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브금 고르는데만 15분.....
이게 무슨 일이야
w. 체리상
09
(부제: Day 1)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다. 30분이나 일찍 일어났다. 날씨도 너무 좋다. 일기 예보에서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다고 했지만 상관없다. 날씨 진짜 너무 좋다.
운동화도 다 젖고 양말도 다 젖었지만 괜찮다. 이정도는. 촉촉하고 좋네 뭐. 윤정한이 아침부터 짜증을 낸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귀여운 우리 정한이. 하고 싶은거 다 해.
세상이 온통 핑크빛이다! 왜그러냐고? 결론부터 말하면 나 권순영이랑 연애한다.
여러분 저 순영이랑 진짜 공식적으로 연애해요ㅠㅠㅠㅠㅠ
기억해 20160526 OO 순영 행쇼한날.
단언컨대, 누군가 나에게 SNS 다음으로 빠른 네트워크를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여고생 네트워크라 하겠다.
현재 시간 기준 권순영과 사귄지 정확히 7시 38분 45초를 넘기고 있는 지금, 우리의 연애 사실을 전교생이 다 알고 있다.
전교에 소문 다 났다. 특히 문과 탑X이과 탑 이라서 더 난리란다. 뭐 그게 뭐.
*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순영이가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 까지만 해도 그냥 썸타는 사이였는데 이제 내 남자친구다. 순영이한테 너무 좋아서 소리지르고 싶다고 했는데 순영이가 자제하라고 했다. 응! 알겠어 순영아. 나 순영이 말 잘 듣는다. 어쨌든 순영이가 아침부터 우리 집 데리러 왔다. 비오는 날엔 우산 하나만 써야지.
파라솔 같이 큰 우산 쓰고, 우리 손 잡고 등교했다.
아침에는 괜찮았는데 이상하게 자꾸 순영이 보는 게 너무 부끄럽다. 딸기우유 들켰을 때도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자꾸 순영이가 나 보러 이과반까지 올라온다. 복도에서 둘이 나란히 서있는데 눈도 못 마주치겠다. 그러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볼이 빨개지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옆에서 자꾸 부승관이랑 이석민이 놀린다. 어제였으면 분명히 꺼지라고 했을텐데 오늘은... 오늘은 좀 그래... 어떡해!
내가 계속 곁눈질을 하는 게 신경 쓰였나 보다. 순영이가 나를 부른다.
"OO야"
로봇처럼 뻣뻣하게 고개를 돌렸다. 눈을 자꾸 피하니까 권순영이 내 얼굴을 잡고 눈을 마주치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계속 나 안 볼 거야? 하고 묻는다.
*
3교시 화학시간이었다. 화학 선생님께서는 거짓말 탐지기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예능에서나 보던 쇼킹라이어를 들고 오셔서 원리를 설명해 주셨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긴장을 하게 되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손에 땀이 나는데 땀의 성분에는 이온이 어쩌고 저쩌고 여기 붙어있는 쇠와 땀의 성분이 결합하여~
집중이 1도 안된다. 하루종일 순영이 생각만 난다.
"자, 대표로 누가 나와서 해볼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사실 뭔지 모르고 나갔다.
"자 OO한테 질문 할 사람?"
선생님이 말을 하다 말고 손수 쇼킹라이어에 손을 고정 시켜 주셨다. 질문이 쏟아진다.
오 화력 장난 아닌데? 근데 나 좀 무섭다.
다들 한참을 고민하더니 드디어 질문이 정해졌다. 누가 큰 소리로 묻는다. "권순영 진짜 좋아함? 피타고라스보다? 가우스만큼?"
하, 진짜 얘네가 나를 뭘로 보고. 당연하지! 라고 답하자 화학선생님이 버튼을 누른다. 소리가 더 무섭다.
나 진짜 피타고라스랑 가우스 보다 순영이 더 좋아하는데 긴장해서 막 거짓 나오면 어떡하지.
긴장되는 순간, 적막이 흐르고 통과라는 뜻의 삐- 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이다. 또 이렇게 내 마음을 들키다니.
*
이과에 희대의 로맨티스트 기벡 이지훈 선생님이 계시다면 문과에는 이 시대 마지막 사랑꾼, 문학 전원우 선생님이 계신다.
선생님은 지금의 여자친구를 고등학교 시절부터 8년간 짝사랑했다고 하셨다. 올해 초, 선생님은 행쇼에 성공하셨고 지금 200일째 알콩달콩 연애 중이시다.
어쩌면 정말 지루할 수 있는 문학 수업인데, 전원우 선생님의 수업은 전교생이 다 좋아한다. 고전문학도 전원우 선생님이면 좋다.
선생님의 수업이 좋은 이유는 물론 수업을 재밌게 하시기도 하지만, 선생님은 50분 수업 중에 20분은 꼭 우리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신다.
