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 민낯도 예뻐요 . ♡
_ 이 동구 / 01. 화장지워주는 남자
bgm- 브금저장소
♬♪-
" 네, 여보세요. 클렌징샵입니다. "
" 저기요… 혹시 전정국이라고 …. "
" 아 정국씨요? 잠시만요 "
" … "
" 네, 전정국입니다. "
.
.
.
" 이름야, 괜찮아? …. "
" 내가 진짜 서러워서 살겠냐고 (딸꾹) 그 자식은 군대 기다려 달라고했으면서
이제 와서 도대체왜 ? …. 내가 바람을 폈어 뭘했어 정말 …. "
그래 나도 안다, 내가 남자들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는거. 남자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섹시함과는 아주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귀엽지도 않다. 내가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조차가 신기할 따름이랄까? .. 그래 맞다. 나한테는 첫사랑이었지… 그래서 헤어진지 2달이 지난 지금도 견디기가 힘들었다. 다들 한달이 지나면 서서히 괜찮아진다는 데 .
아니, 난 괜찮아질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 이 미련한년아, 그러니까 걔랑 같은 대학가래?
내가 말렸을땐 괜찮다더니, 이게 뭐야 … "
난 신이 공평하게 내려주신 학교에 그 어떤 얘였다. 그래 외모가 이랬으니 공부하는 능력이라도 주셔야지, 나는 전교에서 한번도 세손가락 밖으로 벗어나 본 적 없었다. 다른 특별하게 잘하는 것도 없어 매일 하고있는 거라곤 책이나 들여다 보거나 그런정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교우관계가 단절된 아이는 아니었다, 항상 들떠있는 아이도 아니었지만 …. 놀땐 잘놀지만 숫기가 많이 있는 그런 얘? 극도로 평범한 그 자체였지.
" 그러게 , 나 바보같다 … 그치? "
내가 전 남자친구를 만났을때가 고등학교 2학년 초반이였었나? 나와는 다른 매력에 빠졌던것같다. 그 얘는 평범하지않았고, 성격도 밝았으며 누구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교성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학교에 등교하고 있을 때 였나? 버스에 발을 들여올렸고, 버스가 신호대기에 걸려있던 차에 누가 차문을 두드렸다.
" 휴- 죄송합니다. "
참하게 생긴 남자얘가 숨을 고르며 내 옆에있는 버스 손잡이를 잡았다. 내가 키가 작아서 그런지 그 남자얘가 그리 크지는 않았어도 올려다 보았다. 그 남자얘가 나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들었을때 고개를 휙- 하고 돌렸다. 처음보는 사람의 시선은 아무리해도 익숙하지않으니까..
툭툭-
그 남자얘가 내 어깨를 두번 두드렸다. 고개를 다시 돌렸지만 눈을 쳐다보는 건 나에겐 무리. 남자얘의 넥타이에 시선을 두었다. 그리곤 그 얘는 나에게 무슨 주머니를 내밀었다. 이게 뭐지라고 하는 찰라에 나는 얼굴이 급하게 달아올랐고 어쩔줄을 몰랐다.
" ㅇ,에 ?! "
생리대 파우치…
너무 부끄러워서 어쩔줄을 몰랐다. 버스가 급히 움직이는 순간 다리가 미끄러지고, 가방이 열려있었는지 가방에있던 물건이 와르르르- 쏟아졌다.
' 그래 맞아요 사실 저는 버스 손잡이가 잘 안닫거든요 …. '
남자얘는 쪼그려앉아서는 한손으론 버스안전봉을 잡고 내 물건을 주워주었다.
" ㄱ,고마워요. "
" 아니에요. 다음부턴 물건좀 잘 챙기구…
같은 학교네요? 내릴까요 ? "
교복을 보니 정말 우리학교였다. 교복에 달린 명찰을 보니 이름이 … ' 박지민 ? '
'그것보다 같은 학교라니, 그럼 쪽팔려서 어째 …'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밖에 잘 안돌아다녀서 괜찮다.
