요. 제 주제에.. 좀 바꿔봤습니다.. 배큥이를 생각하며.. 헤헤... ㅎ헤ㅔ헤헤헿ㄴㅁ

아무튼 보급형 송중기의 늑대소년에 꽂혀 쓰는 지르는 SSUL 끝.

나머지 에피소드들도 생각이 나긴 하는데.. 쓸까말까 생각 중이에요. 어쨌든, 다음에 뭘 가져오든 나 이제 한 일주일 안 올 거야.. 글이라면 진절머리가 나..

 

배큥아.. 넌.. 짤 하나로 내게 글을 싸게 하는 재주가 있어.. 늑대소년 포스터 짤 사용해도 된다고 허락해 준 익명의 오징어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사랑해. 러브.

 

보급형 송중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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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이씨 너무 좋잖아요....
11년 전
독자2
으ㅠㅠ이 영악한 변백 같으니ㅠㅠㅠㅠ작가님 조아여 사랑해여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ㅠ퓨ㅠㅠㅠ진찌 늑대소년 여운 쩔었는데ㅜㅠㅠㅠㅠㅠㅠㅠㅠ배큥아ㅠㅠㅠㅠㅠㅠ작가님 이후 얘기도 써주시면 안될까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으허엉ㅜㅜㅜ 영화여운끝나지도않았는데... 제가 바라던 엔딩이 나오니까 폭풍눈물ㅜㅜㅜㅜㅜㅜㅜ 자까님 감사해요.. 늑대소년보고 맺힌 한을 작가님 글보고 풀었어요ㅜㅜㅜㅜㅜ 사랑해요 진짜진짜ㅜㅜㅜㅜㅜ 최고최고ㅜㅜㅜ
11년 전
독자5
진짜 너무 좋아요 ㅠㅜㅠㅜ 흐엉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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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기말.. 기말... 또르르르.. 리플 짱 길다 진짜 ㅠㅠ 그 뭐지? 제가 늑대소년 보고 와서 완전.. 이틀인가를 이걸 계속 썼던 것 같아요.. 역시 문화 생활을 하면 망상이 터지나 봅니다.. 선배를 사랑하는 누나시구나.. ㅋㅋㅋㅋㅋㅋ 감사해요 ㅠㅠ 가서 기말.. 우리 기말 끝나고.. 화이팅.. 다음에 봐요! 하트.
11년 전
독자6
저 구러내에요ㅠㅜㅠㅠㅜㅜ아 늑대소년보다 더 좋아요ㅜㅠㅠㅠㅜㅠㅜ아 피텊페뉴ㅜㅠㅠㅠㅜㅜㅜ
11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진짜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배켜ㅕ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변백현울때같이운게맞아요..
11년 전
독자8
금손님 사랑합니다 이거 정말 매일 읽고싶어요..
11년 전
독자9
울면서봣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0
우와ㅠㅠ진짜감사해요 이런글을읽고싶엇다구요ㅠㅠ진짜늑대소년결말바꿔버리고싶엇는데ㅠㅠ 처음엔중기오빠생각이 간절하게 나타낫는데 읽다보니까 백현이로ㄱㅋㅋ 아쪼금씩나온ㄴ 진짜애완견같은모습은 상상되면서 귀여움과 감동을동시에ㅠ 진짜자주자주글써주세요 기다리고잇을게요!!
11년 전
독자11
대박......늑대소년 엔딩이 뭔가 아련하면서도 너무 허무해서 더 가슴이 아팠는 이렇게 해피엔딩이엿으면 제 마음이 그렇진 않았을텐데 ㅠㅠㅠ흡 아 진짜 최고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2
탬녀임돠....아니 이 작가님이?아니 내 뇌 관찰하고 쓰셨어요??늑내소년 철수 너무 아쉬웠음........무조건 행쇼 여야하는데........소름;;;;;;;;;;;;;;;;;;;;;;;;아나 현실 울음나왔네............내가 이렇게 감성어린 여자일 줄이야.........말도 안된다................나보고 냉정하고 무뚝뚝하다고 넌 늑대소년이아니라 냉동 소녀인듯^^;;..넌 냉동고랑 실험을 잘못해서 만들어진 생명체인듯허다..란 소리도 들었는데......아니 이 무슨.......무슨말이여!!!!!!!!!!!!!!!!!!!!!!!!1야 친구들아 운다 스벌 아나 날 울리셨어요??책임지세요........작가님 이제 책임지고 유전공학하세요...두번하세요.......저 저런 남자랑 결혼좀 하게.......늑대소년 보면서 결말이 진짜 너무 아쉬워서 울었는데 이건 또 행복해서 우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좋아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다,기다렸습니다에서 눈물샘터짐 홍수다 이거 왜케.......아나...........이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 진짜 어디 써놔야겠다 명대사다 진짜..............아나 근데또 하필 단어가 누나야.........