그 때 선생님은 명언이나 격언 같은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하고, 핫이슈에 대해 우리와 토론하기도 하신다.
또 선생님의 연애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하는데, 낮은 선생님의 목소리 때문인지 가만히 듣고 있으면 꼭 새벽 라디오 같다.
선생님은 항상 우리에게 사랑하며 살라고 하신다.
"대학 가면 여자친구, 남자친구 많이 사귀어 보세요. 꼭 애인이 아니어도 좋아요.
많이 만나봐야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여러분은 항상 아름답지만 제일 예쁠 때 제일 예쁘게 사랑하세요.
상처받은 적 없는 것처럼 사랑하세요. 여러분의 청춘이 더 빛날 수 있게."
이런 말 하면 우리 여학생들 심장 터진다. 선생님 기억 조작 쩐다. 첫사랑 과외선생님 같다.
또 한번은,
"여러분, 경포대에는 달이 다섯개가 뜬대요."
"하나는 하늘에 떠 있는 달, 하나는 바다에 비친 달, 또 하나는 술잔에 비친 달 "
선생님은 뜸을 조금 들이시곤,
"나머지는 그대 눈빛에 비친 달 두 개"
대미친. 우리 그 날 단체로 밤잠 설쳤다. 선생님 특유의 저음과 조금 느린듯한 나긋나긋한 목소리. 그 설레는 눈빛까지.
오늘은 선생님이 갑자기 수업을 하시다가,
"오늘 수업은 이쯤에서 끝내고, OO 이야기 들어볼까? "
하셨다.
환호성이 들린다. 오늘 우리 특집이니.
"OO야 나와서 이야기 해주세요. 전교에 소문이 자자하던데, 순영이랑 사귄다고?
내 기억에 OO 이상형은 피타고라스였는데... 언제 바뀐거야?"
그럼 또 내가 못 이기는척 교탁으로 나간다.
"처음부터 이야기 하기는 좀 그렇고, 질문 받는다."
OO 크러쉬
"누가 먼저 고백함?"
.
.
.
그때도 어김없이 블랙라벨과 새벽을 불태우고 있었다.
기백 최고야 늘 새로워! 짜릿해!
나는 한번 집중하면 누가 불러도 잘 못 듣는 스타일인데, 목이 너무 아파서 좀 쉬어볼까? 하고 휴대폰을 들었더니 부재중이 와있었다.
-부재중 권순영 2통.
뭐지 왜지 순영이는 이시간에 연락을 잘 안한다. 음 암묵적인 우리의 열공타임이랄까
의아함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 있나. 신호음이 두 번쯤 울렸을까, 순영이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응 순영아 전화했었네?
" "뭐 하고 있었어?"
"나 기백 풀고 있었어!"
늘 그렇듯 평소처럼 이야기를 나누는데,
오늘 순영이 뭔가 이상하다. 긴장한 것 같아.
"OO야"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떨린다.
"응 순영아"
"얼굴 보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는데, 막상 네 얼굴을 보면 머릿속이 하얘져."
순영이가 목을 가다듬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커피향이 입안에 퍼진다.
"니가 너무 좋아."
떨리는 심장을 잠재우고, 담담하지만 진심이 담긴 목소리.
"우리 사귀자"
그랬다구~
여러분 드디어 여주 이름을 정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say yes 듣다갘ㅋㅋㅋㅋㅋ 유세힄ㅋㅋㅋㅋㅋㅋ 야호!
여주 이름 추천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연휴엔 1일 1글이죠 헷
이제 드디어 여주랑 순영이 행쇼 했네요 ㅠㅠㅠㅠ 눈물ㅠㅠㅠㅠ
에피소드를 구성해봤는데 쓴 것보다 써야 할 게 많네요ㅎㅎ
참, 매회 초록글 감사합니다ㅠㅠ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예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추천도 고마워요!
매회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암호닉 다 외우고 있습니당!
여러분 대만방송이랑 븨앱 다 보셨어요? 저는 왔다갔다 하면서 봤는데
오늘 주니 민규 미모열일ㅠㅠㅠㅠㅠ 최고야 대만방송 애기들 왜 이렇게 신났죠 ㅠㅠ
13나이스 진짜 아주나이스ㅠㅠ
사담이 길어졌네요 다음 이 시간에 또 만나요!
내 딸기우유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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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10화 까지만 받겠습니다! 혹시 아직 신청 안 하신분 계시면 가장 최신화에서 해주세요!
* 10화 기념 Q&A를 해보려고 합니다! 댓글로 질문 많이 해주세요!
없으면... 숨는다... 숨어서 안나온다...
혹시 계시면 앞에 Q라던가 뭐 그런거... 붙여주세요... 아무 질문이나 다 받슴다...
여주 이름 세희에서 OO으로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