" 몇학년이에요? 한번도 본적 없는 것 같아서 … "
" 저 2학년인데 … 요 "
" 아 정말? 나도 2학년인데, 우리 말 놓을까? "
" ㅇ, 응 그래 … "
" 나 8반 박지민, 너는 … 이여주? "
" 응… 어떻게 알았ㅇ… "
" 푸흡- 너 명찰 "
남자얘랑 이렇게 둘이서 대화해본적도 없었고, 그냥 나는 많이 당황스러웠다. 지민이는 그 뒤에도 학교에 도착할 때 까지 나에게 호기심이 많은 것 마냥 끊임없이 이야기를 묻고 또 물었다. 가끔씩 기분좋은 코웃음을 치기도했고, 첫날에 우리는 이렇게 만났었다. 하지만 이것도 벌써 7년전에 이야기려나….
이제와서 이야기해봐야 뭐해, 기억만해봐야 나만 아플 뿐이지뭐…
.
.
.
.
" 야 정신차려, 야 ! "
" 나 집간다… 내일보자 사랑하는 내 친구 ~ "
내가 얼마나 많이 마신지도 모르겠다, 헤어진뒤로 허구헌날 술마시고 울고 불고 얼마전엔 눈밑까지 텄다니깐 … 비틀거리며 택시를 잡았다.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라는 말을 이제 내가 내입으로 말하네, 초라하다 정말.
택시에 내려서는 비틀비틀 현관문까지 들어섰다, ' 아이씨, 화장은 언제지우고자. 그냥 지우지말까 … ' 계속 투덜투덜거리며 다이얼도어를 누르려는 순간 전단지하나가 문에 붙어있는 것을 봤다. ' 화장지워주는 남자? 풉- 무슨 꽃보다 남자야? 세상에 별의 별것이 다 생겼구만 !! ' 이라고 생각하는 내 머리와 달리 왜 내 손은 그 번호로 전화를 한걸까?
♬♪-
" 여보세요, 클렌징샵 매니저 김남준입니다. "
" 아, 저기 지금 새벽 2시인데 지금도 영업하시나요? "
" 네, 혹시 지금 클렌징받으시려는 건가요? "
" 아, 네 … "
" 그럼 집주소랑 성함알려주시고, 클렌지스트분들중에 원하시는 분들 있으시면 말씀하주시겠어요? "
" 집주소는 ……… 이구요. 원하는 분은 없어요, 다들 착하시겠죠, 뭐 "
" 알겠습니다. 10분정도 걸릴것같습니다, 다음에 또 이용해주세요. "
' 정말 있었네, 화장지워주는 남자 '
♬♪♩ ~
그때 초인종이 울렸고, 나는 졸리워서 비몽사몽과 술에 마셔 알딸딸한 상태로 비틀거리며 문을 열었다. 내가 현관문을 다 열기도 전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살짝 웃어줬다.
" 안녕하세요, 클렌지스트 전정국입니다. "
얼굴은 상당히 앳되보였다. 20대 중반인 나도 그리 늙은 건 아니지만, 이 아이는 10대 청소년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정말 동안일지도모르고 … 지민이를 처음봤을 때와 비슷한 또래같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청소년이 새벽에 이 일을 하고 있지는 않겠지 …
" 혹시, 술 드셨나요? 많이 피곤하실텐데. 들어가도될까요 ? "
" 네, 그러세요 … "
외갓남자를 집에 들이지않는 나지만 뭔가 이 아이에게 풍기는 포근함이있었다. 너무마르지도 그렇다고 덩치가 있지도 않은 그런 몸에 우유처럼 뽀얀피부가 눈을 사로였다. 술기운 탓인가, 평소에 잘 보지도 못한 남자의 얼굴도 쳐다보며 이런 이야기까지 하다니.
