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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피니트/현성/열수] 로맨틱 파라다이스 (Romantic Paradise) 

 W. 열원 

  

  

  

  

  

 [현성/열수] 로맨틱 파라다이스 (Romantic Paradise) 001 

  

  

  

  

  

  

  

  

  

  

“우현아, 우현아 … .” 

 

  

 

  

 

  

 

  

 

코끝에 살랑살랑 아른거리는 향기에 우현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분명 옛날에는 안 그랬었는데. 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다 해답을 찾은 우현은 멍하니, 계속 앞만 바라보았다. 따분하고 지루한 윤리 선생님의 자장가 돋는 포근한 목소리는 귓가에서 메아리만 치고, 한참을 자기만의 세계에서 날아다니고 있던 그 때, 

 

  

 

  

 

  

 

“우현아, 선생님이 계속 너 쳐다본다니까 ….”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번뜩, 하며 고개를 돌리는 우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검지로 앞을 가리키는 성규에 기계적으로 다시 앞을 응시하는 우현이지만, 금세 다시 멍해지고 만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무 말도 없이 행동만 취하는 우현이 못마땅한 성규는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며 우현의 얼굴앞에 잘빠진 손바닥을 펼쳐 흔들어 보이는데, 순간 우현의 큼지막한 손이 성규의 얇은 손목을 낚아채고, 딩동댕동. 곧 수업이 끝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너 핸드크림 발랐어?” 

 

  

 

“아니, 나 그런거 안바르는거 알면서‥” 

 

  

 

“그럼 향수 뿌렸어?” 

 

  

 

“내가 중학교때 부터 향수 뿌리는거 봤냐!” 

 

  

 

“그럼 이 향기는 대체 어디서 나는거야. 미치겠네 정말.” 

 

  

 

  

 

  

 

진심으로 미치겠다는 듯 한 표정을 짓는 우현은 무심하게 성규의 팔을 툭 내쳐버리고, 그런 우현의 얼굴을 살피는 성규의 표정은 여전히 어리둥절. 하루 종일 옆에서 어금니를 딱딱 거리고, 심지어 제 머리를 쥐어뜯는 우현에 요즘 우현이가 욕구불만인가. 하며 기겁한 성규가 수업이 끝날 때까지 책상을 조금 띄우고 우현을 멀리했다. 

 

  

 

  

 

  

 

수업이 끝나고 어느덧 오후 5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현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소와 같았으면 웃고 떠들며 성규에게 농담을 해야 할 우현이였지만 오늘따라 조용하다. 소심한 성격 탓에 우현에게 묻지도 못하고 애꿎게 손장난만 치던 성규가 조심스레 우현의 팔뚝을 검지로 쿡 찔렀다. 그제야 힘이 풀려 축 늘어진 눈에 힘이 들어가고 성규를 돌아보는 우현. 

 

  

 

  

 

  

 

“너 하루종일 멍하게 있구, 너때문에 더 소심해지는것같아.” 

 

  

 

“그거 때문에 삐졌냐? 얼굴에 다 드러나거든?” 

 

  

 

“삐진거아냐! 니가 말이없으니까 심심해서….“ 

 

  

 

“거짓말치지마, 이쁜입술 툭 내밀고.” 

 

  

 

“그,그런말 하지말랬잖아.” 

 

  

 

“예쁘니까 그렇지.” 

 

  

 

  

 

  

 

우현의 낯부끄러운 발언에 몰라! 하며 양손으로 가방끈을 꼭 부여잡은 성규가 눈을 질끈 감으며 저 쪽 골목으로 냅다 달려갔다. 저 멀리 멀어지는 성규의 동그란 뒤통수를 바라보던 우현이 금세 표정을 굳히고 생각에 빠졌다. 우현과 성규는 분명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중학교 때부터 알아온 6년 단짝이라 학교에서도 늘 붙어있는 것이 아무렇지 않을 정도. 하지만, 성규는 학교가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가지 않았다. 고개를 홱 돌리곤 성규가 사라진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겨 골목을 빠져나갔을 때 우현과 성규가 사는 아파트의 맞은편 오피스텔이 우현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작은 꽃집가게와 편의점. 그런데, 

 

  

 

  

 

  

 

“김성규?” 

