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쳤나 봐.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왜 계속 저 사람만 보고 있냐고.
"김탄소씨, 일 제대로 안 합니까?
내 시선을 느낀 건지, 나를 보면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민윤기였다.
정확히 민윤기 매니저님이지만.
너무 설레서 대답 한 번도 못하고 애꿎은 팝콘만 뒤적거렸다.
이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지 정확히 2달 반이 지났고
처음 일을 하자마자, 아니 면접을 보러 왔을 때부터 설레서 말 한마디도 못 건넸다.
내가 면접에 붙은 게 신기할 정도로.
다른 여자들은 말만 잘 거는구먼. 난 왜 이럴까.
여직원과 같이 있을 때면 항상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특히 웃을 때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멍청하게 바라보기만 하다가 짝사랑을 놓치는 게 아닐까 두려웠지만,
또, 다가가는 못하는 멍청한 나였다.
X
정확히 2달 반 전이었다. 네가 이곳에 왔을 때가.
처음 너를 봤을 때,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는 모습에 귀여워서 죽는 줄 알았다.
처음 너를 봤을 때,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는 모습에 귀여워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무턱대고 널 붙여버렸다.
볼 때마다 점점 더 귀여워지는 모습에 확 고백할까 싶었지만,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나한테는 말을 걸지도, 웃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는 너였다.
내가 싫은 건가.
남직원과 같이 있을 때면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고, 그 직원은 그 다음날 마무리 정리를 담당했다.
어쩌겠어, 얄미운걸.
언젠가 말을 걸어보겠다는 생각만 가졌지 직접 다가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가끔 나오는 말은 잔소리뿐이었다.
이렇게 멍청하게 바라보기만 하다가 짝사랑을 놓치는 게 아닐까 두려웠지만,
또, 다가가지 못하는 멍청한 나였다.
영화관 매니저 민윤기 x 영화관 아르바이트생 김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