" 술많이 마시면 피부에 안좋아요, 그렇다고 술마셨다고 화장안지우고 자면 더더욱 안좋구요 "
거실에 들어와 자신의 다리를 선듯 내어주고는 베고 누우라며 탁탁- 두드렸다. 정말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니 자신의 일이라며 어서 오라고했다. 다리를 베고 누웠는 데 허망한 생각 밖에 들지않았다, 괜시리 마음도 먹먹해지고 술이 문제라니까.
" 무슨 안좋은 일 있나봐요 …? "
" 남자들은 다 그래요? 저 같은 여자는 촌스럽고 그래서 별론건가 …. "
" 그거 알아요? 단 3초만으로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존재가 될지 안다는 거 "
" 들어 본 적은 있어요 "
" 우리 아마 자주 볼 것 같지않아요? , 전 그럴 것 같은데 …. "
촌스러운거와 3초가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베고있는 무릎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화장을 지우려 오일을 문지르는 손길이 나쁘지는 않았다. 남자의 손이 이토록 부드럽다고 느껴진적이 없었는데, 우리 아빠도 . 그리고 내가 지금 잊지 못하는 지민이도 말이다. 나는 항상 행복할 줄 알았다. 내가 그동안 원하는 대학은 아니었지만 지민이가 자신의 성적이상인 대학을 붙었고, 마침 내가 가고싶어하는 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접수를 했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한참이 달랐다. 1,2학년때는 놀자 싶으면 선배들의 과제까지 도맡아했고, 3년때는 놀자 싶으니 지민이가 군대를 갔다, 군대를 다녀오니 이별이 기다렸고.
" 저기, 이여주씨? 욕실에서 가볍게 세안하고 오시겠어요? 그리고나서 스킨케어할께요 "
.
.
.
" 저기 혹시, 하루에 몇번정도 클렌징하러 다니세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 "
" 저희는 최대 10분까지 하루에 받아요, 그래서 다 채우기도하고 적어도 절반 이상은 가는 편이죠.
아무래도 여성분들은 화장을 많이하시구 피부관리숍에 굳이 가지않아도 스킨케이랑 마시지를 받을 수 있으니까 즐겨 부르시죠 "
" 그럼 무슨 이야기를 많이해요? 여성분들이랑 "
" 음 … 거의 남자친구얘기를 하시거나, 친구들 얘기 뭐 별의 별 이야기는 다 하세요.
저희는 그런 말에 맞장구를 쳐드리죠. 아, 이여주씨처럼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위로도 해드리구요 "
다 형식적인 이야기겠거니했다. 세상에 나보다 덜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을 테지만, 나보다 더 힘든사람들에게 틀에 짜여진 위로를 해주는 우리에겐 인형같은 존재일까 싶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그런 틀에 짜여진 위로라도 받고싶었다. 나도 혼자 자립은 해야하지만 엄마잃은 아이처럼 아직 준비가안됬다. 2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 자, 다 됐습니다. "
베고있던 다리에서 몸을 일으킨 후 현관문까지 배웅을 했다. 한참 누워있어서 그런지 술이 다 깨어있고 정신이 돌아오니 부끄러움이 몰아쳐왔다. 얼굴도 잘 못쳐다 보겠고, 아까전에 자연스럽게 대화 이어가던 이여주 어딨니 정말.
" 다음엔 화장 꼭 지우고자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
" ㅇ… 오늘 감사했어요, "
현관문을 닫고 들어가려는 순간 한 손으로 문들 잡았다. 뭐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을 살짝 열고는 무슨 말이라고 하려는 듯이 입술을 뗏다.
" 아 참, 아까 물어보셨었죠. 그 쪽 처럼 촌스러운 여자는 별로라고.
이여주씨 하나도 안 촌스러워요, 예뻐요 아주 많이.
그럼 다음에 꼭 봐요. 우리 "
.
.
.
.
히사시부리 ! 안녕하세요. 글쓰는 동구입니다.
사실 인스티즈에서는 처음 쓰는 글이라 손이 파르륵파륵!!! 하고 떨린답니다.
다들 앞으로 ㅈ.,잘봐주세요 !
아잇싯떼루요 ♡ 아참 암호닉받아요 에헷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