 

  

 

  

 

  

 

꽃집 앞에서 화려하고 예쁜 꽃들에게 생글생글 웃으며 물을 주고 있는 저 소년은, 우현이 아는 성규가. 맞았다. 점점 다가갈수록 확실하게 보이는 성규의 얼굴에 알 수 없게도 우현의 입 꼬리가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샛노란 물뿌리개를 잡고 있는 가늘고 긴 하얀 손가락을 빤히 쳐다보던 우현이 성규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성규의 눈을 두손으로 가렸다. 

 

  

 

  

 

  

 

“엄마야! 누,누구세요…!” 

 

  

 

“누구게.” 

 

  

 

“혀,현이….” 

 

  

 

“누구냐면서 바로 맞추는건 뭐야?” 

 

  

 

“그럼 어쩌라구, 니 향기가 나는데 모르는척해?” 

 

  

 

“근데, 너 언제부터 꽃집에서 알바했어?” 

 

  

 

“알바아닌데, 여기 내가 주인이야.” 

 

  

 

  

 

  

 

한결같은 성규의 무표정한 얼굴에 넋이 나간 우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성규가 꽃집주인? 정신을 가다듬은 우현이 눈동자를 굴리며 성규를 아래위로 훑었다. 한번 봐도, 두 번 봐도. 너무, 너무, 너무 잘 어울려! 속으로 외친 우현은 계속 올라가려는 입 꼬리를 끌어내리고는 성규에게 미소를 날려주며 꽃집 안으로 들어섰다. 온통 하얗다. 심플하게 꾸며진 내부에 화려하고 수려한, 그리고 향기로운 꽃들. 차츰 익숙해지는 향기에 기분 좋은 느낌이 들던 순간도 잠시. 

 

  

 

  

 

  

 

“김성규, 너 이리와봐.” 

 

  

 

“왜? 나 지금 물주는데.” 

 

  

 

“얼른 오라면 와라? 안그럼 내가 간다.” 

 

  

 

“증말, 왜 오라마ㄹ…!” 

 

  

 

  

 

  

 

순간 성규의 어깨를 잡아채어 제 품으로 이끈 우현이 저보다 키가 작은 성규의 어깨부근으로 얼굴을 가까이 묻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어버린 성규의 손에서 이미 물뿌리개는 떨어진지 오래였고, 허공에 맴돌고 있는 두 손은 어디다 둬야할지 갈팡질팡. 눈만 내려 가만히 우현의 뒤통수를 보다가 고개를 확 들어 올리는 우현에 성규의 작은 눈이 더욱 커졌다. 놀란 와중에 심장은 두근두근, 빨개진 두 볼은 왜 이렇게 뜨거운지 성규는 알 수 없었다. 

 

  

 

  

 

  

 

“왜,왜 그렇게 자꾸 쳐다보는데에….” 

 

  

 

“이제 알겠다.” 

 

  

 

“무,무슨 소리야?” 

 

  

 

“향기, 너한테서나.” 

 

  

 

“나 향수안뿌린다니까, 글쎄!” 

 

  

 

“이렇게 꽃이 많은데 , 향기가 안 나면 비정상이지.” 

 

  

 

“어쩌라구! 내 몸에서 향기가 나던지 말던지, 흥.” 

 

  

 

“얼굴은 왜 그렇게 빨갛냐?” 

 

  

 

  

 

  

 

숙이고 있던 허리를 들어 올리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우현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성규의 양쪽 볼을 보고 검지로 툭쳤다. 아니거든! 발끈하며 눈썹을 팔자로 만드는 성규에 웃음을 터뜨린 우현이 다시 성규의 얼굴을 제게로 가까이하자 다시금 표정이 굳으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왜 이렇게 두근거리지. 우현의 눈웃음에 재빨리 뒤돌아 양손으로 제 볼을 감싼 성규가 생각했다. 수험생 되더니 심장병 생겼나봐, 청심환 먹어야하나… 

  

  

  

  

  

* 

  

  

  

  

  

 

'이번주 1위는 과연 어떤분이 차지할까요? 1위 발표해주세요!' 