누나를 먼저가르치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누나 다우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좋다 좋아서 이 페이지에서 벗어나질 못하겄다............♡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겁나 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 정성에 감동.. 그러니까요 보면서 좀.. 갑갑도 하고 그랬거든요 저도 무조건 행쇼.. 행쇼.. 누나 현실 울음 ㅋㅋㅋㅋㅋㅋㅋ 냉동 소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누나.. 드립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제일 처음 가르친 단어는 제 사심이 100퍼센트 반영이 된... 누나 완전 감동이에요.. 하트. 매번 와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11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구 갈ㄹ거예요ㅠㅠㅠㅠㅠ늑대소년 좀 결말이 애매하게 끝나서 아쉬웟었는데 이렇게 보니깐 싹 풀린것 같ㅌ고 내용도 너무 좋네여ㅠㅠㅠㅠ신알신 하구 가요,!ㅠㅠㅠ
11년 전
독자13
^~^ / 진짜늑대소년은 꼭 뭐가 나와야ㄱ돠오 디비디의 특별판 추가 뭐 그런거ㅠㅠㅠㅠ 여운이진짜장난아니게남는 영화네요. 아물론이글도짱재밌어요ㅠㅠㅠㅠ하... 정말잘쓰셨네옆ㅍ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4
아 너무 좋아요 아 ㅠㅠㅠ진짜 늑대소년처럼 하나하나 장면들이라 할까 잔상? 이런게 막 스쳐지나가고.. 왠지 막 따스한 햇살이 내리는 것 같아요 ㅠㅠㅠㅠ 어휴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속이다 시원해요ㅠ
11년 전
독자15
헐대박좋네여 ㅠㅠㅠㅠㅠ허럴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b
11년 전
독자16
아 미친다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늑대소년 보면서 울지도않았는데 잔망스럽게 빙글보고 울뻔한 나를발견.....
11년 전
독자17
장난아니다진짜ㅠㅠㅠㅜ나 이러케울게할꺼에요?ㅠㅠㅜ작가님내가 꼭기억할꺼야 진짜ㅠㅜ 흐허허허ㅠㅠ내가좋아하는결말이라서 더슬프자나여ㅜㅠㅠ사랑해요 진쯔ㅏ
11년 전
독자18
사랑해요
11년 전
독자19
ㅠㅠ 눈물나요!! 행쇼 무조건 행쇼!! 에프터스토리도 써 주시면 안 되나요?
11년 전
독자20
헐...방금 글봤는데ㅠㅠㅠㅠ헐 진짜 자유투톡 쓰니세여? 헐ㅠㅠㅠㅠㅠㅠㅠㅠ맨날 광탈했는데ㅠㅠㅠㅠ헐 진짜ㅠㅠㅠㅠ헐 님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기... 길을 잃었어요... 난 미아야...
11년 전
독자2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팬픽으로 올리셨졐ㅋㅋㅋㅋㅋ님..진짜 댜릉해여ㅠ 관음하는데 항상 설레고ㅠ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는... 저는 머저리예요... tㅏ랑해요... 사라아합니다... ㅠㅠ
11년 전
독자22
왜 머저리에여ㅠㅠ 잘지내셨....어ㅓ여? 그 주말에 토요일에 항상 오시고 그랬었었져..?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저... 저 잘 지냈져... 토요일에 왔었는데 제가 노트북을... 이렇게... 네... 하고 난 뒤로 쉰답시고... 이제... 이렇게... 저질러놓은 일도 처리를 못 하고 이렇게... 네... 잘... 지내셨어요...? 날도 추웠는데 감기는 안 걸리셨나요...?
11년 전
독자23
ㅠㅠ다행이예여ㅠ 저는...사...사실 해외...라...저희 주가 그렇게 춥지는 않아요...ㅋㅋㅋㅋㅠ 그래도 와주셨잖아요ㅠ 보고싶었어여ㅠㅠㅠ아마 기다리는 분들 많으실거예요ㅠ 감기는 그냥 코가 좀 맹맹ㅠㅠ그것빼곤 다 괜찮아요!ㅠㅠㅠ
11년 전
헐나여기처음봐신세계다
해외요...? 해외...? 세상에... 외로우시겠어요... 날도 추운데... 향수병 걸리실까 걱정이네요... 저도... 복어 씹었어요... 목에 스카프 두르고 다니세요... 코감기가 목감기 됩니다...
11년 전
독자24
미국에...유학중이예요ㅎ 다행히도 작년에 향수가 좀 있어섴ㅋㅋㅋ어머니랑 살고 있어요ㅠ 이쪽에 원래 아버지 가족도 계셨고 해서..아버지도 이번에 잠깐 오시기로 했고ㅠ 뭐....그래도 배울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한국에서의 생활을 포기한건 아쉽고 그렇지만...ㅠ...님은 괜찮으세요? 헐...스카픜ㅋㅋㅋ그래야겠어여ㅠ
11년 전
독자25
어흌ㅋㅋ연습갔다와서다시볼게요~분량 ㄷㄷ
10년 전
독자26
아....진짜 작품이다.....으아.......천포인트걸어도될듯.....ㄷㄷㄷ아....진짜좋아여ㅜㅜㅜ작가님조화해여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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