 

  

 

  

 

  

 

떨려도 너무 떨려. 속으로 생각한 명수가 앞니로 아랫입술을 꾹 눌렀다. 긴장감은 바로 제 옆에 서있는 동료가수들도 마찬가지. 곧 뚫어지게 바라보던 모니터 속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고, 무대 위로 꽃가루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축하합니다. 엘! 어리둥절하게 계속 자신이 맞냐며 몇 번을 되묻던 명수는 동료가수가 건네주는 마이크를 얼떨결에 손에 쥐었다. 

 

  

 

  

 

  

 

“무슨, 말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 2년동안 도와주신 이중엽 사장님 정말 감사드리구요. 부모님, 동생, 성규형 우현이형, 동우형, 호원이형, 성종이 그리고 성열이형, 다들 너무 사랑합니다. 모든 스텝분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피릿 사랑해요!”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며 트로피를 손에 들고 무대를 내려가던 명수는 선배, 후배, 동료가수들은 물론 음악방송 관계자들에게도 축하를 받으며 대기실로 돌아와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정말 1위야? 수백 번 수천 번 되뇌다가 제 등을 토닥여주며 팬들이 보내온 편지가 한가득 들어있는 박스를 내미는 매니저에 눈가를 벅벅 비비며 눈물을 닦았다. 

 

  

 

  

 

  

 

“진짜 아직도 안믿겨져요. 나 진짜 1위한거 맞아요?” 

 

  

 

“넌 눈앞에 트로피 두고도 그런말이 나오냐?” 

 

  

 

“실감이 안나니까 그렇죠, 데뷔한지 얼마나 됐다고 상을 이렇게 주는건지 모르겠어요.” 

 

  

 

“열심히한 보답이지, 안그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명수가 다음 스케줄 장소로 이동하기위해 의상을 갈아입었다. 이제는 습관인 듯 벤으로 이동하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성규와 우현을 포함하여 성종이 까지 모두 명수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단 한사람 성열은, 전화도 메시지조차도 남기지 않았다. 자연스레 눈썹을 씰룩, 찡그린 명수가 투덜거리며 벤에 올랐다. 

 

 

 

  

 

  

 

  

 

“도대체, 왜 계속 안받아주는건데.” 

 

  

  

  

* 

  

  

  

  

  

‘축하한다는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워요?’ 

 

  

 

  

 

  

 

010-1992-0313.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스팸메시지도 아니다. 단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장할 만큼 가치 없는 번호이기 때문에. 저장은 해놓지 않았지만, 사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르는 사람은 아니다. 그는 한참동안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휴대폰 플립을 닫았다. 만족하지 않은 듯 표정을 잔뜩 구기더니 배터리까지 분리시켜 제 주머니에 깊게 넣어두었다. 점심시간인데도 답답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무언가 토해내고 싶은 마음. 점점 더 사색에 깊이 빠져가려는데, 

 

  

 

  

 

  

 

“이성열!!! 오늘따라 회장님 표정이 엄청 구리네.” 

 

  

 

“놀랬잖아. 하여간 말좀 예쁘게써라. 생긴건 멀쩡해가지고.” 

 

  

 

“헤헤, 성종이는? 맨날 자기 형 챙긴다고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녀석이.” 

 

  

 

“몰라, 안보이네. 동우랑 음악실 갔는지.” 

 

  

 

“성열아.” 

 

  

 

“왜, 성규야.” 

 

  

 

“명수 안만날꺼야?” 

 

  

 

  

 

  

 

내가 김명수를 왜 만나. 기분을 풀어주려 급하게 달려온 성규에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도 잠시. 명수의 이름이 성규의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너무나도 쉽게 성열의 표정이 굳었다. 너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데. 작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려는지 성규의 목소리가 꽤나 진지했다. 그런 소리 하지마, 난 김명수한테 관심도 없어. 재빨리 자리를 피하는 성열에 성규의 표정에 그늘이 졌다. 성규를 포함한 7명은 서로에게 가족 같은 존재였다. 갑작스럽게 변한 성열 때문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마자 성열이 명수를 피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학생회장이 된 이후로 학교생활이 바빠진 줄로 알았지만, 항상 자신의 일이라면 서슴없이 해내온 성열이기 때문에. 그런 사소한 이유로 명수에게 상처를 입힐 성열이 아니었다. 성규는 한참동안 벤치에 앉아있었다. 성열이 두고 간, 명수의 앨범 때문에. 

 

 

 

  

 

* 

  

  

 

  

  

“오늘 스케줄 너무 많은거 아니에요? 안그래도 요새 이리저리 불려다니는데.” 

 

  

 

“니가 이해해, 어쩌겠어. 방송국에서 계속 엘엘, 사진작가님들도 화보찰영하겠다고 엘엘 거리는데.” 

 

  

 

“푸하하! 엘엘거리니까 형 되게 바보같아요.” 

 

  

 

“잔말말고 얼른 나가자.” 

 

  

 

  

 

  

 

장난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기획사 건물 밖으로 나서는 동시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른 아침부터 온 메시지에 갸우뚱한 명수가 휴대폰 플립을 열었다. 싱글벙글 웃던 명수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휴대폰이 명수의 손에서 떨어졌고, 액정은 볼품없이 산산조각 나버려 메시지 내용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듯 두 동공이 커져 눈동자에 물기가 한가득 차올랐다. 흐릿해, 앞이 안보여. 희미해지는 정신을 꼭 붙잡으려 눈을 질끈 감아 내리니 두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허리를 숙여 휴대폰을 주워 빠른 걸음으로 보도에 나가 택시를 잡았다. 뒤늦게 명수를 발견한 매니저가 애타게 불렀지만 명수는 못들은 척 할 수밖에 없었다. 

 

  

 

울림고등학교로 가주세요, 빨리요 빨리. 어린마음이, 너무 여린 마음이 너무 깊게 상처를 받아 추스를 수 없었다. 울기 바빴던지라 목적지도 말하지 않고 있었다. 주머니 속 휴대폰이 쉴 새 없이 몸부림을 치지만 명수는 냉정하게 무시했다. 차라리 버리고 올걸. 명수는 후회했다. 계속 떠오르는, 짧지만 제 심장에 비수를 꽂는 문자에. 계속해서 눈물이 흘렀다.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싫었으면 처음부터 싫다고 하지 그랬어요. 눈물로 흐릿해진 시야 앞에 성열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다시는 나한테 연락하지마. 너 볼생각 추호도 없어.’  

 

  

  

  

  

  

[작가 주저리] 

개인블로그, 인피니트 팬픽카페 리미트리스에서 활동하는 달규입니다. 

요새 심심해서 인스티즈에 올려봐요 : ) 많이들 읽어주세요 ! 

장편이고, 메인 커플링은 현성, 사이드 커플링은 열수 입니다. 

읽고 댓글 짧게라도 남겨주고 가세요. 인스티즈에서는 처음 올리는데,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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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처음 뵙겠습니다 달규 작가님! 끄아아아앙 잘 봤어여!
뭐랄까 명수 불쌍합니다 ㅠㅜㅜㅠ 왜 거부해? ㅠㅜㅠ 왜왜왜 ㅜㅜㅠㅠ 현성이들은 달달해서 조으네여 >_<♥ 근데 실례되지 않는다면 뭐 좀 물어봐도 되나요 ㅠㅠ

10년 전
달규
댓글감사합니다. ㅠㅠㅠㅠ 네네, 물어봐도 됩니다 ! '0'
10년 전
독자2
현성이들 이야기랑 열수 이야기랑 이어져 있는건가요? 보는데 그게 너무 헷갈려서요! 실례되지 않는다면 조심스레 묻겠습니다! ㅎㅎ
10년 전
달규
네네, 장면만 따로 둔거구요! 다 이어져있어요~
10년 전
독자3
아~ 네 알겠습니다 >_<♡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10년 전
달규
3에게
감사합니다♥ 저 닉첸해요! 열원으로요 ~ 기억해주세요 :)

10년 전
독자4
달규에게
네네 기억할게요!! >_<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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